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의 폴 조지 트레이드 시도는 과연 타당하지 못했는가?
필리가 시도했던 폴 조지 트레이드 시도에 대한 제 사견을 몇 자 적어봅니다. 필리 팬은 이렇게 보는 구나라고 가볍게 생각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먼저 민감한 주제인만큼 페이서스 팬분들께는 사죄의 말씀을 드립니다. 그저 가볍게 봐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1. 필리가 보유중인 다양한 1라운드 픽에 대한 정리.
필리는 현재 기존의 필리 픽 외에 탑3 보호픽인 레이커스 픽과 2019년 킹스 1라운드 픽(스왑권리와는 완전히 별도로 보시면 될 듯 합니다)을 가지고 있습니다.
2017년 탑 3 보호픽인 레이커스 픽은 2018년에 비보호로 풀립니다.
최근 레이커스와 킹스가 리빌딩을 시도하면서 매직 존슨과 디박은 각기 2년에서 3년간의 리빌딩 기간이 필요하다는 언급을 했죠.
이런 상황을 감안하면 레이커스 픽은 설사 올해 사용하지 못하더라도 다음 시즌 top 5 가능성도 높은(로터리 가능성은 매우 높은) 픽입니다. 2018년 드래프트에 나오는 신인들의 수준(에이튼이 나오는!)이 상당한 것으로 알려진 와중에 레이커스 픽의 가치는 상당히 높다고 봐야겠죠.
킹스 또한 디박이 장기적으로 리빌딩을 하겠다고 천명한 상황이기에 top 5 가능성이 높은 2019년 킹스 1라운드 픽의 시장 가치는 상당히 높은 상황입니다.
반면 올해 필리 픽도 Top5-8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필리가 여전히 승수가 많은 팀은 아닙니다만, 지난 시즌까지의 이미지 때문에 실제 입지보다도 낮은 평가를 받는 경우가 많은 듯해 필리의 현재 위상을 간단히 언급해보겠습니다.
필리는 현재 26승을 거뒀고, 최종적으로 30-35승이 가능해 보이는 경기력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데드라인 이후 승수가 적지만 경기력 자체는 나쁘지 않고 연승도 기록한 바 있습니다. 이 부분은 조만간 자세히 정리해 올리겠습니다. 여하튼 현 시점에서 필리 밑에 하위 4팀이 존재하며 비슷한 성적의 팀이 바로 위에 3팀이 있어 실제로는 top 8까지 픽 순위가 떨어질 여지도 있습니다. 최근 평가가 좋은 미네소타와도 승률 차이가 0.029밖에 안나죠. 현재 수준으로 시즌을 마칠 경우 예상되는 픽 순위가 top 3가 아닌 top 5 이상(top 8도 가능하나 킹스와의 스왑 권리가 있어 탑 8 밖으로 벗어날 확률은 거의 전무합니다)이기에 필리 픽의 가치가 레이커스나 킹스 픽보다 높다는 전망은 그리 많지는 않습니다. 더욱이 레이커스 픽은 다음시즌 드랩 뎁쓰를 감안하면 가치가 더 높아집니다.
2. 코빙턴과 노엘의 당시 트레이드 가치.
팬심을 빼고 최대한 객관적으로 언급해보려 노력하겠습니다.
저 트레이드에 포함된 코빙턴은 이번 시즌 평균 12.8득점-6.5리바운드-1.9스틸-1블락을 기록 중인 선수입니다. 게다가 이번시즌 DRPM 8위(빅맨제외 1위), deflection 1위를 기록 중이죠. 코빙턴의 기록은 2017년으로 한정하면 더욱 좋아집니다. 2017년에 평균 33분 출장에 15.2득점-37.9% 3점성공률-7.3리바운드-2.2스틸-1.2블락을 기록 중인데요. 야투율도 42%를 넘어서면서 지난 시즌보다도 발전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런 활약덕분에 최소한 필리 지역 내에선 최고의 찬사를 받고 있으며 감독도 그 가치를 높게 보고 있습니다(수비의 중심으로 인정하면서 팀 내 평균 출장시간이 가장 많은 선수죠). 이번시즌에 비로소 리그에서도 손꼽히는 3&D형 3번으로 거듭나는 중인 선수인데 계약을 보면 기가 막힙니다. 어떤 선수와 비교해도 꿀리지 않을 정도로 계약 대비 효용가치가 월등히 높은 선수가 바로 코빙턴이죠.
