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12.06.위저즈 전 간단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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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at 2019-12-06 13:42:39
들어가며
오늘 위저즈의 페이스에 완전히 말리면서 완패했습니다. 항상 위저즈 원정에 약했기 때문에 놀라운 일은 아니에요(위저즈 원정 10연패).
2쿼터가 사실상 분수령이었는데, 베르탕스가 레딕-코버가 연상되는 미친듯한 3점 슈팅을 선보이면서 경기를 뒤짚은 게 결정적이었죠. 최근 필리는 경기 속도를 최대한 느리게 가면서 턴 오버를 줄이고, 엠비드와 시몬스를 분리하는 방식으로 컨셉을 잡았는데요.
1쿼터부터 경기 속도가 빨라서 불안했는데, 베르탕스가 터지면서 흐름이 완전히 넘어가고 말았습니다. 최근 필리가 선전한 배경은 엠비드와 시몬스를 나눠서 슬로우 템포로 두 선수 중심의 경기 운영을 하는 것이었는데 경기 속도가 빨라지고 베르탕스가 터진 것이 팀 플랜을 완전히 꼬아버렸죠.
2쿼터에 베르탕스 하나 막으려고 엠비드와 시몬스를 동시 투입한 데 이어, 에니스를 투입해서 맨마킹도 해보고, 타이불까지 추가로넣어서 맨마킹을 강화했음에도 결국 베르탕스 제어에 실패한 것이 승패에 결정적인 영향을 주었습니다.
수비력 극대화를 위해서 엠비드-시몬스를 나눠 쓰는 것도 포기하고, 팀 내 최고 윙 디펜더들을 모조리 넣는 기형적인 라인업까지 들고 왔는데도 베르탕스를 막지 못했던 건데요.
결국 베르탕스로 인해 흔들린 수비를 위저즈가 특유의 미드레인지 셋업으로 완전히 무너뜨린 것이 승패를 갈랐습니다.
엠비드-시몬스가 같이 뛸 때의 고질병. 턴 오버
엠비드와 시몬스가 같이 뛸 때는 반드시 수비로 상대를 제압해야만 합니다. 두 선수가 함께 뛸 때 수비로 상대를 제압해야 경기 속도를 슬로우 템포로 가져갈 수 있고, 그래야 턴 오버가 적게 나오니까요.
두 선수가 같이 뛰는 것의 가장 큰 문제는 턴 오버가 많이 나온다는 것이고, 특히 두 선수가 미드레인지에 함께 있을 때 둘 중 하나가 더블 팀에 당하면 속수무책이 된다는 게 가장 아쉬운 부분입니다.
두 선수를 나눠 놓으면 시몬스는 호포드-토비가 팝아웃해주면서 더블 팀을 풀어주고, 엠비드는 슈터들이 외곽에서 돌면서 더블 팀을 풀어줘서 그나마 나은데요. 함께 뛰면 두 선수가 동시에 미드레인지에 위치할 때 턴 오버가 특히 많이 나옵니다.
상대는 대체로 엠비드를 노리죠. 시몬스가 한쪽 숏코너를 점유하고 있으면 엠비드의 더블 팀 대처는 극도로 단순해지니까요. 엠비드는 시몬스가 한쪽 숏코너를 점유하고 있을 땐 십중팔구 전진하려 합니다.
포스트 업이건 페이스 업이건 더블 팀이 들어오면 꼭 전진하려는 경향이 있는데, 이 때 오펜스 파울을 비롯한 턴 오버가 많이 나오죠. 이 경향이 시몬스와 함께 뛸 때 월등히 심해집니다.
시몬스도 마찬가지로 전진하는 경향이 강해서 오펜스 파울이 잦은 편이구요.
지난 시즌에는 엠비드가 더블 팀 들어오면 힘으로 버티면서 반 템포 빠르게 킥아웃해주는 게 괜찮았는데, 이번 시즌은 힘으로 버티는 게 안되니 더 힘들어 보이네요.
