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닉스 vs 76ers 허접 후기 (Game.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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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12-26 17:22:50

뉴욕 닉스와 필라델피아 76ers. 두 팀의 대결은 크리스마스 데이의 시작을 알리는 첫 경기였죠. 매번 출근 후 사무실에서 도둑 시청을 하다가 EPL 느낌 내면서 새벽 경기 시청을 잘 즐겼네요. 크리스탑스 포르징기스를 앞세워 기대 이상의 성적을 기록 중인 뉴욕 닉스, 벤 시몬스와 조엘 엠비드를 앞세워 리그 내 어떤 팀보다 내일이 기대되는 필라델피아 76ers. 두 팀의 시즌 첫 번째 만남은 76ers의 완승으로 막을 내렸습니다.


개인적으로 올 시즌 닉스의 경기들 중 가장 기대하는 매치업이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와 필라델피아 76ers와의 만남이었습니다. 워리어스는 엄청난 스페이싱 기반의 농구를 펼치며 어떻게든 빅 맨들을 로우 포스트에 박아두고 싶은 닉스의 플랜을 초장부터 개박살 낼 수 있는, 동시에 챔피언 컨텐더로서의 완성된 기량을 뽐내며 닉스가 얼마나 가야 할 길이 먼 팀인지를 친절히 알려줄 수 있는 상대이기에 기대하고 있구요. 76ers는 닉스의 약점을 공략하는 동시에, 강점을 정면으로 들이받아 무력화시킬 수 있는 팀이기도 하기에 기대했었던 상대입니다.


7-3이라는 사이즈를 갖고서 어지간한 윙맨처럼 뛰댕기며 로고 샷까지 가능한 슈팅 레인지를 갖춘 유니콘, 포르징기스는 그 존재만으로 치트키스러운 선수이지만 그 상대가 시몬스라면 이야기가 좀 달라집니다. 포르징기스만은 못해도 충분히 경쟁 가능한 높이, 사이즈 대비 운동능력이라는 카테고리에서는 오히려 포르징기스를 능가하는 괴물급 퍼포먼스, 그로 인해 활동 반경 역시 내외곽을 가리지 않고 포르징기스를 쫓아다니기 좋은, 포르징기스의 약점인 근력이라는 부분에서도 비교 우위를 점할 수 있는 매치업 상대가 시몬스입니다.


포르징기스와 함께 팀을 이끌고 있는 칸터. 요즘 보기 드문 정통파 로우포스트 공략형 빅맨으로서 훌륭한 사이즈와 파워를 앞세워 맹활약 중이죠. 하지만 그 상대가 엠비드라면? 로우포스트에서의 파워 싸움에서도 밀리지 않는 동시에, 어지간한 포워드 뺨치는 움직임과 넓은 활동 반경을 앞세운 괴물 센터. 칸터가 기겁하는 하이포스트 영역에서의 퍼포먼스는 이미 리그 탑 레벨이라 해도 과언이 아닌데, 그 와중에 칸터의 놀이터라 할 수 있는 로우포스트에서도 쉽사리 경쟁 우위를 점하기 힘든 상대가 엠비드죠.


이처럼 닉스의 빅맨들을 골밑 밖으로 이끌어내며 그들의 약점 공략이 가능한 동시에, 닉스의 빅맨들이 주력으로 삼고 있는 카테고리에서도 비교 우위를 점할 수 있는 그런 유닛들이 팀의 중심으로 자리한 팀이 76ers 아니겠습니까.


여기에 수많은 3&D 유닛이 포진되어 있으니, 퍼리미터 수비가 취약한 닉스 입장에서는 더더욱 피곤할 수밖에 없는 상대죠.




1> 포르징기스 & 칸터 vs 시몬스 & 엠비드


선수 간의 매치업이라는게 경기가 흘러갈수록 이런저런 이유로 꼬일 수밖에 없는 요소입니다. 전담 마크하라고 지시한 선수가 벤치에 앉아 있다고 상대팀 벤치를 막아설 수는 없는 노릇이니까요. 포르징기스와 시몬스 역시 때로는 서로를, 때로는 다른 이를 막아서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하지만 경기 시작 직후의 모습을 보면 76ers에서는 시몬스를 포르징기스의 수비수로 선택하였고, 닉스에서는 랜스 토마스를 시몬스의 수비수로 선택한 모양새였습니다. 당연한 선택이죠. 두 선수의 장단점은 물론 각 팀의 게임 플랜을 고려한다면 말이죠.


