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러치 타임 브래들리는 어빙의 미스매치 전략을 어떻게 막아냈나
오늘 브래들리의 클러치 타임 어빙 수비 장면입니다. 다수가 인정하다시피, 어빙은 리그 최강의 드리블러이고, 가장 화려하면서도 가장 안정적인 볼키핑을 하는 선수가 아닌가 합니다. 화려한 드리블에 비해 실책이 적기도 하고, 낮은 무게 중심에 하체이동능력이 탁월해서 이동 순간에는 어깨싸움도 잘해내는 선수죠. 힘이 좋지는 않은 듯하지만(수비에서는 스마트에게 힘으로 압도당함), 정작 드리블 시 뛰어난 무게중심 이동능력으로 빅맨과 어깨 충돌을 고의로 일으키며 레이업을 성공시키는 일이 비일비재합니다(블럭을 밀어내며 앤드원 획득).
위 영상에서도 브래들리의 수비에 고전하는 듯하다가도 어깨로 한번 밀어내고 터닝 점퍼를 던지는 모습은 징그러울 정도네요. 아무튼 위의 브래들리 수비 장면을 이해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잠시 바로 전 포제션에서 어빙이 토마스를 상대로 한 일대일을 득점을 볼 필요가 있겠네요.
첫 영상과 동일한 장소에서 동일한 방법으로 미스매칭이 강요되었습니다. 그런데 첫 영상에서는 미스매치가 이루어지지 않았고, 브래들리가 어빙을 계속 마크하며 수비에 성공하고 있죠. 두 번째 영상의 수비와 갖는 결정적인 차이는 미스매치를 위해 클블이 전개한 2대2 픽앤롤에 대한 대처법입니다. 픽앤롤 '쇼'(Show) 수비가 이루어졌는데, 이 수비는 상대 미스매치 강요에 대한 대처법으로 흔히 사용되는 패턴이기도 합니다.
‘쇼’ 수비의 핵심은 스크리너 수비수(토마스)가 스크린이 걸릴 때 앞으로 튀어나오며 볼핸들러(어빙)를 가볍게 압박한 후 원래 마크맨으로 돌아가고, 그동안 핸들러 수비수(브래들리)는 스크리너를 피해 다시 자기 마크맨, 즉 핸들러에게 돌아오는 방법입니다. 위 영상들을 바탕으로 설명하면, 데론의 스크린이 걸릴 때 토마스가 앞으로 튀어나와 어빙을 견제하고, 그사이 브래들리는 데론을 피해 어빙에게 돌아가는 것이죠.
2대2 미스매치 전략에서 핸들러는 보통 (전진 스텝이 아니라) 사이드 스텝을 밟습니다. 어빙은 45도에서 코너 쪽으로 사이드 스텝을 밟으며, 브래들리에게서 멀어지는 동선을 취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사이 데론이 브래들리에게 스크린을 건 후 자연스레 스위칭을 해내고 있죠. 두 번째 영상에서는 이러한 강제 스위칭에 그대로 당하는 모습인데, 첫 영상에서는 토마스와 브래들리의 대응이 모두 달랐습니다. 한 번의 경험 후 토마스는 좀더 적극적으로 어빙에게 데쉬한 후 본인 마크맨으로 조심스레 귀환하고, 토마스의 어빙 압박으로 시간을 번 브래들리는 데론의 스크린을 피해 큰 곡선을 그리며 어빙에게 돌아옵니다.
그런 후 보다시피 어빙은 폭풍 드리블을, 브래들리는 잔발 형태의 사이드스텝-백스텝을 하는 와중에 공을 지속적으로 훑는 묘기를 보여주고 있네요. 백스템을 밟으며 공을 훑는 수비도 놀랍고, 저 수비에 어깨싸움으로 밀어내며 점퍼를 올라가는 어빙도 신기한 모습입니다. 미스매치 전략은 클블이 가장 잘하는 공격인데, 사실 일대일이 아주 탁월한 선수들이 아니면 생각보다 효율이 높지 않은 것이 미스매치이기도 합니다. 지난 파이널에서 미스매치를 강제하고자 했던 르브론과 골스 수비수들의 대응을 두어 장면 비교 차원에서 보겠습니다.
이궈달라가 르브론의 커리 미스매치를 방어하는 모습입니다. 이궈달라는 이 경기에서 다수의 스위칭을 막아냈고, 르브론의 미스매치 효율은 다소 떨어졌죠.
위의 보스턴 수비와 비슷하게 픽앤롤 ‘쇼’ 수비가 나왔는데, 앞서서 골스는 이 수비로 르브론의 미스매치 전략을 막아내기도 합니다. 이 장면에서는 르브론이 수비 동선을 역이용해서 스크린이 걸린 반대편으로 돌파를 하는 장면이네요. 앞서 말했지만 미스매치 전략은 생각(?)보다 효율이 높지 않습니다. 미스매치를 유발하기 위한 샷클락 소모가 있고, 샷클락 소모로 공격 전개의 제약이 있는 상황에서 완전히 세팅된 수비진을 상대로 일대일과 도움수비의 압박을 견뎌내야 하기 때문이죠. 릅과 어빙이 그럼에도 이를 자주 활용하는 것은 그만큼 자신감이 있다는 것으로 읽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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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마지막 브래들리의 굿 수비 장면에서 어리버리는 두말할 것도 없지만 토마스도 인상 깊군요. 자신의 수비의 한계를 인정하고 할 수 있는 부분이라도 열심히 해주는게 맘에 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