닉스 vs 랩터스 끄적끄적 허접 후기
<p>뉴욕 닉스는 추수감사절 휴일을 앞두고 펼쳐진 토론토 랩터스와의 경기에서 또 한 번 대역전극을 펼쳤습니다. 랩터스와의 첫 번째 만남이었던 원정 경기에서는 아주 호되게 당하고 돌아왔는데, 그때의 아픔을 설욕하기에 충분한 퍼포먼스로 MSG를 찾은 팬들을 열광의 도가니로 몰아넣었네요.</p>
<p><br /></p>
<p>랩터스는 전반전 동안에만 10개의 3점 슛을 쏟아부으며 쉽게 경기를 가져가는 듯했습니다만, 3쿼터 들어 닉스에게 완전히 무너져내리며 역전패 당했습니다. 팀 하더웨이 주니어가 커리어 하이(38득점)를 기록하며 오늘의 주인공이 되었구요.</p>
<p><br /></p>
<p> </p>
<p><b>1> 3쿼터, 대반격의 시작은 수비로부터 (수비는 가슴으로 하는 거야!)</b></p>
<p><br /></p>
<p>지난 글들에서 뉴욕 닉스의 수비에 대해 허접하게 나마 몇 차례 이야기했었는데요. 2:2 플레이에 대처할 때 최대한 빅맨들을 모두 관여시키며 그들이 페인트 존에서 가까운 / 스트롱 사이드에 위치할 수 있도록 하려 한다는 내용이었죠. 문제는 그 파훼법이 너무나 간단하다는 것이었고(그냥 코트를 넓게 쓰면 되니까요), 실제로 시즌 초반에 비해 닉스의 수비 플랜이 의도한 대로 작동하는 모습을 점점 보기 힘들어지고 있던 차였습니다. 해서 두 명의 빅맨이 모두 2:2에 관여할 수 없을 시 윙맨들이 적극적으로 헬프/2차 스위치하며 기존 수비의 기조를 이어가려 노력하는 듯한 모습도 종종 보이던 요즘이었는데요.</p>
<p><br /></p>
<p>이번 경기에서는 또 다른 재미있는 모습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3쿼터 대반격이 시작될 무렵부터 본격화되었는데, 바로 2차 스위치를 대신하는 체스트 범핑입니다. 기존 2:2에 연계된 두 선수는 빠르게 스위치 하거나, 헷지를 활용한 더블 팀 형태로 강하게 볼 핸들러를 압박했고 이때 빈 공간으로 움직이는 롤 맨에게 (크리스탑스 포르징기스, 에네스 칸터 같은 빅맨은 물론이고 코트 위에서 가장 작은 수비수인 재럿 잭에 이르기까지) 위크 사이드의 수비수가 순간적으로 헬프하며 강하게 체스트 범핑을 해주는 모습을 자주 볼 수 있었습니다. 체스트 범핑 후에는 다시 재빠르게 본인의 마크맨을 체크하거나, 박스 아웃을 체크하는 움직임이 이어졌구요. 이렇게 롤맨의 속도를 늦추고 + 동선을 헝클어뜨리고 다시 진영을 재정비하는 형태의 수비였는데 제법 쏠쏠한 재미를 봤던 것 같습니다. </p>
<p><br /></p>
<p>여기에 기존의 수비 공식들(스위치+리커버리+골밑/스트롱사이드 압박)이 더해지면서 좋은 수비를 펼칠 수 있었습니다. </p>
<p><br /></p>
<p>이번 시즌 뉴욕 닉스의 코칭 스탭들은 확실히 빠른 피드백을 보이고 있습니다. 전반전 동안 어딘지 경기에 집중하지 못하는 수비가 계속됐는데, 후반전 시작과 함께 빠르게 에너지를 회복시키고 좋은 수비 전략을 실행시켰네요. </p>
<p><br /></p>
<p>3쿼터 대반격의 시작은 미칠듯한 화력을 뽐낸 공격수들의 공도 컸지만, 상기 내용처럼 다양한 방법으로 랩터스의 공격을 무력화 시킨 측면 역시 크게 작용했다고 생각합니다. 토론토 랩터스가 리그에서 손꼽히는 공격력을 가진 팀이라는 점을 상기해본다면 더더욱 말이죠 (이번 경기 전까지 랩터스는 경기당 110.4득점을 기록하며 해당 부문 리그 5위, 오펜시브 레이팅 110.4를 기록하며 해당 부문 리그 3위에 랭크되고 있었습니다). </p>
