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널 mvp의 가치에 대해..(코비와 커리..)
갑자기 무슨 소리냐 하실 분들이 계실지 모르겠지만 전부터 특히 코비 브라이언트와 샤킬 오닐의 3연패에 관한 내용으로 좀 쓰고자 했습니다.
파이널 mvp는 말 그대로 파이널에서 제일 잘한 선수에게 주는 상이기 때문에 적게는 네경기, 많게는 일곱경기만으로 결정하는 상입니다. 표본도 적고 오직 한 팀만을 상대로해서 찍어내는 기록 때문에 누군가는 파이널mvp로 (1옵션으로서는) 사실상 우승 1회가 추가되고 누군가는 우승을 해도 거의 안한것 같은 기록이 추가되는데에.. 생각을 좀 해보면 어떨까 합니다.
샤크와 코비 era에서 그들의 최악의 적은 누가 뭐래도 스퍼스였습니다.
(오닐의 레이커스 초반은 유타라고 할만하지만, 조던과 재즈의 시대 이후 던컨과 오닐의 시대로 어느정도 모멘텀이 넘어갔다고 보고 오닐의 최전성기도 이때 도래했다고 판단하기에 큰 무리는 없어보입니다.)
스퍼스는 실제로 조던 은퇴 이후 서부의 5연속 우승(스퍼스-레이커스-레이커스-레이커스-스퍼스)과정에서 레이커스와 거의 양분하는 기록을 내고, 98-99시즌부터 03-04시즌 레이커스 전당포가 파이널에서 침몰하는것으로 코비-오닐 era가 막을 내릴 때까지 6년간의 전쟁을 (던컨이 부상으로 없었던 99-00시즌 제외) 2:3으로 레이커스와 대등하게 싸워냅니다. 로빈슨 은퇴전으로만 생각하면 2:2를 기록했구요.
물론 포틀랜드나 킹스도 레이커스를 굉장히 위협했지만 스퍼스만큼 오랜기간 집요하게는 아니었다고 봅니다.
얼마전 코비가 나는 우승하려면 매년 스퍼스를 이겨야했어! 라고 인터뷰한 내용만큼이나 레이커스의 숙적은 스퍼스였고, 이 얘기를 하는 목적이기도 합니다만.. 이 시리즈의 주인공은 코비 브라이언트였습니다.
98-99시즌입니다.
이 시리즈를 치를 때 로빈슨은 아직까지 기량이 남아있었고, 코비는 20살 애송이였습니다. 20살 애송이 치고는 활약했지만 21점으로 활약하긴 했지만 턴오버도 많고 고효율은 아니었습니다.(당시 페이스 감안하면 21점도 던컨-오닐 다음으로 세번째 다득점자였고 훌륭한 기록이긴 했습니다만..) 결과는 스퍼스가 레이커스를 4:0으로 스윕해버립니다. 오닐은 기량이 남아있던 로빈슨과 던컨에게 번갈아 고전하며(?) 50%도 안되는 야투율로 23.8점에 그칩니다. 팀던컨이 50% 넘는 야투율로 29점 넣은것과 대조적인 활약이었죠.
99-00시즌입니다.
던컨이 부상으로 없었고 스퍼스는 1라운드에서 페니의 선즈에게 3:1로 패하여 떨어집니다. 로빈슨은 한국나이 35세의 노구를 이끌고 23-14를 기록하며 분전하지만 마누도 파커도 없던 시절 쓸쓸하게 탈락합니다. 레이커스는 첫 우승을 거머쥡니다.
00-01시즌입니다.
2번시드 레이커스와 1번시드 스퍼스가 컨퍼런스 파이널에서 맞붙고 오닐과 코비의 레이커스와 시즌 내내 압도적 마진을 과시하고 부상에서 던컨이 돌아온 스퍼스가 맞붙는 것만으로 정말 큰 관심을 몰고 온 시리즈였지만 레이커스의 4:0 압승으로 끝납니다.
이 시리즈를 주목하고 싶은데요. 이 시리즈에서
코비는
33.3-7-7-1.5(스틸)-0.8(블락)-2.8(턴오버) (51.4%-35.7%-77%)
오닐은
27-13-2.5-0.8(스틸)-1.3(블락)-3.5(턴오버) (54.1%-0-51.6%)
를 기록합니다.
이 시리즈 레이커스의 평균 득점이 103.5점이었음과 원래의 페이스, 스퍼스라는 수비팀을 감안하면 코비의 득점 비율은 32%로 그렇게 잘했다던 16-17 파이널 듀란트의 득점 비율(28.9%)을 훨씬 능가하는 퍼포먼스를 뿜어냅니다. 냉정하게 얘기해서 이 시리즈의 코비의 활약도는 작년 재작년 파이널에서 듀랜트-커리 차이보다도 (오닐, 커리가 코비,듀랜트보다 상대적으로 집중 견제를 같이 받았음을 감안한 것입니다.) 큰 차이입니다. 사실 저정도 차이면 코비, 오닐이라는 이름 떼고 보면 누가봐도 코비가 1옵션이라고 해도 할말이 없는 차이죠.
