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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 부진 되돌아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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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at 2020-02-09 03:31:15
  • 들어가며


필리가 드디어 풀전력으로 돌아옵니다. 월요일 풀전력 필리 경기에 앞서(여전히 엠비드와 조쉬는 부상 여파가 있지만) 그간의 심각했던 부진을 되돌아보는 글을 한번 작성해보았습니다.

참 우여곡절이 많은 시즌을 보내고 있는데요. 총 53 경기 중 주전이 풀가동된 경기가 고작 19경기에 불과하니 정말 험난한 시즌을 보내고 있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심지어 4 경기는 경기 중 시몬스-엠비드-조쉬가 각기 빠졌었죠. 그래서 주전이 정상가동된 경기는 15 경기에 불과합니다. 

전체 일정의 28.3%만 주전이 정상가동된 것이니 상황이 좀 심각하긴 하죠. 시작부터 함께한 주전 라인업임에도 53 경기 중 고작 15경기만 제대로 합을 맞춰 봤으니, 팀 전력이 엉망인 건 어쩌면 당연한 것인지도 모르겠네요. 

주전이 함께하는 시간이 길어야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조직력도 향상되는 법인데, 지금 필리 주전라인업은 그럴만한 시간이 너무 부족했습니다.

특히 1월 이후에는 고작 1 경기만 주전이 정상가동(2경기 주전이 기용되었으나 1 경기는 엠비드가 전반만 뛰고 아웃되었죠)되었을 정도로 문제가 심각한데요. 그만큼 부상으로 고생스런 시즌을 보내고 있고, 이런 부상들이 팀의 부진에 다양하게 일조한 것 같습니다.

그래서 부진의 원인들이 과연 풀전력일 땐 어찌 극복될 것인지를 지켜보면 좋을 것 같아서 글을 써 보았는데요. 이 글이 앞으로의 필리 경기 보시는 데 참고가 되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 토비의 부진


최근 토비의 부진이 심각하죠. 

전 토비의 부진에 조쉬 유무가 큰 영향을 주고 있다 생각해요. 단적으로 조쉬가 1번으로 뛰기 시작한 1월 3일 이후 결장 전까지 9 경기에서 토비의 3점 성공률은 꽤나 괜찮았거든요.

그런데 조쉬가 빠진 경기부터 급격히 무너지는 양상을 보였죠. 원정 부진 문제가 있겠지만, 그것만으로 다 설명되는 건 아닙니다.

그렇다면 어떤 차이가 토비의 부진을 부른 것일까요?


* 토비의 기록 변화(조쉬의 1번 전향 이후)
조쉬 있을 때(9 경기): 18.9 득점, 45.9% 야투율, 40.7% 3점 성공률(2.4개 성공), 1.9개 자유투 획득, 7.0 리바운드, 2.6 어시스트, 0.9 턴 오버

조쉬 없을 때(7 경기): 18.1 득점, 42.3% 야투율, 35.9% 3점 성공률(2.0개 성공), 3.6개 자유투 획득, 6.9 리바운드, 2.9 어시스트, 1.7 턴 오버


기록만 비교해봐도 눈에 띄는 차이가 있는데요. 일단 3점 성공률이 크게 떨어졌고, 자유투 획득갯수 및 턴 오버가 증가했습니다.

자유투 획득갯수 및 턴 오버가 증가한 이유는 그만큼 토비의 볼 핸들러 비중이 늘어나서죠. 조쉬의 빈 자리를 메우기 위해 토비의 PnR 볼 핸들러 비중을 늘려줬는데 이게 토비의 자유투 획득갯수와 턴 오버가 증가한 이유입니다.

정면 3점 비중만 봐도 25.9% vs. 28.2%로 조쉬 아웃 이후 정면 3점 비중이 + 2.3% 증가했습니다.

최근 토비는 정면 3점이 정말 안 좋습니다. 볼 핸들러로 기능하면서 정면에서 3점 던지는 빈도가 늘어났는데, 토비는 간결한 드리블에 이은 점퍼나 캐치 앤 샷이 좋은 선수이지, 메인 볼 핸들러가 되었을 때 점퍼 성공률이 좋은 선수는 아닙니다.

실제 기록으로 봐도 1 드리블까지만 성공률이 높고, 볼을 길게 잡고 있을수록 성공률이 떨어지는 선수에요. 특히 3 드리블 이상일 땐 성공률이 급격히 하락합니다.

1 드리블 야투율 57.1%, 3점 성공률 40.7%인 선수가 3-6 드리블일땐 39.3% 야투율, 0% 3점 성공률로 급격한 야투하락을 보여주고 있죠.

