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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답함이 큰 요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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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at 2019-10-17 05:17:37

개인적으로 어렸을 때부터 닉 밴 엑셀을 좋아하면서 시작했던 레이커스 응원이 벌써 25년째입니다. 르브런 제임스라는 선수를 좋아하지 않았지만 레이커스로 오면서 선택의 여지 없이 응원하게 되었습니다. “응원”이라는 개념의 정의가 “스포츠 선수로서 좋은 퍼포먼스를 보이길 기대하며 지지할 것”이라는 의미라면요.

개인적으로 여러 스포츠를 보면서 단 한번도 선수나 팀을 응원하면서 그 이유가 “정치적으로 올바름”인 적은 없었습니다. 그리고 앞으로도 없을겁니다. 개인적으로 레이커스만큼은 아니지만 그래도 두 번째로 좋아하는 팀인 한국 프로야구의 기아 타이거즈 주장이었던 이범호 선수가 전두환을 존경한다고 했을 때도 “내가 당신 정치적 view나 식견 때문에 응원하는건 아니니까” 라고 생각했었습니다. (물론 패륜적이거나 반사회적인 언행 혹은 범죄를 저지르는건 얘기가 다를 수 있겠지만)

한동안 레이커스 경기 혹은 이야기에서 르브런 제임스에 대한 경기외적 이야기는 수없이 반복될겁니다. 개인적으로 제임스라는 인간에 대해서는 예전부터 싫어해왔지만 선수로서는 현재 싫어할 수 없는 상황에 놓여있습니다. 응원하는 팀의 핵심 전력이고 빼놓을 수 없는 일부입니다. 이 사건 이전에도 제임스를 싫어할 이유는 차고 넘쳤습니다. 하지만 싫은거랑 선수로 지지, 응원하는거랑은 별개일 수 있는 상황도 있더군요.

저 뿐만 아니라 레이커스의 구성원들도 제임스 덕분에 끊임없는 사상검증을 받아야만 하는 상황입니다. “제임스가 말한 것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해?”라는 질문을 끊임없이 받게 될거고 말을 하든, 하지 않든 처하지 않아도 될 불편한 상황에 놓일 수밖에 없게 되었습니다. 제임스는 자기 입조심 못한 값을 자기가 치르는걸로 어쩔 수 없겠지만 다른 선수들이나 코치, 관계자들은 잘못 없이 불편, 고통을 감수해야만 합니다. 더불어 팬인 저희들도 그들만큼은 아니겠지만 일정 부분의 스트레스를 감수해야할테니 일종의 정신적 고통이라고 봐도 될지도요. 그러한 맥락에서 솔직히 판도라의 상자를 열어버린 대럴 모리가 매우 원망스러운게 사실입니다.

이유야 어찌됐든 각팀마다 새 시즌의 청사진과 흥분이 가득해야 할 게시판이 홍콩의 인권탄압과 더불어 터키에서 온 상남자 스토리로 메워지고 있는 광경은 이곳에 단지 미국 농구리그 얘기를 하고 싶어서 방문하는 (심지어 최근 몇년 간 다른 게시판은 거의 클릭하지도 않습니다) 저같은 사람한테는 이 게시판의 상황 자체가 너무나 큰 스트레스입니다. 저는 여기서 그냥 농구 얘기만 보고 싶습니다. 정치적 얘기는 다른 곳에서 얼마든지 제가 보고 싶을 때 제 마음에 맞춰서 볼 수 있거든요. 저는 농구 얘기를 보고 싶어서 이 게시판에 오는건데 여기에 채워지는 얘기는 현재 대부분 농구랑 상관 없는 얘기들입니다.

물론 “그런 얘기 하지 마세요. 여기가 그런 게시판이 아니예요”라고 하고 치울 수 있는 문제였으면 답답한 마음이 들지도 않았을겁니다. 지금은 오만하고 어리석은 제임스와 그를 비웃는 터키 사나이, 고통받는 홍콩 얘기가 많이 나올 수밖에 없는 지형이라는걸 저도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답답한거죠. 도대체 이야기가 언제까지나 갈까 싶어서요. 어떤 저널리스트가 제임스보고 “shut up and dribble”이라고 했다죠? 저도 그 이야기에 동의합니다. 저는 NBA를 보면서 그들이 사회에 공헌하기를 바라지 않아요. “어디서도 보기 힘든 고차원의 멋진 공놀이”를 보여주기를 바랄 뿐입니다. 사회적으로 잘 교육되고 올바른 식견을 가진 사람의 주장은 다른데서 얼마든지 보고 들을 수 있어요. 저는 그런걸 바라고 농구를 보고 있는게 아닙니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편을 갈라서 상대방 골대에 공을 넣는 게임을 하고, 그 게임으로 인해 돈을 버는 구조에서 경기 외적인 부분을 완전히 배제하는건 이상에 불과하다는건 잘 알고 있습니다. 다만, 어느 한 순간이라도 그 경기 외적인 부분이 경기 내적 부분을 넘어 “주”가 되는 상황은 그 어떤 순간에도 피하고 싶은게 제 마음이네요.

