썬더의 팀컬러와 아담스의 박스아웃
사실 지금 논란이 되는 주제와는 좀 동떨어진 얘기일 수도 있으나, 썬더라는 팀에서 아담스의 박스아웃을 어찌 쓰고 있는지 알아보면 좋을 듯해서 몇자 적어봅니다.
이 글에 사용한 순위는 득점을 비롯해 팀에 이득이 되는 지표는 많은 순, 실점을 비롯해 팀에 해가 되는 지표는 적은 순으로 매겼고, 글은 공홈 수치를 기반으로 작성했습니다. 이점 양해부탁드립니다.
아담스의 박스아웃 대비 리바운드 수치의 특이성을 이해하려면 썬더의 팀컬러부터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썬더의 팀컬러 완성은 수비로부터 시작됩니다.
썬더 수비는 블릿츠를 넘나드는 강력한 압박을 근간으로 하며, 일단 빼앗고 내달리는 농구를 추구합니다.
지난시즌에는 이 중심에 폴 조지-로버슨이 있었고(폴 조지의 무모할 정도의 강력한 1선 압박을 2선에서 로버슨이 커버해주는 형태), 이번 시즌에는 폴 조지를 중심으로 그랜트로 대변되는 2선 수비가 이를 가능하게 하고 있습니다.
수비 지표에서도 이런 성향이 명확하게 드러나는 것이 디플렉션 리그 2위, 스틸 리그 1위, 턴오버 유발% 리그 1위를 기록중이죠.
리그에서도 가장 노골적으로 직접 압박과 스틸을 노리는 팀이며, 압박과 방해가 기본 모토가 되는 팀이죠.
이런 수비가 내고 있는 성과도 훌륭합니다. 턴오버를 가장 많이 유발하면서도 명실상부 수비 최상위권 팀이니까요(DEFRTG 리그 1위).
강력한 압박으로 상대의 실책을 유발하는 게 모토인만큼 빠른 농구를 추구하는 건 당연하고, 팀컬러가 압박과 속공인건 자연스러운 흐름입니다.
압박으로 실책을 유발하고 그 실책을 득점으로 연결해야하니 빠르지 못하면 기대효과를 낼 수 없죠. 그래서 무엇보다 빠른 페이스를 유지하는 게 중요합니다.
역시나 팀컬러에 걸맞게 리그 상위권의 페이스를 자랑하며(리그 7위), 속공 능력이 훌륭하고(리그 6위), 특히 턴오버 기반 득점은 리그에서도 가장 많이 만들어내는 팀입니다(리그 1위).
이런 유형의 속공 팀은 빠른 페이스가 자신에게 독이 되는 걸 절대적으로 피해야 합니다. 그래서 본인의 턴오버는 적을수록 좋고, 공격 리바운드와 2차 득점은 많을수록 좋죠.
그래야만 상대의 속공 시도를 줄이면서, 빠른 페이스를 온전히 자신들에게 유리하게 이끌 수 있으니까요.
썬더는 리그에서도 손꼽히게 2차 득점이 많고(리그 2위), 공격 리바운드도 많이 잡으며(리그 2위), 본인들의 턴오버는 상대적으로 적은 편입니다(리그 12위 14.4%, 턴오버 유발% 17.8%).
즉, 자신의 팀컬러를 유지하기 위한 확실한 기반이 다져진 팀이라는 것이죠. 그렇다보니 속공 실점 리그 14위, 턴 오버 기반 실점 리그 11위일 정도로 자신들의 강점이 독이 되는 상황이 적습니다.
상대에게 공격 리바운드를 많이 허용하거나 2차 실점이 많은 것도 속공 팀으로써는 반드시 피해야만 하는 상황인데요. 이는 자칫 잘못하면 지공을 추구하는 팀에게 페이스를 완전히 빼앗기는 위험요소가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계속 공격 리바운드를 빼앗기고, 2차 실점을 한다면 공격을 빠르게 하고 싶어도 할수 없을테니까요.
그리고 이런 팀컬러에서 폴 조지만큼이나 중요한 선수가 바로 스티브 아담스겠죠. 아담스는 공격 리바운드와 2차 득점에 대한 공헌도가 팀 내에서 압도적으로 높은 선수입니다.
