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빙의 미드레인지 게임 & 어빙의 패스 능력
오늘 경기에서 어빙이 날라다녀서 그런지 오늘 게시판에 어빙 얘기가 좀 많았군요.
관련해서 몇 가지 자료를 공유해볼까 합니다.
1. 어빙의 미드레인지 게임
이번 시즌 어빙은 커리어 하이 시즌을 보내고 있습니다.
다른 무엇보다 평득 20점 스코어러에서 평득 25점 스코어러로 스텝업했지요.
그것도 슛효율 역시 커리어 하이급이면서 볼륨까지 훅 증가했으니 상당한 스텝업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어빙의 이런 스텝업은 일단 기본적으로는 팀 차원의 미세한 롤분배? 롤조정?과 관련이 있기도 합니다.
이번 시즌 들어 르브론부터가 어빙을 믿고 어빙에게 공을 맡기는 게 보이죠.
캐브스 2기 르브론의 USG%는 다음과 같습니다.
1년차 때 32.3% / 2년차 31.4% / 3년차인 이번 시즌 30.0%
갈수록 USG%가 조금씩 줄어들고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그럼 이게 누구한테 갔을까요? 주요하게는 어빙(+러브)에게 간 것 같습니다.
르브론 era 어빙의 USG%는 다음과 같습니다.
1년차 때 26.2% / 2년차 29.5% / 3년차인 이번 시즌 30.9%
어빙의 USG%가 해마다 상승해서 이번 시즌에는 어빙의 USG%가 르브론의 그것보다 더 높은 수치인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참고로 러브의 USG%도 21.7% / 23.4% / 26.9%로 해마다 상승.
루감독 부임 후 러브의 롤 변화를 보여주는 수치가 아닌가 싶습니다.)
USG% 뿐 아니라 이번 시즌은 FGA도 어빙이 르브론보다 더 많습니다. 자유투 시도까지 다 고려해보아도 이번 시즌은 미세하게나마 르브론보다 슛을 더 많이 쏘고 있는 어빙인 것 같습니다. 물론 르브론이야 어빙보다 패스를 더 많이 하니까 이런 결과가 나오기도 하는 거겠지만, USG%와 슛시도 모두 어빙이 르브론보다 아주 미세한 차이로 더 많다는 것은 분명 어빙의 볼소유 및 슛시도를 팀차원/르브론이 밀어주고 있는 걸로 볼 수 있겠지요.
이는 루감독이 시즌초부터 천명한 어빙에게는 어택모드의 롤을 준 것과 궤를 같이 하는 게 아닌가 싶습니다. 지난 플옵에서 우리 모두가 보았잖아요. 어빙이 건강하고 컨디션이 좋을 때 얼마나 무시무시한 창이었었는지.. 이런 창으로써의 쓰임을 극대화하고 싶은 루감독(+르브론)이 어빙의 롤을 이런 스코어러 쪽으로 밀어주고 있는 게 아닌가 싶습니다. (실제 시즌초에 캐브스가 잘 나가던 당시, 어빙 1옵션에 르브론 가자미설이 횡행하기도 했었죠. 르브론이 아무리 가자미를 한다고 캐브스가 르브론이 아닌, 어빙이 1옵션인 팀은 아닙니다만, 어쨋거나 시즌초부터 뭔가 조금은 가자미스러운 르브론, 스코어러로서의 어빙. 이런 식의 미세한 롤조정이 느껴지기는 했었지요.)
개인적으로는 이번 시즌 어빙의 이런 스코어러로서의 스텝업에 작용한 여러 요인들/측면들이 보이는데, 그 중 중요한 하나가 어빙 미드 레인지 게임 효율이라는 생각입니다.
다음은 어빙 미드레인지 FG%의 추이입니다.
루키 때 38.4% / 2년차 때 44.2% / 3년차 때 39.5%
4년차 때 46.6% / 5년차인 작년에 49.2% / 6년차인 이번 시즌 48.8%
르브론era/빅3체제가 되면서 당연하게도? 어빙의 전반적인 슛효율(FG%/TS%)가 이전 원맨 에이스 시절에 비해서 부쩍 좋아졌는데(물론 지난 시즌은 부상 탓에 슛효율 커리어 로우급이기는 했습니다...), 그걸 고려한다고 하더라도 르브론 era 1년차인 어빙 4년차 시즌부터 어빙 미드레인지 샷의 효율이 상당히 좋습니다. 심지어 이번 시즌은 미드레인지 야투율 리그 2위가 어빙입니다.(http://stats.nba.com/players/shooting/#!?CF=Mid-Range%20FGA*GE*3&Season=2016-17&SeasonType=Regular%20Season&DistanceRange=By%20Zone&sort=Mid-Range%20FG%20PCT&dir=1)(경기당 미드레인지 샷을 3개 이상 던지는 선수들을 기준으로 하였습니다.)
