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만에 랄에 관한 주저리주저리
시즌의 1/3이 지나가는 시점인 이때 레이커스는 17승10패를 기록하면서 서부지구 5위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시즌 시작전 릅의 합류이후 랄이 플옵 진출 언저리에서 왔다갔다 할 것 같다는 예상에 비하면 상당히
선전을 하고 있는 셈이죠. 참고로 랄은 지난 시즌 이 시점에서 승과 패가 정반대의 성적을 올리고
있었습니다. (10승 17패) 게다가 지금 랄이 올리고 있는 성적은 지난 2010~11시즌이후 가장 좋은
입니다. 더군다나 지난 이번 시즌을 포함한 지난 8시즌동안 이 시점에서 5할 승률을 넘은 적이 딱 한번
이었던 것을 감안해도 이번 시즌 초반 기세는 굉장히 좋은 것이라고 봐도 무방합니다.
개인적으로 곰곰히 생각을 해보니 이게 생각보다 훨씬 더 엄청나게 괜찮은 모습이며 더 중요한 것은
앞으로가 더욱 기대가 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는 점입니다. 다들 아시겠지만 지금의 랄은 지난 시즌과
비교해보면 완전히 다른 팀입니다. 일단 로스터의 새로운 얼굴들이 대거 영입이 되었으며 르브론이라는
팀의 방향을 좌지우지할 수 있는 슈퍼스타가 합류했죠. 이전 시즌과 다르게 빠른 페이스를 바탕으로 하는
농구에다가 르브론 역시 이전 클블에서 했던 슈터깔고 본인이 주로 볼 핸들링하면서 게임을 만들어가는
패턴에서 좀 달라진 스타일의 경기를 가져가는 쪽으로 변화하고 있습니다. 한 시즌만에 이렇게 많은
선수들의 변화와 경기 스타일이 변화되는 가운데 곧바로 좋은 성적을 내기란 쉽지 않기 마련입니다.
멀리 갈것 없이 지난 시즌 썬더를 보시면 폴 조지가 합류하고 시작된 시즌의 1/3이 지나던 시점에서
썬더는 채 5할이 안되던 성적 (13승 14패)을 기록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손발이 슬슬 맞춰져 가면서
그 다음 27경기에선 17승10패를 나머지 28경기에서 18승10패를 기록하며 서부지구 4위로 시즌을
마무리하게 되었죠. 그리고 손발이 더더욱 잘 맞아 떨어지고 있는 이번 시즌 들어와서는 초반 4연패를
기록하면서 살짝 삐그덕 거리는척 하더니만 이후에 80%가 넘는 승률을 기록하며 현재 서부지구 1위를
달리고 있습니다. 이런 모습을 보게 되면 앞으로 더 손발이 잘 맞아 떨어질 랄의 미래를 생각해보면
얼마나 더 무서워질지 벌써부터 기대가 커지고 있습니다.
과연 르브론이 랄의 유망주들과 어떤 호흡을 보여줄지 궁금했었는데 시간이 갈수록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어서 점점 마음이 놓여지고 있습니다. 기본적으로 르브론과 론조,하트,잉그램,쿠즈마가
어떤 궁합을 보여줄지가 관건이었는데 기대이상으로 잘 어우려져 가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특히 론조-르브론-쿠즈마가 같이 뛸 때 상당히 파괴력이 좋아보이는게 고무적인것 같습니다.
쿠즈마는 초반에 3점이 안들어가서 고전을 하다가 최근 3점 슛감이 슬슬 올라오기 시작하면서
동시에 전체적으로 경기력이 물이 오르고 있습니다. 슛감이 오르기 시작하니 여유가 생기기 시작하면서
시야가 넓어져 본인의 특기중에 하나인 좋은 패스들이 자주 나오며 팀 공격이 원활하게 돌아가는데
큰 공헌을 올리는 중입니다. 특히, 12월 들어 가진 5경기에서 르브론이 평균 29.4득점을 올리는 가운데
쿠즈마는 25득점을 올리면서 르브론과 함께 팀 득점을 양분하며 그의 부담을 다소 덜어주고 있죠.
게다가 볼 포제션도 길지 않은 가운데 쉽게 쉽게 득점으로 연결하는 타입이라서 르브론과의 궁합에
있어서 잘 어울리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다시 한번 생각해도 쿠즈마는 타고난 스코어러 같아요.
