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조던은 정말 공격 옵션을 퍼주라는것보다는 인정을 받고 싶어했던것 같기도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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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at 2015-07-06 20:02:49
디조던 관련글에 조던 정도의 슛터치 수준을 가진 선수가 주제도 모르고 옵션을 원한다, 이런 식의 비아냥도 보지만
뭔가 생각나는게 옆동네인 레이커스 시절 하워드가 생각나더군요. 하워드가 레이커스 시절이나 휴스턴에서나 본인의 득점 올리는 것이나 공격 시도에서는 어마어마한 차이가 있지는 않죠. 그런데 레이커스에서는 허구한날 주제도 모르고 징징거리며 공격롤이나 탐하는 놈으로 욕 먹었고, 휴스턴에서는 하든의 조력자로 별 말 없이 잘 뛰고 있구요.
결국 그때 하워드의 불만은 '내가 공을 잡고 공격을 막 하겠다' 가 아니라, 이 팀에서 내가 대접을 못 받는다, 라는 거였던 거겠죠. 하워드도 과거의 모습에 비해선 실망스러운 시즌을 보내긴 했으나 그래도 한시즌동안 치명적인 부상을 달면서 노력했는데 욕만 먹었으니까요.
그러거나 말거나 전지적 시점 관심법으로 보면
디조던이 정말로 자기가 공격에서 중심이 되면서 마구 플레이 하려고 하는거라고는 생각이 안듭니다.
중요한건 자기가 어느정도의 선수로 이 팀에서 보여지고 여겨지는 가 하는게 아닐까 싶습니다. 클리퍼스에서 가장 많은 팬들을 몰고 다니는 선수는 크리스 폴이고, 팀 내에서 업어주면서 키우는 선수는 프랜차이즈 그리핀이죠.
디조던은 지난 시즌 동안 강철같은 체력으로 공백도 없이, 매일매일 기록지를 확인할때마다 어마어마한 리바운드을 잡고 골밑을 사수하면서 대단한 활약을 했습니다. 핵어조던으로 플레이오프에서 욕 먹어도, 스퍼스의 가드들과 리그 MVP 급 선수 하든을 제어해냈습니다.
그래도 클리퍼스라는 팀에서 조던은 폴과 그리핀에게 비중에서나, 다름 아닌 팬들의 사랑에서나 밀리죠. 그게 잘못되었다는건 아닌데, 조던의 입장에서는 좀 다른 생각이 들 수도 있을듯 합니다. 지난 시즌 자기가 펼친 활약은 리그 최정상급의 센터로서의 모습인데 팀이나 팬들이 보는 모습은 "그래, 너 폴 없이 얼마나 잘하나 보자." 이런 느낌이니까요.
디조던이 떠나고 나서 (이후에 할지도 모르겠지만) 아직까지 딱히 크리스 보쉬가 토론토 시절에 대해 말한것처럼 클리퍼스를 욕하거나 하는 의례적인(?) 행동을 아직 한 적도 없음에도 이적에 대한 팬들의 대체적인 반응은
"사람 잘 믿은 리버스 뒤통수를 치고 갔다" "밥값도 못하는 놈 사람 구실 좀 하게 만들었더니 떠났다" "가장 잘 떠먹여 줄 폴 없이 얼마나 하려고..."
이런 반응으로 뭔가 약간씩 조던을 힐난하는 늬앙스가 느껴지는게 개인적으로는 조금 갸우뚱 합니다.
젊은 정상급 선수가 막 우승하려고 다른 팀의 조각으로 흘러간것도 아니고, 팀에서 제 3인자로 있다가 자기 자신이 더 큰 선수가 되기 위해서 현 팀보다 구멍이 더 많은 팀으로 간 겁니다. 이건 도전이죠.
리버스가 오고 나서 조던이 놀라운 발전을 한것은 분명하겠지만, 피펜을 조던이 키웠다는 식의 이야기와 비슷한 부분이고, 가장 큰 노력을 한 선수는 물론 본인 자신이겠죠.
며칠전 뉴스란에 클리퍼스가 조던의 대안으로 맥기를 노린다는 이야기에, 태반의 반응이 "이런 선수 노려서 뭐하려고" "재앙이 될 거다" "쓸모 없는 짓" 이런 의견들이 많더군요.
불과 몇년 전만 해도 그 맥기와 조던을 비교하면, 잠깐이지만 맥기가 훨씬 사람이다라는 평을 듣던 시절도 있었습니다.
그 선수가 이제 이렇게 큰 겁니다. 사람도 아니다라는 소리 듣고 얼간이, 칠푼이 취급이나 당하던 선수가 이제는 한 팀의 중심을 노리고... 그리고 그렇게 되기 까지 얼마나 노력했을지도 싶구요.
전 조던을 응원해주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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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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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응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