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 자체 보다는 팀이 좋아서 입문한 케이스
저는 사실 농구에 1도 관심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무려 20년이 넘게 샌안 팬질을 해왔지만 농구보는 눈은 거의 없다고 해도 무방하죠.
처음 샌안토니오의 팬이 된 계기는 별로 대단치 않습니다.
고등학교 때 친구 집에서 자다가 어떤 잡지를 보았는데
당시 루키였던 팀 던컨과 데이비드 로빈슨의 트윈타워가
존 스탁턴을 골밑에서 마치 데칼코마니와 같은 형상으로 동시에 블락하는 모습을 보았습니다.
NBA에 대해 전혀 모르는 문외한 입장에서 그 사진은 굉장히 인상적이었는데
던컨의 냉철한 표정, 로빈슨의 엄청난 근육 그리고 스탁턴의 기괴할 정도의 평범함이
뭐라 말할 수 없이 눈길을 끌었습니다.
이 검은 유니폼을 입은 팀 던컨이 너무 궁금하던 차에
그 당시 나이키 광고에서 던컨의 테마곡을 접하게 되었습니다.
"하늘 나는 점플가진 내가 (팀~ 던컨!!), 너를 뛰어넘어 꽂아주지 (팀~ 던컨!!)"
저는 그 광고를 보고 팀 던컨이 엄청난 운동능력을 기반으로 한 건방진 성격의 선수라 생각했습니다.
물론 광고에 나오는 막기 덩크를 보고 의아하긴 했지만요.
어쨋든 저는 농구 자체보다는 팀 던컨의 팬이었고,
던컨이 나이를 들어감에 따라 팀 스퍼스의 팬이 되었습니다.
팀 던컨에 이어 파커와 지노빌리까지 은퇴하고 나니 사실 농구 자체에는 관심이 없었던지라
새 시즌에 대한 설레임이나 기대감이 많이 느껴지지 않네요.
지금와서 다른 팀을 응원한다는 건 생각할수도 없고요.
한 때는 어떤 사나이가 팀 던컨의 뒤를 이어갈 것이라 믿었기 때문에
지금 상황이 참 당황스럽기도 합니다.
알드리지, 드로잔, 밀스 등 모두들 좋은선수고 고맙긴하지만
스퍼스의 코어가 되어 미래를 이끌어갈 선수가 딱 집어서 누구라고 떠올릴 수 없는 상황이 아쉽네요.
그냥 개막 전 설레임을 함께 느끼지 못해 넋두리 한 번 풀어 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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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랑 비슷하시군요...
저는 입문의 계기는 다른거였는데 어느순간 샌안토니오와 빅3, 그리고 감독님의 매력에 푹 빠져서 응원하고 있었어요.
그리고 그 후계자를 흐뭇하게 보고 있었는데... 어느 순간 멘붕이 왔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