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클 선수들의 짤막한 수비평

최근에 폴 조지 수비영상 편집하려고 수비포제션만 몰아 본 덕분에 나머지 선수들도 관찰하게 되었는데 아직 시즌의 1/4도 안됐고 평소에 관심있게 보지 않던 선수들도 많은지라 제가 오해한 부분도 있을겁니다. 섣부르게 결론지으려는 생각은 없고 작은 샘플내에서 각 선수들의 특징만 잡아본거라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으셨으면 좋겠어요.

러셀 웨스트브룩

온더볼 수비는 괜찮습니다. 사이즈와 운동능력이 동포지션 선수들을 압도하는 수준이라 맨투맨 수비할 때의 압박능력은 좋아요. 그런데 스크린대처가 너무 떨어지고 걸리고 난 이후에는 아예 포기합니다. 볼이 본인과 멀리있을 땐 본인이 막아야 할 상대가 어디에 있는지도 인지하지 못하고 볼만 쫓아가요(다행히도 패싱레인은 잘 읽습니다). 느바선수에게 이런 말 하는게 웃기지만 강백호 같아요.

대신 수비리바운드는 잘 잡아요. 오클이 압박위주의 수비를 하고 4번 포지션이 멜로라서 리바사수에 문제가 있는데 그나마 러스의 리바가담이 최악의 상황은 막고있습니다. 최고점까지 올라가는 속도와 재차 점프하는 속도가 경이로운 수준이고 루즈볼도 끈질기게 쫓아가서 잡아냅니다.

폴 조지

패싱레인 차단, 로테이션 이해도가 뛰어나고 오픈되어 있는 것을 극혐(?)하는 수준이라 오픈맨을 집착하는 수준으로 쫓아갑니다. 멀리 있어도 컨테스트를 시도하는데 반응속도가 굉장히 빠르고 클로즈아웃 수비할 때의 자세가 좋아서 풀스피드로 클로즈아웃 해도 슛 페이크에 당해서 뚫리는 일이 거의 없습니다. 본인도 본인의 장점을 잘 아는지 깊은 곳까지 헬핑을 가더군요(그래도 퍼리미터까지 커버가 되니까요). 퀵핸드를 지녀서 아래에서 훑는 수비에도 능하고 스크린 수비시엔 어느타이밍에 압박을 들어가야하는지 스위치를 해야하는지를 정확하게 판단합니다. 공수전환되는 상황에선 핸들러를 압박해서 얼리오펜스를 지연시키는 능력도 뛰어나고 그나마 약점이던 피지컬한 선수에게 약하던 모습도 많이 개선된 것 같더군요.

카멜로 앤써니

대인수비도 좋고 손도 꽤 빠릅니다. 아래에서 훑어내는 시그니쳐 블락도 그렇고 볼도 잘 건드립니다. 상체가 강해서 압박수비에도 능하구요. 다만 사이드스텝, 백스텝이 느려서 퍼리미터로 나갈수록 수비력이 취약해지고 클로즈아웃할 때 자주 뚫리더군요. 예전과 다르게 오클에선 집중력있게 수비하는 모습이 좋은데 4번으로 뛰기엔 높이, 3번으로 뛰기엔 발이 문제라서 좀 애매해요. 그래도 오클 선수들과는 수비합이 괜찮아서 구멍이라 느껴지진 않습니다.

스티븐 아담스

버티는 수비가 좋고 손도 빠르고 컨테스트를 잘합니다. 솔리드한 수비수이고 오클이 높이가 낮아서 골밑에서 홀로 고군분투하는 느낌도 있고 고생을 많이하고 있어요. 다만 퍼리미터쪽으로 오버해서 헬핑을 가거나 무리하게 가드를 막으려고 나가다가 뚫리는 모습이 많고 특히 4쿼터에 문제가 되는 경우가 많은게 아쉬운 점이에요. 물론 이 문제는 아담스 본인의 문제라기 보단 오클 수비시스템상 퍼리미터 쪽으로 압박을 들어가야하는 경우가 많아서 그렇다고 보는데 체력이 떨어지는 4쿼터엔 아담스를 골밑 근처에 박아두는게 낫지 않을까 싶어요.

안드레 로버슨

운동량이 리그 최고수준이고 역동작 걸려도 원상복구하는 딜레이가 거의 없는, 퍼리미터 수비수로선 최고의 재능을 지닌 수비수입니다. 공격적인 압박에 능하고 어깨 좁히면서 스크린 뚫는 능력도 뛰어나요. 덕분에 어떤 상황에서도 쫓아가서 컨테스트까지 해냅니다. 공격수들이 가장 싫어할법한 수비수이고 최고의 퍼리미터 수비수 중 한명이에요. 오클라호마도 수비하는게 문제죠.

제라미 그랜트

신체조건이 좋고 기민합니다. 사이드스텝이 굉장히 빠르고 윅사이드 수비에 특장점이 있어요. 뚫리는 곳으로 잽싸게 이동해서 커버하는 수비가 좋은데 공격쪽에서도 블라인드 사이드에서 커팅하는 재주가 좋은 선수라 이쪽으로 특화되어 있는 건가 싶습니다. 신체충돌에 약하다는 점이 아쉽지만 오클의 롤 플레이어 중에서 공수밸런스가 가장 좋은 선수라 코트에 오래 세워도 흠이 없다는 점이 장점이에요.

레이먼드 펠튼

스텝 폭이 좁아서 넓은 공간에선 수비가 좋지 않은데 좁은 곳이나 사이드라인 쪽으로 압박하는 수비에 장점이 있습니다. 오클이 트랩을 자주 걸기 때문에 펠튼의 강인한 상체 압박이 좋은 쪽으로 작용할 때가 많고 패싱레인도 잘 읽어냅니다.

패트릭 패터슨

무릎수술 때문에 걱정했는데 여전히 퍼리미터 수비 좋고, 로테이션 이해도 만점인 빅맨입니다.

사이즈가 아쉽지만 사이드스텝이 좋고 실린더 지키면서 림 근처에서 슛견제하는 능력이 탁월해요.

공격만 올라오면 좋을 것 같아요.

조쉬 휴스티스

열심히 수비합니다. 사이즈도 좋고 팔도 길어서 공격수에게 압박이 되긴 하는데 역동작에 취약해요. 한방향으로 이동할 때는 빠른데 역동작에 걸리면 다시 따라가는 데까지 딜레이가 좀 있는 편입니다(이부분은 사실 좀 더 봐야겠습니다). 힘이 부족해서 스크린에 걸리거나 범핑하는 피지컬한 공격에 약하기도 하구요. 그래도 전체적으로는 좋은 수비수라 생각해요. 수비를 못하기 어려운 신체조건에 발도 빠른 편이라 가로, 세로 압박이 다 가능하거든요. 공격이 문제죠..

알렉스 아브리네스

수비 기본기가 좋아보입니다. 꾸준히 핸즈업하면서 패스각 죽이고 열심히 쫓아가는데 문제는 피지컬이 너무 취약해서 잘 벗겨집니다. 아브리네스의 수비 마인드를 러스에게 이식시키고 싶어요. 아니면 로버슨과 결합시키던지..

다카리 존슨은 좀 더 지켜보고 판단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