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닉스 vs 매직 허접 후기 (Game.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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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at 2018-04-04 12:15:03

우리 시각으로 4월 3일엔 NCAA 토너먼트 결승전이 펼쳐지느라 NBA 일정이 없었죠. 단테 디빈첸조의 맹활약을 앞세워 빌라노바가 우승에 성공했는데, 결승에 진출한 모교(미시간)를 응원하기 위해 팀 하더웨이 주니어와 트레이 버크가 경기장을 찾으려 한다는 소식이 전해졌으나 중계 중 두 선수의 얼굴을 발견할 순 없었습니다. 뉴욕에 눈에 많이 내렸었다고 하는데 아마도 이동하기 쉽지 않았던 것이 아닌가 싶네요 (방문했는데 제가 못 본 걸지도 -_-).

 

아무튼 NCAA 토너먼트 결승 이후 펼쳐진 올랜도 매직과의 경기에서 뉴욕 닉스는 73-97로 패배했습니다. 서두에 NCAA 이야기를 주절 주절거린 이유는 닉스 경기 보다 빌라노바와 미시간의 경기가 더 재미있었... 하... 닉스도 매직도 플레이오프 탈락은 진즉에 결정된 팀들이고, 닉스도 닉스지만 매직의 경우 탱킹 레이스에서의 우승을 차지하기 위해 가열차게 달려가는 중이라 심히 헐렁헐렁한 경기가 되어버렸습니다. 적막한 MSG에 앉아 소울리스한 눈빛으로 주전부리를 우걱우걱 먹고 있던 남매의 퀭한 눈빛이 이번 경기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이네요. 

 

 

1> 뭐 어쩌자는 건지

 

경기를 보던 중 "이러다가 1쿼터 4:4로 끝나는 거 아냐?"라고 잠시 생각했습니다. 양 팀 모두 이래도 되나 싶은 경기력을 보여줬는데, 매직의 탱킹 레이스를 향한 의지가 조금 부족하지 않았나 싶었습니다. 닉스에서는 그나마 트레이 버크만이 외롭게 농구를 하는 느낌이었습니다. 직접 득점에 나서는 것은 물론이고 동료들을 다채롭게 활용하는 리딩 가드로서의 퍼포먼스도 준수했습니다. 아, 카일 오퀸도 좋았네요. 특유의 백도어를 파고드는 off the ball 무브먼트로 득점에 성공하는가 하면 공격 리바운드에 이은 터프한 풋백 득점도 선보였습니다. 벤치에서 출격한 코트니 리도 나름 분전했으나 경기의 향방을 뒤집기엔 무리였구요.


세 선수를 제외한 나머지는 그말싫... 전반적으로 형편없는 컨디션의 퍼포먼스를 선보였습니다. 거기에 코칭 스탭들 역시 별생각 없이 경기에 임하고 있는 건가 싶을 만큼 이렇다 할 타개책을 내놓지 못했구요. 선수들이 이 모양이라 할 수 있는게 없었던 것인지, 이렇다 할 게임 플랜이 없어서 중구난방으로 뛰어다닌 것인지 마치 닭이 먼저냐 계란이 먼저냐 같은 느낌이긴 한데... 아무튼 그랬네요 -_-

 

 

2> 빌라노바 vs 뉴욕 닉스


올 시즌 개막을 앞두고 제프 호너섹이 선수들에게 보다 심플한 것들을 주문하려 한다는 이야기를 한 바 있습니다. 지난 시즌까지는 선수들이 소화하기 벅찬 미션들을 던져주는 바람에 많은 혼란이 있었는데, 올 시즌엔 선수들이 잘하는 것들 위주로 심플한 게임 플랜을 가져가겠노라 이야기했던 것이죠. 해당 인터뷰는 수비 전술과 관련된 질문에 대한 대답이었는데, 실제로 이번 시즌 닉스의 게임 플랜은 공격 수비할 거 없이 심플하다 보다 단순하다 싶은 모습을 보였습니다. 


