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틀전,정말 진땀 승리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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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at 2010-11-13 15:57:39
우승권을 제외하고 서부에서 제일 껄끄러운 팀이라면 덴버와 포틀인데 역시나 고전했네요.
덴버에겐 듀란트 데뷔시즌부터 지속된 클러치 악몽을 아직 극복하지 못한 상태고 포틀은 도저히 못막을 정도의 s급 공격수를 가진 팀은 아니지만 로이의 2년차 시절부터 코트밸런스나 공격루트의 다양성 면에서는 가히 리그 수위를 다투던 팀이었고 서로 워낙에 잘 알고 있기에 썬더가 공격으로 분위기를 주도하기 힘든 팀이죠.
오늘도 역시나 하이포스트를 활발하게 사용하면서 3쿼터에 역전을 허용하고도 곧바로 팀플로 재역전해 스코어레벨을 지켜냈고 오크는 트러블에 빠진 와중에 순전히 개인기를 이용한 우겨넣기로 맞대응하는 흐름이었는데 서로 트랜지션이 별로 없는 상황에서 어지간해선 오크가 이기기 힘든 경기였죠.
정말 듀란트의 죽은볼 3연타가 없었으면 무조건 지는 경기였습니다.
1. 듀란트
정확히 기억은 안나는데 수비가 떨어져서 막는 상태에서 슛훼이크 후 미들샷 두방, 크로스오버 후에 원드리블 점퍼로 연속 세골이 들어갔고 이걸로 경기가 끝났습니다. 마지막에도 포틀의 작전이 완벽하게 들어맞았고 (로이가 계속 2점만 노리면서 자유투 실패하면 3점 노린다였고 이 작전이 시간을 아끼면서 듀란트 2구 실패=>루디 3점으로 연결됐죠) 1분쯤 남기고 계속 한골차 승부였다면 수차례 스윙맨의 커트인에 시달린 오크가 패스게임이든 일대일이든 정직한 로테이션으로 막아내는건 거의 어려웠는데 듀란트가 정확히 5점차를 만들어 주었기에 이렇게라도 이길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만큼 포틀의 전방위공격이 훌륭했고 백코트가 노련했기에 위기관리 면에서는 확실히 열세였고 이걸 극복하는 방법은 미친 퍼포먼스 뿐이었는데 4쿼터 듀란트가 그걸 해줬습니다. 마지막에 밀러가 베이스라인쪽으로 가는 순간 3점먹겠다는 직감이 왔는데 참 의외로....루디가 못넣었습니다.
2. 웨스트브룩
쿼터마다 아니 3분마다 그런 기복을 보이는게 정말 보는 사람 미치게 하지만 어쩌면 리그 최강의 강심장입니다. 똑같은 동작으로 그렇게 볼을 흘려대고 슛시도 순간에 스틸에 파리채 블럭을 당해놓고 똑같은 동작으로 또 올라가서 성공시키고 뻔뻔하게 웃는 모습이란....
당한만큼 갚아주는 단순한 철학이 어울리는 그답게 지난번의 굴욕을 커리어 하이로 되갚아 줬습니다. 상대의 잘 짜여진 전략앞에 의외성 부재로 침몰할법한 상황에서 활로를 뚫어낸건 웨스트브룩의 저돌성과 배짱이었고....캠비에게 블락먹은 다음 공격에서 엘보의 듀란트가 완전히 디나이됐고 라인 밖에서 공을 잡을 잡을 사람도 러셀밖에 없었는데 거기서 이전 공격의 영향으로 들어가다 코너로 패스했다면 아마 샷클락에 걸렸을거고 슛쏘다 속공이라도 먹었다면 이길수 없었을거라 생각합니다.
3. 하이포스트의 중요성
3쿼터 이후 포틀은 마커스 캠비가 라인 근처에 위치하면서 끊임없이 컷하는 스윙맨들에게 위협적인 바운드패스를 전달했고 여기에 수차례 위협을 느낀 오크는 캠비나 밀러를 디나이하는 대신 안쪽 대형을 좁혀 이지찬스를 막거나 패스 자체를 스틸하는 방식으로 대응했습니다. 그러자 포틀은 커트맨으로는 눈속임만 주고 하이포스트를 거쳐 주저없이 스윙시킨 후 프레쉬한 일대일 공간을 만들었구요. 흐름상 매우 커보였던 루디의 45도 3점도 이런 과정에서 터졌죠.
반면 오크는 한쪽 사이드의 컬이 봉쇄되자 3점라인 밖에서의 일대일에 철저하게 의존하게 되는 올아웃 오펜스의 약점을 다시금 노출했구요. 역시나 영리한 포틀은 듀란트쪽의 컬만 봉쇄한다는 생각으로 네너드가 볼을 잡을때마다 핸드오프 패스의 스틸을 노리면서 라인 밖의 웨스트브룩에게 볼을 집중시키게 만들었고 안쪽 진영에 기브 앤 고를 도와줄 빅맨을 갖지 못한 웨스트브룩은 공격에 모든 에너지를 쏟아붓느라 앞선에서의 페이스업 수비에 전혀 집중하지 못했죠.
상대의 예상된 디펜스 앞에 플옵도 아니고 정규시즌부터 매번 이런 오펜스를 지속하는건 곤란합니다. 수비력은 템포와의 연관성도 상당한데 계산된 팀플 한번을 못해서 공수가 같이 무너진다는건 불안정의 전형적인 모습이니까요. 누차 강조했듯이 포스트업 옵션도 없는 팀이 지금처럼 하이포스트 없이 경기하는건 코트밸런스의 붕괴를 필연적으로 가져가는 것이기에 하이레벨에선 한계에 부딧힐수밖에 없습니다.
결과가 아무리 좋더라도 클러치타임이 아닌 이상 오늘같은 오펜스는 더이상 보고싶지 않습니다.
4. 선발라인업
역시나 높이가 좋아지니까 같은 대형이라도 확실히 위압감이 낫습니다. 오늘 포틀 정도의 팀플에 알드리지가 프레쉬 포스트를 집중공략하게 되면 그린으로는 답이 없었을텐데 이바카의 높이가 정말 큰 힘이 됐습니다. 막판 완벽한 실점찬스에서 세폴로샤,이바카의 블럭이 나온건 천운이었죠.
지난번 경기와 마찬가지로 오늘도 포틀이 컬을 미리 예상하고 막다 보니까 엉겁결에 좋은 3:3 찬스가 나와도 (듀란트가 베이스라인을 다 타지 못해서 로포스트에 위치하고 크리스티치가 엘보에서 편하게 공을 잡은 상황) 다른 패턴을 연습하지 않은 듀란트나 크리스티치가 스스로 무산시키고 뛰쳐나와서 라인밖에서 다시드리블치고 시작하는 경우가 많았는데 이런게 바로 비경제적인 오펜스죠.
크리스티치야 어쩔수 없다지만 편한 공간이 필요한 듀란트나 드리블보다 기브 앤 고가 더 위력적인 웨스트브룩 같은 선수들을 위해서라도 현재의 코트밸런스는 수정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린을 코너에 짱박아두고 픽앤 슬립 시킨다고 분산되는 상대수비도 아니고 볼흐름이 경직된 상황에서 믿음직한 3옵션은 어차피 썬더에 없다고 보기 때문입니다.
p/s 로이-밀러-바툼 모두 잘했지만 차라리 4쿼터에 픽만 받고 돌진하는 식으로 들이댔다면 승리는 포틀의 것이었을거라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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