이는 기본적으로 폼 자체가 앞으로 쏠리는 폼이라 볼을 길게 가져가는 게 점퍼 메카니즘에 유리한 선수가 아니기 때문인데요. 그래서 토비는 간결한 드리블만 시켜줘야 하는 선수인데, 지금은 조쉬가 빠진 자리 메우느라 드리블 호흡이 전반적으로 너무 긴 편입니다.

또한 다시금 시몬스가 1번으로 간 것도 문제에요. 조쉬있을 때 필리 3점은 주로 미드레인지/딥포스트에서 길게 뿌려지는 스킵패스로 인해 파생되었습니다.

반면, 시몬스 1번일 때 필리 3점은 대부분 시몬스의 드라이브 앤 킥에 의해 파생되었는데요(속공 땐 얼리 덕인). 시몬스의 드라이브 앤 킥은 빠르게 찬스를 만드는 반면, 미드레인지 진입 전에 주로 패스가 나오기 때문에 패스거리가 짧은 단점이 있습니다.

즉, 정말 많은 오픈 찬스를 만들어주지만, 완벽한 와이드 오픈 찬스 빈도는 적은 편인 건데요.

오픈 찬스를 많이 제공받아야 좋은 슈터가 있고, 오픈 찬스를 잘 못 받아도 확실한 와이드 오픈 찬스 한번이 더 도움이 되는 슈터가 있습니다.

레딕-샤멧-스캇이 오픈 찬스를 많이 제공받을 때 좋은 슈터라면, 호포드-토비는 오픈 찬스는 잘 못 살리는 슈터들이죠. 특히 레딕-샤멧은 오픈 찬스를 많이 제공받으면서 많이 던질 때 리듬을 찾는 전형적인 무빙샷 슈터들이라면 호포드-토비는 오픈 찬스는 아무리 많이 제공받아도 그리 도움이 안되는 슈터들입니다. 

두 선수 모두 정적인 캐치 슈터들이기 때문인데요.

지난 시즌을 돌이켜보면 시몬스의 드라이브 앤 킥을 받아주는 선수가 주로 레딕-샤멧-스캇이었죠. 세 선수는 디딤발에 크게 구애받지 않는 퀵샷 메이커였기 때문에 시몬스의 짧지만 빠른 찬스 메이킹에 잘 맞는 슈터들 이었습니다. 무엇보다 하체 중심이 정말 좋아서 무빙 상태에서 딱 디딤발 잡고 빠르게 뜨는 것에 능한 슈터들이었죠. 

레딕-샤멧은 잔발 밟는 데 매우 능하며, 릴리즈 포인트가 높은 선수들입니다. 그래서 풀가속 상태에서도 잔발 밟으며 보폭 조절해서 퀵샷 날리는 데 매우 능하죠.

스캇은 빅맨이라 잔발 밟는 유형은 아닌데, 슛폼 자체가 하체를 거의 안쓰는 퀵샷 메이커에요. 세 선수 모두 리그에서도 매우 희귀한 유형의 슈터들인데, 이 선수들과 시몬스의 짧은 패스 메이킹 조합은 환상이었죠.

어떤 면에선 정말 최고의 조합이라 볼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지난시즌 필리 3점이 시몬스의 짧지만 빠른 패스 메이킹과 굉장히 궁합이 잘 맞았어요.

속공에서도 이 슈터들(레딕-샤멧-스캇)은 큇샷을 잘 넣었기 때문에 시몬스 특유의 얼리 덕인과 궁합이 굉장히 잘 맞았습니다.

그런데 지금 필리에 위치한 슈터들 대부분은 전형적인 캐치 슈터들이에요. 굉장히 정적인 슈터들이고, 움직이며 쏘는 무빙샷에 상당히 취약합니다.

호포드는 달려오면서 슛쏠 때 하체가 흔들리는 경향이 있고, 토비는 슛쏠 때 상체가 쏠립니다. 그래서 오픈찬스 살리는 데는 취약해요. 확실한 와이드오픈을 만들어줘야만 하는 선수들인거죠.

그래서 시몬스가 미드레인지 진입 전에 빠르게 뿌려주는 패스들(주로 쓰로우백 패스)은 퀵샷에 능한 레딕-스캇에게는 좋은 패스였지만, 호포드-토비에게는 좋은 패스가 아니라는 것이죠.

레딕-스캇은 약간의 오픈이라도 자주 만들어주는 게 더 좋은 슈터들입니다. 반면, 호포드-토비는 완벽한 와이드 오픈 한번을 제대로 만들어주는 게 더 좋은 슈터들이에요.

이 차이가 1번 시몬스의 패스와 두 선수의 외곽 슈팅 호환이 잘 안되는 이유라 봅니다. 이 문제는 타이불도 마찬가지로 겪고 있는 것 같구요.

