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경기 감상평
오늘 경기 모처럼만에 즐겁게 시청할 수 있었던 경기였습니다.
그래서 모처럼 장문의 글을 써볼까? 기분 좋은 감정이 솟아났었습니다.
그래서 약간 두서없는 글이 될 수도 있는 점 양해바랍니다.
어제 경기 보신 분들을 알겠지만 정말 최악의 경기를 했습니다.
상대는 백투백 경기를 뛰고 온 팀인데 거의 상대조차 안되었죠.
그래서인지 이례적으로 제이 트리아노가 굉장히 강도높은 비판을 남겼습니다.
"연습에선 그렇게 격렬하게 경기하고 모든지 잘 해내면서 정작 본 경기 들어가면,
긴장되고 두려움 때문인지 아니면 경험 때문인지 겁먹고 물러서다 포기하는 모습들을 보게 된다"
에이스 부커도 계속되는 이런 부침들에 대한 답을 찾기 위해 노력한다는 얘기를 하면서
약간 기운이 빠져있는 듯한 모습도 들더군요.
연습에서의 모습을 경기에서 발휘할 수 있게끔 만드는것이 코치들이 해야할 일 아닌가? 생각이 들면서도
선즈 선수와 선즈 선수들이 맞붙으니까 서로 엄청 피튀기는게 아닐까 저 스스로는 자조섞인 한탄도 하면서
오늘 경기 마음 비우고 시청하게 되었습니다.
그런 생각을 민망하게 할만큼 어제 감독의 비판에 자극을 받아서인지 몰라도 모든 선수들이 정말 잘했습니다.
특히 수비에서 스크린 부딪혀가며 계속해서 자기 마크맨 끝까지 따라붙었고,
맏형 타이슨 챈들러가 코트에 없음에도 선수들은 자기네들끼리 소통 잘해가며 매경기 수십차례 나오는 말도 안되는 오픈찬스 같은 것은 거의 나오지 않았습니다.
솔직히 이때도 포틀 선수들이 각성해서 잘해낸것도 있고 약팀들의 특징인 경기의 흐름이 넘어 갔을때
하나같이 전염된 것처럼 최악의 모습을 보인 것이 맞물려 결국 최악의 결과로 돌아온거 같습니다.
앵무새처럼 피닉스 탱킹이다 탱킹이다 얘기하는 몇몇의 반응에는 처음엔 기분이 매우 나빴지만
상황을 잘 알지도 못하면서 자기네들 편한식으로 규정지으려는 사람들에게 선즈팬들이 일일히 기분 상할
필요는 없는 거 같습니다. 그냥 감정의 낭비 같아요.
(맥락을 모르고 보면 오늘 경기 피닉스의 결과에 탱킹이라고 하는 것이 이해는 됩니다만)
올시즌 선즈 경기 쭉 지켜본 분들은 아시겠지만 선즈는 올시즌 그 어느때보다 이기려고 최상의 라인업을
돌리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오늘 경기만 해도 그렇죠. 4쿼터 시작부터 부커가 코트 위에 있었습니다.
이때 점수차가 11-12점차 리드였는데 평소 같은 경기라면 최소 2분에서 여유 있으면 4분까지 부커를 쉬게
해주는 것이 통상적인 로테이션입니다만 올 시즌 반드시 이기려는 경기에서 트리아노는 부커를 4쿼터
통으로 뛰게 하는 운용으로 필승 의지를 다졌고 효과를 거두고 있었습니다.
특히 부커-다니엘스 라인업은 트리아노가 반드시 경기를 잡으려 할때
혹은 경기 포기 안하고 계속 따라가려 할 때 무조건 가동시키는데 어제 경기도 이 라인업을
오래 돌렸었죠. 오늘도 그랬었구요.
이 라인업이 효과를 거두다가 몇명의 백업을 빼고 주전인 페이튼과 렌을 투입해 경기를 굳히려했는데
경기가 이상하게 변하더니 결국 동점 허용하고 부커와 릴라드 클러치 쇼다운 펼치다가 일어난
선즈의 두번의 실수가 경기결과에 너무 큰 작용이 되어버렸네요.
(멍한 다니엘스와, 분노하는 부커의 온도 차이가... )
오늘 경기 단순히 우리의 최악의 순간들과 상대의 최고의 순간들이 맞물려 당한
역전패 정도로 치부하고 넘어갈 수도 있는 경기일 수도 있습니다.
선즈팬들은 화를 다스리면서 그래도 패배해서 드래프트픽 순위는 지켰다(?) 이런 식으로 자기위로를
할 수 있는 명분이 있습니다.
하지만 오늘 4쿼터 단 몇분의 순간을 제외하고 시즌 최고의 모습들을 보여준
선즈 선수들에게는 그 어느때보다 승리가 필요했었다고 봅니다. 부커 캐리, 워렌 캐리 이런 승리가 아니라
코트 위에 나온 모든 선수가 제 몫을 해준 경기였기 때문입니다.
다른 무엇보다 이 점때문에 오늘 패배가 매우 아쉽고 또 추후 경기들에 영향을 미치는게 아닌지 걱정됩니다.
P.S 반복되는 패배와 습관처럼 일어나는 실수들에 분노를 할 수 있는 선수가 데빈 부커말고도
여러 명이 생겼으면 좋겠습니다. 지는 것과 실수가 당연한 것처럼 여겨지면 절대로 안됩니다.
이 역병을 막기 위해 선즈는 올시즌 탱킹이 아니라 매 경기 이기려고 자그마한 몸부림이라도 치고 있는 것이니까요.
글쓰기 |
8연패인가 한데, 아무리 탱킹팀이라도 연패는 하나 끊고 가고 싶지 이길 수 있는 경기 일부러 내주진 않는데, 오해가 많은듯 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