심지어 이 시리즈의 분수령인 1,2차전 스퍼스 원정을 코비는 45점-28점으로 초토화시켰고 오닐은 28점-19점만을 기록한 채(심지어 2차전은 팀던컨이 40-15를 기록하며 오닐을 그냥 압도해버렸습니다.) 승부가 갈린 시점에서 홈에서 좋은 기록을 낸것이라 활약의 영양가는 수치상으로 보이는 것보다 훨씬 심했습니다.
파이널에서는 아시다시피 유명한 아이버슨의 필라델피아와의 시리즈를 치뤘고 이 시리즈에서 오닐은 분명히 굉장했으며 당당히 파이널 mvp를 따냅니다.
제가 하고자 하는 얘기는 오닐의 파이널 mvp가 코비꺼였다라고 주장하고 싶은게 전혀 아닙니다. 스퍼스-식서스와의 9경기 표본에서 거의 대등한 활약을 한 두선수가 한명은 파이널 mvp로 MDE로 치고 나가고 한명은 2옵션으로 오닐에 얹혀서 우승한 취급을 받는건 잘못된 얘기라는 겁니다. 스퍼스를 상대하며 33-7-7을 당시 스윙맨이 50%이상의 야투율로 턴오버 3개 이하를 기록한다? 있을 수 없는 수준의 활약이고 전성기 웨이드나 티맥 르브론 KD를 가져다놔도 저것만큼 할 수 있을지 모르는 활약을 2옵션이라는 코비가 해냅니다.
01-02시즌입니다.
이 시즌은 세미컨퍼런스파이널에서 스퍼스와 레이커스가 맞붙었으며
코비는
26.2-5.4-4.8-1.0-0.2-2(턴오버) 45.5%-23.1%-57.1% 를 기록하고
오닐은
21.4-12.2-3.2-0.6-3.0-3(턴오버) 44.7%-0%-63.9% 를 기록합니다.
MDE라는 오닐의 위상과 플레이스타일을 감안하신 분들은 믿기지 않는 수치이실겁니다. 토니파커와 브루스 보웬이 들어와 백코트가 강화된 스퍼스를 상대로 코비도 전만큼은 활약하지 못했지만 스퍼스는 던컨-로빈슨 체제에서 로빈슨이 은퇴를 준비할 정도에 이르렀고 아직 애송이인 파커, 리그에 입성도 안한 지노빌리였기에 그렇게 강한 팀이라고까지는 느낄 수 없었습니다. 던컨이 시리즈 내내 분전했지만 레이커스가 4:1로 승리합니다. 이 시리즈에서도 오닐은 철저하게 막히면서 한번도 경기 스코어링 리더를 기록하지 못합니다. 이 다음 상대는 그 유명한 킹스와의 대전으로 조작 논란 끝에 레이커스가 4:3으로 이기고 올라가 뉴저지를
오닐 36.3점 코비 26.8점(51.4%-54.5%-80.6%)으로 재작년 KD와 커리가 파이널에서 합작한 점수보다 더 큰 점수를 더 낮은 페이스와 득점에서 합작해내며 그야말로 뉴저지를 초토화시켜버리고 스윕해버립나다.
이 역시도 마찬가지입니다. 오닐은 MDE 그 자체였고 그 어느시대의 파이널MVP 보다 위력있는 파이널MVP를 수상했지만 코비 역시 마찬가지였습니다. 2옵션 우승이나 오닐 뒤에서 우승한 취급 받기에는 파이널MVP들을 다 긁어와도 코비보다 탈만 했다고 할 선수가 절반이 되질 않습니다. 파이널MVP급 이상의 활약을 한 것이죠.
02-03시즌입니다.
포핏에 도전하는 레이커스가 세미컨퍼런스파이널에서 스퍼스와 맞붙고,
로빈슨이 완전히 물러서고 던컨 파커 마누 보웬 등을 주축으로 하는 스퍼스에게 4:2로 패배합니다.
훨씬 젊어진 백코트와 브루스 보웬이라는 스페셜 수비수를 보유한 스퍼스였고, 코비도 상대적으로 고전했습니다만
코비는
32.3-5.0-3.7-1.0-0.2-4.5(턴오버) 43.4%-44.1%-78.8%
를 기록하였고
오닐은
25.3-14.3-3.7-0.7-2.8-3.5(턴오버) 55.9%-0%-63.3%
를 기록합니다.
사실 이 시리즈는 둘다 할만큼 했지만 피셔 외의 멤버들이 싹 부진한 레이커스가
파커의 기량이 올라오고 마누가 합류, 로빈슨이 궂은일, 던컨과 보웬이 정점이던 스퍼스에게 완벽히 전력상 밀렸습니다.
아무튼 코비는 그 괴물같은 스퍼스를 또 다시 저정도로 폭격했습니다.
플레이오프에서 보웬-던컨 조합을 상대로 이렇게 수년간 폭격을 가할 선수로 저는 조던 외에는 보여준 코비 빼고는 꼽을 수가 없습니다.
