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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릿 콜이 뉴욕 양키스와 거액 계약을 체결할 수 있었던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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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12-11 18:35:16

이번 FA 시장에서 스테판 스트라스버그와 함께 최대 거물로 평가받은 게릿 콜이 뉴욕 양키스에 합류했다. 콜은 9년에 총액 32,400만 달러에 양키스 선수가 됐다. 어린 시절 양키스 팬으로 자랐던 콜은 마침내 핀 스프라이트를 입게 됐다.

 

그 누구도 게릿 콜이 이만한 계약을 맺을 것이라고는 예상하지 못했을 것이다. 콜은 분명 뛰어난 선수지만, 선발 투수가 7년 계약을 넘어 9년 계약을, 그것도 연 3,000만 달러가 넘는 계약을 받기란 쉽지 않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게릿 콜은 어떻게 뉴욕 양키스와 이런 거액 계약을 체결할 수 있었을까.

압박을 받고 있던 할 스타인브레너 구단주

 

빅 클럽의 숙명은 바로 우승의 압박에서 벗어날 수 없다는 점이다. 이는 MLB의 최고 명문 구단인 뉴욕 양키스의 숙명이다. 양키스는 늘 우승의 압박에 시달린다. 이는 NBA의 최고 명문 구단 중 하나인 LA 레이커스도 마찬가지였다.

 

뉴욕의 언론은 가만히 있지 않는다. 뉴욕 양키스 팬들 역시 레알 마드리드의 팬들처럼 월드 시리즈 우승과 승리를 원한다. 우승과 승리는 양키스의 숙명이자,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지난 2009년 월드 시리즈에서 우승한 이후 뉴욕 양키스는 월드 시리즈 우승과 거리가 먼 팀이 됐다. 데릭 지터와 앤디 페티트, 마리아노 리베라, 호르헤 포사다 등의 코어4’ 시대가 막을 내린 이후 오랫동안 암흑기를 걸어갔다.

 

그러다가 2017년 애런 저지와 가리 산체스, 루이스 세베리노 등과 같이 자체적으로 육성한 선수들이 맹활약하면서 다시 예전의 모습으로 돌아갔다.

 

그러나 이 기간에 뉴욕 양키스는 스토브 리그에서 거액을 투자하기를 꺼렸다. 2014년에 다나카 마사히로와 제이코비 엘스버리 등을 영입한 이후 양키스는 FA 시장에 거액을 투자하기보다 트레이드나, ‘줍키스라고도 불리는 염가 계약을 통해 전력을 보강했다.

 

브라이언 캐시먼 단장은 매우 뛰어난 능력을 보여주며 팀을 강력하게 바꿨지만, 이는 한계가 있었다. MLB는 결국 투자해야만 하는 시장이지만, 양키스는 사치세 문제가 있었기 때문에 전력 보강에 한계가 있었다.

 

가까스로 사치세에서 벗어났지만, 할 스타인브레너 구단주는 아버지인 조지 스타인브레너와 달리 사치세를 내는 것을 꺼리면서 합리적인 운영을 추구했다.

 

이처럼 할 스타인브레너 구단주는 팀의 체질을 개선하는 방향을 추구했지만, 이런 방식은 뉴욕 언론은 물론이고, 팬들의 신뢰를 얻지 못했다. 브라이언 캐시먼 단장의 운영 능력은 정규 시즌에 매우 적합했지만, 포스트 시즌까지 잡기에는 무리가 있었다.

 

특히, 뉴욕 양키스는 스토브 리그에서 FA를 통해 거액을 안겨주며 선수를 영입하는 방식에 익숙한 구단이다. 비록 2000년대 FA 시장에서 칼 파바노를 비롯해 악성 계약 때문에 여러 차례 발목이 잡히기도 했지만, 양키스라는 구단은 공격적인 투자를 통해서 승리하는 방식에 익숙한 구단이다. 생전에 조지 스타인브레너 구단주가 있었을 때 스토브 리그는 양키스 팬들이 가장 기대하는 시간이자, 즐거운 시기였다.

 

계속되는 FA 시장에서 할 스타인브레너 구단주의 소극적인 투자는 뉴욕 양키스 팬들의 신뢰를 잃어버렸다. 그는 매년 스토브리그마다 공격적인 투자를 할 것이라고 말했지만, FA 시장을 통한 전력 보강보다 트레이드를 통한 보강이 더 많았다. 그리고 이번 시즌에도 양키스가 월드 시리즈 진출에 실패하면서 그의 운영 방식이 결국에는 한계에 직면했다는 것을 증명하게 됐다.

 

우승할 적기였던 뉴욕 양키스

 

이번 시즌 뉴욕 양키스는 월드 시리즈에서 우승할 최적기였다. 비록 선발 투수진은 약했지만, 타선은 막강했으며 불펜 역시 막강했기 때문에 많은 사람이 이번 시즌을 앞두고 양키스의 월드 시리즈 우승을 점쳤다. 그리고 양키스는 이 기대에 부응하듯 정규 시즌에 103승을 차지하며 2012년 이후 무려 7년 만에 아메리칸 리그 동부 지구 우승을 차지했다.

