한 줄이라도 써보고 싶습니다.
아침에 눈을 뜨고 이 소식을 접하고, 지금도 많은 지인들이 연락을 주네요.
저는 주변에 익히 알려진 코비의 팬이었습니다. 너무나 그를 사랑했고, 술에 취해서도 그의 플레이를 보며 경탄을 거듭했던 밤이 몇 번이나 되었을까요.
어려서 집 앞의 허름한 창고에 농구 골대를 붙여주셨던 아버지, 그리고 그 림에 골을 넣으며 즐기던 시절 이후 흙먼지 가득한 코트에서 친구들과 땀 흘리며 싸우던 그 시절, 지금까지를 통틀어 코비만큼 사랑한 선수는 없었습니다. 그의 플레이 하나 하나를 제 머리에, 몸에 새겨넣고 싶다고 할 정도로 그의 농구를 좋아했습니다.
중학생이 되고, 코비가 오닐과 함께 우승을 하던, 지구상에서 가장 농구를 잘하는 청년이던 그 무렵에 NBA에 본격적으로 입문을 하여 그가 은퇴하던 순간까지가 떠오릅니다. 코비가 은퇴하던 경기는 매니아의 많은 레이커스 팬들과 채팅방에서 소주를 마시며 옛 추억을 이야기했었죠.
군대에서 듣고 보았던 코비의 우승 소식은 정말로 기뻤습니다. 전역을 앞둔 말년 휴가에서 코비가 09-10 파이널의 챔피언으로 레이커스를 이끌던 모습을 보고 얼마나 환호했는지 모릅니다. 마이크를 내려놓으며 'Mamba out'을 외치던 그 순간의 먹먹함, 그때에는 괴롭지만 기뻤습니다. 그가 태어나 그토록 사랑했던 농구와는 한 걸음 떨어지겠지만, 인생 2막에서는 가족에게 한 걸음 더 다가가고 자신만의 순간을 더 누릴 수 있을거라 생각했으니까요.
마지막 그의 스탯이 어시스트였던 기억이 납니다. 그가 떠난 다음 세대를 이끄는 르브론에게 축하의 메시지를 보내고 그는 또 가버렸네요.
실감이 나지 않습니다. 코비 브라이언트의 사망이라는 글자가 마음으로 와닿지 않아요. 상상도 해본 적이 없었던 순간입니다. 그가 죽는다는 이야기는 호호백발의 할아버지의 모습으로 인생을 즐기고 이런 저런 이야기를 더 많이 남긴 이후일 거라고만 생각했습니다. 지금 이건, 아마도 나쁜 꿈이 아닐까요. 그랬으면 좋겠다는 생각만 가득합니다.
많은 팬들이 그러셨듯, 저 또한 삶이 힘들 때마다, 일에 치일 때마다 코비를 생각했습니다. 이제 무엇을 떠올리면 좋을까요. 무엇을 더 생각해야 좋을까요. 제일 처음 인생에서 손에 거머쥔 유니폼은 코비의 24번 져지였습니다. 그와 짝을 맞추려고 가솔의 16번 져지를 샀었는데... 이 유니폼을 다시 입을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정말 모든 행동 하나하나, 플레이의 짧은 구석까지도 그저 슈퍼스타였던 코비. 그는 정말 저 하늘의 별이 되고 말았습니다. 언제까지고 그의 플레이를 추억하고 그리워하겠죠.
예전에 자주 듣던 헤비메탈의 가사 한 구절이 떠오릅니다. 'Dreamers come and go, but a dream's forever...' 그가 남겨놓은 잔상들은 이 세상이 존재하는 한, 농구가 존재하는 한 영원히 계속되겠죠. 아마, 저도 그 꿈을 끝까지 놓지 못하는 사람이 되겠죠.
저도, Mamba out이라는 말 대신, 영원하라는 말을 더 하고싶네요.
Mamba forever. Thank you a lot, Kobe.
글쓰기 |
아반타지아... 토비아스 사멧처럼 늘 도전성 있고 자신감 넘쳤던 코비인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