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 클러치 아쉬움, 그리고 호포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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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at 2019-07-03 17:16:16
필리 2019 오프시즌
Positive 님 글에 크게 공감했고, 개인적으로도 걱정하는 부분이라 조금만 적어 봅니다.
역시나 클러치 측면에선 버틀러/레딕이 계속 생각날 겁니다. 두 선수가 정말 잘했으니 생각이 안날수가 없겠죠. 특히 버틀러는 드디어 찾은 마지막 조각이라 생각했는데... 아쉬운 건 분명하고 큰 경기에선 더욱 더 생각날 것 같습니다.
필리는 차기 시즌 내내 클러치 아쉬움이 따라다닐 것이고, 큰 무대에선 더욱 이 부분의 아쉬움이 커질테니까요.
사실 클러치 아쉬움을 수비력 증대로 잊어버릴 정도가 되면 최고일텐데(팀의 방향성도 명확하게 수비 중심의 컨셉을 잡은 것으로 보이니), 그게 되려면 수비력이 정말 압도적이어야 해서(배드보이즈 2기 정도는 되어야... 근데 이 팀에도 천시 빌럽스가 있었네요) 쉬운 일은 아닐 겁니다.
차기 시즌에 필리 클러치 효율이 일정 수준이라도 나오기 위해서는,
1) 호포드 중심으로 볼 핸들러들(토비, 조쉬)이 얼마나 세련되게 변모하는 지(자신의 약점을 잘 가리는지),
2) 엠비드가 다양한 스킬셋을 클러치 상황에서도 원숙하게 사용할 수 있을 지(이번 시즌에는 샷 셀렉션이 아쉽긴 했어요),
3) 시몬스가 과연 자삥/림 어택 효율 증대를 해낼 수 있을 지가
가장 중요한 관건이 될 것 같습니다.
필리 클러치에서 가장 아쉬운 부분은 외곽라인에서부터 1 : 1 아이솔로 상대 코트를 휘저을 수 있는 옵션이 없다는 점이고, 이 부분은 시몬스가 반드시 일정 수준까지는 메워줘야만 합니다.
시몬스 외의 선수들(토비, 조쉬)은 림 어택 효율은 나오기 힘든 유형의 선수들이니까요. 아무리 마법사 호포드의 버프를 받는 다 해도 가진 능력이 극대화될 순 있어도 없는 능력이 만들어지진 않을테니까요.
대신 토비-조쉬는 샷 셀렉션 증대는 충분히 가져갈 수 있을 겁니다.
그럼에도 클러치 상황에서 반드시 성장해줘야하는 선수가 시몬스라면 가장 큰 기대감을 주는 선수는 호포드입니다.
두 시즌 전에 필리가 셀틱스에게 무너지던 때 셀틱스는 정말 대단했었는데요. 당시 셀틱스는 짜내기 농구가 안될 것 같은 팀이었는 데 짜내기 농구로 필리를 침몰시켰었죠.
이 때 정말 대단했던 선수가 테이텀과 로지어였는데, 이 두 선수의 공격을 조율한 것이 바로 호포드였습니다.
호포드는 두 선수의 공격 각을 기가 막히게 열어주는 한편, 틈이 생기면 자신이 직접 림 어택을 해내면서 클러치를 접수했었습니다.
당시 호포드에게 그야말로 농락당했던 기억이 너무 선명해서(필리는 당시 수준급 수비팀이었는데도 말그대로 농락당했죠) 필리 클러치 상황에 호포드에게 거는 기대가 정말 큽니다.
또한 필리는 지난 시즌에도 버틀러 다음으로 엠비드에 대한 클러치 의존도가 높은 팀이었던만큼 차기 시즌에는 엠비드-호포드의 프론트 코트 중심으로 클러치 운용을 할 것 같습니다.
사실 버틀러 오기 전 시즌 초반에도 클러치 경쟁력은 꽤 높은 편이었는 데 이 중심에는 엠비드-레딕 콤비가 있었죠.
