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OKC : ME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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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at 2011-05-10 23:56:55
오클게임은 소닉님께서 리뷰를 올려주고 계시기도 하고, 어지간하면 리뷰를 올리지 않으려고 했는데 게임이 너무 재미있다보니 저절로 글을 쓰게 되더군요. ^^ 제가 잘못 본 부분이 많더라도 너그러히 양해해주셨으면 합니다.
평어체 양해부탁드립니다.
확실히 듀랜트는 1옵션 감으로서 모자라는 부분이 많이 보인다. 첫째는 트랩 및 더블팀에 대한 서투른 대처다. 항상 지적되는 부분이지만 볼핸들링이 높다보니 더블이나 트랩만 만나면 어쩔 줄 모른다. 먼저 당황부터 하다보니 턴오버가 나온다. 둘째는 스스로 슛을 만들어 쏘는 능력의 부족이다. 처음 치는 드리블 두어번 내에 슈팅스페이스를 확보하지 못하면 죽은 패스를 내거나 슈팅리듬이 흔들려버리기 일쑤다. 물론 그 두어번의 드리블 이전에, 혹은 캐치앤슛 찬스에서 슈팅스페이스가 아주 조금만 열리면 타점 높은 퀵릴리즈로 메이드를 해버리는 그 능력은 역대급이라고 해도 좋다. 보통 타점이 높은 풀업점퍼로 퀵릴리즈를 동시에 가지기는 어려운 일이다. 내쉬처럼 퀵릴리즈만 갖던가 아니면 코비처럼 타점이 높은 풀업점퍼만 갖던가 둘 중 하나가 되는 것이 정상이다. 하지만 듀랜트 이 녀석은 스탠딩리치 자체가 말도 안되는 데다 점핑도 빨라서 높은 타점과 퀵릴리즈를 동시에 갖는 무시무시한 점퍼를 보유하고 있다. 동포지션에서 높이로 매치가 되는 상대가 없으니 거의 대부분의 슛이 오픈이 되는 거나 다름없다. -_-;;; 이런 점퍼는 적어도 나로서는 처음보는 유형이며 전에도, 그리고 앞으로도 거의 찾아보기 힘들지 않을까 싶다. 더블이나 트랩이 걸리지 않을까 하는 마음에 트리플스렛포지션에서 너무 빠르게 드리블을 치는데, 잽스텝이나 펌프훼이크 등 드리블을 치기 전에 슈팅스페이스를 확보하는 잔기술들을 익혀둘 필요가 있지 않나 싶다. 특히 멜로를 보고 배웠으면 싶다. 멜로는 포스트업자세로 볼을 받아 페이스업자세로 포지션을 전환하는 기술이 탁월하고, 트리플스렛포지션에서 슈팅스페이스를 확보하는 기술도 훌륭하기 때문이다. 듀랜트도 월등한 프레임을 가지고 있는 만큼 멜로가 가진 스킬의 반만 되어도 굉장한 효과를 보지 않을까 싶다. 만일 듀랜트가 미들레인지에서 포스트업자세로 볼을 이어받아 트리플스렛페이스업포지션으로 돌아설 줄 아는 기술만 익힌다면, 말그대로 언터처블한 스코어러가 될 것이다. 더블, 트랩, 디나이에 대처해야 하는 것은 에이스의 숙명이다. 그런 수비압박 속에 트리플스렛포지션으로 볼을 이어받을 수 있는 찬스를 스스로 만들 수 있는 능력 또한 에이스로서 갖춰야만 하는 자질이다. 코비도, 레이도, 피어스도 모두 그런 과정을 거쳤다. 그것은 동료들의 헌신만으로 얻어지는 것이 아니다. 이미 듀랜트는 동료 빅맨들의 몸을 바치는 스크린으로 많은 지원을 받고 있지 않은가. 원포제션 상황에서 에이스의 턴오버만큼 동료들의 힘을 빠지게 만드는 것도 없다.
