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쿤포 같은 선수가 MVP를 못받은 건 딱 한번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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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3-25 16:57:27

 이제 밀워키가 리그 전체 1위의 성적으로 시즌을 마무리하는 것은 거의 기정사실이 되는 것 같습니다. NBA 역사를 돌이켜볼 때 단 한 번의 예외를 제외하면 리그 1위 팀에서 안테토쿤포 급의 활약을 보인 선수는 다른 팀의 선수들이 어떤 스탯을 가졌는가와 상관없이 무난히 MVP에 올랐습니다. 그런 이유로 올해 안테토쿤포도 다른 선수들의 활약 여부와 무관하게 MVP에 선정될 거 같습니다.

 

제가 말한 단 한 번의 예외는 1997년 시카고 불스의 마이클 조던입니다.

 

1980년의 래리 버드도 예외는 아닐지라도 특별한 경우에 해당됩니다. 당시 래리 버드는 경기당 21득점 10.4리바운드, 4.5어시스트를 기록하며 보스턴을 6121패로 리그 1위에 올려놓았습니다. 그 해 보스턴의 주전과 핵심 벤치멤버는 바로 전 시즌과 비교해서 래리 버드 한명만 바뀌었을 뿐인데 팀 성적은 29승에서 61승으로 급격히 향상되었습니다. 그런데 버드는 MVP 투표에서 4위에 머물렀고, 리그 2위 팀이자 서부컨퍼런스 1위 레이커스의 에이스인 카림 압둘자바가 MVP에 선정되었습니다. 카림의 성적은 경기당 24.8득점, 10.8리바운드에 4.5어시스트였습니다. 당시 레이커스의 성적은 6022패로 보스턴과 크게 다르지 않았고, 카림의 활약상이 래리 버드보다 대부분의 주요 카테고리에서 앞섰기에 그 해에 버드가 MVP를 받았어야 옳다고 생각한 사람들은 많지 않았습니다. (버드가 MVP 투표에서 고작 4위에 오른 것을 불평하는 사람들은 많았습니다.)

 

그런데 1997년 시카고 불스의 조던은 전혀 다른 케이스였습니다. 올스타 브레이크 전까지 불스의 기록은 425패로 전해에 거뒀던 72승에 도전할만한 페이스였습니다. 유타 재즈는 1996년 말에 15연승을 거두며 서부 1위를 달렸으나 시카고와는 큰 격차로 리그 2위였습니다. 그런데 19973월에 SI의 기자인 재키 맥뮬런이 아래와 같은 칼럼을 썼습니다. 그 칼럼의 제목은 THE JAZZ MASTER이고 첫 문장은 이렇게 시작합니다.

 

Jazz forward Karl Malone knows Michael Jordan will win the league MVP trophy again. He also concedes that the Bulls will win the NBA championship, unless, he says, "a team like us can play the way we did during that stretch when we won 15 in a row" from early November to December.

 

https://www.si.com/vault/1997/03/17/8112370/malone-is-playing-like-an-mvpnot-that-anyone-has-noticed-hills-latest-challenge-isaiahs-notsoeasy-ride

 

재키 맥뮬런의 기사가 나온 이후에 기자들 사이에서 칼 말론이 꾸준한 활약에도 지난 10년 동안 MVP 득표에서 3위보다 높은 순위를 받아보지 못한 것에 대한 동정론이 일기 시작했습니다. 올해는 말론이 MVP를 받았으면 좋겠다는 여론이 기자들 사이에서 형성되고 있었습니다. 시즌이 끝날 무렵에는 여론의 차원을 넘어 담합의 차원으로 발전해서 칼 말론이 MVP를 받을 것이라는 이야기가 공공연히 떠돌았습니다.

 

올스타 브레이크 이후 데니스 로드맨의 경기 집중도는 급격히 떨어져 코트 밖에서 연달아 사고를 일으켰고, 시즌 후반에 시카고 불스 스타급 선수들의 가벼운 부상이 빈번이 발생했습니다. 불스는 72승의 기록을 경신하는 것을 포기하고 플레이오프를 바라보며 무리없이 시즌을 마무리했습니다. 1997년 불스는 마지막 네 경기에서 13패를 거두며 시즌 6913패의 기록으로 시즌을 마무리했습니다. 유타는 시즌 64승을 올려 서부 최고, 프랜차이즈 최고의 성적을 기록했습니다. 그 이후 소문대로 기자들이 투표에서 칼 말론이 MVP에 올랐고, 시카고 불스의 팬들과 시카고 지역의 언론들은 역대 최고의 사기극이라며 분개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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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2019-03-25 17:02:12

참 그때는 정말 마이클의 mvp가 맞네요. 왜 그리 화냈는지 이해가 갑니다.