즉, 조쉬나 토비가 엠비드 옆에서 레딕 역할을 소화해주는 것도 중요해 보이는 데, 무빙 슈터가 아닌 두 선수가 엠비드와 어느정도의 합이 나올 지는 차기 시즌이 되어봐야 알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사실 차기 시즌에 필리가 보여줄 클러치 운용은 리그 트렌드와는 완전히 대척점에 있는 운용일텐데 호포드가 이미 셀틱스에서 보여준 것들이 있어서 기대는 되네요.
엠비드는 지난 시즌 스킬 셋의 다양화에 성공했지만 원숙미가 부족했는데요. 이번 시즌에 원숙미를 높일 수만 있다면 클러치에도 일정 수준까지는 통할 수 있을 겁니다.
또한 아무리 엠비드-호포드 위주로 클러치 운용을 한다 해도 결국 1 : 1 아이솔 옵션이 필요한 순간은 옵니다. 이 때 반드시 시몬스가 자삥 + 림어택 효율 증대를 통해 클러치에도 기여를 해줘야만 하는 데 이 부분이 가능할지는 이번 시즌이 지나봐야 알 수 있을 듯 합니다.
그래도 시몬스가 리그 입성 후 처음으로 스킬 트레이너와 함께 훈련하고 있어서 기대되는 부분은 있어요(훈련 시기도 지난 시즌보다 거의 1달 반은 빠르고 제너와 헤어지면서 정말 훈련만 열심히 하고 있어서 기대가 됩니다. 카다시안 가의 저주를 벗어나면 커리어하이를 찍는 경우가 있었으니 이 부분도 기대해 봅니다^^).
이렇게 저렇게 해도 클러치 효율은 지난 시즌 대비 확실히 아쉬울 겁니다. 결국 가장 중요한 건 증가할 수비 역량이 이 아쉬움을 극복할 정도가 되어야 한다는 것이라 다음 시즌 필리 승부의 키는 수비력이 쥐고 있다 봐도 과언이 아닐 듯 해요.
이번 시즌에 새로 영입한 호포드-조쉬 리차드슨-타이불은 필리의 수비 약점을 가리는 데 최적화된 선수들이고, 필리는 최고의 수비 유망주인 자이어 스미스도 있기 때문에 수비력 증대는 정말 기대해볼만 합니다.
만약 수비력이 비약적으로 향상만 되어준다면 클러치 효율의 아쉬움도 이겨낼 수 있을 거에요.
대신 필리는 이제 버틀러/레딕이 없어서 지난 시즌처럼 플옵에서 반전 경기력을 보여주기는 힘듭니다. 그러므로 수비력이 리그 수위권에 미치지 못하면 플옵 성적도 기대하기 힘들거라 보고 있습니다.
과연 차기 시즌에 엠비드-호포드 중심으로 수비력을 비약적으로 향상시킨 후 클러치 효율도 어느정도 나오면서 우승에 도전할 수 있을 지 궁금하네요.
마법사 호포드가 토비와 조쉬를 A급 볼 핸들러로 탈바꿈시켜주고 엠비드가 골밑을 휘저어준다면 불가능한 도전은 아닐 듯 합니다.
사실 클러치 상황에선 시몬스가 가장 중요한 키이긴 한데 일단 시몬스는 보류하고 생각하는 중이에요. 시몬스는 시즌 초반을 본 후에야 어느정도 가닥이 잡힐 것 같습니다.
이도 저도 안되면 정말 수비만으로 모든 걸 극복해야 할텐데 5번을 막더라도 1번은 넣어야 이기는 거라 어떻게든 클러치 효율이 나오긴 해야할 거에요.
이번 오프시즌을 거치면서 필리가 말 그대로 도깨비팀이 되었네요. 다음 시즌에 보는 재미는 확실할 것 같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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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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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