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론조 볼은 복잡한 선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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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5-26 02:07:51

론조 볼을 한 마디로 표현하지만 mixed player입니다. 극도의 complexity를 가진 선수죠.

 

론조 볼이 슈팅이 좋은 선수일까요? 물론 슈팅 성공률이 여러 모로 나쁩니다. 그렇다면 최악의 슈터라고 할 수 있을까요? 저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볼은 운동능력이 좋은 선수일까요? 네, 매우 좋은 선수라고 생각합니다. 그렇다면 운동능력을 간접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드라이브 능력은 어떨까요? 주전 가드 중에선 꽤나 하위권입니다.

 

우선 볼은 지난 시즌부터 30, 33%의 3점슛 성공률을 기록했습니다. 분명히 좋은 성공률이 절대 아니지만 36분당 6개 가까이 시도하는 3점슛 성공률이 33%라면 완전히 버릴 수 있는 선수는 아닙니다. 그런데 이 선수의 자유투 성공률은 41.7%에 불과하단 말이죠. 이 성공률은 벤 월러스나 샤킬 오닐보다 낮은겁니다. 

 

볼의 슈팅 능력을 자유투 성공률로 판단하자면 분명히 샤킬 오닐보다도 슛을 못 던지는 선수입니다. 그런데 볼의 실제 외곽슛 능력은 좀 나쁜 편이긴 하지만 NBA 가드급입니다. 샤킬 오닐보고 3점 던지라고 하면 절대 볼 처럼 던지지는 못할겁니다.

 

그렇다면 볼의 대학때 슈팅을 다시 확인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UCLA에서 3점 성공률은 41.2%였고 자유투 성공률은 67.3%였습니다. 3점은 라인 자체가 다르니까 그렇다고 쳐도 자유투 성공률에선 40%대는 아닙니다. 론조 볼의 고등학교 4학년때 자유투 성공률을 보면 80%로 나쁘지 않은 모습이었습니다. 물론 연습때는 드와잇 하워드도 80% 성공률을 기록하니까 고등학교, 대학, 프로의 성공률을 똑같은 선상에서 비교할 순 없을겁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드라마틱한 하락을 겪는 케이스가 흔하진 않죠.

 

저는 이걸 '미완성'이라는 키워드로 이해하고 싶습니다. 볼은 고등학교 시니어 시즌에 35경기를 뛰면서 자유투 130개를 시도했습니다. UCLA 프레쉬맨 시즌때는 36경기 동안 98개를 시도했죠. 그런데 프로 두 시즌 동안 99경기에서 자유투를 119개 시도하는데 그칩니다. 경기당 갯수로 따지면 3.7개-2.7개-1.2개입니다. 자유투를 경기당 1.2개 던졌다는 얘기는 어떤 경기는 아예 자유투를 던지지 않기도 하고, 어떤 날은 그냥 한 번 파울을 당해 자유투라인에 섰다는 얘기입니다.

 

그렇게 가끔 자유투라인에 서게 되면 그 거리감이 몸에 익숙치 않게 되고, 슛이 크게 빗나가는 경우가 생기게 되죠. 그렇다고 볼이 그 거리에서 경기 중에 슈팅을 시도하는 선수도 아니니까요. 물론 어느정도 프로레벨에서 완성도 있는 슈팅을 가지고 있는 선수는 갑작스러운 자유투 기회가 온다고 해서 슛이 안들어가지는 않습니다. 3경기에서 1개를 던지든, 4경기에서 1개를 던지든 평상시처럼 슈팅해서 넣을 수 있죠. 볼의 33% 3점 성공률과 40% 자유투는 분명히 모순된 관계고, 이러한 모습은 프로가 아닌 '아마츄어 레벨'에서 볼 수 있는 완성도입니다.

 

저는 론조 볼의 슈팅 재능 만큼은 대단히 높게 보는 편입니다. 손끝 감각은 대단히 뛰어난 편이기 때문에 미완성 수준의 슈팅 스킬을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NCAA 레벨에서는 전혀 부족함을 보이지 않았고, 현재에도 NBA 레벨로 뛰고 있는거라고 생각합니다. (볼이 대단한 포텐셜이 없다는걸 인정하더라도 적어도 현재 NBA 레벨에서 뛸 만한 선수라는 데는 대부분 동의하시리라 생각합니다) 볼은 'got big shoes to fill'이라는 표현이 대단히 어울리는 선수라고 생각합니다. 그만큼 뛰어난 부분이 특출난 대신에 미숙한 부분은 거의 아마츄어 수준으로 미숙하기 때문이죠.

 

볼의 드라이브 스피드는 정말 어마어마합니다. 그런데 그렇게 미친 스피드로 거세게 드라이브인을 할 때 볼의 문제는 볼이 손에서 자주 빠진다는 점, 그리고 다 뚫어놓고 이지 피니쉬를 놓친다는 점, 앞에 블락이 뻔히 보이는데 거기다 아주 쉽게 볼을 들이민다는 점입니다. 역시나 위에서 언급했듯이 말도 안되는 드라이브 스피드, 수비를 제쳐내는 페이크, 스핀무브 등에 비해 마무리나 기본적인 볼핸들링 문제(평상시의 드리블 escape나 ball guard에 특별히 문제가 있다는 생각은 안들지만 유독 빠른 드리블 드라이브 시의 볼 컨트롤에는 심각한 문제가 있습니다) 등의 모습은 너무나 미숙한 아마츄어 수준이 연상된다는겁니다.

