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판. KBL은 그들을 어떻게 보고 있는가?
KBL 경기를 보면서 가장 많이 드는 생각은 왜 KBL은 심판의 권위를 인정하지 않는가 하는 점입니다.
근래 경기들을 보면 예전에 비해서 심판들의 실력은 눈에 띄게 좋아졌습니다.
몇 해 전만 하더라도 헐리웃 액션과 파울을 구별하지 못하는 경우도 많았지만 현 시점에서 그러한 모습은 많이 줄었습니다.
여전히 KBL에서는 보상 판정이 문제가 되고 있고, 헐리웃 액션 또한 논란이 되고 있음에도 예전처럼 오심이 문제되는 경우는 많지 않다는 점은 심판들의 역량이 좋아졌다는 것을 의미하는 한가지 예라고 봅니다.
하지만 심판들의 역량이 좋아지고 있음에도 여전히 KBL은 심판들에 대한 예우가 너무 부족합니다.
농구 운영이 매끄럽게 진행되기 위해서 무엇보다 선행되어야 할 것은 심판들의 확실한 중재입니다.
그리고 심판진들은 그러한 중재역할을 수행하기 위해서 우선적으로 자신의 결정에 대한 확실한 권위를 인정받아야만 합니다.
하지만 유독 KBL에서는 그러한 권위를 인정하려 들지 않고 있으며, 그로 인해 여전히 심판들은 감독과 코치들에게 휘둘리는 모습을 자주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런데 재미있는 것은 유독 이 것이 우리나라 농구 중에서도 KBL에서만 심하게 나타난다는 것입니다.
WKBL에서는 이러한 모습이 그다지 눈에 띄지 않습니다.
KBL에서는 몇몇 존재감이 강한 선수들이나 코치들조차 얼굴이 벌개지면서 심판들에게 덤비는 데 어느정도 농구를 두루 본 팬의 입장에서 이렇게 심한 경우는 KBL에서 밖에 보지 못했습니다.
그리고 KBL의 경기가 재미있게 유지되지 못하는 가장 큰 문제점 중 하나가 바로 이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감독은 당연하고 코치나 선수들조차 심판에게 반말을 하며 항의를 합니다.
맞는 판정이건 틀린 판정이건(누가 봐도 맞는 판정이어도) 그 들은 자신에게 불리한 판정이면 심판에게 항의를 하죠.
그리고 그 정도는 사실 상당히 심하고 강하며, 이로 인해서 심판들은 공정성과 명철함을 잃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합니다.
(사실 반말을 하는 자체를 좋게 보지 못하겠습니다. 하물며 선수들이나 코치들조차 자신들보다 한참 윗 연배인 심판진에 반말로 항의를 하는 것은 더욱 좋게 보기가 힘듭니다.)
NBA의 경우 헐리웃 액션을 하고 심판에게 강도 높게 항의를 하면 그 선수는 여지없이 퇴장을 당합니다.
그 것이 오심이었든 어찌 되었든 대스타든 아니든간에 이러한 퇴장은 분명하게 이루어지죠.
또한 그런 지시가 있게 되면 팬들이 어떠한 원망을 해도 일단 NBA 사무국은 진위 여부부터 가립니다.
그리고 그 퇴장이 올바르다고 판단이 되면 NBA 사무국에서는 출장 정지 등의 강도 높은 징계를 내리죠.
즉 최고 윗선에서부터 확실하게 심판들의 귄위를 인정해주고 있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로 인해서 심판들은 중재권에 대한 확실한 권위를 가지게 되는 것이죠.
하지만 KBL에서는?
NBA에 비해서 이러한 행태가 더욱 빈번하게 행해지고 있음에도 위와 같은 상황은 그리 많이 일어나지 않습니다.
외국인 선수들의 경우 1년차 때에는 심판에게 극렬하고 빈번하게 항의가 이뤄지는 행태를 이해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지만, 그들이 기량을 인정받아 재계약을 하여 2년차가 되면(혹은 1년차 후반기 쯤에 다다르면) 그 들도 어느덧 이런 모습에 동참하고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더욱이 영리한 선수들은 이러한 상황을 자신에게 유리하게 이용하는 경우 또한 많은 데 이러한 점을 많은 분들은 한국 농구에 적응했다. 역시 한국형 용병 선수이다. 라고 하시며 극찬하곤 하시죠.
하지만 이런 점은 극찬받을 것이 아닙니다.
오히려 KBL의 가장 심각한 병폐 중 하나입니다.
비교할 수 없이 거칠다는 유럽 리그에서 뛰다 온 선수들도 처음에는 심판들에게 심한 항의를 하는 경우가 많지 않습니다.
