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 드래프트 라멜로 볼 공식 데뷔전 감상평
프리 시즌에 좋은 모습 보여주면서 2020 드래프트 ESPN 빅보드 랭킹을 3위까지 끌어올린 라멜로 볼이 오늘 NBL 첫 공식 경기를 가졌습니다. 해당 경기 하이라이트 영상입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T0F8RT4XBuc
32분 출전 12득점 2점 6/12 3점 0/5 5어시 4스틸 0턴오버
를 기록했습니다(단순 코트 마진은 -17). NBL 공식 트위치 계정이 라이브 방송을 송출해줘서 풀경기를 봤는데, 앞으로의 경기에서 지켜볼 것들 위주로 정리해봤습니다. 이제 막 호주 프로리그에서의 첫 경기를 치른 만큼 이번 글이 종합적인 평가라기보다는 앞으로 어떤 항목을 지켜볼지 짚어보는 글로 읽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1. 신장 6’7”을 가지고 움직이면서 주는 패스 능력은 발군으로 트랜지션에서 템포 끌어올리는 역량은 타고났고, 하프코트에서도 틈날 때 돌파에 이은 패스나 픽앤팝 어시스트는 좋았습니다. 어시 5개를 찍는 가운데 턴오버를 하나도 안범했고, 패스를 받은 동료가 득점으로 연결하지 못해서 어시로 기록되지는 못한 플레이중에서도 아래 영상처럼 상당히 멋진 장면들도 있었고요
https://www.youtube.com/watch?v=U51vn7cQWMI
2. 온볼 돌파 역량은 아직 좀 더 지켜봐야겠다 싶은데, 일단 기존에 제가 생각했던 것보다 드리블 기술과 진입 능력은 더 좋아 보입니다. 4쿼터에 앤드원 한번을 포함한 연속 돌파 득점은 인상적이었으나, 돌파하고 마무리를 위해 공중에 뜬 상태에서 공을 골대로 던지는 과정은 여전히 부실합니다. 공중 동작을 유지할 힘이나 피지컬이 딸리기도 하고요. 트랜지션 본인 돌파시에도 수비를 뚫고 득점하거나 자유투를 잘 얻는 모습은 아니었습니다. 기본적으로 림어택 빈도가 적어보여서 스탯상으로는 FTr (자유투 시도/야투 시도)이나 트랜지션 PPP (포제션당 득점) 추세를 지켜보고자 합니다.
3. 3점은 오늘 5개 던져서 다 실패했습니다. 오늘 1개밖에 얻지 못한 자유투도 놓쳤는데, 프리 시즌에 보여준 터치 감각을 고려하면 앞으로 시즌이 지나가면 오늘 경기보다는 3점을 더 잘 넣을 거라 기대해봅니다.
팔꿈치 벌어지는 건 고교 시절보다 많이 나아졌으나, 슈팅 과정에서 몸이 뒤로 가는 습성은 여전합니다. 사실 라멜로의 타점 낮은 투핸드 슛폼에는 여러 가지 제약이 따르지만 페이더웨이성으로 슛을 던지는 건 특히 뒤의 공간이 부족한 코너에서 문제가 되는데요. 프리시즌에서도 코너 3점을 시도하다 라인을 밟기도 하였고, 오늘은 라멜로 본인도 이를 의식하는지 코너 3점 던질 때 이동도 안하고 제자리에서 점프 없이 팔로만 던지는 모습도 나왔습니다. 여튼 3점 성공률도 계속 지켜보고자 합니다.
4. 수비는 일단 스탯상 기록인 4스틸 1블락 은 인상적이었고, 적어도 고교 시절보다 자세 낮추고 마크맨 잘 따라다니려는 노력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긍정적입니다. 프리시즌까지 고려했을 때 팀 수비 인지도가 낮은 건 아니지만, 오늘 상대적으로 적게 나왔던 온볼 수비 장면에서는 여전히 많이 뚫리는 모습을 보여주었고요.
프리시즌에는 픽앤롤 수비에서 스크린에 걸리고 언더스크린을 갔을 때 상대가 쏘는 3점에 속수무책이었는데, 이런 상황을 대비해서인지 오늘은 팀 차원에서 올스위치 전략을 들고 나왔습니다. 라멜로의 기본적인 수비 포지션도 프리시즌에서 앞선을 맡은 것과는 다르게 오늘은 코너쪽을 맡았고요. 종합했을 때 예전보다 많이 나아진 건 맞으나 타고난 발 빠르기와 방향 전환/반응 속도를 고려하면 여전히 평균 이상의 수비수가 되기는 힘들 것 같은데, 수비도 계속 지켜보고자 합니다.
글을 마무리하며
ESPN 드래프트 익스프레스에서 3픽에 배정한 것도 그렇고, 드래프트를 중점적으로 파는 트위터 유저들도 대체로 라멜로 볼을 상당히 높게 평가합니다. 현재로서는 제가 챙겨보는 기자 중에서는 The Athletic의 Sam Vecenie가 라멜로 볼을 상대적으로 낮게 보는(즉 지금 시점에서 탑3은 확실히 아니라고 보는) 거의 유일한 기자입니다. 오늘 경기에 대해서는 라멜로의 수비나 야투 효율을 언급했었고요.
https://twitter.com/Sam_Vecenie/status/1180724252909035521
다만 Sam Vecenie도 18살의 어린 선수가 경쟁 레벨이 높은 프로 리그에서 이렇게 생산력 있는 모습을 보여주는 건 긍정적이라면서 종합적으로는 긍정적인 부분이 더 많다고 평가했습니다. 아버지가 그 라바 볼이라는 외적 요소를 떠나서 경기 내적으로도 여러모로 이야깃거리가 많은 유망주라고 보는데, 앞으로 몇 경기 더 보고나서 종합평가를 써보고자 합니다. 두서없는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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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글 감사드립니다. 라멜로 볼은 현대농구의 트렌드에 굉장히 잘 맞는 가드이고, 트렌지션 오펜스의 중심으로써 속공전개를 해낼수 있는 선수이기에 드래프트 시장에서 가치가 꽤나 높을듯싶은데 말씀해주신 팔꿈치 각도 문제와 더불어 기복이 그의 큰 단점이리라고 생각합니다. 개인적으로는 라멜로 볼과 마르코스 루자다-실바의 매치업을 기대하고 있습니다. 드래프트에서 35번으로 펠리컨스에 지명되어 이번시즌을 시드니킹스 소속으로 보낼 디디는 자국 브라질에서 올스타, MIP, 퍼스트팀에도 선정된바가 있는 투웨이 플레이어니까요. 물론 디디도 샷크리에이팅능렫에 대한 의문부호를 해소해야하긴 하고요. 저는 디디가 올시즌 NBL에서도 탑티어에 들 수 있는 퍼리미터 디펜더라고 생각하는데, 이러한 수비력을 갖춘 디디와 라멜로 볼의 매치업이 성사되는 모습을 반드시 지켜보고 싶습니다. 좋은글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