속공에서 시몬스의 패스가 백패스일 때보다 코너로 향할 때 필리 슈터들의 성공률이 높은 것도 같은 맥락입니다. 코너에 자리잡고 쏘면 잘 들어가지만 달려오면서 백패스잡아 쏘는 건 이 선수들에겐 무리라는 거에요. 이 선수들은 레딕-샤멧이 아니니까요.

스캇의 부진이 뼈아픈 것도 이런 부분 때문입니다. 지난 시즌에 시몬스의 이런 패스를 가장 잘 넣던 선수가 스캇이었는데, 지금 스캇은 그냥 이런 슈팅을 못 넣고 있어요. 

오프 시즌에 공격 다양성을 확보하려고 다양한 골밑 스킬을 연마한 것 같은데, 이게 독이 된 듯 합니다. 원래대로 슈팅에만 집중했다면 더 좋았을 것 같아서 아쉽네요.

팀이 그래서 극도의 부진에도 스캇을 남겨둔 걸겁니다. 혹시나 살아날까 싶은 마음에 스캇을 남겨둔 건데, 스캇이 정상컨디션일 땐 엠비드-시몬스와 공격에선 정말 잘 맞는 선수이긴 하니까요.

그런 면모를 여실히 보여준 경기가 12월 12일 셀틱스와의 경기였죠. 이 경기에서 스캇은 15 득점을 넣었고, 3점 성공률이 71.4%에 달해서(5개 성공) 감독이 클러치 때도 스캇을 중용했었죠.

단적으로 얘기하면 지금 빅맨 중에선 시몬스 패스와 궁합이 맞는 슈터가 스캇 하나에요. 그러니 스캇이 살아나길 팀 전체가 간절히 바라는 것일 겁니다.

지금 무빙샷을 잘 넣는 선수는 딱 한 명 코크마즈 뿐인데, 코크마즈는 아직 기복이 심한 편이구요. 오늘 경기에서 드러난 것처럼 백스크린에 이은 팝아웃이나 속공에서 빠른 퀵샷이 되는 슈터인 코크마즈가 시몬스에게 가장 잘 맞는 슈터입니다.

그래서 코크마즈가 중용되는 거라 생각합니다.

지금 필리는 시몬스의 얼리 덕인이나, 미드레인지 진입 전에 나오는 드라이브 앤 킥을 셋업하면 안됩니다. 이 세팅들은 토비-호포드에겐 정말 안좋은 세팅이거든요.


  • 조쉬 1번이 불러온 변화는 무엇이었을까?


이 상황은 감독도 확실히 인지하고 있었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감독은 최근 속공 때 지난 시즌 필리를 먹여살리다시피 한 얼리 덕인을 포기했습니다.

또한 시몬스의 드라이브 앤 킥 빈도도 확 줄였죠. 이 두 가지를 줄인다는 건 간단히 얘기해서 시몬스의 탑 플레이 메이킹을 배제한다는 겁니다.

시몬스가 탑에서 온볼 플레이를 안한다면 그 자리를 누군가는 대체해야 했겠죠. 그래서 브라운 감독이 선택한 게 조쉬의 1번 롤이었습니다.

전 시몬스의 탑 온볼 플레이가 잘못되었다고 생각하진 않습니다. 옆에 레딕-샤멧-정상 컨디션 스캇이 있다면 시몬스 특유의 얼리 덕인과 드라이브 앤 킥은 충분히 위협적인 플레이가 될 수 있어요. 

만약 지난 시즌 로스터 구성에서 시몬스가 지금처럼 자유투 얻고, 돌파할 수 있었다면 시몬스 정말 대단했을 겁니다(지난 시즌에는 정작 시몬스가 소프트했었죠).

허나 지금 로스터 구성은 시몬스를 살리는 구성이 아닙니다. 그래서 브라운 감독이 선택한 게 슈터들을 위한 1번을 쓰자는 거였어요.

일단 조쉬는 미들존에서 볼킵하고 시간끄는 게 되는 선수입니다. 시몬스는 이걸 정말 못하는 선수구요.

호스티지 드리블의 차이라 볼 수도 있는데, 시몬스가 가장 못하는 게 호스티지 드리블이에요. 시몬스는 미드레인지 진입 전에 패스하거나, 아예 전속력으로 림어택하는 것만 가능하지 미들존에서 수비수를 엉덩이로 견제하면서 볼킵하는 건 정말 못합니다.

그래서 조쉬 1번이 긍정적인 변화를 불러온 건데요. 조쉬가 일단 미들존 볼킵이 된 게 가장 큰 변화이고, 덕분에 시몬스-호포드가 드리블해서 미들존에 진입하는 게 아니라 스탠딩 상태로 미들존으로부터 패스를 건네받게 되었습니다.

즉, 시몬스-호포드를 본격적으로 엘보우 피더로 쓸 수 있게 된 거죠. 

