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세트플레이는 마이애미가 박스 포메이션을(*위 그림을 보시면 선수들이 사각형 모양으로 서있죠? 이렇게 서있다가 공격을 전개하는 것이 박스 오펜스입니다.) 서면서 시작합니다. 어떤 박스 오펜스를 보여줄지 기대가 되네요..
그런데 일반적인 박스 오펜스라면 로우쪽 두명이(*박스 대형에서 골대와 가까운 바쉬와 하슬렘을 얘기합니다.) 좀더 자유투박스 중간쯤 쉽게 얘기해서 선수들이 일반적으로 포스트업 자리 잡는 지점에 위치하고 있어야 하는데 이 플레이에선 거의 엘보우 위치(*자유투라인 근처)에 위치하고 있는 점이 특이합니다.
아무튼 심판은 르브론에게 공을 건내주고 플레이를 선언하자 마이크 밀러는 유도니스 하슬렘의 스크린을 받아서 코너로 달려갑니다. (*여기서 밀러가 하는 플레이가 플레어 입니다.)
오늘 경기에서 마이크 밀러는 굉장히 좋은 슛감을 보여줬기 때문에 수비는 신경을 쓸 수밖에 없죠. 따라서 데릭 로즈 또한 스크린을 뚫고 지나가서 막으러 달려갈 뿐만 아니라 카를로스 부저 또한 하슬렘을 일정부분 포기하면서까지 마이크밀러로 가는 패스를 막기 위해 달려 나갑니다.
밀러가 코너쪽에 도착하자, 이번엔 2차로 드웨인 웨이드가 골대쪽을 향해서 갑자기 달려들어갑니다. 스크린을 받는 것도 아니고, 잽스텝을 다른 쪽으로 줘서 훼이크를 준것도 아닌, 순수하게 스피드로 대쉬하는 것이죠.
이 움직임은 아까 밀러의 움직임과 마찬가지로 헬프 디펜스를 몰기 위한 또하나의 약속된 전술적 움직임입니다. 웨이드의 수비수인 로니 브루어가 웨이드를 쫓아가고, 게다가 조아킴 노아도 웨이드의 커팅 움직임을 막기 위해 웨이드 쪽으로 달려듭니다.
이러한 두번의 전술적 움직임은 불스의 모든 수비수들로 하여금 골대 근처로 몰아 넣는 효과를 만들어냅니다. 보시면 아시겠지만 불스의 수비수 5명 모두가 코트를 넓게 봤을 때 수비 제한구역 아래쪽에 위치하게 됩니다.(*그만큼 웨이드와 밀러의 공격 옵션이 위협적이니까요!)
이렇게 수비수 5명이 모두 낚이게 되자 하슬렘은 자기 뒤에서 "여기여기!" 외치는 바쉬를 위해 코트 가운데서 스크린을 섭니다.
여기서 하슬렘의 스크린은 사실상 바쉬의 수비수를 떨궈주기 위한 스크린이 아닙니다.(*바쉬는 이미 노아가 웨이드에 낚여서 오픈된 상태였죠)
진짜 의도는 바쉬의 슛을 방해하러 오는 선수를 블럭하기 위한 스크린인 것이죠. 실제로 바쉬가 슛을 쏘러하쟈 노아가 이를 막기 위해 달려들었고, 그런 그를 하슬렘이 더이상 바쉬에게 접근 못하도록 막아주고 있습니다.
정확히 의도한바대로 플레이는 이루어졌고 바쉬는 점퍼를 성공시키면서 점수차를 4점차로 늘립니다. 아래는 이에 대한 동영상입니다.
대부분의 세트플레이는 진짜 의도한 플레이를 위해서 낚시 플레이를 한번 끼워 둡니다. 하지만 이번 세트플레이처럼 두번의 낚시 플레이를 끼워 놓는 경우는 드물죠.
마이애미 히트가 실시한 밀러의 스크린을 이용한 움직임과, 웨이드의 골대로의 돌진은 각자 두명의 수비수를 끌어들임으로써 의도한 낚시 효과를 100% 성공합니다.
더불어 이번 세트플레이에서 두번째 움직임도 아주 환상적이었습니다. 단순히 바쉬의 움직임과 슛감에만 의존하는게 아니라 바쉬가 본인의 능력을 100% 발휘하도록 다가오는 수비수들을 막아주었던 하슬렘의 스크린 플레이를 말씀드리는 것입니다.
위에서 언급한 모든 플레이 자체도 중요하지만, 사실 가장 중요한 것은 "타이밍"입니다.
만약에 밀러나 웨이드가 본인들의 움직임을 너무 빨리 가져갔다면 시카고 불스의 모든 수비수들을 전부 베이스 라인쪽으로 몰아넣지 못했을 것이거든요. 마이애미 히트의 선수들은 타이밍 측면에서도 완벽한 모습을 보여줍니다.
아무튼 굉장히 훌륭한 스포엘스트라의 작전이었습니다. 물론 이 작전을 완벽하게 수행한 히트의 선수들도 대단하구요.
----------------------------------------------------------------------
어제 경기 말미에서 썬더의 선수들은 제대로 작전 수행을 못해서 경기를 그르친 것과 대조되게, 오늘 마이애미는 완벽한 작전 수행능력을 보여주며 정말 合이란 무엇인가를 말해줍니다. 이건 단순한 2점이 아니죠..
르브론, 웨이드, 바쉬의 아이솔레이션이 엄청나다는 것은 당연히 알고 있었지만, 이렇게 높은 작전 수행능력에 의한 완벽한 세트플레이 또한 보여주니 "이것이 미래의 마이애미 히트다!"라고 선언하는 듯 해서 개인적으로 매우 흥분됩니다.
밀러, 하슬렘, 웨이드, 르브론, 바쉬의 마이애미 히트는 정말 정상적으로 돌아가기만 한다면 엄청난 기록을 만들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구요.
*잘못 해석이 된 부분이 있다고 말씀해 주시면 바로 수정하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