여기에 수비 한 숟가락을 더해줬으면 하는 바램도 있지만 지금의 모습 만으로도 120% 만족입니다.
론조의 경우 스탯을 보노라면 과연 이 선수가 2픽으로 뽑은 선수가 맞나라는 생각이 들만큼 인상적이지는
않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개인적으로는 지금까지 상당히 만족하고 있는데 일단 가장 큰 이유 중에
하나가 바로 그의 수비입니다. 전통적(?)으로 랄은 수비 좋은 포가를 가져 본게 언제인지 기억도
나지 않을 만큼 앞선수비가 아주 뛰어난 편은 아니었습니다. 랄의 지난 20년을 돌아볼때 가장 오랜
기간동안 주전 포인트가드를 맡아왔던 데릭 피셔는 0.4초의 기적샷을 선보이기도 했고 적재 적소에
3점을 꽂아주며 팀의 윤활유 역할을 해주었지만 그의 수비는 결코 뛰어나지 않았었습니다. 오히려
'자동문'이라는 불명예스러운 별명을 가질 정도로 앞선수비가 별로였죠. 이후로도 척 애킨스,
스무쉬 파커, 조던 파머, 스티브 블레이크, 제레미 린이 왔었지만 수비로 좋은 인상을 남겼던 선수는
없었으며 심지어 전설과 같은 스티브 내쉬 역시 이미 전성기에서 한참 내려오던 시기라서 - 그 전에도
수비로 먹고사는 선수는 아니었지만 - 좋은 수비를 기대할 수 없었습니다. 드래프트에서 2픽으로
디앤젤로 러셀을 뽑았으나 득점과 패스센스는 좋았지만 역시 수비에선 딱히 인상적인 모습을 보여주지는
못했었습니다. 그리고 다시 2픽으로 지명한 론조는 지난 시즌초 픽수비 못한다고 대차게 까이긴 했지만
갈수록 안정적인 수비를 선보이기 시작하더니 특히 1번에서 보기 쉽지 않은 세로수비가 되는 모습도
보여주면서 기대감을 갖게 했습니다. 그리고 이번 시즌 들어서서 훨씬 업그레이드 된 수비력을 선보이며
탄탄한 앞선 수비를 보여주며 팀 승리에 바탕을 깔아주고 있습니다. 여기에 잉그램이나 하트와 같은
역시 수비가 좋은 파트너가 함께 하게 되면 그 위력이 배가되는 모습도 심심치 않게 보여주고 있죠.
론조가 일반적인 잣대로 평가할때 2픽의 값어치를 해주고 있느냐를 묻는다면 솔직히 그렇지는 않다고
봅니다. 지금 론조가 보여주는 스탯만 놓고 보면 2픽의 기대치와는 거리가 있는게 사실이죠.
그렇다면 론조가 랄에 필요한 선수냐는 질문을 받는다면 랄의 미래를 생각할 때 무조건 데려가야만하는
선수라고 생각됩니다. 론조를 어떤 선수로 규정하느냐가 중요한데 많은 분들은 2픽이라는 생각에
론조에게 '스코어러 (Scorer)'의 모습을 기대하며 지켜보는 분들이 제법 있으신것 같습니다.
하지만, 솔직히 론조는 '조력자(Facilitator)'가 맞고 이전에도 여기에 맞게 플레이 해왔었고 지금도
그렇게 플레이하면서 팀이 훨씬 유기적이고 원활하게 플레이 할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을 자처하고 있습니다.
게다가 가드치고는 흔치 않은 가자미 역할을 해주는 선수이기도 하죠. 수비는 기본이고 빠른 손을 활용한
스틸로 상대선수를 괴롭히고, 리바운드도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스크린도 열심히 서고, 가드치고 제법
큰 키를 잘 활용한 샷블락도 종종 보여주는 등 정말 전방위적으로 열심히 하는게 시합을 보다보면
자연스럽게 보입니다. 앞으로가 더 기대되는 것은 아직 21살밖에 안된 어린 선수이며 기본적으로
BQ가 좋을뿐만 아니라 워크에틱 또한 손꼽힐 정도로 좋은 선수라는 점입니다. 그렇기에 지난 시즌
자신의 단점을 파악하고 오프시즌 무릎수술로 제대로 농구에 관한 훈련을 하지 못하는 가운데에서도
웨이트를 통해 다소 왜소했던 몸에 근육을 더해서 탄탄해진 모습으로 이번 시즌 더욱 단단한 수비를
선보여주고 있습니다. 머리가 좋은데 워크에틱마저 좋은 선수는 어지간해서는 실패할 수가 없습니다.