하지만 그들은 심판에게 항의를 하지 않으면 심판이 자신들을 차별한다는 생각을 하는 경우가 많다고 하며, 결국 이 것은 그들 또한 이 잘못된 항의 행렬에 동참하게 하는 원인이 되고 있습니다.
파스코 사태로 한 때 농구계가 들썩거린 적이 있었는 데요. 분명히 파스코 선수의 행동은 용인할 수 없는 잘못이었지만 이 선수도 시즌 초반만 해도 항의 자체를 그리 심하게 하던 선수가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결국 그는 심판 항의에 불복하고 심판에게 폭력을 행사하여 리그에서 퇴출되고 말았죠.
물론 그 발단은 심판의 오심이었지만 어느 경기에서나 심판의 오심은 있을 수 있는 것임을 감안하면, 이러한 원인이 정말 심판에게만 있었는 가는 한번 생각해볼 여지가 있다고 봅니다.
대체로 현 시점에서 심판콜이 일어난 직후 대부분의 감독들은 무조건 심판에게 항의부터 하고 봅니다.
그리고 감독이 그런 모습을 보이면 코치들도 그러한 모습을 보이며, 선수들 또한 그러한 모습을 보이죠.
그런데 그 것은 감독의 당연한 권리가 아닙니다.
오히려 해서는 안될 행동을 당연히 하고 있는 기형적인 KBL의 병폐인 것이죠.
KBL에는 이른 바 신사협정이라고 하는 것이 있습니다.
이 협정은 프로 농구를 최고의 스포츠 상품으로 만들겠다는 기치 하에 만든 것으로 이 중에는 심판에 대한 불만을 공식적으로 언급하지 않는다 라는 내용도 들어있다고 합니다.
하지만 공식적이지 않은 행동 들에 대해서는 어떠한 제재도 가해지지 않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 것은 경기를 보는 수많은 팬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만드는 주요한 원인 중 하나이기도 합니다.
요 근래에는 헐리웃 액션에 대해서도 많은 말들이 나오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 비판들은 선수에게만 가해지는 것이 아니라 심판들에게도 가해지고 있는데요.
워낙에 유명한 선수들이 대상이 되고 있기 때문에 그 것에 제재를 가하지 못하는 심판들이 문제라는 팬들의 옹호가 그 것입니다.
그런데 그런 생각들은 사실 잘못된 것입니다.
애초에 그 행동을 하게 된 본인의 직접적인 잘못을 논하기 보다는 심판들이 원인 제공을 하고 있다는 발상 자체는 전혀 이치에 맞지 않는 것이기 때문이죠.
그리고 심판들의 역량은 과거에 비해서 분명히 좋아졌습니다. 헐리웃 액션이라도 파울이라면 파울을 주고, 파울이 아니면 파울을 주지 않는 경우가 과거에 비해서 눈에 띄게 많아 졌습니다. 즉, 몇년 전만 해도 헐리웃 액션에 휘둘리던 심판들의 안목이 시간이 지나면서 눈에 띄게 좋아졌다는 것이죠.
즉, 심판의 자질이 문제가 아니라 심판의 권위가 약하다는 것을 의도적으로 이용하는 선수들이 문제라는 것입니다.
직접적인 잘못이 선수들에게 있는 데 심판부터 비판하는 행위는 올바른 것이 아니라는 거죠.
또한 심판들을 비판하는 일례로 속공을 끊었을 때 인텐셔널 파울을 주지 않는 경우에 대한 비판 또한 많은데요.
그 비판들의 대부분은 왜 그런 파울 규정이 있음에도 그러한 것을 시행하지 않느냐는 것입니다.
하지만 그 것이 리그 전체의 경향이라면 그 것을 오심으로만 보기는 사실 힘듭니다.
각 리그마다 심판의 판정 기준은 각기 다르며 어떠한 것을 더 강하게 잡느냐에 따라서 그러한 상황들은 충분히 바뀔수 있기 때문이죠.
일례로 우리 나라는 NBA보다 캐링 더 볼에 대한 기준이 명확하고 굉장히 그 부분에 있어서 강력한 제재를 가합니다.
국제 경기 기준에 맞춰서 대표팀의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의도이고, 이 의도는 어느 정도 그 효과를 발휘하였죠.
하지만 NBA에서는 이러한 부분을 경기 자체의 화려함과 다이내믹함을 줄일 수 있다고 하여 어느 정도 용인해주고 있습니다.
즉, 리그의 파울 해석에 관한 관점과 경향이 다른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런 것은 심판의 오심으로만 치부할 일은 아니라고 봅니다.
다만, 이런 점은 시정할 필요성은 있겠죠.
