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빈 부커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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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3-13 22:54:43
아무리 좋은 물건이라도, 홍보가 덜 하면 사람들은 몰라 줍니다.
오늘 데빈 부커에 대한 매니아내에서 몇몇 댓글을 보면서 느꼈던..
글쓴분은 데빈 부커 대단 한 것 같아요, 어떤 선수인가요? 를 물어보셨는데
잘하긴 한데 그 정도는 아닌 거 같습니다.. 한계가 있습니다.. 이런 늬앙스의 댓글들이
좀 되더군요. 물어보시고 예상하셨던 내용과는 다를 것 같은..
사람마다 느끼는 점은 다를 것입니다.
현지 피닉스 언론, ESPN 등의 대중매체등에서는 데빈 부커를 수식할 때,
Pace for All time Greatness , following footsteps of nba great 이런 표현들을 쓰는걸 보고,
선즈 팬 포럼, 기사들은 물론이고 다른 팬들도 접근할 수 있는 NBA 관련 영상이나 기사들 댓글에
이 녀석 쩌네, 잘하네! , 고작 스무살이라고! 앞 날이 기대되는 군, 코비 느낌도 나는군
요런 반응들 보면서 흐뭇해하다가 물론 모든 분들이 그런 것도 아니고 특별히 비하를 하신 것도 아니지만
사뭇 다른 냉정한 반응에 당황스러운건 어쩔 수 없더군요..
현지에서 대단하다고 칭송한다고 국내에서 꼭 그래야 하는 법은 없습니다.
온도차가 다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 온도차가 데빈 부커에 대해 잘 모르는데에서 비롯된 영향이라고 생각하기에
이렇게 글을 따로 적어보게 되었습니다.
어떻게보면 영업, 칭송을 게을리해서 부커에 대한 평가가 박한건가,
선즈 팬으로서 약간의 미안함도 있구요.
현지에서는 데빈 부커의 활약에 대해 쉽게 찾아볼 수 있고,
영어만 할 줄 알면 그의 마인드셋, 인터뷰 내용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자신을 응원하는 다운 증후군 소녀와 특별한 우정을 나누고 있다거나,
먹고 싶은거 다 먹고 싶은 스무살의 나이에
벌써부터 패스트푸드와 소다 음료를 먹지 않고 오후 3시부터는 탄수화물을 섭취하지 않는
빡센 식단관리를 하고 있다던지 하는 이야기 말이죠.
(그 위대한 코비 브라이언트도 30살 넘어서야 겨우 치즈버거를 끊은걸로 알고 있습니다..)
허나, 국내에서는 NBA매니아 , 염용근님 칼럼 정도 아니면 정보를 찾기 힘들고
가뜩이나 힘든 세상살이 속에서, 내가 좋아하는 선수, 팀 정보 이외의 것까지
찾아볼 여력은 없는게 현실입니다.
서론이 길었네요.. 현지와 국내의 다른 온도차 때문에 글을 써야 겠다라는 생각이 들긴 했지만,
그것보다는 데빈 부커가 기록하고 있는 유의미한 기록들에 대한 감상을 적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바쁘다보니까, 주말 말고는 영 시간이 안나더군요.. 더 미뤄지기 전에 요즘 활약상에 대해 간략히
적어보려고 합니다.
리그 역사상 가장 어린 나이에 올스타 3점슛 대회 참가(February, 2016)
리그 역사상 가장 어린 나이로 백투백 38득점 기록 (November 4-6, 2016)
리그 역사상 가장 어린 나이로 백투백 39득점 기록 (January 12-14, 2017)
리그 역사상 가장 어린 나이로 16경기 연속 20+득점 기록 (February 4, 2017), 이전에는 LeBron James
네 번째로 어린 나이로 1000득점 도달한 선수 (April, 2016) with KD, LBJ, Kobe
네 번째로 어린 나이로 30득점 이상 경기 16번 기록 (March 11, 2017), just one behind
Carmelo Anthony for third place.
fourth youngest ever with 37+ games of 23+ points (March 11, 2017) tied with Kyrie Irving, behind Kevin Durant (70), Carmelo Anthony (80) and LeBron James (110)
그가 올시즌 보여주고 있는 기록들은 주목할만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종합적인 감상으론 정말 대단하다라고 하고 싶을 정도입니다.
이러면 데빈 부커의 시즌 기록을 보고 '정말 대단하다'하다고? 고개를 갸우뚱하시는 분들도 있을겁니다.
'정말 대단하다' 라는 말을 붙이려면 르브론 제임스, 제임스 하든, KD, 러셀 웨스트브룩 같은 선수한테나
어울리지... 적어도 더마 드로잔, 브래들리 빌 이 정도 성적은 올려줘야 하는거 아니야...?
맞습니다. 하지만 이 모든 선수들이 처음부터 이렇게 잘한 것은 아닙니다.
러셀 웨스트브룩은 얼마나 욕을 많이 먹었나요.
포인트가드인데 리딩 능력도 없고, KD를 위해선 정통 포인트가드가 필요하다 얘기 계속 나왔었습니다.
더마 드로잔은 '해로운 게이' 모드에 돌입한 루디 게이와 함께 미드 레인지에서 들어가지 않는
미들슛 난사하며 랩터스 팬들을 좌절 시키던 때도 있었습니다.
명예의 전당 예약자 르브론 제임스, 케빈 듀랜트도 2년차부터 팀을 승리로 이끌진 못했습니다.