이런 이유로 포르징기스가 공격하고, 시몬스가 막아서는 장면들을 경기 초반 많이 볼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글의 서두에 언급한 이런저런 요소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며 시몬스는 제법 훌륭하게 포르징기스를 막아냈습니다. 포르징기스보다 더 빠르게 움직이고, 더 강한 파워를 보였고, 사이즈에서의 약점도 그의 운동능력을 감안한다면 충분히 커버 가능한 수준이었죠. 특히 시몬스가 갖고 있는 장점들은 포르징기스가 볼을 잡기 이전에 강력하게 발휘되며 유니콘을 압박했습니다. 포르징기스는 경기 초반부터 좀처럼 골대 근처에서 볼을 잡기 쉽지 않았죠. 동료의 스크린을 타고 움직여도 어느새 시몬스가 등 뒤를 따라붙었고, 다른 상대 빅맨들이었다면 기동력에서 나가떨어졌을 장면인데 시몬스는 여유 있게 (되레 넉넉하게) 자신의 동선 안에 포르징기스를 가둬두었습니다.


물론 경기 내내 시몬스가 포르징기스를 막아선 것은 아니었습니다. 다리오 사리치 이외 많은 선수들이 포르징기스와 매치업 되었지만, 시몬스가 포르징기스를 막아서는 장면은 굉장히 인상적이었습니다. 시몬스를 포함한 다양한 수비수들의 좋은 견제도 있었고, 포르징기스 본인의 컨디션도 그리 좋아 보이지 않았고, 그 결과 뉴욕의 유니콘은 경기 내내 위력적인 공격수로서의 모습을 선보이지 못했습니다. 한 가지 아쉬움을 더하자면 부진했던 자유투 성공률(9/14) 부분입니다. 적극적으로 파울을 얻어내는 장면은 긍정적이었으나 이를 결과로까지 이어주진 못했네요.


다만 수비적 측면에서는 그리 나쁘지 않은 모습을 보였는데, 시몬스는 미들레인지 득점력이 부족하고 또 다른 매치업 상대였던 사리치의 외곽슛이 완전히 침묵하면서 포르징기스 본인의 영역을 벗어날 필요가 없었기 때문 아닐까 생각됩니다. 실제로 좋은 수비 장면의 많은 경우가 자신의 매치업 상대를 찍어누르는 상황보다는, 자신의 위치를 잘 지키고 있다가 순간적인 도움 수비로 팀에 공헌한 모습들이었죠. (포르징기스가 시몬스를 직접 상대하지 않더라도) 결국에는 골밑을 파고들어 득점을 올려야 하는 시몬스 입장에서는 호시탐탐 블록슛을 노리고 있는 포르징기스의 존재가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었구요. 결국 서로가 서로를 공략하지 못하는 (전형적인 맥빠지는) 매치업 결과를 낳은 두 선수 아니었나 싶습니다.


반면 칸터와 엠비드는 각자의 방법으로 불을 뿜었습니다. 엠비드는 칸터와 포르징기스가 골밑을 지키고 있는 통에 제대로 된 로우포스트 공략에는 실패했습니다. 하지만 특유의 넓은 활동 반경을 앞세워 중장거리 슈팅으로 팀에 힘을 보탰죠. 칸터는 기대했던 대로 골밑에서는 비교 우위를 점했으나, 걱정했던 대로 골대에서 멀어지면 멀어질수록 엠비드 제어에 애를 먹는 모습이었습니다.


칸터는 또다시 터키산 샤킬 오닐스러운 활약을 펼쳤습니다. 엠비드고 시몬스고 간에 일단 로우포스트에서 자리를 잡으면 득점이든 리바운드든 코트 위에서 가장 위력적인 모습을 보였죠. 길게 설명할 것도 없을 것 같습니다. 스탯만 읊고 넘어가도 충분할 것 같아요. 31득점, 22리바운드(11공격 리바운드). 양 팀 선수들을 통틀어 가장 오랜 시간(약 36분)을 코트 위에서 보낸 선수 역시 칸터였습니다.




2> 롤 플레이어 대결에서 완패


경기에 따라 달라질 수 있는 부분입니다만 이번 경기는 중요한 순간 자유투를 놓쳤네, 어떤 어떤 장면에서의 실책이 결정적이었네 하는 이야기 보다는 좀 더 거시적인 관점에서 경기를 바라보는게 맞지 않나 싶습니다. 저는 이번 경기의 결과가 상기 언급한 자유투 미스나 실책 장면들 보다는 애초에 양 팀의 주력 유닛들을 서포트하는 롤 플레이어들의 대결에서 갈린 측면이 더 크다고 생각합니다.