시몬스가 점퍼가 없어서 엠비드에게 부담을 주는 건 분명하지만, 마냥 시몬스 탓만 하기도 어려운 것이 호포드는 동일하게 더블 팀이 들어오면 외곽으로 살짝 빠져나와 킥아웃하거나 핸드오프하면서 더블 팀을 곧잘 파훼하곤 합니다.
즉, 시몬스가 엠비드에게 부담을 줘서 더블 팀 대처가 안되는 건 맞으나 엠비드도 더블 팀 대처 요령이 아직 많이 부족하다는 건데요.
특히 엠비드는 더블 팀에 갇히면 외곽으로 살짝 빠져나오는 것을 잘 못합니다. 더블 팀에 갇혀도 빠져나올 공간은 있기 마련인데, 호포드와 달리 그 틈을 잘 못 보고 꼭 힘으로 전진하려 하죠. 그래서 항상 더블 팀에 갇히는 방향으로 전진하다 턴 오버를 범합니다.
물론 시몬스가 엠비드에게 숏코너 한쪽을 점유하고 있는 건 엠비드에게는 정말 안좋은 상황인 건 분명합니다. 이 때 엠비드 턴 오버가 유독 많이 나오는 것도 분명하고, 그래서 사실 시몬스가 코너로 빠지면서 점퍼를 던져주는 것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건데요.
팀도 이 문제를 명확히 인지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최근에는 두 선수 맞춤형 라인업을 짜주면서 두 선수를 최대한 나눠준 후, 함께 뛸 때는 수비력을 극대화하는 방식을 애용했죠.
허나 오늘처럼 상대 공격이 폭발해서 두 선수가 함께 뛰는 시간이 늘어나고, 그럼에도 수비가 안되면서 경기 속도가 빨라지면 문제가 커집니다.
빨라진 속도에서 두 선수의 턴 오버 문제는 극대화되고, 이는 결국 자멸로 이어지니까요. 두 선수가 함께 뜀에도 점수쟁탈전 양상이 펼쳐지면 그날 경기는 필패라고 봐도 될 겁니다.
두 선수는 수비에서는 합이 잘 맞는데, 확실히 공격에선 이번 시즌 합이 잘 안 맞아요. 그러니 수비가 안되고 하이템포 게임이 되면 턴 오버와 같은 약점만 부각되는 거겠죠.
필리는 클러치 게임도 수비로 상대를 제압해야만 이길 수 있습니다. 수비가 무너져서 클러치 때 점수쟁탈전을 펼치면 십중팔구 턴 오버 양산으로 무너져요.
특히 위저즈 상대로는 항상 이런 양상이 반복되면서 연패하고 있는데(위저즈 원정 10연패, 브라운 감독 부임 후 위저즈 원정 단 1번 승리), 이번 패배로 엠비드-시몬스가 배우는 것이 있으면 좋겠습니다.
마치며
조쉬 리차드슨의 복귀가 임박했는데요. 다음주부터 정말 힘든 일정이 펼쳐지는 데, 캡스 전에선 다시금 전력을 잘 추스려서 다음주 일정을 대비하면 좋겠습니다.
다음주에는 캡스전 이후 백투백으로 랩터스를 상대하고, 하루 쉬고 너겟츠 상대한 다음, 셀틱스 원정 백 투 백 일정이 펼쳐집니다. 연이어 백 투 백이 2번이나 있는 데다가 동부 상위시드 경쟁팀인 랩터스와 셀틱스를 연이어 만나고, 요키치의 너겟츠까지 만나는 정말 힘든 일정인데, 오늘 패배가 힘든 일정 전에 전력을 추스리는 계기가 되어주면 좋겠네요.
그리고 조쉬-오퀸은 캡스 전까지는 제발 복귀하면 좋겠습니다. 두 선수의 빈 자리가 가끔은 정말 크게 느껴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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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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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시즌 베르탕스는 좀 미쳤습니다.. 너무 잘 넣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