하지만 케빈 듀랜트, 르브론 제임스는 수비력도 좋은 걸?
듀란트는 올 시즌 되서야 수비력에 대해 인정받고 있고,
르브론 제임스도 클리블랜드 1기 시절 막바지쯤에서야 수비력에 대해 눈을 떴습니다.
고작 2년차 , 이제 스무살하고 134일이 지난 선수에게 가혹한 기준을 들이대며
벌써부터 성장가능성을 가늠하는 것은 약간 가혹한 처사가 아닐까 생각이 듭니다.
유망주들은 적어도 3년은 지켜봐야 한다고 봅니다.
혹여라도 위대한 선수들과의 비교를 한다면 데빈 부커가 3년차에 팀을 얼마나
승리로 이끌어내는지 지켜봐야 하겠죠. 위대한 선수들 대부분이 3년차 내에 플레이오프 진출을 해냈으니.
그건 그때의 일이고..
전 지금의 데빈 부커가 써 내려가는 위대한 발자취를 있는 그대로 만끽하고 싶습니다.
매버릭스전 위닝샷 상황에 대해서.
에릭 블레드소나, 마퀴스 크리스가 슛을 쏠 수도 있었다고 합니다.
하지만 부커가 내가 쏘겠다고 얘기했고 팀원들은 부커를 믿었고, 믿음에 보답해냈습니다.
그리고 얼 왓슨은 부커에게 스크린을 걸어줄지에 대해 물어봤고, 부커는 거부하고 1:1 아이솔레이션
상황을 택했습니다.
릭 칼라일은 경기 내내 부커에게 더블팀을 갔어야 했다면서.. 그렇게 하지 않은 자신의 책임이
크다고, 다음 시즌 부커를 만날때는 더블팀 갈 것을 고려하겠다고 소회를 밝혔습니다.
올시즌 들어 얼 왓슨은 데빈 부커를 코비 브라이언트를 빗대며 이야기를 종종 했습니다.
그의 멘탈리티가 코비 브라이언트와 닮았다며 말이죠.
댈러스전 이후 왓슨이 부커에 대해 말하길, 부커는 언제나 마지막 샷을 쏘길 원하며 자신 있어 한다.
이 아이는 스페셜해질 거라면서 또 한번 극찬을 했습니다.
지난해 부커가 공을 잡고 모든 것을 지휘할 수 있었을 때에는 그의 효율성을 극찬하며 듀랜트와 빗댔었고
올시즌은 코비에 비유하며 20살 젊은이에게 많은 기를 복돋아주고 있습니다.
실제로 왓슨은 부커에게 별 다른 주문을 하기 보다는 믿고 맡긴다고 합니다.
고작 스무살의 선수인데도 말입니다.
제가 무엇보다 올 시즌 데빈 부커를 자랑스럽게 여기는 이유는,
에릭 블레드소 - 브랜든 나이트의 존재로 자신의 게임을 송두리째 바꿔야 하는 상황에서
그것을 이겨내고 또 다른 스타일의 데빈 부커를 보여주었다는 점 때문입니다.
에릭 블레드소 - 브랜든 나이트라는 PG로서 블랙홀에 가까운 선수들과 함께 뛰는 부커를 보면서
마치 김연아처럼, 오히려 척박한 환경에서 뛰면서 더 강하게 클 수 있는 상황 말고는 기대할 수 있었던
부분이 없었습니다. 그들을 팀의 중심으로 생각하고 꾸려온 팀이였으니 어쩔 수가 없었죠.
그걸 넘으려면 주어진 상황에서 순간수간 실력으로 증명하는 수 밖에 없었습니다.
근데 부커가 그것을 해낸 것입니다..
경기 스타일의 변화를 준다는게 쉬운게 아니죠..
루키 시즌 브랜든 로이 스타일의 경기에서, 두번째 시즌 부커는
코비 브라이언트 식의 경기 스타일로 바뀌었습니다.
득점이 필요할땐 득점하고, 그 외는 팀원의 오픈을 봐주는 경기 스타일에서
대부분의 상황에서 득점 올리는 것에 집중하는 동시에, 오픈 찬스를 봐주는 것도 게을리하지 않는..
완전 반대의 게임 스타일에서 두각을 나타냈다는게 장하다는 생각밖에 안들더군요.
그가 위대한 선수가 될 지, 그렇지 않을지는 잘 모릅니다.
리그 역사상 1-3시즌 잘하고 성장이 멎어 아쉬운 케이스들이 얼마나 많았나요.
하지만 지금까지의 데빈 부커의 모습을 보며 위대함보다는 부족함을 보며
미래를 평가하기엔 너무 이르다고 생각합니다.
데빈 부커에 대해 부족하다고 생각하는 선즈 팬분들이나, 그외 팬분들께서
P.S 요 위의 얘긴 데빈 부커 뿐만 아니라, 다른 유망주들에게도 적용되는 것이구요..
P.S 2 게시물과 댓글들을 언급해 불쾌감이 드셨다면 사과 드립니다..
어떤 의도가 있다기보다는, 글의 형식이 제가 요새 데빈 부커를 보며 느낀 점을 적은 것이라
의식의 흐름대로 써내려가다보니 글의 기승전결의 맞춤을 위해 적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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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슛을 주저하는 느낌이 들지 않아서 마음에 드는 선수입니다.
벌써부터 자유투 삥까지 시전할 정도면 배짱도 있어보이고요.
확실히 좋은 선수인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