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우승보다 1라 탈락이 낫다는것은 선수에 대한 모욕이라고 생각합니다.

농구뿐 아니라 이세상 모든 토너먼트는 다 그렇죠. 그러면 결국 우리나라가 2002년에 월드컵 4강까지 올라갔다든지 하는 것도 아무런 의미가 없다는 이야기인데, 대부분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죠.

말도 안되는 가정이긴 하지만 만약 그시즌의 우승팀과 타 컨퍼런스 우승팀이 1라운드에서 만나서 타 컨퍼런스 우승팀이 떨어졌다고 생각해보세요. 준우승팀이 바뀌는거겠죠. 동서부 통합컨퍼런스가 아닌이상은 동부 컨퍼런스 우승의 가치가 온전하게 받아들여지진 않을거같네요

무슨말씀인지는 압니다. 그런데 매번 월드컵 조 추첨할때 죽음의 조 이야기 나오는것도 같은 맥락이죠. 강팀끼리 라운드 초반에 붙어서 어쩌면 더 높이 올라갈수 있었던 팀이 미리 떨어져버리는건 토너먼트 대회라면 언제나 있는 일이죠.

그러나 스포츠에 운이 작용하는게 그것 뿐이겠습니까? 핵심선수가 부상을 당하는 경우도 있고, 심지어 비행기가 추락해서 팀원들이 사망하는 것같은 극단적인 경우도 있죠.결국 그런 운에 의한 요인을 어느정도 받아들이고, 그 안에서 경쟁한 결과를 '혹시 이러이러했으면 내가 더 높이 올라갔을거다' 는 식으로 인정하지 않는다면 사실 토너먼트 대회는 아예 할필요가 없는거죠.

월드컵과 느바의 케이스는 좀 다르다고 봅니다. 정규시즌에서의 모습으로만 판단하기는 힘들지만 어쨌든 정규시즌의 결과라는 표본으로 누가 어디있었으면 어떻게 되었을거다를 얼추 짐작은 할 수 있죠. ex)클블이 서부 4번시드에 있었으면 2라운드 탈락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월드컵은 그런 표본이 없잖아요. 아예 새로운 팀들끼리 표본없는 상태에서 경쟁을 하는데 그런 월드컵의 케이스와 nba의 케이스를 같은선상에서 파악하시는건 좀 무리가 있어보여요

월드컵도 피파 랭킹이라는게 있죠. 그리고 월드컵은 예시로 든것 뿐이고 이 세상의 다른 모든 토너먼트 대회가 다 똑같다는 말씀을 드리는건데요. 선수, 팀 랭킹이 있어 누가 어떻게 될지 대강 예상은 되지만 강팀, 강한선수끼리 대회 초반에 붙어서 한팀이 떨어지는 일은 비일비재하죠.
그러면 이번 테니스 US오픈에서 준우승한 케빈 앤더슨은 세계랭킹 32위인데, 8강에서 떨어진 세계 3위 페더러를 중간에 만났으면 졌을테니 준우승을 인정하면 안되는건가요? 그런데 왜 대회 주최측에서는 준우승자로 시상을 했을까요.

그래서 월드컵 조 추첨방식이 이번 월드컵부터 랭킹 위주로 돌아가게 바뀝니다.

우리나라는 더이상 볼리비아나 토고 같은 최약체팀들을 만날수 없어졌죠.

대부분 세계랭킹이 있는 토너먼트 종목의 경우(예로 들면 테니스)

세계랭킹 2위가 결승전 이전에 세계랭킹 1위 만나서 떨어질 걱정은 안해도 됩니다.

그런데 NBA는 이 걱정을 해야 되는 토너먼트에요.

무려 토너먼트보다 3배이상 긴 예선일정을 갖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말입니다.

애초에 이 예선일정조차 팀들간 균형이 맞지 않죠.