<p><br /></p>
<p><br /></p>
<p><br /></p>
<p><b>2> 팀 하더웨이 주니어가 미쳐 날뛰고 있습니다</b></p>
<p><br /></p>
<p>무슨 말이 더 필요할까요. 경기 초반부터 정신 못 차리고 랩터스에게 두드려 맞았던 닉스였으나 대역전극을 펼칠 수 있었던 이유는 팀 하더웨이 주니어가 존재했기 때문입니다. 특히 2쿼터에서 13득점을 몰아치며 (2쿼터 팀 전체 득점이 22점이었죠) 랩터스가 크게 도망갈 수 있는 상황에서도 잘 버텨낼 수 있었습니다. </p>
<p><br /></p>
<p>최종 스탯은 커리어 하이에 해당하는 38득점(야투 13/27, 3점 슛 4/9, 자유투 8/10)과 함께 6리바운드, 7어시스트, 1스틸, 1블록슛까지. 완벽에 가까운 퍼포먼스였습니다. 이번 경기 전까지 포르징기스가 출장한 15경기 모두 팀에서 가장 많은 야투를 시도한 선수가 포르징기스였습니다만, 올 시즌 처음으로 포르징기스가 아닌 다른 선수가 가장 많은 야투를 시도한 경기로 기록되었네요 (휴스턴 로케츠와의 경기에서 두 선수가 나란히 18개의 야투를 시도했던 경우는 있었습니다). </p>
<p><br /></p>
<p>팀의 에이스가 최근 몇 경기 동안 컨디션 난조를 보이는 가운데 상대팀이 일찌감치 승기를 잡은 경기. 이럴 때 해결사로 나서주길 기대하며 팀하주와 FA 계약을 맺은 것이고, 오늘의 팀하주는 자신의 역할을 120% 수행했습니다. </p>
<p><br /></p>
<p>* 앞에서 마크맨이 와이드 오픈 3점 슛을 시도하는데, 바닥을 뒹구는 레프리를 향해 세이프 액션을 취하는 정신 상태는 대체... (아무리 분위기가 좋다고 해도, 개인적으로 별로 좋아하지 않는 류의 장면입니다. 코트 위에 있는 선수라면 마지막의 마지막 순간까지 집중해줘야 한다고 생각하는 저는 꼰대입니다.)</p>
<p><br /></p>
<p>* 1쿼터였나요, 2쿼터였나요... 자유투 1구 놓치고 "Sh**!"하고 소리를 냅다 지르기에 빵 터졌습니다 하하하</p>
<p> </p>
<p><br /></p>
<p><br /></p>
<p><b>3> 점점 더 성숙해지는 크리스탑스 포르징기스 </b></p>
<p><br /></p>
<p>포르징기스는 오늘도 썩 컨디션이 좋아 보이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지난 경기가 끝난 뒤 이야기했던 것처럼, 다양한 방법으로 팀의 승리에 공헌하며 '에이스'다운 모습을 보여주는데 성공했습니다.</p>
<p><br /></p>
<p>무엇보다 긍정적인 것은 포르징기스의 퍼포먼스가 팀 디펜스에 큰 몫을 차지했다는 점입니다. 특히 위에서 언급한 바 있는 헬프+체스트 범핑을 시전할 때 좋은 포지셔닝을 기반으로 도움 수비는 물론 리바운드를 위한 박스 아웃까지 한 방에 해결하는 모습을 종종 보여줬는데, 코칭 스탭들이 세세하게 지시한 것인지 본인이 머리 굴려가며 움직인 것인지는 모르겠으나 상당히 효과적이었습니다. 덕분에 (항상 아쉬운 부분이라 이야기했던)수비 리바운드만 11개! 게다가 현재 리그에서 경기당 블록슛 부문 1위에 이름을 올리고 있는 선수답게 3개의 블록을 기록하며 기존의 장점 역시 잘 어필했죠.</p>
<p><br /></p>