사실 포르징기스 & 칸터 vs 시몬스 & 엠비드의 대결에서는 닉스의 빅맨들이 판정승 거뒀노라 생각합니다. 내용이야 어쨌든 수치상으로 팀을 승리에 더 가깝게 이끈 쪽은 닉스의 빅맨들이었다 생각하거든요 (물론 포르징기스보단 칸터의 공이 압도적으로 더 컸죠;;). 이처럼 이번 경기의 주요 매치업에서 판정승을 거뒀음에도 7점 차 패배를 당한 것은 그 이외의 선수들이 그만큼 경기를 까먹었기 때문이겠죠 (물론 제 개인적으로 생각하는 '결정적인 비수 한 방'은 76ers의 101점째를 기록한 엠비드의 3점 슛이었습니다만).


우선 TJ 맥코넬 이야기를 하지 않을 수가 없네요. 지난 시즌에도 종료 직전에 한 방 날리면서 닉스를 물 먹이더니 이번 경기에서도 닉스 팬들의 속을 벅벅 긁었습니다. 경기 끝나고 나서 3점 슛 기록이 2/4라고 되어 있기에 "이거 잘못된 거 아닌가, 20/20 정도 얻어맞은 줄 알았는데"라는 생각이 들 만큼 적재적소에 득점을 성공시키고, 수비를 성공시키고, 어시스트를 적립했습니다.


이 시점에서 만능 스윙맨 덕 맥더맛이 맞불을 놔줬어야 했는데, 오늘은 조용할 뿐이었네요. 맥더맛의 장단점을 고려했을 시, 단독 공격으로 맥을 풀어주기보다는 팀이 유기적인 움직임을 보여줄수록 위력을 더하는 타입인데 이번 경기에서는 전반적으로 볼의 줄기가 좋지 않았죠. 맥더맛이 잠수타기 좋게 말이죠.


코트니 리는 나름 분전하며 20득점, 3리바운드, 2어시스트, 2스틸을 기록했습니다...만... JJ 레딕이 출동하면 어떨까? 24득점, 6리바운드, 2어시스트, 2스틸...


그나마 코빙턴, 사리치 등의 공격 가담이 부진했기에 망정이지 그거 아니었으면 일찌감치 결정 났을 경기였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리고, 롤 플레이어 대결에서 완패를 당했던 가장 결정적인 이유. 바로 재럿 잭입니다. 그동안 완소 완소 칭송했던 잭입니다만 이번 경기에서는 안타까운 모습을 보이는데 그쳤습니다. 어시스트는 7개나 기록했지만, 수치상의 기록일 뿐 팀의 볼 무브먼트가 유기적으로 흘러가는데 도움을 주는 모습은 보여주지 못했습니다(맥더맛이 잠수를 탄 이유 중 하나죠). 이외에 맥이 탁 풀리는 에어볼이라거나, (76ers 입장에서) 영양가 만점 실책들도 기억이 나네요.


이번 시즌 호너섹 감독의 선수 기용을 놓고 보면 '공격수', '수비수'로 선수를 분류하고 있다는 느낌이 듭니다. 이번 경기 말미에 (최근 경기들과 달리) 프랭크 닐리키나 - 론 베이커의 백코트가 아닌 잭의 출장 시간을 좀 더 부여했던 것은 베이커가 수비수로 분류되는 자원이고, 팀은 공격이 필요한 상황이었기 때문이겠죠. 선수의 장단점을 확실히 분류하고 이를 심플하게 적용시키는 것에는 불만이 없습니다. 오히려 이번 시즌 닉스가 예상외의 선전을 펼치고 있는 것에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긍정적 요소라 생각합니다. 하지만 경우에 따라서는 조금의 변주도 필요한 법이죠. 3쿼터를 거의 통편집 당한 잭이었지만, 4쿼터에서도 벤치를 지키게끔 하는 게 더 좋은 선택 아니었을까 싶습니다. 물론 어디까지나 지구 반대편에서 모니터로 경기를 시청한, 농알못 팬의 결과론적인 이야기지만요.




3> 잡설들


- 토마스가 애 많이 쓴 경기였습니다. 시몬스와의 매치업에서도 효과적으로 수비에 성공했고, 코빙턴과의 매치업에서도 좋은 수비를 선보였죠. 코트 이곳저곳으로 도움 수비도 활발했구요. 공격에서의 공헌도가 제로에 수렴했다는 아쉬움은 있습니다만 (캐치 앤 슛조차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으니까요) 토마스에게 기대했던 정도를 고려하면 충분히 좋은 활약이었다 생각합니다.


