론조 볼은 질 때도 정말 제이슨 키드 생각나게 하네요.
사실 제이슨 키드의 전성기였던 90년대 후반과 00년대 초반은 인터넷이 활성화되지 않았습니다. 경기 자체를 한국에서 인터넷으로 보기가 불가능했죠.
케이블 TV중계, AFKN, NHK 등에서의 선즈 경기 중계나 미국에 사는 지인이 경기를 녹화해서 보내주지 않으면 사실상 보기가 불가능했습니다. 그나마 Yahoo 등에서의 문자중계가 되어 그렇게 전경기를 보곤 했었죠.
제이슨 키드는 NBA 입성할 때부터 동기인 그랜트 힐과 마찬가지로 팬들에게 사랑을 많이 받던 선수였습니다. 댈러스에서의 3J(키드, 자말 매쉬번, 짐 잭슨) 시절에도 사랑싸움이 벌어져 해체되긴 했지만 그게 이미지에 큰 타격을 주지 않았습니다. 피닉스에서 뉴저지로 이동할 때도 와이프 폭행때문에 선즈가 과감히 내친 거였지만 그리 나쁜 이미지가 형성되지 않았죠.
인터넷의 활성화와 일상화로 맘만 먹으면 사생활과 관련된 모든 기사를 찾아낼 수 있고, 모든 중계를 관전할 수 있는 지금 시점에서 저런 사건들이 터졌다면 이미지가 많이 추락했을 지도 모릅니다.
론조 볼에 관한 이야기를 할 꺼면서 왜 이런 이야기를 하냐하면 사실 90년대 후반이나 00년대 초반 제이슨 키드식 농구의 약점이 드러나는 경기를 본 사람들은 정말 골수 선즈팬이나 당시 네츠팬 정도였었기 때문입니다. 제이슨 키드의 약점에 대한 독설이 심하지 않았다는 거죠.
제이슨 키드가 펼치는 농구의 약점은 히어로가 없기 때문에 비교적 평범한 재능의 친구들의 능력을 전체적으로 끌어올려 농구를 하기 때문에 접전에 약합니다. 굉장히 타이트한 순간에서 누군가 해결사가 되어줘야 하는데 키드 전성기 시절의 팀구성을 보면 아시겠지만(특히 90년대 후반 피닉스), 그런 히어로적 재능이 없기 때문에 한 방에 밀려서 끝나는 경우가 종종 나타났습니다.
제이슨 키드가 아무리가 수비가 좋다해도 그날 미치는 가드가 있으면 키드는 막지 못합니다. 전성기 시절, 아이버슨, 카터, 코비 등등 소위 날라다니는 친구들 막다가 막지도 못하고, 소위 발리면서 팀도 지는 경기가 종종 나왔었죠. 하지만 제이슨 키드는 '좋아. 맞짱뜨자.'식으로 득점으로 맞불을 놓는 선수가 아니었기 때문에 더더욱 눈에 띄는 성적을 못거두고 지죠. 대략 10점 7리바운드 8어시스트 2스틸 5턴오버.. 대충 이런 스탯을 보여주고 지는 겁니다.
아마 그 당시에 지금만큼 인터넷이 활성화 되었다면 라이트한 NBA팬들조차도 은근히 키드 농구의 한계를 지적했을 겁니다.
오늘 UCLA와 캔터키의 농구를 보니 씁쓸하더군요. 론조 볼의 플레이가 이길 때뿐만 아니라 질 때도 제이슨 키드의 그것이 생각날 정도로 유사하던 게 말입니다. 오늘 론조 볼은 잘한 경기는 아니지만, 그렇다고 못한 경기도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제이슨 키드처럼 한 두명이 펼치는 히어로 농구에 무너져 결국 지던 시절의 그 모습이 오늘 생각나더군요.
사실상 론조 볼은 1번픽이 될 수 없을 겁니다. 6월에 극적인 변화가 일어난다거나 레이커스가 1번픽이 되지 않는 이상은 론조 볼이 1번픽이 되기는 힘듭니다. 론조 볼의 농구는 팀농구이고, 개인성적보다는 팀성적의 농구인데 사실상 쇼케이스인 토니에서 16강 탈락이니 더 큰 반전을 일으키기 힘들어 보입니다.
제이슨 키드처럼 1번픽이 되기는 힘든 약점이 제대로 드러난 경기였습니다.
그럼에도 저는 이 친구가 꼭 피닉스 선즈에 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제이슨 키드를 더더욱 생각나게 하는 이 친구에게 90년대 피닉스가 붙여주지 못했던 해결사가 오늘 탄생했기 때문입니다. 'Mr.70'이랑 함께 뛴다면 그들의 시너지가 어마어마할 거라 생각합니다.
론조는 Mr.70의 필드골 성공률을 올려 줄 것이고, Mr. 70은 론조가 하지 못하는 해결사 역할을 해줄 겁니다.
물론, 당장 다음시즌은 론조가 리그에 적응해야 하기 때문에 큰 기대는 힘들지만, 두 번째 시즌에는 백코트 2000이 이루지 못한 꿈을 이룰 수 있게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어떻게 보면 론조 볼의 가치가 조금 떨어지는 게 피닉스에게는 더 유리한 상황이 되지 않았나 싶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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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감이 되는 글입니다.
우승으로 가기 위해서는 조율해줄 선수와 히어로 이 두명이 필수인것 같아요.
최근에 타이트해진 리그 과정에서 백코트 듀오가 완성되면
그 팀은 더욱 짜임새 있게 바뀌는것 같습니다.
피닉스가 그 픽을 갖게될지, 누가 1~2픽을 받을진 예상 못하겠지만
현재 피닉스가 안고 있는 문제들을 론조와 부커가 해결해 줄지도 모르겠습니다.
근데 궁금한것이, 피닉스가 1픽을 갖게 된다면
펄츠가 아닌 론조를 지명할거라고 보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