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엠과 파엠의 고저
시엠이 중요하냐 파엠이 중요하냐를 논하는 주제는 잊을만하면 거론되는 것 같습니다.
우선 시엠을 받기 위해선 정규시즌 82경기 동안 꾸준히 최고의 활약을 보여주는 것, 즉 시즌 내내 압도적인 지배력을 행사하는 것이 중요하죠. 파엠은 느바에서 가장 중요한 파이널 4~7경기 동안 승리의 일등공신으로 군림해야 하구요.
둘 중 어느것이 중요한지는 의견이 갈릴 수 있겠지만, 일차적으로 선수의 클라스를 확실하게 증명할 수 있는 수상은 시엠이라고 생각합니다. 파엠에 관여하는 4~7경기는 특정 선수의 역량을 평가하기엔 표본이 너무 적은데 비해, 시엠은 한시적인 임팩트만으론 받을 수 없는 상이니까요.
하지만, 이미 시엠을 따낸 경력이 있는 선수라면? 르브론 듀란트 하든 커리 버럭처럼 한번의(혹은 여러번의) 시엠+꾸준한 느바팀 수상으로 이미 현시대 최고의 선수로 분류가 된 선수들이라면? 어쩌면 그들에게는 시엠보다 파엠이 더 필요한 상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합니다. 시엠이 리그 최고의 선수 중 한명으로 인정받는 자격증 같은 것이라면, 파엠의 유무는 그들 사이에서 최종적인 승자를 결정하는 기준이 될 수 있다고 보구요.
1. 시엠은 없지만 파엠은 있는 선수들의 사례
샌안의 파커나 골스의 이궈달라의 경우를 보면, 그들에게 파엠 경력이 있다고 해서 릅듀커하 등의 선수들과 같은 반열에서 비교되는 상황은 단언컨데 한번도 보지 못했습니다. 물론 가장 중요한 경기에서 가장 훌륭한(혹은 그에 준하는) 활약을 해준 것은 높이 평가할 만 하지만, 리그 정상의 일각으로 인정받을 수 있는 자격증(즉, 시엠)이 없는 시점에서 파엠 한번 받았다고 최고를 논하기는 어렵다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죠.
2. 시엠과 파엠을 모두 가진 사례
선대 레전드인 샤크와 코비를 보면, 둘다 시엠은 단 한번 뿐이지만 각각 4우승 3파엠과 5우승 2파엠이라는 업적을 세운 덕에 시엠 갯수와는 상관없이 올타임 탑10 안쪽으로 평가를 받고있습니다.(코비는 몇몇 순위에선 10위 밖으로 밀려날때도 있긴 하지만, 설령 밀려나더라도 10위권에 준하는 선수임은 확실하죠.) 우승 경력이 압도적이라면 단 한번의 시엠+꾸준한 느바팀 수상만으로도 시대의 지배자격의 선수로 인정받기에 부족함이 없음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생각합니다.(만약 코비가 1시엠 2파엠이 아닌 3시엠 0파엠이라면, 절대 올타임 탑10급 레전드로 평가받지는 못했을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또다른 사례로는, 2007년에 이미 시엠을 받았지만 마이애미 빅3를 꺾고 파엠을 차지한 2011년 시점에서야 슈퍼레전드의 반열에 들어간 노비츠키를 예로 들 수 있겠군요.
제가 말하고 싶은 요지는 '1.선수의 자체적인 클라스를 가르는 데 있어서 가장 권위가 높은 상은 시엠이 맞음', '2.허나 기존의 시엠 수상자들끼리 급을 나눌 경우, 추가적인 시엠 수상보다는 파엠의 유무가 더 중요하게 작용할 수 있음', 이 두가지 입니다. '1시엠0파엠 vs 0시엠1파엠'이라면 전자의 확고한 우위이지만, '2시엠0파엠 vs 1시엠1파엠'이라면 후자의 우위가 될 수도 있다는 거죠.
물론 커리처럼 확고한 1옵션 우승 경력이 있음에도 파엠이 없는 선수들에겐 제가 말하는 평가 기준이 다소 불리하게 적용될 수 있고, 지금 말하는 것들이 얼마나 많은 동의를 받을지도 잘 모르겠습니다만(제가 선수 줄세우기에 대한 명확한 기준을 가지고 있는 것도 아니라서요...), 시엠과 파엠의 고저는 경우에 따라 서로 뒤바뀔 수 있다는 제 생각을 말해보고 싶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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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수 레벨에 따라 파엠의 가치는 당연히 확 달라지는거 맞아요
아마 코비가 5우승 5파엠이었다면 2019년 현재 확고부동한 역대 2위로 평가되고 있었을거라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