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즌스와 하워드- 보겔 감독의 성향
보겔감독 선임에 이어 커즌스를 영입하면서 빅볼체제 구축을 천명한 레이커스였습니다.
커즌스 부상 이후 대체 선수로 현재 가장 영입대상으로 유력한 선수는 하워드인 것 같습니다.
물론 뉴스란을 보니 노아도 고려대상이 되고 있는 것 같은데 개인적으로 노아쪽을 더 선호하지만, 베테랑 미니멈에 계약할 노아였으면 지금까지 많은 팀들의 관심을 받으면서 계약을 하지 않았을 리가 없기 때문에 마음을 비우고 지켜보고 있습니다.
커즌스 대체 선수로 하워드가 선두주자로 언급되면서 역시나 보겔 감독이 이번 시즌 구상하는 빅볼 농구의 방향에 어느정도 일관성이 보이는 것 같습니다.
저번 인터뷰때 보겔 감독은 '인디애나 시절 빅볼과 조금 다를 것이며, AD, 커즌스, 르브론의 포스트업을 통한 패스와 공격창출을 도모하겠다'는 취지의 발언을 하였습니다.
최근들어 리그의 추세는 포스트업 공격 비중이 많이 감소하는 추세입니다.
스피디한 운영과 큇샷을 선호하는 최근의 흐름과 비교할 때 포스트업을 시도할 경우 볼 흐름이 정체되면서 상대 수비가 정비되어 대응할 여유를 주는 점에서 빠른 볼 흐름과 왕성한 오프볼 무브, 주저 없이 던지는 3점포 등을 선호하는 팀들은 잘 사용하지 않는 방식입니다.
그런데 보겔감독이 다시 이런 구식 전술을 들고 나온 것은, 르브론, AD, 커즌스의 넓은 시야와 패싱능력을 믿기 때문일 것입니다. 그리고 외곽에는 3점포를 던져둘 많은 슈터들을 보강하고 있는 상태죠.
볼핸들러가 넘쳐나고 3점슈터가 부족했던 지난 시즌과는 거의 정반대로 볼핸들러는 최소화하면서 3점슈터들을 대거 충원하였습니다.
결국 르브론과 AD의 2대2 플레이를 통해 두명의 특급스타가 상대 수비를 무너뜨리는 전술과 더불어 르브론, AD, 커즌스의 포스트업 공격으로 상대 골밑을 공략하거나 더블팀 등 수비를 끌어들일 경우 외곽에 포진한 3점슈터의 3점포를 통해 공격을 풀어가겠다는 의도로 보여집니다.
이러한 포스트업 공격이 늘어날수록 경기 템포가 느려지고 하프코트 오펜스가 주를 이루게 되겠죠.
물론 레이커스는 르브론 - 쿠즈마 - AD를 가동하면서 템포를 끌어올리고 빠른 트랜지션 오펜스를 전개할 또 하나의 옵션을 보유하고 있다고 보여집니다.
과거 인디애나 시절 웨스트 - 히버트의 트윈타워 체제때와의 또하나의 다른 점이라면, 이렇게 쿠즈마 - AD가 출격하는 시간 동안 스몰볼적인 운영을 병행할 수 있다는 점일 것입니다.
17-18시즌의 하워드를 보니 스피드와 활동량은 전성기보다 확실히 내려왔지만, 여진한 파워와 점프력 등 운동능력을 보여주었습니다. 단지 하워드가 궂은 일을 통한 팀플레이로 팀내 가드나 스윙맨의 공격을 살려주기보다 여전히 팀 공격의 중심이기를 바라고 볼흐름을 정체시키는 플레이를 많이 하는 점이 현대 농구의 추세에 역행하기 때문에 점점 그를 찾는 팀이 적어지고 입지가 좁아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레이커스의 보겔감독 입장에서는 더블 포스트를 통한 빅볼체제를 구상하는 입장에서 하워드가 보유한 이런 기능들, 즉 포스트업 공격이 가능하고 이를 통해 수비를 끌어들이고 외곽 3점슈터에게 패스를 할 수 있는 능력을 보유하였고,스스로 골밑 득점이 가능한 하워드의 능력이 커즌스의 대체 선수로 괜찮게 보고 있는 것 같습니다.
올랜도 전성기 시절 하워드가 엄청난 골밑 그래비티를 통해 더블팀을 유발하고 외곽에 포진한 레딕, 루이스, 터클루 등이 무수한 3점포를 터뜨리던 모습이 떠오르는데 그 시절 포스는 많이 죽었지만 보겔 감독이 지향하는 공격패턴 양상과 많은 면에서 부합하는 흐름이기는 합니다.
