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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볼 억제된 힐드. 그리고 팀의 승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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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at 2020-01-25 21:58:39

참 어려운 기간을 보내고 있는 킹스입니다. 그동안 뭔가 이것저것 변화를 줘도 별 변화가 없었는데, 오늘은 초강수를 뒀습니다. 힐드를 벤치 출전시켰죠.

 

저는 힐드의 피지컬, 스킬셋, BQ를 놓고 볼 때 주전 가드보다는 식스맨으로 나올 때 위력이 있을 거라고 얘기해왔고, 이번 시즌 킹스의 큰 부진에 힐드의 과도한 온볼 플레이를 지적해왔습니다. 그래서, 오늘 경기는 정말 열심히 봤습니다. 거의 힐드 위주로요.

 

재미있는 건, 단지 벤치 출전한 것만 아니라, 힐드의 온볼 플레이를 강박적으로 억제했습니다. 힐드가 벤치로 나오니 주전 라인업이 뛰고 있을 때는 자연스레 억제가 됐고, 힐드가 벤치 멤버와 뛸 때도 조셉이든 반즈든 다른 선수들이 공을 갖고 갔죠. 리바운드 후 힐드가 공을 잡고 평소처럼 치고 올라가려 하면, 코리 조셉이 굳이 백코트해서 공 달라고 한 다음 자신이 공을 갖고 가는 장면도 있었고요. 힐드가 공을 들고 가려고 하면 누군가가 꼭 가서 공을 받아왔죠.

 

온볼 플레이가 전혀 없었던 건 아닙니다. 경기 통틀어서 서너 번 정도 있었던 것 같은데, 그때마다 몹시 불안했습니다. 이번 경기 정말 집중해서 힐드를 봤는데, 힐드의 온볼 플레이 문제는 볼핸들링이 불안한 것만 아니라, 판단 능력이나 패스력이 너무 안 좋은 거였어요. 패스 방향이 나쁜 건 아닌데, 타이밍도 그렇고 궤적도 그렇고 좀 건성건성 던져버리는 경향이 있고, 그래서 받는 사람이 잘 신경쓰지 않으면 턴오버가 나기 좋고, 아니면 상대에게 쉽게 잘리게 돼요. 뭐, 좋은 날에 이런 얘기를 길게 할 건 아니고...

 

결과적으로 힐드의 온볼 플레이가 줄면서 어떤 효과가 있었냐면, 가장 큰 건 팀의 배드 셀렉션이 줄었습니다. 예전엔 힐드가 우리 코트에서 드리블 치고 올라가면서 45도 각도에서 대충 3점 때려버리고 안 들어가고, 혼자 아이솔하려고 드리블치다가 턴오버 나거나 잘 안 되어 죽은 볼을 동료에게 건네주거나, 패스하려다가 턴오버되거나 짤리는 배드 셀렉션이 경기당 5-6번은 꼭 나왔거든요. 하지만, 오늘은 그런 플레이가 두 번인가 빼면 없었고요. 그 결과 팍스가 공 쥐는 시간이 대폭 늘어났고, 다른 선수들도 공을 만지는 시간이 늘어났습니다. 공격권 하나 하나를 소중히 여기며, 가장 효율적인 공격을 하려고 노력했습니다. 팍스와 반즈는 집요하게 불스의 골 밑을 파고 들었고, 보그단(은 오늘 야투 좀 구렸지만)과 비엘리차는 바깥에서 때려대거나 3점 라인부터 드라이브해들어갔죠.  

 

그럼 힐드는 무얼 했느냐. 힐드가 잘하는 걸 했습니다. 바쁘게 곳곳을 돌아다녔고, 자기가 좋아하는 자리에서 동료의 공을 기다렸습니다. 속공 상황에서 조셉이 앞서 달려나가고 힐드가 뒤에 바싹 붙어달리자, 조셉이 3점 라인 한 발 안 쪽으로 수비수를 밀어넣으면서 스크린 걸어버리고, 뒤돌아 힐드에게 핸즈 오프. 힐드는 바닥에 공 한 번 안 튀기고 바로 3점을 올라가죠. 그 순간 탄성을 지를 수 밖에 없었고 들어갈 거라고 확신했습니다. 그렇죠. 이게 힐드였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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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그런 날이었습니다. 모두 자신이 잘하는 걸 잘했습니다. 그동안 엉망진창이었던 데드먼도, 자일스도 코트 위에서 자기가 잘하는 것에 집중했습니다. 비엘리차는 코트를 뒹구는 허슬 플레이도 보여줬고, 베이즈모어는 아직 슛은 안 들어갔지만 인상적인 수비들을 보였습니다.

 

그리고 결과적으로 이겼습니다. 인사이드 주력이 빠진 불스가 상대니 대단한 승리가 아닐 지도 모르겠지만, 불과 며칠 전 주력 대부분이 빠진 피스톤스에게도 무기력하게 패배한 킹스였죠. 정말 너무나 귀중한 1승이었습니다. 

 

경기력으로 최상이 아니었을지는 모르겠지만, 이번 시즌 본 킹스 경기 중에 가장 '팀으로서 플레이'하고 '농구 팀 같은 농구'를 펼쳤습니다. 이번 시즌에 뭔가 더 기대하기는 이제 어렵겠지만, 부디 이렇게 자신들의 농구를 보여주면 좋겠네요.

 

ps: 아오. 월튼 감독님. 이제 좀 아시겠어요? 힐드 온볼 좀 시키지 말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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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2020-01-25 21:43:10

좋은 글 잘 봤습니다.

Updated at 2020-01-25 22:29:30

월튼은 지금까지 잉그램의 향수에 취했었나 봅니다. 잉그램한테 리딩 전담을 시키면서 실제로 성장을 이끈 경험이 있기에 괜히 힐드에게까지 맞지 않은 과도한 역할을 부여해서 이 지경까지 왔으니 말이죠. 힐드는 잉그램이 아닌데;;; 어쨌든 비록 오늘 한경기이긴 하지만 시사하는바가 크네요. 심지어 힐드도 본인이 욕먹는 이유를 잘 알고 있더군요. 슛 셀렉션/수비/턴오버 이 3가지 말이죠. 본인도 잘 체감하고 있으니 앞으로 이 단점 3가지를 개선하면서 오늘과 같은 간결하고 효율적인 플레이 보여주기를 기대하겠습니다

2020-01-25 22:35:17

이 팀에 온볼로 크게 좋아지는 선수는 그나마 보기정도밖에 없어보입니다.

 

자일스나 비엘리챠도 아무리 농구센스가 좋다고해도.. 온볼시 턴오버가 많고 

 

팍스나 조셉도 안정감하고는 조금 거리가 있고요.

 

이제 서로를 의지해가며 다시 올라가야죠! 

2020-01-25 22:48:08

결과적으로 윌튼이 이제 전술적 변화를
시도하는건가요? 아직 플옵진출 포기할
상황은 아니니 반전의 계기가 되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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