NBA 토너먼트는, 산술적으로, 한쪽 8강에는 리그 1~8위팀이,

다른쪽 8자리에는 리그 16~23위팀이 자리잡을 수 있는 가능성이 있는 구조이죠.

그래서 파이널 패배가 2위라는 의미를 가지기 어렵습니다.

언더독이 승리하는 업셋이 스포츠의 묘미고, 이건 언제나 일어날 수 있지만,

NBA 토너먼트는 '전체 토너먼트 내 업셋이 전혀 없다.'는 가정에서도

예선 16위팀이 예선 1위팀에게 파이널 패배하는 시나리오를 만들어 낼 수 있습니다.

대진표가 랭킹이나 예선 성적에 비례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는 이야기죠.

1라운드 이기고 2라운드 2기고 컨파까지 이길거 의미가 없다니요.

꽃길만 걷자...

네 저도 준우승팀=2등팀 이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특히 NBA처럼 동서부 컨퍼런스가 나뉘어 있는 리그에서는 더 그렇죠. 준우승팀이 2위라는 주장이 아니고 준우승이나 1라 탈락이 똑같다, 심지어 준우승보다 1라 탈락이 낫다(?) 라는 주장에 대한 반박이죠.

종종 이런 의견을 내는 분들이 체념조로 해당해 준우승팀 팬들이 하는 경우가 더 많다고 봅니다. 우승팀 팬들이야 우승을 즐기면 그만이라.
준우승팀 안티적 입장에 있다고 보여지는 분들이 먼저 거론하진 않습니다. 정말 그런 어조라면 신고로 순삭이죠.

그런데 파이널에서 그렇게 질지 아닐지는 해보기 전까지는 아무도 알수 없다는게 제 주장의 핵심입니다. 파이널에서 혹시 질지도 모르니까 우리 컨파에서 떨어지고 쉬자. 말이 안되죠.

아직 결과가 안나온 플옵 중간에야 그 누구도 적당히 떨어지는게 낫다 그런 생각을 안할테고 8번시드로 올라왔어도 우승을 원할테니 옳으신 의견입니다. 허나 결국 커리어 평가는 결과를 보고 하는건데 결과지상주의가 될 수 밖에 없습니다. 시엠 파엠 디포이 퍼스트팀등 수상실적도 만장일치나 그에 준하는 급으로 결정되기도 하지만 미묘한 여러 상황들에 의해 논쟁적인 결과가 나오기도 하는데 그래도 거기서 밀린걸 잠정적 시엠 파엠 디포이 등으로 쳐주진 않고 그냥 결과가 모든걸 말하죠.

물론 결과가 중요합니다만 어쨌든 파이널에서 지는것보다 컨파에서 지는게 더 훌륭한 업적이라는 말은 어불성설이죠.

그리고 결과가 모든걸 말해준다면 제리웨스트에게는 절대 파이널 MVP를 주지 않았겠죠. 말씀하신건 결과지상주의라기보다 1등 지상주의라고 해야하나..하여튼 1등 아니면 다 필요없다는 식의 주장이신데, 모든 사람이 1등 지상주의로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1등 아니면 다 의미 없다면 MVP 셰어같은 스탯도 의미 없는거겠죠. 왜 찌질하게 1등도 아닌 투표수를 집계해서 순위를 매길까요.

15-16 골스는 자신들이 클블에게 당한것을 오클에게 했었죠.

당시 서부컨파에서 1대3으로 골스가 지고 있다가 3연승을 하며 파이널에 힘겹게 올라왔죠.

만약 골스가 서부컨파에서 져버렸다면 '골스는 역대급 기록을 세웠지만 컨파에서 무기력하게 패했다'라고 준우승보다 더 조롱받으며 평가절하를 당했을거라고 봅니다.

"와 73승 기록을 세우고도 파이널에 못갔다고................................?" 와

"73승 기록을 세웠지만 팀에 악재가 곂치고, 상대의 역대급 미친 퍼포먼스로 아쉽게 준우승했구나..." 는

매우 다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