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래프트 몇 시간전 - 디앤젤로 러셀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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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6-26 03:35:10
NBA시즌은 끝났지만 오프시즌은 여전히 볼거리, 구경거리가 많다고 생각해요.
특히 6,7,8월 드래프트와 FA 계약, 그리고 서머리그는 우리가 모두 스카우트가 되어서 선수들 예측도 하고 이적상상도 하는 재미가 쏠쏠합니다. 프리시즌이 있는 10월 초, 중반을 제외하고 사실상 NBA의 휴식기는 9월이죠.
아무래도 강팀들 경기나 로터리픽 선수들이 있는 팀을 보게 되는데 그 중에서도 오하이오 스테이트 경기를 그나마 조금 더 많이 봐서 디앤젤로 러셀에 대한 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
디앤젤로 러셀은 제가 생각하는 이번 드래프트 최고의 재능입니다.
장점은
- 천재성을 가진 패스스킬(특히 바운스패스), 온전한 포인트가드의 포지션세팅능력, 하프코트& 트랜지션 모두 훌륭한 전술수행능력.
- 지역방어의 이해도가 높은 팀 디펜스.
- 핫 핸드인 선수를 찾고, 미스매치를 아주 잘 공략하면서, 경기의 템포조절을 가능하게 하는 리딩능력.(Feel for the game)
- 2번포지션에서도 상급의 온 볼&오프 볼 슈팅능력.
- 팀 내 보컬리더이자 끊임없이 감독과 선수들과 소통하는 전형적인 리더스타일.
단점은
- 평범한 운동능력, 평범해보이는 에너지와 체력.
- 그로인해 대인방어에서의 약점. 경기에 열정적으로 쏟지 않는 느낌(?). 정신적인 터프함부족.
- 가끔 코트 위 게으른 모습. 아직 완성되지 않는 몸. 상체가 약간 살찌기 쉬운 타입.
- 상급슈터로서 아쉬운 자유투.
- 골밑마무리 능력.
이번시즌 오하이오 스테이트는 주축선수들이 1학년과(러셀, 테이트) 2학년 1명(러빙), 그리고 4학년(탐슨, 스캇)으로 이루어진, 나이면에서 극단적인 로스터였다는 점.
게다가 정통센터를 거의 사용하지 않는 언더사이즈 포워드들이 골밑을 로테이션하면서 지키는 일이 많았던 팀.
초반에는 러셀의 1학년동료인 제이션 테이트도 주력은 아니었기 때문에 러셀은 선발3명의 4학년과 함께 선발로 플레이하면서 팀을 이끌어왔습니다.
러셀이 놀라운 점은 갓 들어온 1학년이 팀 전체를 지휘해내면서 본인의 퍼포먼스까지 놓치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오하이오 스테이트 팀 내 득점 1위, 리바운드 1위, 출장시간 1위, 어시스트 2위, 스틸 2위.
팀 내 전통 포인트가드 4학년 섀넌 스캇이 있었기에 시즌 초반까지는 슈팅가드의 롤을 먼저 하다가 섀넌이 어느정도 포제션을 수행하고 나면 포인트가드 롤을 시작했었습니다. 물론 섀넌 스캇이 공 소유부분에서 받쳐주는 시간이 점점 늘어나게 되었지만요.
러셀은 하프코트에서 볼 없는 움직임을 잘 이해하고 움직였을 뿐만 아니라 슈팅이 뛰어났기 때문에 스팟업에서도 훌륭한 모습을 보여줬습니다.
팀 내 3점슈팅에 있어서 믿을만한 선수가 러셀 이외에 마크러빙이라는 선수밖에 없어서 2번스팟으로 일정시간동안 꾸준히 수행했었어야 했는데 이 경험이 러셀에게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물론 아무래도 말 체력을 보여주는 선수는 아니기에 시즌이 진행될 수록 과부하가 걸렸었고, 그로 인해 자유투가 흔들리는 모습이 많이 나왔습니다. 야투의 기복이 심한날도 생기구요. 러셀이 득점에 휘청거리는 날은 패배하는 날일만큼 팀 내 의존도가 높았었습니다.
팀 디펜스를 소화하다가 정작 본인의 대인방어에서 문제를 일으키는 경우도 생기고, 체력을 아껴두면서 플레이 할려는 때도 있었습니다. 코트위에서 그런 모습때문에 게으른 천재가 아니냐? 는 소리도 나왔었구요.
고등학교 코치 케빈 보일의 말들.
저는 러셀에게 이렇게 이야기 했습니다 ' 야, 난 니가 슛을 10개 쏴도 상관없어, 그저 공을 터치하자마자 첫번째로 슛을 쏘는 것만 하지마' 그리고 그가 어떻게 했는지 아세요?