이번 시즌 현재적으로 보면, 미드레인지 샷이 좋다는 얘기를 많이 듣는 맥컬럼, 카와이, 미들장인 폴보다 미드레인지 야투율이 더 좋은 어빙입니다. 링크 보시면 미드레인지 야투율 1위가 미들턴이기는 한데, 시도수까지 고려해서 보자면, 미드레인지 슛을 많이 던지는 애들 중 야투율 순서로 어빙, 맥컬럼, 카와이, 폴 이런 순서가 되는 것 같군요. 무튼 결론은 이번 시즌 어빙 미드레인지 게임의 볼륨과 효율 모두 장난없다는 것입니다. 경기를 보고 있을 때도 이건 금방 눈에 띄는데, 실제 스탯으로도 같은 결과가 나오는 것 같습니다.
개인적으로 저는 어빙의 이 미드레인지 샷이라는 옵션이 어빙을 최강의 1대1 플레이어로 만드는 데 큰 기여를 한다는 생각입니다. 르브론과 비교를 해보자면, 르브론은 돌파의 효율이 넘사이지만(어빙도 돌파 효율 상당히 좋은 편인데, 르브론 돌파 효율에 비하면 좀 초라해집니다. 이건 르브론이 너무 굇수인지라), 미들은 아무래도 그리 좋다고 하기는 어렵습니다. 3점도 이번 시즌은 상당히 잘 넣어주고 있기는 하지만 기본적으로는 3점도 르브론보다는 어빙이 좋기는 합니다.
이런 관점에서 보자면 르브론은 점퍼가 잘 들어가면 아무도 못막는 굇수가 되지만, 점퍼가 안들어가면 돌파만 막으면 되는, 새깅에 종종 곤란해하기도 하는 선수가 되어버리죠.(이번 시즌 르브론 3점이 비교적 잘 들어가서 참 다행입니다. 이렇게 르브론이 3점마저 잘 들어가버리면 르브론 막기는 애초에 상당히 어려워지죠.)
그런데 이런 르브론에 비해 어빙은 기본 옵션이 상당히 많습니다. 돌파 미들 3점 모두 수준이 상당하니까요. 돌파 미들 3점을 이 정도로 균형있게 갖추고 있는 현역 선수가... 개인적으로는 어빙이 제일 먼저 떠오릅니다. 그래서 최강의 1대1 플레이어가 될 수 있는 게 아닌가 싶고요. 수비수에게 막아야 하는 옵션을 많이 던지니까요.
2. 어빙의 패스 능력
이 뒷부분 패스 능력에 대해서는 최대한 짧고 굵게 써봐야겠어요.
어빙의 이번 시즌 1차 스탯은 35.1분 25.5득점/3.3리바/5.8어시 (FG 47.4% TS 58.3%) 입니다.
지금 돌이켜 생각해보면, 시즌초에 스코어러로서의 면모가 돋보이던 어빙의 쓰임이 중간에 백업 포가 부재 문제로 인해? 원래 플랜대로의 쓰임보다는 리딩/패스 쪽으로의 쓰임 쪽으로 구조적으로 다소 강제된 면이 있었던 게 아닌가 싶어요. 지나고 나서 생각해 보니 이런 식으로 맥락이 잡힌다 싶은데, 데론이 영입된 이후 데론과 같이 뛰는 어빙은 리딩/패스 부담은 조금은 덜어내고 스코어링에 무지하게 집중하는 것 같다 싶거든요. 물론 팀의 대단한 스코어러인 러브와 코버가 아웃된 상황에서는 득점해줄 자원이 너무 부족했던지라 르브론 어빙 이 원투펀치가 투맨쇼를 하다시피 한 적도 많기는 했었지만요.
몇 가지 변수들을 고려한 어빙의 스탯을 확인해 보면 위와 관련된 상당히 흥미로운 점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일단 러브가 결장한 경기들에서 어빙의 스탯이 어떤지 한번 보도록 하겠습니다.
러브 결장 이후 12경기(2/14~3/14) : 35.3분 28.3/4.1/6.1 (FG 49% TS 60.3%)
어시 숫자도 시즌 어시보다 조금더 분발하기는 했는데, 러브의 결장으로 득점을 더더 많이 하고, 어시보다 리바를 평소보다 조금은 더 잡았음을 알 수 있습니다. 러브의 부재를 메워보려는 팀의 노력들 중, 어빙의 맡은/기여한 바는 주로 득점(+리바 조금) 쪽이었던 것 같네요.
그렇다면 백업 '포가' 데론의 합류 이후 어빙의 (현재까지의) 스탯 변화는 어떨까요.
