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p
자동
NBA-Talk
/ / / /
Xpert

모두가 3점을 던지니까 지역방어를 써보자(?)

 
30
  4246
2019-01-19 16:03:28

며칠전 휴스턴이 넷츠전에 3점을 70개나 던진거 아시죠? 시몬스도 3점을 던지구요. 그 밖에 각종 3점 관련 기록들이 하루 건너 갱신될 판국입니다. 요즘 죄다 3점 던지는 시대인건 더 말해 뭐하겠습니까. 자명한 사실이죠. 각 팀들의 게임 플랜에 롱레인지 빈도가 높아짐에 따라 상응하는 수비전략 트렌드도 격변해왔습니다.

 

그 중 가시적으로 나타나는 현상 중 하나가 지역방어의 퇴보였습니다. '지역방어? NBA에서?' 어느 시점부터인가 지역방어를 쓰면 놀림의 대상이 되는 수준이었죠. 대학농구냐고요. 하지만 분명 한 때는 적지 않은 팀들이 지역방어를 곧잘 쓰곤 하던 시절이 있었죠. 전체 지역방어 포제션 (리그 통합 횟수) 를 살펴 보면 11-12시즌까진 많은 팀들이 적절하게 지역방어를 활용했습니다. 12-13시즌을 기점으로는 수치는 급감했고 바로 지난 시즌에 최하점을 찍었습니다. 

지역방어 포제션 (리그 전체 통합 횟수) 

11-12 시즌: 5771회

17-18 시즌: 638회 (8팀) 

 

그런데, 눈치 빠르신 분들은 대부분 알고 계셨겠지만 올시즌 상반기에 지역방어가 다시 유행하고 있었습니다. 그 존재가 완전히 아웃되다시피한 작년과 상반되게, 올시즌 지역방어(2-3 존 디펜스) 카드를 꺼내드는 팀이 무려(?) 12팀이나 되구요. 리그 통합 빈도수만 봐도, 아직 시즌이 올스타 기간도 안됐는데 작년 수치를 벌써 넘기고 있습니다. 사실 전 요런 양상을 전혀 가늠도 못하고 있었습니다만, 응원팀 감독이 되지도 않는, 그리고 아무도 안하려는 존디를 자꾸 쓰길래 빡쳐서 일전에 알아보게 됐슴다. 근데 이게 알고 보니 나름 트렌디한 선택을 하고 있었던거죵.

https://nbamania.com/g2/bbs/board.php?bo_table=nbatalk&wr_id=6001718

 


가장 지역방어를 잘 활용하는 팀은 요즘 나름 핫한 히트, 넷츠이고 (닉스는 빈도만 많네요, 창피함은 누구의 몫?) 강호들 중엔 토론토, 샌안, 보스턴도 보입니다. 올시즌 수비가 좋은 두팀, 썬더(맨투맨 수비 1위)와 히트(존디 1위)를 비교했을 때, 히트가 포제션당 허용포인트 0.864로 썬더의 0.902를 넘어서는 수치를 보이고 있습니다. 지역방어 2위팀인 넷츠의 수치도 0.907로 맨투맨 수비 2위팀을 넘어서는 수치이구요. 즉, 지역방어가 잘 쓴다면이 3점의 시대에도 꽤나 잘먹히는 전술인거죠. (혹시 수비자 3초룰 때문에 존디는 없어진 거 아니냐?고 궁금하신 분들도 있으실까봐 괜히 설명드리면, 페인트존을 맡은 센터가 적절히 발을 뺐다 다시 스팟을 견지하는 식으로 여전히 통용되고 있습니다. 히트 경기 보면 아데바요가 페인트 존에서 탭댄스를 추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어요.)

 

이 분야 갑 히트의 영업 비밀은 완성도 높은 지역방어와 간혹 풀코트 프레싱까지 섞어 상대방을 더욱 당황하게 만드는 것이었고, 토론토는 시아캄의 기동성을 앞세운 1-2-2 존디 형태, 넷츠나 보스턴은 박스원 카드를 섞어 지역방어 효율을 좀 더 올려보려는 시도를 보였습니다. 

 

유명 유튜버 코치 닉이 The Athletic과 조인해서 올린 최근 영상에서 설명하길, 올시즌 유행하는 존디펜스 트렌드의 주요 목적은 '상대가 컨테스트 된 상태로 터프샷을 최대한 급하게 만든다' 입니다. 상대 공격 전술의 리듬을 붕괴시키고 죽은볼을 만드는게 가장 핵심 목적인 것이죠.