 

볼이 뛰어난 부분은 현 세대가 아닌 이전 세대를 떠올리게 할 정도로 우수하지만, 반대로 미숙한 부분은 프로 레벨 아래를 언급할 정도로 많이 완성도가 떨어진다는거죠. 그래서 볼이 '복잡한 선수'라는 거고 더불어 앞으로 그러한 부분이 평범한 수준으로만 채워져도 지금보다 훨씬 큰 성장세를 보일 수 있을거라는 말이기도 합니다.

 

제가 프로 레벨에서 2년간 확인한 부분들을 분명히 프로의 스카우트들도 대학때 어느정도 확인했을겁니다. (물론 제가 본 표본이 그들에 비해 훨씬 더 많았기 때문에 조금 더 확신을 가졌을 수는 있을겁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볼은 탑3 프로스펙트로 분류된 선수고 그건 볼이 그만큼 발전가능성이 높게 여겨진 선수라는 얘기일겁니다. 지금도 여전히 볼의 재능만큼은 높게 평가하는 관계자들이 많은걸로 보이는데 이제 고작 두 시즌을 치른게 커리어의 전부인 선수니 앞으로 10년 15년을 단 두 시즌으로 단정짓긴 어려울겁니다.

 

아직 볼의 선수 레벨은 열린 결말을 가지고 있는 셈인데, 볼이 제 응원팀에 몸담고 있는 만큼 긍정적인 미래를 소망하지만 그 반대일 수도 있다는 점은 인정할 수밖에 없습니다. 다만, 이 선수가 보통의 잣대로 평가하기엔 특이한 '복잡성'을 가지고 있다는 점은 이 선수를 보다 더 길게 보고 신중하게 평가해야할 필요성을 일깨워주는 부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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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Updated at 2019-05-26 02:14:22

제가 느낀바와 비슷하네요
볼의 패스타이밍이나 센스를 보면
제이슨키드, 내쉬가 생각날정도로 번뜩입니다. 하드웨어도 좋구요. 노력을하면 좋아질 여지가 있는 부분들은 부족하지만, 다시 태어나지 않는이상 갖기 힘든 재능들은 타고났다고 보입니다.

Updated at 2019-05-26 02:28:25

주저함 없이 올라가는 슈팅과 스탭백 3점 기술까지 3점은 스탯 대비 좋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재현성이 꽤 떨어지는 모양새라 프로에서 어느정도까지 올라갈까는 미지수 같아요. 3점이 40프로 근처로 안올라오면 올스타가드도 힘들거 같습니다.

돌파는 감각자체가 떨어지는거 같습니다. 빠르고 길다 외에는 돌파에서의 론조의 장점은 찾기 어려워요. 드리블이 높은것도 문제이지만 스탭이 너무 단순해서 슛동작이 너무 뻔하고 수비입장에서 대응하기 쉬워보입니다. (심지어 수비입장에서 미들은 버려도 되니 수비하기 더 쉽기도 하구요) 결과적으로 론조가 골밑에 어찌어찌 들어오더라도 수비수가 론조의 슛을 방해하기도 쉽구요. 그리고 힘도 부족해 수비수를 제압하지 못하는 점도 있구요. 저는 이 부분이 슛보다 더 큰 문제인거 같습니다.

그럼에도 시야도 좋고 스페이싱되고 키도크고 비큐도 좋아 훌륭한 선수라 생각합니다. 그리고 2픽의 재능러에 어리기 때문에 두 가지 문제 중 하나만 극복해도 대성하지 않을까 싶네요.

2019-05-26 02:24:34

잘 읽었습니다. 자유투나 레이업의 어설픔은 플레이 스타일과도 영향이 있어 보이는게 론조볼은 대학시절때 그냥 3점도 아니고 라인 저 바깥에서 지금보다 더 이상한 폼으로 스텝백 3점을 즐겨쏘던 선수였습니다. 마무리는 컷인을 비롯해 덩크로 하고요. 지금 론조를 생각하면 말도 안되는 60프로 야투율, 40프로 3점을 찍었죠. 근데 라바볼의 홈스쿨링 때문인지 뭔지 쉽게 말하면 기본기가 아직 덜 만들어진 선수입니다. 다른건 몰라도 3점은 결국 올라올거라고 생각하는 또 하나의 엉뚱한 이유는 신인시절 키드와도 또 다르게 본인이 3점에 대해 엄청난 자신감을 갖고 있다는 겁니다. 스퍼스전도 그렇고 특히 썬더전 유명한 연장전 딥3가 그렇죠. 하여간 말씀하신대로 복잡한 선수입니다. 천재성과 어설픔을 갖고 있는.