즉, 상대가 역습으로 썬더를 공략하는 것을 1차적으로 차단함으로써 팀의 압박이 더욱 원활해지게 돕는 선수라는 거죠.
또한 그는 리그에서 손꼽히게 박스아웃을 잘하는 선수이기도 합니다. 리그 3위의 박스 아웃 수치를 기록중이며, 박스아웃이 팀 리바운드로 연결되는 %도 84.4%(공수 포함)로 상당히 준수한 편에 속합니다.
다만, 그의 수비 리바운드가 낮은 것이 흠일텐데 이 또한 팀컬러에 빗대어 생각해보면 답이 나옵니다.
썬더가 빠른 농구, 속공과 역습을 추구하는 팀이니만큼 리바운드 후 얼리오펜스도 페이스 향상에 중요한 부분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을 겁니다.
보통 박스아웃에 능한 빅맨이 핸들링이나 패스능력이 특출나다면 이 선수가 직접 리바운드하고 속공 링커로 활약해도 속공 전개에 큰 문제가 안 생깁니다.
허나 그렇지 않다면 빅맨이 리바운드 후 즉시 패스를 넘겨주는 게 일반적인데 썬더는 여기서 더 나아가 아담스가 박스아웃하고 다른 핸들러들이 직접 리바운드하는 걸 선호합니다. 당장 노엘이나 그랜트만 봐도 자신이 직접 리바운드를 잡고 내달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두 선수는 아담스와는 다른 유형의 빅맨이니까요.
즉, 도노반 감독이 빅맨의 특성에 맞춰서 다양한 역할을 주고 있다는 것이죠(아담스는 박스아웃에 보다 집중, 노엘과 그랜트는 리바운드에도 적극 참가).
만약 이게 팀에 심각한 문제를 야기한다면 이런 시도를 줄이고, 일반적인 형태로 가야 합니다. 불완전한 보드 장악력이 오히려 팀의 공격 속도에 큰 문제가 될수 있으니, 공격속도를 다소 포기하더라도 빅맨이 리바운드 참여 비중을 높여야만 하는거죠.
허나 썬더는 수비 리바운드%가 리그 11위에 이를 정도로 안정적인 팀입니다. 또한 공격 리바운드 허용과 2차 실점도 각각 리그 11위일 정도로 적은 편이죠.
즉, 아담스가 박스아웃에 집중하고 수비 리바운드를 다른 핸들러들이 잡는 전략이 팀 보드 장악력에 큰 문제를 야기하지는 않는다는 건데요.
계속 리바운드를 빼앗기고 2차 실점을 한다면 공격을 빠르게 하고 싶어도 빠르게 할 수 없으니, 지금 전략이 오히려 독이라 할 수 있습니다. 허나 썬더는 공격 리바운드 허용이나 2차 실점이 자신들의 팀 컬러에 해가 될 정도로 많은 편이 아니에요.
지금 수준의 억제력 만으로도 충분히 자신들의 팀 컬러를 과시할 수 있는 상황이라면 굳이 팀컬러 측면에서 이득이 많은 현재의 방식을 포기할 이유는 없겠죠.
박스아웃 = 리바운드는 아닙니다. 박스아웃 또한 많은 전술적 선택의 하나일 뿐이고, 팀컬러에 어떤 방식이 더 어울리느냐를 따져보는 게 중요하겠죠.
도노반 감독은 박스아웃하는 빅맨과 수비 리바운드잡는 선수를 나눔으로써 팀컬러를 보다 극대화하는 방식을 선택했고, 이는 DEFRTG 1위의 수비력과 맞물려 좋은 성적으로 이어지고 있습니다(64.3% 승률, 리그 7위, 서부 3위).
만약 이런 방식이 팀 경기력에 악영향을 준다면 그때는 이 전략을 수정할 필요가 있겠지만 그 순간이 지금은 아닌 것 같습니다.
이만 글 마치겠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글쓰기 |
썬더 팬이,,
우리 팀 성적도 안좋은데 기존 전략 바꾸고, 러스도 리바 그만하고 수비나 하라고 하면 이해하겠지만,,
단순히 러스의 효율과 러스의 트리플 더블의 당위성을 빌미로 오클의 전략에 이래라 저래라 하는
분들이 있다는게 문제가 아닌가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