본인 스스로 지금 가지고 있는 부족한 부분들은 앞으로 점점 채워가면서 잘하는 것은 더욱 노련하게
잘하도록 잘 만들어 나갈 것이라 큰 걱정없이 지켜보려고 합니다.
잉그램이 부상으로 좀 더 쉬어야하고 다음주쯤에 재검사를 받을 예정이라고 합니다.
알드리지의 좋지 못한 파울로 인해 - 결국 나중에 이 파울은 플레그런트 파울로 정정되었습니다 - 생각지도
못한 부상을 입게 되어 많이 속상합니다. 어느분 말씀대로 든 자리는 몰라도 난자리는 안다고 잉그램의
공백이 아쉽게 느껴지는 부분이 있더군요. 이번 시즌 들어 르브론이 온 이후 성장에 정체를 보이며
애매한 모습을 보여주는듯한 잉그램을 보면서 곰곰히 생각해보면 이 선수는 앞으로 잘 성장해 준다면
플로어가 타션 프린스의 상위버전 정도이고 실링은 스카티 피펜 정도로 커주지 않을까라는 기대감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잉그램 역시 본인의 기럭지를 십분 활용하는 수비력이 장점중에 하나죠.
마치 프린스가 긴 윙스팬을 바탕으로 좋은 수비수로 군림할 수 있었던 것을 생각해보면 잉그램 역시
가지고 있는 신체적 이점을 활용하는 수비는 상당한 강점입니다. (심지어 잉그램은 키가 프린스와
같으면서 윙스팬이 1인치 더 깁니다) 게다가 잉그램의 잘 알려지지 않은 장점중에 하나가 바로
준수한 패싱능력이죠. 이번 시즌 들어서 이전에 제가 한번 언급한 적도 있었지만 이번 시즌 들어서
자신의 업그레이드 끝판왕격인 르브론과 함께 뛰면서 상대적으로 부족한 모습이 계속해서 나오게 되니
스스로 조급해지고 뭔가 보여줘야 한다는 생각에 잡여 있는 듯한 모습에 꽤나 고전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다보니 경기를 하는 가운데 시야가 좁아지고 패스 보다는 무리한 슛에 집착하는 모습도 심심치 않게
보여줬었죠. 잉그램 스스로 이번 부상을 계기로 앉아서 시합을 지켜보는 가운데 좀 더 전체적으로 경기를
보면서 풀어나가는 연습을 했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복귀하게 된다면 본인의 강점을 더욱 잘 살리는
방향으로 경기를 풀어나가는 모습을 보여줬으면 좋겠어요. 잉그램이 슬슬 패스에 신경써서 플레이를
하게 된다면 수비하는 상대입장에서는 어떤 선택지로 가게 될지 모르니 골치가 아플수 밖에 없습니다.
일단 건강해진 발목을 가지고 코트위에서 하루 빨리 다시 보기를 기대하겠습니다.
아, 그리고 최근 트레이드 루머가 슬슬 나오고 있더군요.
KCP를 보내고 아리자를 받아온다는.... 그런데 문제는 선즈가 KCP를 필요로 하지도 않고 관심도 없기
때문에 제 3의 팀이 껴서 3각 트레이드가 될 수도 있다는 전망이 있었습니다.
물론 아리자라는 선수가 굉장히 가치있고 뛰어난 선수라는 것에는 전혀 이견이 없습니다.
