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캇 브룩스의 재평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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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at 2015-05-10 16:30:17
멤피스-골스 시리즈에서 2게임 연속으로 커리 탐슨이 멤피스 수비에 지워지고 있는데, 작년 오클-멤피스 시리즈를 떠올리게 됩니다.
골스 오클 두 팀 모두, 커리 탐슨의 온 오프볼 스크린, 웨스트브룩 픽앤롤, 듀란트 핀다운, 아이솔레이션 같은 기존의 오펜스 기조에는 변함이 없습니다. 두 팀의 팀컬러는 비슷한 면이 있습니다. 골스가 빅맨이 드리블 공격이 되기 때문에 좀 더 연계와 옵션이 다양하고, 온볼 스크린 보다 오프볼 스크린의 빈도가 높은 정도의 차이는 있습니다. 하지만 기본은 최대한 코트를 넓게 쓰고(3점 되는 4번, 3-4트위너를 쓰는 스몰라인업 활용빈도), 외곽에서 강력한 볼핸들러와 슈터에게 공간을 열어주는 거죠. 수비에서도 압박의 강도가 높고, 빠른 스피드와 길이로 스위치 빈도가 높고, 트랩이나 더블팀으로 턴오버 유도, 최대한 속공을 많이 가져갑니다. 두 팀이 상대를 무너뜨리는 방식도 몇 번의 속공, 얼리오펜스로 순식간에 큰 런을 가져가면서 게임을 접수하는 식이죠.
멤피스 상대할 때 이 두 팀이 공격에서 힘을 못 쓰는 것은, 제 아무리 스크린을 걸어도 스크린이 무용지물이 되어버리기 때문일 겁니다. 어떻게 스크린을 걸든 퍼리미터에서 볼 핸들러에게 공간이 안 나고, 드리블을 하건 스크린을 걸건 미드레인지 3점 상관없이 점퍼는 다 컨테스트 당하거든요. 결국은 정직한 1대1에서의 터프샷을 쏘게끔 하죠.
이미 해임되기는 했지만 뒤늦게 스캇 브룩스를 옹호해 보고 싶었습니다. 저는 단순하지만 효과적이면 충분한 거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그의 단순한 오펜스의 팬이었습니다. 사람들은 듀란트와 웨스트브룩이 얼마나 훌륭한지는 알지만, 그 판을 깔아준 게 스캇 브룩스라는 이야기는 잘 하지 않습니다. 전술이라는 게 결국 선수가 가진 능력을 최대치로 이끄는 것이라면, 스캇 브룩스는 꽤나 좋은 감독이었습니다.
골스가 멤피스 상대로 고전하는 것을 보니 스캇 브룩스가 실은 멤피스 상대로도 제법 잘한 것은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의 얼핏봐서는 무식해보이는 방식이 사실은 정답이 아니었을까 하는... 더불어 팬들이 쉽게 하는 감독에 대한 평가라는 것도 사실 대개는 근거가 약한 것들은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멤피스는 어느 팀에게나 까다로운 매치업이라는 것, 골스에게는 최악의 매치업이라는 것은 더 말할 필요도 없을 겁니다. 한 가지 재밌는 것은, 스티브 커는 당시 스캇 브룩스가 매일 같이 들었던 엄청난 조롱을 듣지 않아도 된다는 것입니다.
국내외를 막론하고 스캇 브룩스가 NBA 팬들한테는 거의 동네 바보 취급 당하는 문화가 있었던 것도 있지만 작년 1라운드는 좀 더 심한 분위기로 기억합니다. 멤피스 정도도 못 이기냐. 무능해서 그런 거다. 이것 지면 잘릴 거다. 듀란트 웨스트브룩 가지고 있어도 못 쓴다 등등...
작년 오클-멤피스 시리즈에서 폭토의 듀란트에 대한 볼 디나이가 먹혔던 것은 스캇 브룩스가 잘못해서라기보다는, 웨스트브룩의 떨어지는 엔트리패스 능력도 한 몫 했다고 봅니다. 듀란트가 시리즈내내 편하게 포스트업을 시도조차하지 못했죠.
오클-멤피스 시리즈도 4게임 연장 가면서 겨우 이긴 시리즈긴 했지만, 스캇 브룩스가 지금 보면 잘한 것도 있습니다. 단순한 오펜스로 밀어붙이는 것(픽앤롤, 1대1, 핀다운), 최대한 선수한테 맡기고 터지는 놈 밀어주는 것, 이런 스캇 브룩스 색깔이 결국 시리즈를 잡는 데 기여했다고 평가할 수도 있을 것 같네요. 4차전을 잭슨이 잡은 것이나, 접전 상황에서 웨스트브룩 듀란트로 밀어붙여서 자유투 뜯어가는 게임 했던 것도 그런 선택이 있어서 나왔던 거일테구요. 이런 게 차라리 무식해보이지만 어설프게 오프볼 스크린 붙여서 공돌리는 것보다 잘한 선택이었다고 봅니다. 멤피스 상대로 오클이 가진 무기로는, 어차피 터프샷 주고 받는 게임으로 밖에 승부가 안 되는 거라면요.
이미 해임되기는 했지만 뒤늦게 스캇 브룩스를 옹호해 보고 싶었습니다. 저는 단순하지만 효과적이면 충분한 거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그의 단순한 오펜스의 팬이었습니다. 사람들은 듀란트와 웨스트브룩이 얼마나 훌륭한지는 알지만, 그 판을 깔아준 게 스캇 브룩스라는 이야기는 잘 하지 않습니다. 전술이라는 게 결국 선수가 가진 능력을 최대치로 이끄는 것이라면, 스캇 브룩스는 꽤나 좋은 감독이었습니다.
골스가 멤피스 상대로 고전하는 것을 보니 스캇 브룩스가 실은 멤피스 상대로도 제법 잘한 것은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의 얼핏봐서는 무식해보이는 방식이 사실은 정답이 아니었을까 하는... 더불어 팬들이 쉽게 하는 감독에 대한 평가라는 것도 사실 대개는 근거가 약한 것들은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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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 그건 감독의 전술보다는 팀 스타일에 따른 상성아니었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