1밀 계약이 아직 2년이 남았습니다. 다음 시즌까지 1밀로 쓸 수 있는 계약 대비 활용가치가 정말 높은 선수라는 것이죠.
물론 3&D형 플레이어가 과거 대비 시장에서의 선수가치가 많이 떨어진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1밀 계약으로 다음시즌까지 활용가능하다는 점 때문에 코빙턴의 선수가치는 마냥 나쁘다고 생각되지는 않습니다.
그리고 노엘이 트레이드 시점에 가치가 낮았던 것 때문에 계속 얘기가 나오고 있는데요. 노엘의 가치가 낮았던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개인적으로는 가장 큰 이유를 직전에 있었던 커즌스 트레이드 여파로 보고 있습니다.
당시 뉴올리언즈가 1라운드 보호 픽(당시 로터리 밖으로 예상되었던)-힐드-타이릭 에반스-2라운드 픽으로 커즌스-옴리 캐스피를 얻은 상황이었고, 이런 분위기 속에 당시 브룩 로페즈로 1라운드 픽을 얻기 힘들다는 루머(말그대로 말도 안 되는 루머라고 생각합니다만) 등도 나오던 상황이었죠.
하지만 이런 분위기 때문에 노엘의 시장가치는 예상보다 하락했다 해도 역설적으로 당시 트레이드 분위기에서 미래의 top 5가 가능한 두 장의 1라운드 픽은 시즌 초반 예상보다도 가치가 굉장히 높아졌다고 봐야합니다.
과거에 제가 노엘의 트레이드 가치를 언급하면서 노엘의 경우 20밀 가량의 고액 재계약이 예상되는 선수였기에 트레이드에서 보다 좋은 가치를 인정받기 위해 필 리가 블록버스터 딜을 시도하면서(끼어들면서) 비어있는 샐러리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려 할 것이라는 골자의 이야기를 한 적이 있습니다.
이것이 오늘 뉴스에서 노엘의 트레이드에 1라운드 픽 2장외에도 굳이 코빙턴이 끼게 된 이유라고 생각하며 결국 저 트레이드는 샐러리 유동성까지 상대에게 안겨주는 유형의 계약이라는 것을 꼭 감안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사실 코빙턴은 노엘과는 또 다른 상황이라고 생각하는데요. 노엘은 같은 빅맨인 커즌스 트레이드의 영향을 크게 받았으며 재계약 시의 높은 금액에 대한 부담감이 트레이드 가치를 낮추는 큰 원인이었다는 후속 평가가 나온 반면(필리의 빅맨 로그잼 덕분에 당연히 팔거라는 인식도 한몫했겠죠) 코빙턴은 이번 시즌 상당한 수준의 경기력을 보여주고 있음에도 불과 1밀의 계약으로 다음시즌까지 묶여있는 선수입니다. 거기에 코빙턴은 필리에서 꼭 팔아야할 이유가 없는(필리의 3번 뎁쓰를 감안하면 오히려 반드시 지켜야할) 선수이기에 상황이 노엘과는 완전히 다르겠죠.
요즘과 같이 드래프트 픽의 인플레이션이 심화된 상황에서 미래 가치로 Top 5로 예상되는 1라운드 픽 두 장에 불과 1밀 밖에 안 되는 주전급 3번 코빙턴과 준수한 5번 노엘을 더한 트레이드 시도가 그 가치가 낮다는 생각은 안 듭니다.
현재까지 필리-댈러스 간 트레이드 평가는 윈-윈?
또한 노엘 트레이드는 2라운드 픽 2장의 탈을 쓴 1라운드 보호픽이 아니라 저스틴 앤더슨이 골자라고 생각합니다. 저스틴 앤더슨을 얻으면서 2라운드 픽 2장을 덤으로 받았다고 봐야될 것 같아요. 개인적으로는 아직까지도 저 트레이드를 마냥 잘한 트레이드라고 생각하진 않지만 근래 앤더슨 활약을 보면 의외로 윈-윈이었다라는 평가도 많습니다(저는 당시에는 콜란젤로에게 큰 실망을 했었습니다).