WKBL에서는 현재 속공 상황이 명백한 데 파울로 끊는 행위에 대해서는 스포츠 맨 쉽 언라이크 파울이라는 룰을 적용하여 자유투와 공격권을 주는 강력한 제재를 가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 것은 흐름을 끊기 보다는 오히려 속공을 촉진시켜주는 순효과를 가져왔죠.
KBL 또한 지난 시즌을 기점으로 점차 런 앤 건 팀이 강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에 이러한 점은 한번쯤 충분히 고려해볼만한 문제라고 봅니다.
과거에는 그리 빠른 팀들이 많지 않았기 때문에 크게 필요가 없었던 규칙이라 해도 현 시점에서는 리그의 재미를 위해서 필요성이 증대되었다고 볼 수도 있다는 것이죠.
그런데 이 것은 현장에서 뛰는 심판들의 권한은 이미 넘어서는 문제입니다.
그리고 그렇기 때문에 이 것을 심판의 오심이라고 보기는 힘들다는 것이 제 생각입니다.
프로 스포츠에는 언제나 오심이 따라다닙니다.
거기에 경기 중 유독 공격 횟수가 많고 몸싸움이 극심한 농구라는 게임은 특히 오심이 많을 수 밖에 없습니다.
그런데 현 시점에서 농구 경기 중에 오심이 나오고 있다고 KBL의 심판들이 실력이 없다고 폄하하는 것은 옳은 지적이 아닙니다.
제가 볼 때 그들은 제대로 된 기회조차 얻지 못하고 있거든요.
언제나 그들은 그들보다 인기 많고, 든든한 팬층을 업고 있는 팀과 감독과 코치와 선수들에게 휘둘리고 있기 때문이죠.
하지만 팬들이 진정으로 보상 판정 시비가 나오지 않기를 바라고 헐리웃 액션 시비가 나오지 않기를 바란다면 가장 먼저 선행되어야 할 것은 자신이 좋아하는 팀, 혹은 감독, 선수가 아니라 누구보다도 최우선적으로 경기를 중재하는 심판들에게 힘을 실어주는 것입니다.
현재는 심판들이 제대로 된 중재권 조차 얻지 못하고 있는 형편이니까요.
그리고 심판이 그들의 권위를 확실하게 인정받고 난 다음에야 비로소 심판이 자질이 있는 지 없는 지를 논할 수 있는 것이겠죠.
만약, 우리 모두가 KBL을 선진 리그로 만드는 것을 지향하고 있다면 이 것은 꼭 이뤄져야할 부분입니다.
그리고 팬들이 먼저 그러한 마음을 가져야지만 비로소 KBL도 바뀔수 있는 것이겠죠.
팬들이 심판을 우습게 보는 데 KBL이 심판의 권위를 살려줄 당위성을 얻지는 못할 테니까요.
또한 덧붙여 한가지만 더 말한다면 KBL은 WKBL이 리그 운영이나 그 외 여러 부분에서 상당히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는 점을 본받을 필요성이 있습니다.
WKBL이 여자 리그이기에 경기 본연의 재미나 박진감은 다소 떨어질 지 몰라도 최소한 경기 운영 능력만큼은 여자 농구가 남자 농구보다 우위에 있습니다.
그런데 그 이유 중 중요한 것이 바로 WKBL에서는 선수나 감독이 심판의 권위를 KBL보다는 인정해주고 있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러한 대우를 바탕으로 심판들이 중재 역할을 명확하게 수행해주기 때문에 경기 운영이 매끄럽게 진행되고 있다는 것이죠.
제가 우리나라 심판들의 역량이 해외에 비해서 그리 뒤진다고 생각하지 않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으며, 그렇기에 KBL은 보다 심판의 권위를 인정해줄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KBL 운영부는 팬들을 끌어모을수 있는 보다 우수한 경기력을 추구하고 있지만, 그 것은 외국인 선수나 국내 선수들의 역량만으로 이루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심판진 또한 그러한 경기력 향상을 위해 중요한 한 축을 담당해야만 하는 분들이죠.
한 명의 마이너 농구 팬으로써 KBL이, 그리고 팬들이 이러한 점을 보다 명확히 인지해주었으면 하는 바램을 소박하게나마 가져보면서 이 글을 마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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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최근 KT&G의 행보에 관심이 많습니다.
이상범 감독 대행의 최근 모습은 굳이 심판콜 하나 하나에 연연하지 않고도 팀을 승리로 이끌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좋은 사례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그와 같은 마인드를 가진 지도자들이 많이 나와주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멋진 글이네요
심판권위의 인정은 리그발전을 위해서도 꼭 필요하다고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