1. 골이 안들어간다면 전략의 성공과 더불어 팀원 전부가 리바운드에 유리한 상황이 되고

2. 들어간다 할지라도 좋은 로테이션에 이은 컨테스트를 했다면 무관합니다. (그 리스크를 감수) 

 

모든 전술에 리스크가 존재하듯이 지역방어의 리스크도 분명합니다. 다들 아시다시피 빈도 높게 상대방의 오픈3점을 허용되는 걸 감수해야 한다는 것. 로스터에 윙스펜 좋고 운동능력 빵빵한 재능들의 로테이션 & 컨테스트가 선행되고, 스포, 앳킨슨 감독처럼 이 분야를 심도 있게 연구하고 선수들이 전술 훈련을 완성도 있게 마친 이후에야 그나마 존디가 통할 가능성이 많다는 점은 분명히 짚고 가야하는 부분입니다. (그쵸? 프즈드을 금득늠...)

 

좋은 점프슈팅팀을 대상으로 지역방어는 적절하지 않은 전술입니다. 특히 캐치앤슛에 특화된 골스같은 팀에게 지역방어는 제 꾀에 넘어가는 꼴일 겁니다. 발보다 패스는 빠르고, 잠깐의 틈에도 슈팅이 흔들리지 않는 슈터들이 많으니까요. 

 

지난 레이커스전에 패배한 대표적인 맨투맨 수비 강팀의 감독 도노반은 패인으로 3점을 제대로 막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역설했습니다. 3점의 효율성을 극도로 경계하는 리그 전반적인 풍토를 대변하는 인터뷰라고 할 수 있죠. 

https://twitter.com/royceyoung/status/1086169301692964864

존디 수비 강팀 히트 경우에도 오늘 디트전에서 4쿼터 클러치 타이밍에 지역방어를 돌리다가 불록에게 3점 빅샷을 맞았고 그것이 패배 요인에 주요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어제 3점 40개나 던지고 47.5%를 기록한 레이커스가 매 경기 같은 슛감을 보이긴 힘들듯이, 또 불록이 빅샷을 매번 꽂지 못하듯이 리그의 모든 팀의 선수들이 매순간 3점을 잘던지지는 못합니다. 지금 지역방어를 활용하는 감독들은 리스크를 안고 그 점을 이용해보는 겁니다.

 

상반기 지역방어 깜작 유행의 매력 포인트는 역발상, 그리고 3점 시대의 강박을 역이용한다는 점입니다. 서두에 말씀드렸듯이 최근 5시즌동안 3점의 시대에 맞춰 지역방어는 오히려 퇴보해왔죠. 세계 제일의 농장알들이 모인 NBA에서도 다들 그렇게 지역방어는 머리 속에서 점차 잊혀져 갔습니다. 특히 직접 뛰는 선수들이 기습적인 지역방어를 마주하게 됐을 때, 팀전술도 자기 동선 외우느라 힘들어 죽겠는 선수들, 한동안 맨투맨 수비를 염두하고 코트를 찢고 다닌 스타 선수들조차도 꽤나 당황스러웠을 겁니다. 페인트존은 묶여서 진입은 힘들고, 샷클락은 점차 줄어 죽은 볼 상황이 됐다고 가정해보겠습니다. 이 때, 지역방어를 가장 깨기 쉬운 방법은 외각슛이라는 자명한 아이디어, 그리고 3점의 효율성이라는 허울 좋은 강박이 지역방어의 덫에 갇히게 만들겁니다. 바로 이 점이 상반기 지역방어 깜작 유행의 토대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6
Comments
2019-01-19 16:08:25

 닉스에 대한 애증이 눈에 띱니다..

WR
2019-01-19 16:47:47

본격 닉스 코치진 수장 저격글입니다

2019-01-19 16:15:19

유행은 돌고 도는 것이죠..

현 트랜드도 언젠가는 어떤 이유에서든 전환점을 맞을 것이고

그 실마리 중에 하나가 이런 변형 지역방어일지도 모르겠군요

2019-01-19 16:19:12

재밌게 잘 읽었습니다 글을 참 잘쓰시네요+_+

스포 감독이 능력자네요, 3점이 가진 기복을 조장해서 역이용하는 것이군요. 

2019-01-19 16:20:04

 좋은 글 감사드립니다.

2019-01-19 17:20:38

피즈데일감독이 히트 출신이죠

글쓰기
검색 대상
띄어쓰기 시 조건









SERVER HEALTH CHECK: O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