- 닐리키나도 아쉬움은 있었으나 긍정적인 경기를 보였습니다. 적극적으로 골밑 돌파를 시도하는 등 점차 공격적으로 득점 시도에 가담해주는 모습이 늘어나는 중이네요. 시즌 후반기(플옵 진출이 무산될 즈음?)에는 스타팅 멤버로 롤을 끌어올려도 좋지 않을까 싶습니다.


- 포르징기스의 복귀를 즈음하여 마이클 비즐리의 득점포가 침묵하기 시작했습니다. 어쩔 수 없는 결과이기도 하죠. 비즐리의 득점 패턴은 유기적인 팀플레이에 의한 것보다 대놓고 1:1을 만들어 줄 때 위력을 발휘하는 것이라... 그래도 벤치몹으로서 좀 더 폭발력 있는 모습을 보여줬다면 좋았을 텐데 아쉬움으로 남습니다. 특히 롤 플레이어/벤치몹들 간의 볼륨 싸움에서 완패한 이번 경기 같은 경우는 더더욱 아쉬움이 크네요.


- 또 한 번, 팀 하더웨이 주니어가 있었다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을 해보게 되었습니다. 막상 복귀하고 나면 또 이게 맘에 안 든다, 저게 맘에 안 든다 징징거릴 확률이 상당하지만 일단 로스터의 100%를 활용할 수 있는지의 여부는 그 자체만으로 이런저런 아쉬움이 들게끔 하는 것 같습니다.


- 닉스는 하루의 휴식을 취한 뒤, 시카고로 원정 경기를 떠나게 됩니다. 이번 경기를 두고 시즌 최악의 퍼포먼스였다 이야기하는 분들도 계신 것 같은데, 개인적으로는 여전히 지난 시카고 불스와의 만남이 최악의 경기였노라 생각하고 있습니다. 다음 경기에서 그 아쉬움을 씻어낼 수 있었으면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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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Updated at 2017-12-26 18:00:27

경기 관전평 잘 봤습니다

 

근래 관심있게 지켜보는 팀들이라서 흥미롭게 봤습니다

일단 칸터가 동부 No1 센터에 이름을 올리려고 발돋움하는 양상이네요

드루먼드와 한번 경기뛰는 걸 보면 얼추 견적이 나올꺼 같습니다

 칸터의 장점이 골밑장악력인데 이게 막히는 게 좀처럼 나오질 않네요 


수비도 골밑 위주로 보면 그리 나쁘지 않고, 포르징기스 도움수비 범위가 넓은 편이라서 괜찮은 조합 같아요


올 한해 뉴욕으로서는 포르징기스의 짝으로서 정통빅맨을 살펴볼수 있다는 데 큰 의미가 있는거 같습니다


닐리키나가 약간 지휘형 수비가드라면 슛터형 팀 하더웨이주니어와도 잘 맞는거 같고요(두 선수 중 한 명이라도 돌파 옵션이 생기면 밸런스 잘 맞을꺼 같습니다)

베테랑인 코트니리는 여전히 잘해주고요(잭도 부상에서 복귀한 상황에서는 괜찮아 보입니다)


일단 팀 선수들이 수비를 잘하려는 게 보여서 

플레이오프경쟁에 충분히 참여하고 진출 가능성도 높아보이네요 

 

그나저나 비즐리 발목(왼쪽?!)괜찮나 모르겠네요... 살짝 그 전 MVP 경기에서 절더만요

 

덧)

필라델피아는 핵심인 엠비드도 그렇고 펄츠도 아직 부상이슈가 남아서 시즌 끝까지 변동폭이 있을꺼 같습니다

팬분들 올해까지는 급락폭이 심해 몹시 어지럽더라도 잘 버티시길 

 

 

덧2)

마이애미 히트 팬 입장에서

닉스 필라델피아와마지막 80번대 경기까지 치열하게 경쟁할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동부 4~10위까지는 예상이 너무 힘들고 이이이전해처럼 마지막 경기로 대진표가 결정되는 걸 또 볼런지도 모르겠네요

2017-12-26 18:06:46

포르징기스가 전 아쉽더라구요. 야투율도 엉망이지만 무엇보다 중요할때 자유투를 계속 팅겼죠.

결정적인 차이는 재럿 잭 vs 맥코넬이라고 생각하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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