2019-03-25 17:05:04

97년 당시 조던 안티여서 당연히 조던이 받아야 한다고 생각하면서도 은근히 말론을 응원했던 것이 기억납니다.

2019-03-25 17:15:41

 69승에 득점왕, 퍼스트/디퍼스트급 실력을 보이고서도 MVP를 못탄건 말이 안되긴하죠~

Updated at 2019-03-25 17:18:07

반대로 하든의 경우에서도 MVP를 받은 경우가 딱 1번 있습니다. 팀이 리그 1위를 못했음에도 백-투-백 내지 3핏 MVP를 달성한 사례가 05-06 스티브 내쉬가 유일합니다. MVP 뽑기 매우 애매했던 시즌이기도 했고요.

2019-03-25 17:22:02

어차피 다음 해에 말론의 MVP를 반대로 조던이 빼았어갔다라는 얘기도 많이 나왔었죠. 그래서 97년 MVP와 98년 MVP가 서로 바뀌었다고 하죠.

WR
2019-03-25 17:45:44

다음 해에 칼 말론이 MVP를 받아도 문제 없었을 정도이지, 칼 말론의 확실한 MVP를 조던이 빼앗아 간 것은 아닙니다. 유타와 시카고 두 팀 모두 62승 20패를 기록했습니다. 칼 말론은 뛰어난 활약을 보여서 MVP를 받기에 전혀 문제가 없었습니다. 그런데 조던도 MVP를 받을만한 충분한 자격이 있었습니다.

 

조던은 82경기에 모두 출전해 평득 96.7인 팀에서 28.7득점을 올리며 1위에 올랐습니다. 동료인 피펜은 부상으로 시달려 시즌의 거의 절반의 경기를 결장했고 주전센터 롱리도 시즌의 삼분의 일 가량을 결장한 상황에서 이뤄낸 기록이었습니다.

 
2019-03-25 17:52:49

다음해 말론은 개인스탯에서 근소하게나마 조던을 앞섰습니다. 말론 역시 스탁턴이 부상과 노화로 인해 하락세가 뚜렷한 상황에서 팀을 혼자서 캐리했었구요.

WR
2019-03-25 17:56:06

물론 잘 알지요. 그런데 스탁턴의 부상 결장은 피펜에 비해서 훨씬 약했고, 롱리에 비해서도 많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둘은 포지션이 전혀 다르기 때문에 누구의 활약이 뛰어났는가에 대해서는 해석의 여지가 있었습니다.

2019-03-25 17:54:23

사람인 기자들이 하는 아주 주관적인 투표이기에 스토리나 동정표가 상당히 크게 작용합니다.

특히 말론정도 되는 스타 선수들은 한번은 mvp를 받아야하지 않나 이런 심리가 아주 크게 작용하고 많이 받았던 선수는 잘 안주려고 하죠...

지극히 개인적으로 코비도 비슷한 케이스라 봅니다. 그 해는 폴이 받는게 더 맞지 않나 싶어요... 

2019-03-25 17:56:29

미디어의 힘. 아직도 정확히 기억 납니다. 그때 수 많은 조던과 시카고팬들 그리고 잔세계의 언론이 조던이 MVP를 도둑 맞았다는 식의 표현을 서슴치 않았죠. 물론 저도 그중 하나였고, 결국 조던은 또 하나의 우승 트로피로 보답(?)과 복수를 동시에....

2019-03-25 19:15:42

기억납니다. 전 그 때 확실히 말론이 동정여론에 힘입어 MVP를 탔다고 생각했었습니다.

이젠 그게 다 무슨 소용인가 하는 휴스턴 팬이지만요. ^^ 맥밍이 은퇴한 지금, 저에겐 다 큰 의미 없네요.

2019-03-25 19:20:01

스포팅 뉴스는 말론대신 그분을 그 시즌 므브프로 뽑았죠. 64-18찍고 우승한 팀이 없던 징크스도 있었고 말론의 그 시즌 플레이오프는 실망스러웠죠. 올라주원과의 에이스대결도 밀렸고 파이널에선 37점 경기 외엔 다 그저 그랬고 파이널 5차전의 소극적인 모습은 방점을 찍었구요

2019-03-25 20:36:07

그리고 그런 시즌의 결과는 보통 뒤에 말이 나오거나 비판받거나 하는 경우가 나왔지요.

2019-03-26 04:00:29

솔직히 이런말하면 안되지만 조던90년대 커리어중에 mvp못탄 시즌보면 그냥 양심상,리그의 재미상 양보했다는 느낌이 제일 앞서 듭니다...;;; 그냥 팀성적,개인스탯 모자랄게 없는건 물론이거니와 오히려 압도를 하는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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