개인적으로 기본에 충실한 플레이는 언제나 환영입니다. 다만 그 기본을 얼마나 완성도 있게 소화하는지, 그 기본을 얼마나 다양한 방법으로 파생시키고 변주시키는지에 따라 팀의 레벨이 달라지는 것이죠. 이번 시즌 NCAA에서 빌라노바가 보여준 모습이 그랬습니다. 드라이브-킥-스위치&러쉬라는 심플하기 그지없는 테마로 경기에 임했는데 (NCAA 유수의 강팀들이 그러하듯 복잡한 패턴의 모션 오펜스 같은 건 보여주지 않았죠), 이 기본적이고 심플한 플랜을 굉장한 완성도로 소화하는 한편 다양한 돌발 상황에 적절히 대처하며 변주시킴으로서 전미 챔피언의 자리에까지 오른 케이스입니다. 데릭 로즈, CDR, 조이 달시 등이 활약했던 멤피스도 드라이브&킥이라는 심플한 플랜으로 토너먼트 결승까지 올라갔던 바 있는데, 당시 멤피스의 경기를 보며 심플한 플랜으로 잘도 이기는구나 생각했었던 기억이 납니다. 올 시즌 빌라노바가 보여준 모습은 어떤 측면에선 당시 멤피스의 게임 플랜을 개량하고 완성시킨 모습처럼 느껴지기도 했습니다. 멤피스가 보다 선수 개개인의 재능에 많이 기대는 느낌이었다면, 빌라노바는 선수들의 높은 BQ와 탄탄한 팀 플레이에 기반을 둔 모습이기도 했구요.


빌라노바의 경기를 보고 있으면 볼 핸들러가 수비를 밀고 들어가는 장면이나 간단한 패스를 주고받는 장면만 봐도 기름기 쫙 빼고 담백하게 플레이하는 팀의 성격을 잘 느낄 수 있었습니다. 탄탄한 플랜을 제시한 코칭 스탭, 이를 100% 소화해낸 스마트한 선수들, 여기에 서로에 대한 믿음이 더해지고 나보다는 팀을 우선시하는 이타적 마인드가 끼얹어지니 강팀이 완성될 수 밖에요. 수많은 팀들이 벤치마킹해야 할 부분 아닌가 싶은데, simple is the best라는 식의 게임 플랜을 적용 중인 닉스는 더더욱 참고할 만한 케이스 아닌가 싶습니다. 


한편으로는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에게 시사하는 바도 있다고 여겨지네요. 최근의 워리어스를 바라보며 이타적 게임 운영에 필요한 것 이상으로 (마치 화려하고 다채로운 패스를 날려야 한다는 강박관념이 있는 팀처럼) 패스를 남발하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들이 있었는데, 빌라노바가 이런 질문에 대한 좋은 답안지를 보여준 느낌입니다.


그러니 제이 라이트 감독님이 뉴욕 닉스의 지휘봉을 잡아보심은...? 농담입니다 (화병으로 쓰러지려나;;;)



3> 잡설들


- 오늘도 재럿 잭은 통편집의 수모를 겪었습니다. 하지만 벤치에서 동료들을 열심히 응원하며 팀의 일원으로서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였죠. 프랭크 닐리키나가 등 뒤로 페이크를 준 뒤 멋진 레이업을 성공시키자 마치 라바 볼이 론조 볼을 바라보듯 꿀이 뚝뚝 떨어지는 눈빛으로 벤치에서 벌떡 일어나 환호하기도 했는데, 보면 볼수록 좋은 베테랑이란 생각이 듭니다. 내년에도 함께할 수 있다면 좋겠는데...


- 지난 디트로이트 피스톤즈와의 경기에서 턱 부상을 당한 트로이 윌리암스가 결장했습니다. 정확하게는 시즌 아웃 판정을 받았다고 하네요. 부상이 엄청 심각해서 시즌 아웃이라기보다는, 치료받고 나면 시즌이 종료되어 있을 것이라 그리된 듯합니다. 다음 시즌에 다시 만나요.


- 아이재이아 힉스, 쏘쏘...


- 닉스는 이틀 휴식을 취한 뒤 마이애미 히트와 홈 경기를 갖게 될 예정입니다. 밀워키 벅스와 플레이오프 7~8번 시드 싸움이 한창인 히트이기에 어떻게든 닉스를 잡고 가려 하겠죠. 그럼 잡히겠죠. 재미있는 사실은 히트와의 경기 후 백투백으로 벅스와 홈 경기를 갖게 될 예정이라는 점입니다... 별로 재미없나요? (쥬륵)

4
Comments
2018-04-04 13:49:52

무디에이는 긁어본 결과 실패인걸로...

WR
2018-04-04 14:39:40

그래도 싼 맛에 잘 긁어봤죠 뭐... 버크도 건졌고...

Updated at 2018-04-04 20:45:57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CDR 이라니 오랫만에 듣는 이름입니다.
멤피스 드리블 드라이브 전술도 추억을 돋게
하네요.

WR
Updated at 2018-04-04 21:28:24

그 시절 멤피스를 재미있게 봤던게 엊그제 같은데 벌써 2018년이라니 시간이 참 빠르네요

허접한 글 재미있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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