그냥 상황이 답답해서 두서없이 적었습니다. 불편하실 분들도 계실텐데 그냥 답답해서 그런가보다 하고 너그럽게 봐주세요. 앞으로 조용히 하고 있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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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Updated at 2019-10-17 06:33:52

흥미롭네요. 다들 모리의 발언으로 고통 받는 NBA관계자들과 선수들을 생각하지만 또 그 반대로 선수들의 발언 때문에 고통 받을 구단 관계자들과 팬들이나 주위 사람들 생각을 못 했네요. 어쨋든 참 다양한 생각과 가치관과 의견이 있기 때문에 더 시끄러워지는 것 같아요. 닥치고 드리블이나 하라는 발언이나 퍼기경의 트위터는 인생의 낭비가 무슨 말인지 알겠습니다. 옳고 그르고와 진실성을 떠나서 참 피곤해지네요.

Updated at 2019-10-17 06:49:15

 제임스팬만 고통받는거죠 뭐 안티가 생길테니깐요

 

말씀하신 르브론사태는 르브론본인이 공놀이에 치중못한 결과라고 보여져요 저에게는

Updated at 2019-10-17 07:30:56

셧업 앤 드리블에 반발해서
모어 댄 애쓸릿 표방하다 만들어낸
(심지어 그걸로 나이키 컬렉션까지 출시)
자승자박의 사건이죠

애초에 셧업 앤 드리블 하면 될텐데

2019-10-17 07:38:59

셧업 앤 드리블에 충실했던 조던이 또 이겼네요. 시즌 시작도 안했는데 뭔가 맥이 빠지는 기분이네요.

2019-10-17 07:40:34

 모리를 원망하실게 아니라 시진핑과 르브론을 원망해야죠.

2019-10-17 10:55:16

글의 맥락상으로는 단순히 모리를 비판 한다기 보다는 

상황에 대한 원망으로 읽히네요. NBA 사이트에서 NBA 이야기만 하기 어려워진 상황에 대한 

토로라고 생각하고 할 수 있는 말이라고 생각해요. 옳고 그름은 차치 하고 말이죠 

2019-10-17 07:49:09

확실히 르브론이 레이커스 온지 얼마 안되서 그닥 감정이입은 안되는 것 같습니다만 비슷한 이슈에 만약 코비가 연관됐다면 엄청 스트레스 받았을 것 같네요

2019-10-17 07:52:54

팀은 좋아해도 선수는 얼마든지 싫어할수 있죠

Updated at 2019-10-17 07:55:29

구구절절 공감합니다.

이 사태의 가장 큰 문제점이 주변사람들이 끊임없이 사상검증의 도마 위에 오르내려야 한다는 점 같습니다. 누가 옳고 그르고를 떠나서요.

농구선수 이상의 무엇인가가 되고자 하는건 좋지만, 일단 농구선수라는 역할에 충실하기를 바라네요.

2019-10-17 08:11:51

많은 레이커스 팬들이 같은 심정이 아닐까 싶네요. 르브론 오고 나서 응원팀을 바꿔야하나 진지하게 고민한 게 벌써 두번째입니다. 응원한지 너무 오래되어서 쉽지가 않네요.

2019-10-17 08:14:27

팀보다 위대한 선수는 없다는 말을 생각하시면서 르브론만 응원 안하시면 되죠 팀승리를응원하는건 레이커스팬이시면 당연 하셔야 도리

2019-10-17 09:33:10

팀의 승리에 직접적 이득을 보고 영향을 미치는건 르브론인데 도리요?

2019-10-17 08:23:32

97년부터 응원한 레이커스를 버리고 다른팀으로 응원팀을 바꾸게 해준 르웡 칭 제임스에게 깊은 감사의 말을 전합니다.

2019-10-17 09:31:58

모리가 원망스럽다는 문구에서 더 이상 읽지 않고 내렸습니다.

2019-10-17 09:51:36

피해자를 원망하시면 어떡합니까?

Updated at 2019-10-17 10:39:20

모리가 후폭풍알고도 감내하고 홍콩지지하는 무슨 인권주의자인가요? 관심 없어요 어디서 줒어 듣고 투척해본거지. 미국에 수많은 기업들 홍콩에서 저 난리 피우는데 다 아닥하고 있습니다. 릅이나 리그보다 훨씬많은 이득을 보고 있는 단체들이죠. 과연 현재 상황이 모리는 만세고 릅 반응이나 답변 회피하는 선수들 욕할 상황인지. 욕한다면 첫째로 큰 뜻없이 이런 상황만든 모리고 두번째로 선수들입니다. 만약 모리가 상황의 위중함을 알고도 소신발언했다? 그러면 정말 리스펙트인데 그게 아닌게 100프로니까 절대 찬양 할수가 없죠. 프랑스에서 테러났을때 페북프로필에 프랑스국기다는 그 만큼 수준도 안되는 sns투척글이었거든요.

리그나 선수들 말고 홍콩에 정말로 도움이될수있는 개개인이나 단체들 너무나 많습니다. 다 끌어다가 마이크대고 물어보죠 왜 다들 아무 입장없나.

2019-10-17 11:10:42

어떤 심정이신지 충분히 이해가 가고 공감됩니다.

차라리 르브론이 계속해서 '노코멘트'하고 조용히 있었으면 어땠을까라는 생각이 들 정도에요.

말이 많으면 실수가 나오는 법인데 많이 아쉽기도 하구요.  

2019-10-17 11:27:22

어쩔 수 없죠.

 

지금은 모리나 르브론을 비롯해서 다수의 NBA 관계자가 얽혀든 상황인데 게시판에서 그 글이 안나온다는 게 오히려 어려운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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