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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K16 재미있긴 한데 마이커리어는 진짜 한심하네요(장문 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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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at 2015-12-05 07:30:28

게임 자체는 정말 잘 만들었다는 게 느껴지는데, 

마이커리어는 진짜 무슨 약을 빨고 만든 건지 이해가 안 됩니다...
스파이크 리가 손댔다길래 불안불안했는데, 정말 여지없네요.
이미 이 글을 보시는 분은 이미 구입해서 즐기고 계신 분들이 대부분일 거라 생각하지만,
혹시나 저처럼 거의 마커 하나만 보고 구입을 생각하시는 분들도 계실까하여 간단히 끄적여봅니다.

일단 주인공의 고정된 설정 자체가 답이 없습니다.

몰입감 느껴보려고 페이스 스캔까지 해서 캐릭터를 만들어 놨는데,
자메이카 출신 흑인 부모님에 흑인 쌍둥이를 가족으로 두고 있죠.
차라리 그냥 부모, 형제가 흑인이라면 입양이나 의가족관계라고 자기 최면이라도 걸텐데,
하필 쌍둥이라 빼도박도 못합니다.

거기에 Freq이라는 거지같은 닉네임을 반강제적으로 고정당합니다.
오죽하면 How to change nickname 2k16 이 구글에서 자동완성이 되겠나요.
더 무서운 건 옵션에서 바꾸어도 의미가 없다는 거죠.
작전 타임 중 Go 사인 나왔을 때 도리스 버크가 설명하는 거 딱 하나 제외하면
여전히 Freq 그대로입니다. 아무 것도 바뀌지 않습니다.

Freq이라는 이름을 어필하기 위함인지, 유저의 캐릭터는 슛 하나 성공할 때마다
개거지같은 Freak Dance를 춥니다.
비속어를 써서 정말 죄송한데, 도저히 '개거지' , 혹은 그에 준하는 비속어가 아니고서는
이 춤을 설명할 방법이 없네요. 용서해 주세요.
어쨌거나 자라나는 꿈나무들을 위해 Big Ball Dance까지 금지시킨 NBA건만,
마약 한 사발 빨고 추는 듯한 이 춤은 왜 안 금지시키는지 의문이 들 지경입니다.
게다가 이 춤은 마지막 동작 전까지 캔슬도 안 됩니다.
파이널 7차전 클러치에서 점퍼 성공시키고 상대 진영에서 춤추다가 
속공 3점 쳐맞는 정신나간 상황이 실제로 펼쳐집니다.

사족을 덧붙이자면, 위에 적은 Freak Dance 뿐만 아니라, 
임 중 유저의 캐릭터가 보여주는 모션들 중 정상적인 게 별로 없습니다.
아무 의미 없는 경기에서 아무 의미 없는 슛 하나 집어넣은 후에.
"You can't stop this"라고 외치면서 양팔을 벌리고 폴짝폴짝 뛰어다니거나,
지 혼자 박수를 치면서 이상한 신음소리를 내거나 하는데...
멋있기는 커녕 하나같이 추악하기 짝이 없습니다.
현실이라면 하나같이 테크 먹기 딱 좋은 돌아이 같은 행동이기도 하구요.
같은 편 선수가 떡블락 성공하고 아웃 오브 바운드 상황 만들면
다른 팀원들 다 좋아하는데 지혼자 심각한 표정 지으면서 정신차리자고 하는 건 덤입니다.
게임 상 모션들만 놓고보면 길교주나 로드맨이랑 엮어도 손색이 없는 역대급 돌아이입니다.
캐릭터의 이런 돌아이짓에 감정이입이 가능한 유저는 당연히도 매우 드문 까닭에,
2K 관련 포럼 검색해보면 이 모션들 삭제하는 법 없냐는 글이 넘쳐납니다.
 
이런 지엽적인 부분은 패스한다 쳐도, 그냥 메인 스토리 자체도 갑갑하기 그지 없습니다.
 
NPC랍시고 등장하는 인물들은 죄다 성격이 심각하게 뒤틀려 있는데다가,
심지어 얼굴까지 못생겼습니다. 
가족이나 브랄 친구같은 경우에야 어쩔 수 없는 인연이니 그렇다고 쳐도,
여자친구는 된장녀인데다가 스코티 피펜을 스캔한 듯한 얼굴을 갖고 있습니다.
제 현실 여자친구가 된장은 좋아할지언정, 최소한 스코티 피펜보다는 이뻐요.
그런데 내 분신은 명색이 스타 플레이어인데 대체 무슨 이유로 이런 애랑 사랑에 빠졌는지,
도저히 유저 입장에서 납득이 안 되는 거죠.
(얼굴로 사람 무시하는 게 아니라, 정말 아무런 납득할만한 이유가 없습니다.
감정 이입을 할래야 할 수가 없죠.)
등장하는 인물들에게 유저가 매력을 느끼고 몰입하게끔 하는 게 아니라,
오히려 제발 내 인생=마이 커리어 에서 사라져 주길 바라게 만듭니다.
그런데 헤어지지도 못하고 SNS나 경기 후 인터뷰 등을 통해 끊임없이 존재감을 어필하는데,
이게 은근 짜증납니다. 
오죽하면 구글에서 이 인간들이랑 인연을 끊는 방법이 없는지 열심히 검색했겠나요.