그만큼 앤더슨이 필리에 잘 어울리는 선수로 성장하고 있습니다. 벌써 필리에 입성한 이후 본인의 커리어하이 득점을 두 번이나 찍었으며 슈퍼스타 앤써니를 완벽히 막아내면서 필리에게 클러치 수비로 승리를 안겨준 적도 있죠.
요근래에 특유의 우당탕탕한 매력을 뽐내며 팀에서 상당히 중요한 역할을 수행중인 앤더슨입니다. 또한 개인적으로 앤더슨 영입은 단순한 선수 교환이 아니라 필리 리빌딩의 모토가 담긴 영입이라고 보고 있는데요. 이에 대한 이야기도 추후에 자세하게 다뤄보겠습니다.
당시 폴 조지를 둘러싼 상황을 고려한다면...
폴이 당시 팀의 변화를 촉구한 상황에서 차후 재계약 시 레이커스 행 루머가 터졌었죠. 실제 당시 3팀이나 언터쳐블이라 할 수 있는 폴 조지를 노렸다는 것은 이 루머때문에 다른 팀에서도 폴 조지 영입을 시도할만한 여지가 있다고 봤었다는 얘기일 겁니다.
사실 이런 상황이라면 필리 입장에서도 폴 조지를 데려왔다 해도 불과 1년 반밖에 못쓸 확률이 매우 높았겠죠.
그럼에도 그 1년 반을 위해 필리는 과감한 도박을 한 것이고 이 상황에 너무 무리한 제안은 자칫 팀을 망가뜨릴 우려도 있었을 겁니다. 즉 필리는 1년 반이라는 계약을 고려해 페이서스에게 샐러리 유동성을 안겨주면서(샐러리는 폴 조지의 연장계약 수준을 감안하면 폴 조지=코빙턴+노엘로 얼추 맞아떨어집니다. 물론 코빙턴과 재계약을 안 할 경우 그 샐러리는 그대로 다른 FA에게 투자가능하죠. 물론 코빙턴이 최대 평가만큼 재계약 안할 수도 있는 거구요. 이 때문에 코빙턴의 현 계약이 1밀이라는 것이 상당히 높은 가치를 가진다고 생각합니다) 당시 데드라인 분위기에서 최상급의 시장 가치를 뽐내던 1라운드 최상위 픽 두 장을 같이 제안한 것이니 시도 자체는 괜찮았다고 생각합니다.
결국 종합해보면 오늘 뉴스에서 드러난 저 제안은 드러난 제안 외에도
1) 이번 데드라인 분위기에서 1라운드픽(그것도 최상위픽이 될 확률이 높은 2장의 픽)이 가지는 시장가치가 어마어마했다는 것과
2) 필리가 비어있는 샐러리를 활용해 페이서스에게 샐러리 유동성을 안겨주는 제안을 했다는 것을
꼭 합쳐서 봐야한다고 생각합니다.
사실 페이서스 입장에서는 폴 조지와 재계약이 불투명하다는 판단이 들었다면 저 제안을 받아들였을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페이서스가 저 제안을 일언지하에 거절했다는 것은 여전히 페이서스는 폴 조지와 함께 가려는 의지가 높았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지 않은가 생각합니다(폴 조지와 재계약이 가능하다고 확신했다고 봐도 되겠죠).
폴 조지는 개인적으로 정말 좋아하는 선수이고, 그 가치나 실력은 준 MVP 급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렇기에 저 제안도 자체로는 폴 조지의 가치에는 현저히 못 미치겠지만 그렇다고 해서 저 제안이 당시 상황과 이면에 존재하는 추가된 옵션들, 그리고 각종 루머들을 고려하면 터무니없는 것만은 아니었다는 이야기를 꼭 하고 싶어서 몇 자 적어보았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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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조지라는 선수의 가치를 감안해도(해서) 필리입장에서는 엄청 많이 퍼준거였네요.
다만 인디입장에서 괜찮은 딜이었지만 저 딜을 하면 리빌딩을 하겠다는 거가 되기때문에 받지 않았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