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리그를 초토화시키고 있는 람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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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10-27 16:35:47
매니아 분께서 람페의 러시아 리그에서 위력이 어느정도냐는 질문을 해오셨는데 람페에 관한 글을 2번씩이나 썼지만 일단 저도 허접이지만 써보겠습니다.
이제 매니아의 많은 분들께서 잘 아시겠지만 유럽 리그의 경우 보통 로테이션 농구가 상당히 활발한 주전과 식스맨 구분이 무의미한 리그입니다. 주전 선수가 벤치에서 나와도 상관이 없고 지금은 러시아 리그 킴키로 간 조란 플라나니치나 올림피아코스의 파파루카스같은 식스맨 스타들도 즐비하죠. 당장 바르샤의 슬로베니아 대표팀 가드인 야카 라코비치도 스타급 선수이지 않습니까.
또한 그만큼 출장시간과 스탯도 상당히 쪼개지죠. 그래서 평균 득점 20득점이 넘기가 어렵고 리바운드나 어시스트 숫자가 유럽 리그를 보면 적은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물론 정상급 팀에서는 이런 게 더 심하죠. 또한 유럽 리그의 강팀들의 경우 로스터 보강을 할 때 유럽리그에서 스타급 선수들을 많이 데려올 수 있는 잇점도 있어서 이 모습이 더욱 많이 나타납니다.
이야기가 다른 데로 빠졌는데 현재 어디까지나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유럽에서 수준에서 나름 잘나가고 있는 리그라고 보면 역시 스페인입니다. 그 뒤를 이탈리아, 그리스, 러시아라고 볼 수 있습니다. 조금만 이쪽 유럽 리그에 관심을 보이시다보면 유로리그와 유로컵에서의 이 리그 팀들이 상당히 많이 상위권을 차지한다는 걸 눈치챌 수 있을 겁니다.
러시아 리그의 경우 cska 모스크바의 독주로 끝이 나는 리그지만 선수영입의 경우 최근 제럴드 그린같은 선수도 데려오고 몇 년전에는 카를로스 델피노나 갈바호사도 여기서 선수 생활을 했구요. 현재도 cska는 유로리그의 우승후보로 꼽히며 지난 시즌에도 유로리그에서 3위를 차지한 강호입니다.(그 전에 메시나가 지휘봉을 잡을 때는 유로리그 우승도 차지했었습니다.)
또한 근래 떠오르는 신흥강호 킴키같은 팀도 있습니다. 이런 두 팀 외에 아직 초반에 3라운드가 끝난 현재 1승 2패로 자신들의 진면목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지만 유닉스 카잔이라는 팀도 있습니다. 2009~2010 시즌에서 러시아 리그 세미 파이널까지 올라간 나름 괜찮은 전력을 가진 팀입니다.
바로 현재 이 팀의 에이스가 마칙 람페입니다. 1옵션이죠. 세계 농구 선수권을 보신 분들은 느끼셨겠지만 최근 트렌드가 1,2,3번 앞선 혹은 스윙맨 위주의 농구가 많아지는 반면 빅맨은 조금 보조적인 느낌이 강한데 최소한 유닉스 카잔만큼은 람페가 단연 1옵션입니다.
물론 유닉스 카잔에서 상당히 밀어주고 러시아 리그가 nba급은 아니지만 나름 유럽에서는 빅리그로 인정받는 리그에서 람페가 현재 보여주는 모습은 유럽의 웬만한 빅리그를 찾아봐도 빅맨이 1옵션으로 이 정도의 모습을 보여주는 선수은 없습니다.(물론 여기에는 다른 정상급 빅맨들이 스탯이나 출장시간 쪼개는 면도 작용합니다.)
러시아 리그에서 현재 3경기를 뛰면서 평균 31분을 뛰면서 평균 21.7득점, 9.3리바운드(오펜스 리바운드가 무려 3.0개입니다.)인데 이건 시간대비로도 너무 엄청난 활약입니다. 특히 2라운드(78-76 2점차 승리 로코모티브 모스크바)와 3라운드(84-81 패배)에서는 각각 21득점(2점 9-14, 3점 0-1, 자유투 3-5), 12리바운드(4오펜), 그리고 3라운드에서는 27득점(2점 8-15, 3점 1-2, 자유투 8-10), 10리바운드(4오펜), 1블록을 기록하는 2경기 연속 20-10을 했습니다.
현재 러시아 리그에서는 평균 득점 1위, 리바운드 2위입니다.
물론 리그 수준과 개인 실력은 틀리지만 보통 마르크 가솔과 티아고 스플리터가 유럽 리그에서 최대로 활약했을 때의 스탯은 평균 16점대에 6~7리바운드 정도였는데 람페는 한술 더뜨고 있는 셈입니다.(물론 람페가 이 두 선수보다 유럽 리그에서 보여준 것에 비해 실력으로 낫다는 건 절대 아닙니다.)
람페가 이번 시즌 가장 달라진 점이 개인적으로는 리바운드 수치같습니다.특히나 오펜스 리바운드에 무척 적극적입니다. 사실 람페는 3점을 던질 줄 아는 스트래치형 빅맨성의 느낌이 강한 선수였는데 지금은 골밑에서의 플레이도 무척 다듬어졌고 리바운드도 곧잘 잘 잡습니다. 3점 레인지도 있구요.(많이 시도하는 편은 아닙니다.) 하지만 아직 이번 시즌에 람페의 플레이를 못봤는 지라 저도 한 번 제대로 보고 싶습니다.(아마 그건 시간이 지나 국가대표로서 람페의 모습을 봐야 될 거 같아요.)
람페가 NBA 꿈을 포기하지 않았다는 것은 지난번 글에서도 알려드린 바 있습니다. 훕스하입 2년전 인터뷰도 그랬고 2010년 오프시즌에 클블 섬머리그 팀에서 한 경기 뛴 적이 있었구요.(21분간 12득점, 5리바운드로 팀을 승리로 이끌었습니다. 그 뒤에 폴란드 대표팀으로 날라갔죠. 유로바스켓 지역예선 준비때문에.)
제가 알고 있기로는 이번 시즌 끝나면 유닉스 카잔과 람페가 계약 연장을 이번 시즌까지 한 걸로 압니다. 물론 지금 페이스가 끝까지 갈 지 모르겠고 유닉스 카잔은 유로컵(유럽농구의 유로파리그)에서 람페가 얼만큼 활약할지는 좀 더 두고봐야 됩니다.
다만 이번 시즌 람페가 활약을 이 정도로 해준다면 빅맨의 희소성때문에 많은 NBA 팀들에게 구애가 들어오지 않을까라는 좀 섣부른 예상을 해봅니다. 물론 nba에 오면 벤치에서 나오는 빅맨 정도의 선수가 되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합니다.
전 람페를 볼 때마다 사실 밀워키의 에르산 일야소바의 행보가 자꾸 떠오릅니다. 일야소바도 사실 밀워키에서 기대만큼의 성장을 못해주다가 바르샤로 가서 엄청난 활약을 해주고 다시 밀워키로 돌아와서 팀에 없어서는 될 선수로 자리잡은 것처럼 람페도 전 그런 전철을 밟을 가능성있는 선수라고 보는데.
물론 모든 건 람페가 미국으로 건너와봐야 알겠지만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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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기대되는 인물이네요..랄로와랏