KCP 대신에 아리자가 합류하게 된다면 나름 아리자를 활용하는 다양한 전술을 가질 수 있을테니
그것대로 좋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해봅니다. 그런데 만약 이 트레이드에 랄이 픽을 써야하는
상황이 오게 된다면 굳이 해야할까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1라픽은 당연히 말도 안되는 제안이고 솔직히 2라픽도 굳이 사용하면서 까지 아리자를 영입해야할 만큼
랄이 간절한 상황이냐는 질문에 '아니요'라고 답하고 싶습니다. 랄이 플옵에 진출한다고 가정을 하더라도
KCP 대신 아리자가 왔을때 당장 우승을 노릴만한 전력으로 업그레이드가 되느냐라고 묻는다면 솔직히
그건 아니라고 생각하거든요. 만약 KCP 대신 아리자가 와서 우승하는데 큰 도움이 되는 상황이라면
2라픽이 아니라 1라픽이라도 쓰는 것은 아깝지 않겠지만 그것도 아니고 오히려 지금은 아리자보다
KCP의 경기력이 탄력받고 올라오기 시작하는 상황입니다. 그리 길지 않은 출장시간에도 높은 3점슛
성공률을 바탕으로 쏠쏠하게 득점을 해주는 가운데 턴오버 낮고 팀에서 유일하게 혼자 자유투 성공률이
90%를 넘으면서 수비까지 탄탄하게 잘하는 모습이라서 어지간하면 그대로 데리고 갔으면 합니다.
솔직히 아리자가 온다고 지금 KCP가 보여주는 효율적인 모습을 뛰어 넘을 수 있을지에 대해서 살짝
확신이 서지를 않습니다. 그리고 픽은 무조건 아껴야 합니다. 나중에 정말 필요한 상황이 오게 되면
사용할 때를 대비해서라도 지금은 무조건 아껴줘야 한다고 봅니다.
내일모레인 목요일부터 원정 4연전을 가지게 됩니다.
휴스턴을 시작으로 샬럿, 워싱턴 그리고 브룩클린과 시합을 갖게 됩니다.
비록 4개팀 모두 현재 랄보다 낮은 승률을 기록중인 팀이긴 하지만 어느 팀 하나 만만하게 볼만한
팀은 없어 보입니다. 게다가 아직까지 론도와 잉그램이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한 상황이라서
백투백까지 끼어있는 원정 4연전이 좀 부담스러운 것은 사실입니다. 바라기는 당연히 4승을 거두고
다시 LA로 금의환향을 해주는 것이지만 그것보다는 더 이상의 부상선수없이 좋은 경기력을 보여주는
가운데 최선을 다한 경기 결과를 가지고 돌아오면 좋겠습니다. 이미 지금도 기대이상으로 충분히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기에 한경기 한경기에 일희일비하기 보다는 점점 탄탄해지면서 잘 맞아서 돌아가는
팀워크를 지켜보는 즐거움을 만끽하려 합니다. 아무쪼록 바라기는 많은 랄팬분들도 한 경기 한 경기
승리나 패배에 너무 민감하게 반응하기 보다는 좀 더 여유를 가지고 응원했으면 합니다.
이미 르브론도 그렇고 유망주 그룹들도 그렇고 레이커스는 기대이상으로 잘해주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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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즈마가 진짜 알짜인것같습니다. 대체 왜 27픽까지 떨어졌을까 싶을 정도로 좋은 선수인것같아요. 사이즈 운동능력 득점감각 BQ 뭐 하나 빠지는게 없어요. 수비는 물론 지금 별로 좋지 않지만 점점 나아지는 모습입니다. 잉그램 빠지고 4경기에서 평균 25점 넘게 찍고 있는데 이렇게 되면 아무래도 잉그램이 로테이션 조정을 통해 벤치 쪽에서 많이 뛰게 될 것 같아요. 한 가지 아쉬운 부분이 있다면 빅맨들이 나오는 빅라인업은 괜찮은데 룩월튼 감독이 개인적인 필살기처럼 쓰는 스몰라인업이 잘 돌아가지 않고 있다는 점입니다. 작년에 론도 대신 랜들을 잡았다면 필살기처럼 써서 훨씬 강력한 팀이 아니었을까 싶은데 랜들 본인이 풀어달라고 했으니 어쩔 수 없다만 퀄리파잉 오퍼로 잡을 수 있었는데 아쉬움이 남네요. 현재 로스터에 론도도 좋지만 리딩 가능한 선수가 론조 잉그램 르브론 랜스 론도 5명이나 되는지라 잉그램을 벤치타임 메인 볼핸들러로 못 써서 쿠즈마와 롤 중복 문제가 계속 나온다고 생각이 됩니다. 근데 또 하필이면 론도 빠져있을때 테스트도 못하게 이때 부상을 당했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