Updated at 2019-05-26 04:13:43

제가 볼을 진짜 흥미80% 기대20%정도로 관심있게 보는 편인데 공감되는 내용이 많네요.

 

이 선수 패싱이나 시야에 대해서는 탑 재능인건 거의 인정하니 넘어가고

 

1.아무리 그래도 NBA레벨에서 시도횟수도 충분한데 30초반의 3점슈터면 슈팅감각이 없다고

도저히 말 못하는데 40%의 자유투는 경이로운 수준입니다. 경이로울 정도로 낮은수준....

이건 상식적으로 60~70%은 나와야합니다. 이 글대로 시도횟수가 너무 지나치게 적어서

나온 수치일수도 있다는 생각도 드네요 뭐든지 표본이 줄어들면 널뛰기하기마련이라 

 

2.이 선수 돌파할때 스피드는 저도 눈여겨봤던 부분인데 진짜로 빠릅니다. 슬래싱에 일가견

있다는 엥간한 올스타 가드들만큼 빨라요. 근데 또 돌파해놓고 마무리는 황당한 수준으로

못합니다. 이게 못해도 적당히 못해야지 아예 기본 개념이 없는 수준으로 엉망이라서

이걸 발전가능성이 있는 백지같은 상황인지 아니면 아예 못쓸상황인지 구분이 안가요.

 

제가 볼을 보면서 가장 흥미를 가졌던 부분이 보통 NBA선수들은 자기가 잘하는건 8

못하는건 6 진짜 못하는건 4 이정도로 어느정도 '프로레벨'에서 그 편차가 나타나는데

볼은 볼이 잘하는게 8이면 나머지는 다 2 이런 느낌이에요. 위에서도 말했지만 이걸

발전가능성 없는 노답상태로 봐야할지 써넣으면 늘릴 수 있는 백지상태로 봐야할지

모르겠습니다. 아마 NBA스카우터들은 대부분 후자로 봤겠죠 탑3픽으로 늘 꼽혔으니.

암튼 재밌는 선수입니다 

2019-05-26 07:18:12

참 매력적인 선수인데..

부족한 기본기를 얼마나 빠르게 메꿔가냐

그리고 지난시즌 부상으로 못했던

오프시즌 몸만들기에 얼만큼 성과를 보이느냐가 관건 같습니다.

 

기대되는 대신 걱정도 많이 되죠

대학레벨에선 압도적인 재능과 피지컬 만으로도

장점을 훨씬 크게 빛낼 수 있지만

 

괴물들만 있는 프로 레벨에선

단점을 집요하게 파고드는데 이걸 어떻게 이겨낼지..

 

 

한때 우리나라도 기도 세레모니로 제법 알려졌던

팀 티보(Tim Tebow)라는 쿼터백이

대학 때의 센세이션 그에 비해 현저히 부족한 기본기,

그리고 그 원인이 되는 홈스쿨링까지

론조볼이랑 참 비슷한데

 

티보는 결국은 제대로 살아남지 못했지만

론조는 잘 했으면 좋겠습니다.

2019-05-26 08:01:12

 하워드보다 후진 자유투를 가진 가드

2019-05-26 08:09:43

론조볼은 오픈에서의 캐치앤슛보다 본인 리듬으로 쏘는 스텝백 쓰리를 더 잘넣는 기분이더군요
자유투랑 골밑에서의 피니시만 발전시킬수 있으면 좋은 선수가 될것같은데.. 가능할지 모르겠습니다

2019-05-26 08:43:28

이제 나이키 신을거니까 한번 기대해보죠

2019-05-26 08:47:55

추천...

2019-05-26 08:47:24

좋은 글 감사합니다. 많이 공감가는 글이네요.

2019-05-26 08:54:46

너무 공감 되는 글입니다

2019-05-26 09:33:49

보는재미가 있는 선수입니다.
다만 우리팀 가드가 아니여서 다행이다
라는 생각이 2년차까지는 드네요

2019-05-26 10:03:34

자유투 부분에서는, 론조만큼 혹은 더 적게 던지는 선수들 중에서도 40%대 성공률은 극히 드물죠.
참 흥미로운 선수입니다

2019-05-26 10:05:56

장단점이 극명한 선수들이 보통 계륵이 되기 쉬운데 론조는 정말 한눈에 딱 보이는 단점에도 불구하고 전혀 계륵이 아니라는점이 그 재능의 크기를 어렴풋이나마 짐작하게 만듭니다. 단점을 감추면 쓸만하다 가 아니라 그 단점을 감수하고도 아주 좋다는것입니다. 심지어 3점성공율이 박찬호 타율 수준이었던 시절에도 없는것보다는 있는게 나았던것같습니다. 론조가 가진 그 미숙함이 평범함으로만 변해도 어떤모습이 될지 기대됩니다. 좋은글 감사합니다

2019-05-26 10:13:23

추천 누르고 싶네요.
그 독특함 때문에 눈에 가고 응원하게 되는 선수입니다. nba에서 제대로 성공하는 모습을 보고 싶게 만드는 선수인 것 같습니다.

2019-05-26 10:35:35

유니크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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