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괴물의 레이스를 지켜보며
이번 시즌은 시즌 초반부터 두 명의 괴물같은 선수들이 눈을 즐겁게 해주고 있는데 아시다시피 러셀 웨스트브룩과 제임스 하든입니다. 두 선수 모두 사실 제가 팬이었던 선수들은 아닙니다만 이번 시즌 그들의 활약은 그저 놀라울 따름입니다. 그래서 부족한 필력으로나마 두 선수에 대한 제 감상을 남겨보려 합니다.
먼저, 러셀 웨스트브룩은 르브런의 마이애미와 경쟁하던 시절만 해도 조롱받기 일쑤였던 선수로 기억이 납니다. 그랬던 선수가 전경기 출장에 30-10-10이라는 현대 농구와 전혀 동 떨어져보이는 대기록 작성이 눈앞이네요. 대단한 스텝업입니다. 제가 이 선수의 가장 좋아하는 점은 에너지레벨입니다. 정말 덩크 하나를 하더라도 '내가 이 덩크 못 찍으면 내일 은퇴다'라고 하는듯이 림을 부셔버릴 기세로 찍어누르는데, 보는 사람의 가슴에도 불을 지피는듯 합니다. 그 열정이 조금 과해 악영향을 끼치는 경우도 종종 보이지만, 농구를 대하는 그의 태도만은 정말 진짜라고 보여집니다.
제임스 하든은 정말 독특한 선수입니다. 그의 플레이를 보고 있자면 딱 강하게 드는 생각이 '저 선수는 어떻게 해야 수비가 자신을 못 막을지 잘 알고 있다'입니다. 하든은 드리블을 크고 화려하게 가져가진 않지만, 그 특유의 드리블 리듬에서 슛 쏘기 직전 살짝 리듬을 틀어서 수비의 타이밍을 완벽하게 뺏어 버립니다. 그런 선수가 시야까지 확보되니 공격 코트에서 이보다 두려운 존재는 없을 겁니다.
두 선수의 mvp레이스는 근래들어 가장 재미있는 구도로 보입니다. 지난 시즌은 커리의 압도적인 활약이 있었고, 그 전에도 이렇게 두 명이 이런 기록으로 치고받는 경우는 참 드물었던 것 같습니다. 그러니 두 선수의 팬분들도 너무 불붙지 마시고 그저 지켜봐주시면 어떨까 싶습니다. 누구에게 돌아가도 이견이 있기는 힘들것입니다. 또 각 선수를 특정 선수와의 우위에대한 소모적 논쟁으로 힘빼지도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두 선수는 이미 비교의 대상이 아니라 그 자체로 위대한 시즌을 달리고 있으니까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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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두선수 다 좋아하지 않았는데 올시즌부터 좋아진 경우입니다.
정말 대단하고 멋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