캐릭터가 답이 없으면 스토리 라인이라도 좋아야 할텐데, 
그런거는 스파이크 리에게는 있을 수가 없어.
주인공과 등장인물들은 각 Scene마다 아무 의미없는 말장난만 반복하고 있으며,
정신나간 구단주는 갓 입단한 유망주를 친구랑 안 헤어진다는 이유로 방출하겠다고 선언하고,
실제로 시즌이 끝나자마자 방출해버립니다.
(사족인데, 전체 1픽에 입단 첫 해 신인왕+MVP+퍼스트팀+식스맨상을 받아도 방출하겠다고 합니다.
그리고 계약 규정 상 신인 계약은 2년 보장이라 애초에 이런 개소리 자체를 할 수가 없죠.)
그렇게 방출당한 주인공은 아무 문제없이 프리에이전트가 되어 지가 원하는 팀을 골라서 갑니다.
심지어 자기를 방출한 팀과도 아무런 트러블 없이 다시 계약 가능하고, 
2년차에 맥시멈룰 개무시하고 25M이상 받으면서 느바 최고연봉자가 되는 것도 가능합니다.. 
이렇게 느바 계약 규정을 개무시하는 스토리로 유저의 어이를 안드로메다로 날린 후에
갑자기 브랄친구 끔살시키는 걸로 유저에게 마무리 일격을 날립니다.


스파이크 리 섭외할 돈으로 스포츠 만화 그리는 아무나 골라잡았어도 이거보단 잘 나왔을 겁니다.
캐릭터, 스토리, 기타 등등 모든 면에서요.
슬램덩크같은 마스터피스랑은 비교할 필요조차 없고, 
김화백 스터프 160도 이거보다는 재미와 개연성이 있습니다.

어쨌거나 이번 2k16 마커는 '마이 커리어'라는 본연의 의미에서 최악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스파이크 리가 정해놓은 인생을 강제적으로 따라가야 합니다. 
2년차부터는 족쇄가 풀리긴 하는데, 결국 1년차에 싸놓은 똥(캐릭터 설정, 계약, NPC 등등)을
치울 수가 없는 까닭에 플레이하는 내내 갑갑합니다.

경기를 플레이하는 거 자체는 재미있기 때문에, 
세세한 부분 별 신경 안 쓰시는 분들에게는 좋은 작품일지 모르겠는데,
저같이 디테일한 부분들 살피면서 몰입감을 원하는 유저에게는 최악의 마커라고 생각됩니다.
구입을 고려하시는 분들은 이 점을 고려하시길 바래요.

P.S. 혹시나 재미있게 즐기는 분들의 기분을 상하게 했다면 미리 사과드립니다.
거듭 강조하지만 게임 자체는 정말 잘 나왔기 때문에 재미있게 즐기시는 분들도 충분히 많으실테고,
그 분들을 무시하거나 불편하게 할 의도는 전혀 없다는 점을 분명히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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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2015-12-05 01:34:59

죄송합니다 너무 글을 재밌게 쓰셨네요 살 때 참고할게요

2015-12-05 01:48:16

저도 같은 이유로 마이gm, 마이리그를 더 많이 하고있네요.

마커할때 그냥 마이커리어가 아닌 2k스토리라고 생각하고 하면 좀 낫더군요

2015-12-05 10:54:46

스카티피펜 닮은 여자친구

Updated at 2015-12-05 12:10:30

진짜 소리내서 웃었네요
freq는 freak도 아니고 진짜..
글에서 분노거 느껴지는 ㅠㅠ

2015-12-05 12:27:37

글 내용이 재밌어서 살뻔했네요.

2015-12-05 17:32:58

저도 그냥 입양당한거라고 생각하고 플레이 했답니다 

2015-12-05 19:45:52

그래서 스파이크 리가 말한 마이 커리어에서 'My'가 스파이크 리 본인을 지칭한 거라고...

2015-12-05 21:28:55

프리킨 앤 바이브!

2015-12-06 04:09:08

완전 100퍼센트 공감하네요 진짜 최악입니다 요번마커..

마이지엠, 마이리그는 엄청나게 발전했는데 말이죠
2015-12-07 13:17:42

저도 이번 2k 하면서 스파이크리 안티가 되었습니다!!!!

2015-12-07 22:01:48

스터프 166은 마커에 비하면 명작중의 명작입니다

2015-12-08 07:39:22

이번 마커는 진짜... 저도 투케이 게임중 마커 비중이 높은편이라 실망감이 컷습니다

2015-12-12 00:00:13

전 그래서 마커는 거들떠도 안봤습니다.

2015-12-12 01:32:38

파이널 7차전 클러치에 3점넣고 상대방 진영가서
춤추다가 슛 얻어맞는

24-0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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