<p>재미있게도 역사적인 3쿼터를 달려가는 동안, 포르징기스는 단 한 개의 야투도 성공시키지 못했습니다. 자유투로만 2득점을 올렸을 뿐이죠. 하지만 랩터스가 정줄 잡고 추격을 시작한 4쿼터에서만 10득점을 기록하며 모든 팀원들이 침체 중인 와중에 경기가 뒤집어지는 것을 막아줬습니다. 좋았습니다.</p>
<p><br /></p>
<p>경기마다 30+@득점을 쏟아붓는 포르징기스도 좋지만, 오늘처럼 공수 양면에서 꾸준히 팀에 공헌할 수 있다면 더 좋겠다 싶은 생각도 듭니다 (30+@득점 하면서 공수 양면에 걸쳐 지배력을 뿜어내면 더 좋구요, 마치 like 신발 장수 아저씨 aka G.O.A.T)</p>
<p><br /></p>
<p><br /></p>
<p><br /></p>
<p><b>4> 잡설들 </b></p>
<p><br /></p>
<p>- 이번 경기의 3쿼터는 그야말로 역사적인 퍼포먼스로 장식됐습니다. 한때 28-0 run을 기록했는데, 전 리그 신기록이겠다 생각했으나 단 1점 차이로 아쉽게 타이기록 작성에 실패했더군요. 지난 2009년에 클리블랜드 캐벌리어스가 밀워키 벅스를 상대로 29-0 run을 기록한 바 있다고 합니다. 까비.</p>
<p><br /></p>
<p>- 경기 시작과 함께 이바카에게 인 유어 페이스를 작렬시킨 에네스 칸터. 스탯지 상으로는 평소에 비해 다소 아쉬운 기록을 남겼지만, 기록되지 않는 플레이들을 통해 팀에 훌륭히 공헌했습니다. 특히 수비상에서 좋은 퍼포먼스가 많았죠. 상기 언급한 체스트 범핑도 그랬고, 전반적으로 랩터스 가드들의 돌파 동선을 잘 저지하며 골밑을 막아섰습니다.</p>
<p><br /></p>
<p>- 이번 시즌 닉스에 대해 이야기하며 "트라이앵글 오펜스를 버리니 공격이 잘 풀린다"는 이야기를 하는 분들이 계십니다. 저 역시 "삼각형의 악몽에서 벗어났다"라는 표현을 사용한 적이 있습니다만 그건 필 잭슨과의 이별을 뜻한 것이었지 닉스가 트라이앵글 오펜스를 포기했다는 의미는 아니었습니다. 실제로 제프 호너섹 감독이 즐겨 사용하는 스크린/컷 기반의 핀치포스트 셋 같은 패턴 역시 트라이앵글 오펜스를 응용한 것이죠. 호너섹이 처음 부임했을 때, 어쩌면 궁합이 좋을 수 있다고 생각했던 이유도 여기 있었구요. 다만 필 잭슨처럼 선수 구성과 무관하게 일단 삼각형부터 그리고 보자는 식이 아니라, 선수들의 장단점을 잘 버무려 다양한 플랜에 포함된 일부 패턴들로 활용하고 있다는 게 지난 시즌과의 차이점인 듯합니다. 만약 포르징기스가 포스트에서의 득점은 물론이고 스크린/피딩에 더 능숙해진다면, 오히려 트라이앵글 기반의 세팅들을 더 다채롭게 준비해야 할지도 모를 일이죠. 오늘도 삼각형을 그리며 오픈 찬스를 찾는 모습이 몇 차례 연출되었는데, 썩 매끄럽게 돌아가는 느낌이었습니다.</p>
<p><br /></p>
<p>- 내일은 추수감사절로 인해 리그가 하루 휴식을 취하는 날이죠. 이후 닉스는 애틀랜타 호크스, 휴스턴 로케츠와 백 투 백 원정 경기를 갖게 될 예정이구요. 개인적으로는 로케츠와의 경기가 너무 기다려지네요. 저의 최애캐(;;) CP3의 풀 경기를 오랜만에 감상할 수 있는 기회!</p>
<p><br /></p>
글쓰기 |
포징이 이제 슛 득점에 뿐만 아니라 다른 걸로 팀에 더 도움을 줄수 있다는 걸 깨달은 듯요. 그리고 오늘 4쿼터에 포징이가 결정적인 득점을 해줬기에 승리를 지킬 수 있었습니다. 거의 6점차까지 따라왔었거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