서버럭이 볼호그기질로 인해 욕을 많이 먹고 있다. 하지만 서버럭-세폴로샤-듀랜트 라인업에서 드리블러는 서버럭 뿐이다. 볼소유시간이 길 수 밖에는 없다. 서버럭의 볼소유시간이 짧아지면 횡패스만 돌리면서 샷클락만 잡아먹는, 오히려 더 답답한 볼무빙이 연출될 수 있고 턴오버수치도 더 올라갈지 모른다. 특히 듀랜트에 대한 강력한 디나이가 들어올 경우 그의 슬래싱은 경기를 풀어가는 유일한 대안이 될 때가 많다. 서버럭은 첫스텝에서 최고가속을 내는 유형의 슬래셔다. 이런 유형은 일단 페네트레이션으로 들어가면 1~2초 내에 슛이든 패스든 결정을 내야하기 때문에 시야를 확보하기가 쉽지 않다. 코트 전체를 내려다볼 수 있는 관전자의 입장에서야 뻔히 오픈된 선수를 왜 놓치나 싶지만, 최고속도를 내는 드리블러가 오픈된 선수를 제때 발견해서 A패스를 내는 것은 생각보다 훨씬 어려운 일이다. 농구를 직접 해본 사람이라면 알 것이다. 자신이 볼을 들고 움직이는 입장에서는 서있는 동료에게 정확한 패스를 하기도 쉽지 않다. 하물며 컷인을 들어오는 움직이는 동료를 발견해서 정확한 패스를 넣는 것은 더더욱 어렵다. 그렇다고 해서 오픈된 선수를 두고 굳이 터프샷을 던지는 서버럭이 잘 한다는 것은 아니다. 그냥 이런 유형의 선수가 가지는 단점이다. 로즈를 보고 배웠으면 싶다. 로즈도 데뷔 초기에는 일단 첫스텝이 열리면 최고속을 밟았다. 하지만 미들점퍼 장착 이후 돌파속도의 완급을 스스로 조절하면서 슈팅스페이스, 시야, 페네트레이션레인 세가지를 동시에 확보하는 능력을 가지게 되었다. 다양한 선택옵션을 유지하면서 플레이 하기 때문에 수비가 막기 어렵다. 서버럭도 림어태킹에만 너무 집중할 것이 아니라 다양한 옵션을 확보한 상태에서 플레이하는 법을 배웠으면 싶다.
듀랜트의 볼키핑이 불안하다는 것을 아는 멤피스는 듀랜트가 되도록 림에서 먼 곳에서 볼을 받도록 밀어내고 있다. 이렇다할 인사이드 득점원이 없는 오클의 입장에서는 이렇게 되면 퍼러미터게임으로 갈 수 밖에 없다. 서버럭과 하든의 슬래싱이 통하니까 망정이지 이 둘의 슬래싱마저 없다면 오클은 듀랜트가 버닝하기를 두 손 잡고 기도하는 것 이외의 대안이 없다. 서버럭은 지금 자신이 가진 기량 안에서는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너무 많은 비난이 그에게 쏟아지지 않았으면 좋겠다.
멤피스는 전반에는 팀득점의 60% 가량을 페인트존득점으로 올려갔지만, 후반들어서는 인사이드게임이 스탑되다시피 했다. 오클의 퍼러미터수비진은 아예 대놓고 두세스텝 떨어져서 수비하며 돌파나 점퍼를 주는 한이 있더라도 엔트리패싱레인을 우선적으로 막아서는 수비를 했다. 게다가 퍼킨스가 가솔에게 하이포스트에서부터 프레싱을 가하면서 거친 디나이를 하니 가솔을 엔트리패서로 이용한 하이로우도 여의치 않았다. 랜돌프가 볼만 잡으면 오클 선수들이 벌때처럼 인사이드로 모여드는 모습은 무섭기까지 했다. ;;;;;; 결국 멤피스도 대안은 퍼러미터게임 밖에 없게 된 셈이었다. 그 기회를 이용해 메요와 바스케즈가 제 몫을 해주었지만, 인사이드게임이 장기인 팀이 인사이드게임을 못하니 오펜스가 답답해진 것은 어쩔 수 없는 일. 양팀의 수비전략에 의해 오늘의 게임은 퍼러미터게임 vs 퍼러미터게임이 되었다. 멤피스에 투맨게임이라는 옵션이 있었거나 서버럭 같은 슬래셔가 있었다면 좋았을 것이다. 결국 백코트진들의 터프샷메이드가 연달아 나오면서 끝을 알 수 없는 진흙탕 싸움이 진행되었고 오버타임 3번이 나오는 진풍경이 연출되었다. 뭐 관중인 나로서는 그저 즐거웠을 뿐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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