데론 합류 이후 9경기(3/1~3/19) : 35.3분 30.3/3.9/4.9 (FG 52.2% TS 64.8%)
확실히 어시가 꽤나 줄어든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대신 득점이 가장 폭발적이었네요. 스코어링에 좀더 집중하다 보니? 슛효율 역시 장난 없습니다.
사실 러브 결장 기간과 데론 합류 기간이 겹치는 구간도 상당하고 그렇지 않은 구간도 꽤 되는데, 어쨋거나 데론 합류 이후 (패스/어시보다는) 스코어링에 집중하고, 그래서 그런지? 슛효율도 상당한 어빙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해당 두 구간 모두 어빙은 미세하게나마 르브론을 제끼고 팀내 최다 스코어러입니다.
러브 결장 구간 : 어빙 28.3점 > 르브론 26.6점
데론 합류 구간 : 어빙 30.3점 > 르브론 29.1점
이러한 어빙의 팀내 최다 스코어러 등극, 르브론의 뭔가 가자미스러운 활약(이라기보다는 올어라운드한 활약!)은 시즌초에 구상했던 롤배분이기는 한 것 같다 싶기는 합니다.(만 어빙 데롱 조합의 수비는 어쩌지;;;ㅠ) 데론 합류 이후 9경기 어빙의 TS 64.8%는 같은 구간 르브론의 62.1%보다 더 좋기까지 합니다.(아무래도 르브론은 자유투 때문에 밀리게 되는...;;;)
결론적으로 제가 하고 싶었던 얘기는
어빙의 리딩 능력은 물론 좋다고 내세울 만하지는 못하지만(좋다고 증명한 적이 없으니까요.)
그렇다고 어빙의 패스/리딩 능력을 좋지 않다며 닫아둘 문제는 아닌 것 같습니다.
상황별 스탯들에서 확인할 수 있다시피, 현재의 어빙은 그저 본인에게 맡겨진 주된 임무인 스코어러로서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고 있는 걸로 보이거든요. 물론 그 와중에도 a패스나 2대2 픽앤롤 게임들은 잘하고 있고, 르브론과 어우러지는 게임메이킹 역시 잘하고 있는 걸로 보이는데, 현재적으로 어빙에게 게임 전체 리딩 자체가 맡겨져 있는 것 같지 않아 보이죠. 현재 팀 구성상 그럴 필요도 없을 뿐더러(르브론이 있고, 백업으로 데롱도 있고..) 팀 전체적으로 볼 때 스코어링에 좀더 집중하는 고효율의 어빙이 팀의 경쟁력 향상에 더 도움이 된다고 판단하고 있는 게 아닌가 싶습니다. 스코어링에 집중해서 고효율의 스코어러가 될 때의 어빙이 얼마나 무서운 무기인지는 이미 확인한 바가 있죠. 지난 플옵에서.
추가로 제가 볼 때 르브론 벤치 있는 구간에서 공격 코트에서의 어빙은 기본 컨셉이
르브론이 쉬고 있으니 내가 리딩을 해야겠다 이런 마인드인 것 같지 않아 보입니다.
르브론이 쉬고 있으니 내가 득점을 해야겠다 이런 마인드가 가장 우선하는 것 같죠.
지난 플옵 때도 그랬고(그래서 르브론 쉴 때 어빙의 득점력으로 점수차 훅 벌렸던 구간도 좀 되었죠. 사실 이런 어빙의 마인드는 어빙이 득점을 잘해주기만 한다면야 공격 쪽으로는 큰 문제는 없어 보입니다. 그저 수비에서 구멍이 나게 되면 그게 문제인 것 같고요..)
이번 시즌도 그래 보이는 것 같습니다.
글쓰기 |
좋은 분석 글 잘 읽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데론이 오면서 데론과 함께 뛸때 어빙이나 르브론이 좀 더 공격적으로 플레이할 수 있는 점이 좋습니다. 지난 시즌에도 어빙이 델라와 많이 뛰기도 했었죠. JR이 있으면 그나마 보조 리딩이 가능한데 시즌 내내 데론도, JR도 없는 상태에서 뛰다보니 어빙의 리딩 실력이 이번 시즌 통해서 반강제적으로 많이 좋아진 것 같습니다. 12월에 연속으로 10어시스트 이상을 찍었던 적고 있고 말이죠. 하지만 여전히 경기 전체를 조율한다기 보다는 자신의 공격에서 파생되서 나오는 느낌이라 안정감에서는 조금 아쉽지 않나 생각합니다. 그래도 팀에는 르브론도 있으니 괜찮은 백업 포가만 있다면 지금처럼 공격에 좀 더 무게를 두고 플레이하면서 르브론의 짐을 덜어주었으면 좋겠네요. 개인적으론 어빙의 평득이 27-8점까진 올라갈 수 있지 않을까 예상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