공을 터치하자마자 슛을 해버렸습니다.
러셀은 코트에 있는동안에 재능이 넘쳤습니다. 그런데 너무 자유롭게 해요. 좀 더 절제하고 농구에 대한 체계적인 플레이를 알아야되요.
공을 터치하자마자 슛을 해버렸습니다.
러셀은 코트에 있는동안에 재능이 넘쳤습니다. 그런데 너무 자유롭게 해요. 좀 더 절제하고 농구에 대한 체계적인 플레이를 알아야되요.
러셀의 자신감은 진짜 믿기지 않을 정도에요. 그는 7번의 샷을 다 실패해도 절대 8번째 샷을 쏘는데 있어서 두려움이 없습니다. 그리고 그 8번째 샷을 성공시키죠.
오하이오 스테이트 대학 감독 따드 마타의 말들.
프리시즌이었습니다. 우리는 웨스트버지니아로 원정 연습경기를 갔었어요. 러셀은 33점을 넣고 게임 위닝샷을 터뜨렸습니다. 버스에 탄 후 저는 어시스턴트 코치들에게 말했습니다. ' 여러분, 우리는 더 훌륭한 가드를 찾았습니다 ' 그게 10월이었죠.
러셀와 마이크 콘리는 내가 코치해본 선수들 중 유이하게 체스트패스를 쭉쭉 뿌릴 수 있는 선수들이었습니다. 러셀의 릴리즈는 빠르고, 강력합니다. 그냥 총알처럼 공을 처리해버렸어요(패스했어요)
러셀의 패스는 최고입니다. 내가 본 선수 중 최고에요. 그는 패스에 프라이드를 가지고 있습니다. 자신이 가장 잘하는 것은 패싱이라고 하죠.
한 번은 경기 중에 패스를 한 번 하고나서 나한테 와서 이런 말을 하더군요 ' 감독님, 이런거 본 적 있어요? 없죠?'
한 번은 경기 중에 패스를 한 번 하고나서 나한테 와서 이런 말을 하더군요 ' 감독님, 이런거 본 적 있어요? 없죠?'
저는 항상 디앤젤로 러셀에 대해 이렇게 말합니다. '그는 [무언가] 가지고 있는 선수다'
그게 뭐냐고요? 저도 몰라요. 하지만 그는 확실히 그 [무언가]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게 뭐냐고요? 저도 몰라요. 하지만 그는 확실히 그 [무언가]를 가지고 있습니다.
저는 러셀이 이번 드래프트 중 가장 높은 재능을 가짐과 동시에 망할 확률도 탑 4,5 중에서 가장 높다는 전문가들의 의견이 이해는 갑니다. 어떻게보면 NBA라는 높은 벽앞에 본인 특유의 스웨거와 자신감이 꺾일 지도 모르는 일이죠.
채드포드는 러셀의 점프 테스트를 봤는데 스탠딩 버디컬 30.5 인치, 맥스버티컬 39인치라는 소식을 전하기도 했지만 분명히 오버롤로 따지면 뛰어난 운동능력의 소유자는 아닙니다.
그로인해 포인트가드 포지션을 소화함에 있어서 NBA에 적응하기 힘들 수도 있습니다. 대인방어는 신인선수들이 출장시간을 따내는 데에 중요한 요소니까요. 듀얼가드로서 슈팅가드를 수비할 가능성도 있습니다. 신장자체는 그렇게 떨어지지 않으니까요.
반면에 러셀은 아직 공격쪽에서 재능을 만개하지 못했습니다. 대학에서 아무래도 픽앤롤 비중이 크지않았기때문이지만, 그럼에도 가끔 보여주는 픽앤롤 상황에서 그의 패스스킬은 과장해서, 오버해서 내쉬의 패스타이밍과 일치하는 모습을 간간히 보여주었습니다. (특히 바운스패스)
볼 핸들링에 있어서도 분명히 발전할 수 있는 재능이 있습니다. 볼 핸들링이 나아지느냐에 포인트가드의 클래스가 나뉘기 때문에 이 부분은 정말 중요하다고 보여지네요.
레이커스를 가서, 꼬장꼬장한 대선배 코비와 팀 내 경쟁자이자 젊은 피인 클락슨과 함께 플레이하는 것도 괜찮고, 식서스를 가서 플레잉타임을 넉넉히 받으면서 팀을 천천히 이끌어나가도 좋으며, 닉스를 가서 트라이앵글을 배우는 것도 좋아보입니다. 러셀은 자신이 트라이앵글에 딱 맞을 수 있다고도 했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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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치들 증언을 들어보니 코비의 냄새가 얼핏 나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