티맥, 웨이드, KD 모두다요. 스퍼스가 천적 수준이었던 르브론은 물론입니다.
여기서도 같은 의문입니다. 레이커스가 떨어졌지만(오닐 잘못도 아닙니다.) 만약 올라가서 포핏을 하고 오닐이 파이널MVP를 받았다면..
코비가 단순 2옵션 포핏을 한걸까요?
동급이라고 봐도 크게 과장이 아닐만큼 굉장했어요. 이 5년을 과연 던컨2:오닐3:코비0으로 해석하는게 맞을까요?
동시에 오닐과 던컨의 억울함도 있을수 있습니다. 말론,오닐 상대로 게임하는 던컨과 던컨,로빈슨 상대로 게임하는 오닐이
코비보다 활약이 적다라고 순전히 얘기할 수 없죠.
누가 뭐래도 그 중심인 스테픈 커리의 이 4년을(이궈달라는 제외한다고 쳐도) 르브론1:듀란트2:커리0으로 해석하는게 맞을까요?
지난 두번의 파이널에서 대놓고 커리 죽이기를 한 캡스를 상대로
커리가 당한 집중견제와 달리 제이알이나 늙은 제퍼슨,르브론 상대로 게임한 KD의 활약도 훌륭했지만
듀랜트가 커리보다 훨씬 잘해! 라고 얘기하기에는 수치 이상의 스토리는 있었습니다.
전 전체적인 플레이오프 활약도에서 커리와 듀랜트는 팀에 같은 수준 공헌을 했다고 보는게 맞지 듀랜트2:커리0 이라고 느껴지지는 않습니다.
근데 커리어 평가는 냉혹하게 그렇거든요.
올타임 커리어를 비교할 때 굵직한 커리어로 비교되는게 맞고 그 선수들 레벨에서 그게 중요하다지만
그걸 단순히 파이널MVP 갯수로 해석하기에는 큰 무리가 따릅니다.
심지어 코비는 저것 이상의 활약을 07-08시즌부터 세시즌 연속 또 다시 보여줬어요.
르브론은 캡스에서 4년 동안 1파이널MVP일지언정 훨씬 잘했습니다. 전 당당히 후자 쪽에 표를 던질 수가 있어요.
근데 둘을 따로 떼어놓고 수치만 놓고 생각하면 히트 르브론은 백투백 파엠 수상자인데 캡스 르브론은 파이널 1:3패배자란 말이죠.
결과로 말하는 프로에서 히트 르브론의 커리어를 높게 칠 수 있어도 저걸 단순히 2:1이라고 생각해야되는지는 생각해봐야할 문제라고 봅니다.
저는 르브론이 앞으로 쓰리핏을 해도 조던과 동급이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듀랜트가 1파엠을 추가해도 코비 위라고 생각하지는 않고
커리가 이대로 커리어를 마감해도 그를 파엠없는 새가슴이라고 비판받는걸 절대 납득하지 못할겁니다.
커리어에 정답은 없고 각자의 스토리와 난이도는 절대 동일할 수 없어서 그걸 오롯이 다 고려하는건 너무도 피곤한 일입니다.
다만 단순히 숫자로 누가 누구 위다 라고 밀어붙이기에는 그 숫자 하나에 묻히는 것들이 참 많다는걸 얘기하고 싶습니다.
특히 고작 4경기~7경기로 상성이 달라지지 않는 오직 한팀과의 대결에서 나오는 파이널MVP가 우승의 가치를 온전히 담아내기에는 너무 부족합니다.
스퍼스와 레이커스가 파이널을 했으면 코비가 파이널MVP였을거고 필라델피아와 했으면 오닐이 파이널MVP였을거에요.
파이널 상대가 필라델피아였던것 뿐이죠. 매치의 순서가 필라델피아-스퍼스였으면 코비가 파이널MVP 였습니다.
그랬다면 오닐은 MDE가 아니고 코비는 오닐보다 위력적이고 나은 선수로서 커리어를 보낸걸까요? 그렇게 주장하면 터무니없는 주장이란거죠.
말이 돌고 도는데요. 결론은 우승의 갯수를 차라리 중시하면 모르겠는데(실제로 NBA 선수들은 FMVP보다는 RING으로 얘기하곤 합니다만..)
파이널MVP 갯수로 단순히 순서 매기기는 너무 아쉬운게 많은 것 같습니다.
르브론의 커리어가 16년에 수직 상승한것도 1FMVP가 추가되서가 아니라 그 클리블랜드에 사상최초 우승을 안긴 RING과 트로피 때문이라고 보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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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정성스럽게 쓰셨지만 일부는 공감이 안가네요.
플옵엠비피였더라도 3핏 기간동안 오닐이 모두 엠비피였을꺼고, 말씀하신 대 스퍼스시리즈만 코비가 더 돋보였죠.
보려면 전체 플옵을 봐야하고 왜 순서를 바뀐걸 가정해야 하는지 모르겠네요.
운적인 요소가 없는 스포츠는 없고, 몇몇 케이스 제외하고는 거의 파엠의 가치는 맞게 보여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