그리고 수비에서도 퍼러미터 디펜스가 취약하지만 골밑을 확실히 걸어 잠그고 리바운드를 사수하면서 상대적으로 덩치큰 빅맨들의 파워에 다소 고전하는 AD의 약점을 커버해 줄 묵직한 파워를 보유하였다는 점에서 보겔감독의 관심을 받는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이런 면에는 AD에 대한 믿음이 바탕이 되고 있겠죠.
과거 트윈 타워의 빅볼체제를 선호한 포포비치 감독의 스퍼스의 경우 던컨이라는 존재로 인해서 파트너 빅맨은 크게 스타일의 구애를 받지 않고 선택되어 나름 쏠쏠하게 활약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그 적지 않은 던컨 파트너 빅맨들은 사실 다른 팀에 가면 주전 자리를 차지하기도 쉽지 않은 레벨이었으나 더던컨의 뛰어난 수비력과 공격력, 그리고 팀플레이 능력이 중심을 잡아주니 상대적으로 수월하게 자신의 단점을 커버받으면서 장점을 발휘하여 도움이 될 수 있었습니다.
던컨이라는 선수가 가진 너무 큰 장점 중 하나겠죠.
AD가 파포를 선호하기 때문에 뉴올시절에도 센터 포지션에서 뛸 선수를 파트너 빅맨으로 붙여주었는데, 가령 에메카 오카포같이 더 이상 많은 팀들에서 선호하지 않는 유형의 빅맨임에도 불구하고 스타팅 센터 자리를 차지할 수 있었고, 외곽슛 부재로 스페이싱이 어렵다는 점, 퍼러미터 디펜스가 약하다는 점 등 부족한 단점에 대해 AD의 넓은 수비범위와 3점포를 포함한 다양한 AD의 공격기술이 그러한 단점을 커버해 주면서 AD의 넓은 활동범위로 인해 상대적으로 조금 공백이 발생하는 골밑을 사수하고 리바운드와 몸빵등에서 가지는 장점이 팀에 도움이 되게 하였습니다.
스퍼스가 던컨의 존재로 인해 트윈타워의 빅볼체제가 무리 없이 운영될 수 있듯이, 보겔 감독도 AD라는 만능 빅맨의 능력을 믿기에 하워드같은 단점 있는 빅맨을 쓸 수 있는 것이라 생각됩니다.
하워드를 쓰더라도 그가 선호하는 플레이 비중을 어느정도 허용해 주기 위해서는 역시 선발보다는 벤치 출격이 어울릴 것이라 생각됩니다.
그리고 클러치 타임에 하워드가 뛰기는 아무래도 어려울 것으로 보이고, 커즌스의 경우 상대에 따라 클러치 타임에 어느정도 시간을 받을 가능성이 있었음에 비해 하워드가 그런 기회를 받기는 어렵다고 보여지는 점에서 쿠즈마의 역할이 더 커졌다고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쿠즈마는 이렇게 르브론 쉬는 시간 13분정도, AD 쉬는 시간 13분정도, 그리고 이들과 함께 출격하는 클러치 타임 5분 정도 해서 32분에 가까운 출장시간을 부여받을 것으로 보여지네요.
레이커스 클러치 타임은
AV(KCP) - 대니 그린 - 르브론 - 쿠즈마 - AD가 될 수 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
만일 하워드가 레이커스에 온다면 대략 20~25분정도 출장시간을 부여받게 될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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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겔 감독의 인터뷰의 취지는 구식 빅볼을 추구하겠다는 것이 아니라 골스식 스플릿 오펜스를 추구하겠다는 것이었습니다. 커즌스, 앤써니, 르브론 같이 좋은 포스트업 자원들이 있으니 그걸 십분 활용하되 인디애나식이 아닌 골스식으로 패스와 컷인, 3점 등에 더 중점을 둔 운영을 하겠다는 뜻이었죠. 또한 보겔은 취임 후부터 지금까지 일관되게 르브론 위주로 5아웃 시스템을 돌려야 한다는 관점을 고수해 오고 있습니다. 아마 예전 같은 빅볼 시스템을 보는 일은 없을 것으로 예상합니다.
이런 관점에서 커즌스의 이탈은 정말 타격이 큽니다. 5아웃 시스템에 어울리는 슛팅을 가진 빅맨이고 스플릿 액션을 이미 경험해본 선수이기도 해서요. 이런 선수는 이제 수급하기가 불가능하죠. 개인적으로 좀 크게 느껴지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