 

하지만 뉴욕 양키스는 포스트 시즌 때 본인들의 가장 큰 약점인 선발 투수진의 한계를 극복하지 못했다. 결국, 아메리칸 리스 챔피언십에서 게릿 콜과 저스틴 벌렌더, 잭 크레인키 등을 앞세운 휴스턴 애스트로스에 패해 월드 시리즈 진출에 실패했다. 지난 2009년 월드 시리즈에서 우승한 이후 양키스는 2010년대 단 한 번도 월드 시리즈 우승은 물론이고, 월드 시리즈에 진출하지 못했다.

 

월드 시리즈에서 우승할 기회는 쉽게 오지 않는 법이다. 그동안 할 스타인브레너 구단주와 브라이언 캐시먼이 젊은 선수들을 바탕으로 팀을 개편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면, 지금은 팀을 개편하는 상황이 아닌, 치고 나가야만 하는 상황이 됐다.

무엇보다 뉴욕 양키스는 내년을 끝으로 FA 자격을 얻는 선수가 많다. 다나카 마사히로와 제임스 팩스턴, D.J 르메이휴가 내년을 끝으로 계약이 만료된다. 지금과 같은 막강한 저력을 유지할 수 있는 시간적 여유가 적었던 상황. 이미 디디 그레고리우스가 뉴욕 양키스를 떠나 필라델피아 필리스에 합류했다.

 

뉴욕 양키스는 샐러리 캡 상황이 생각만큼 좋지 않기 때문에 다나카 마사히로와 제임스 팩스턴, D.J 르메이휴 등과 같은 선수들의 재계약을 장담하기 어렵다. 이런 이유로 양키스는 최소 1, 2년 안에 월드 시리즈 우승에 도전해야만 하는 상황에 놓이게 됐다.

 

만약 게릿 콜을 잡지 않은 상황에서 내년에도 월드 시리즈 우승에 실패한다면, 다나카 마사히로와 제임스 팩스턴 등 선발 투수들과 재계약이 불투명한 상황에 놓일 수 있게 되며, D.J 르메이휴와 같은 타자들과의 동행도 장담할 수 없게 된다. 그렇게 된다면 뉴욕 양키스는 또다시 먼 길을 돌아가야만 한다.

 

스테판 스트라스버그의 빠른 계약 체결

 

필자는 스테판 스트라스버그가 빠르게 계약을 체결했던 점이 게릿 콜의 연봉에 큰 영향을 줬다고 생각한다.

 

본래 뉴욕 양키스가 게릿 콜에게 제시했던 연봉은 7년에 24,500만 달러였다. 며칠 전만 해도 양키스가 정말 엄청난 계약을 제시했다는 주장이 지배적이었지만, 어제 스테판 스트라스버그가 해당 금액으로 워싱턴 내셔널스와 재계약을 맺으면서 콜의 가치는 자연스럽게 올라갈 수밖에 없었다.

 

네 가지 이유를 들 수 있다. 첫 번째, 게릿 콜은 스테판 스트라스버그보다 2살이나 더 어리다. 여기에 2017년부터 지금까지 3시즌 연속 꾸준하게 200이닝을 소화하며 건강함을 과시했다. 이번 시즌 평균 자책점은 2.50에 불과했고 212.1이닝을 소화했다. 탈삼진은 무려 326개에 달했다. 콜은 스트라스버그보다 젊고, 건강하다는 점, 그리고 지금도 뛰어난 활약을 펼치고 있다는 점 때문에 그보다 더 많은 연봉을 받을 수밖에 없었다.

세 번째, LA 에인절스의 상황 역시 적잖은 영향을 미쳤다고 부정하기 어렵다. 에인절스는 현재 마이크 트라웃의 전성기를 낭비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여기에 마운드가 약하기 때문에 이들 역시 스테판 스트라스버그나 게릿 콜 영입에 사활을 걸어야만 했다. 이 과정에서 스트라스버그가 잔류하면서 콜의 영입에 최선을 다해야만 했다.

 

네 번째, 향후 3년 동안 FA 시장에서 게릿 콜만한 선발 투수가 나오지 않는다는 점도 크다. 2022년에 저스틴 벌렌더와 클레이튼 커쇼, 잭 그레인키, 막스 슈어저 등과 같은 선발 투수들이 FA 자격을 얻지만, 이들 모두 30대 중후반, 혹은 40대에 접어든다. 내년을 끝으로 트레버 바우어가 FA 자격을 얻지만, 냉정하게 말해서 그는 뉴욕 양키스에 어울리는 선수가 아니다. 콜처럼 젊고 뛰어난 스터프를 가진 선발 투수를 찾아보기가 매우 어렵다.

 

결국, 이런 네 가지 이유가 맞아떨어지면서 게릿 콜의 가치는 급격하게 오를 수밖에 없었다. 이건 스테판 스트라스버그와 콜의 에이전트인 스캇 보라스의 능력이 매우 뛰어났다고 평가해야만 한다. 보라스는 시장의 흐름을 제대로 파악했고, 자신에게 완전한 우위를 가져가는 데 성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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