이 변화의 수혜를 가장 크게 받은 선수가 토비에요. 제가 앞서 시몬스를 4번으로 쓰면서 토비의 역할이 애매해졌다고 말씀드린 바 있는데요. 

시몬스가 4번으로 가면서 토비의 커터 역할이 사라졌고, 속공 피니셔 위력이 감소한 건 분명합니다. 대신 하나 확실히 달라진 게 토비에게 와이드 오픈 찬스가 확실히 제공되었다는 점인데요.

이 부분은 시몬스가 4번으로 가면서 토비가 애매해졌다고 생각한 제 생각이 틀렸다고 느낀 건데, 어쩌면 브라운 감독은 조쉬를 1번으로 쓰면서 토비의 장기를 보다 확실히 살려주려 했는 지도 모르겠습니다.

가장 큰 변화가 와이드오픈 찬스 제공빈도를 늘려주는 거였던 것 같아요.


* 토비의 와이드오픈 기록 변화(6 피트 이상)
조쉬 1번 전향 전: 3점 1.9회 시도, 37.1% 성공률
1번 조쉬 있을 때(9 경기): 3점 3.5회 시도, 51.4% 성공률
1번 조쉬 없을 때(7 경기): 3점 2.0회 시도, 33.3% 성공률


우리가 열광하던 토비, 3점 슈팅 빵빵 꽂아넣던 토비가 바로 조쉬를 1번으로 쓰면서 나왔다는 걸 위 기록으로도 명확히 알 수 있습니다.

조쉬가 1번 전향하면서 토비는 와이프오픈 찬스가 무려 +1.6회나 늘어났고, 와이드오픈 3점 성공률은 무려 +14.3%나 증가했습니다.

그런데 조쉬가 아웃된 다음부턴 다시금 와이드오픈 찬스를 제공받지 못했고, 이로 인해 와이드오픈 3점 성공률도 곤두박질쳤죠. 이 변화가 3점 성공률이 40.7% -> 35.9%로 떨어지는 결과로 이어지고 말았습니다.

즉, 토비는 와이드오픈 찬스를 많이 제공받아야 슈팅 리듬이 살아나는 유형의 슈터라는 겁니다. 그리고 토비는 3점이 살아나야 다른 플레이도 살아나는 경향을 보이는 선수이기도 하죠.


* 토비의 오픈 기록 변화(4-6 피트)
조쉬 1번 전향 전: 3점 1.8회 시도, 33.3% 성공률
1번 조쉬 있을 때(9 경기): 3점 2.5회 시도, 28.0% 성공률
1번 조쉬 없을 때(7 경기): 3점 2.2회 시도, 30.8% 성공률


위 기록은 토비의 오픈 찬스 기록입니다. 오픈에선 성공률이 뚝 떨어지죠. 심지어 슛감이 확 살아났던 1번 조쉬구간 때도 오픈 성공률은 고작 28%에 그쳤습니다.

지난 시즌 레딕은 필리 있을 때 3점 와이드오픈 3.0회 시도, 45.0% 성공률, 오픈 3.2회 시도 36.6% 성공률로 오픈 찬스를 자주 제공받아도 여전히 위력적인 슈터였습니다.

이 기록만 봐도 앞서 설명한 것처럼 토비와 레딕의 슈팅 성향 차이가 뚜렷하다는 걸 알 수 있죠.

팀도 이 사실은 잘 알고 있을 겁니다. 그리고 이는 비단 토비 만의 문제가 아니죠. 필리 구단 슈터들 중 코크마즈 외 모두가 이런 성향을 가졌으니까요.

그래서 팀은 조쉬의 1번 전향 이후 계속 와이드오픈 찬스를 늘리려는 노력을 기울이는 중입니다.


* 필리의 와이드오픈 기록 변화(6 피트 이상)
조쉬 1번 전향 전: 리그 15위, 3점 15.4회 시도, 38.7% 성공률
1번 조쉬 있을 때(9 경기): 리그 10위, 3점 16.8회 시도, 34.4% 성공률
1번 조쉬 없을 때(7 경기): 리그 2위, 3점 21.4회 시도, 39.3% 성공률


놀랍게도 조쉬가 빠졌는데도 와이프오픈 3점 시도는 눈에 띄게 늘어나는 중입니다. 이는 리그 2위 기록인데요. 감독도 잘 알고 있는거죠.

이 팀은 오픈 찬스를 자주 만들어주는 게 중요한 게 아니라, 와이드 오픈 한번을 제대로 만들어주는 게 중요한 팀이 되었다는 것을요. 지난 시즌과는 다른 성향의 팀이 된 거에요. 주전 풀가동 기간이 워낙 짧아서 이 사실을 깨닫는 데 오랜 시간이 걸린 것 같습니다.

팀은 조쉬가 빠졌어도 밀튼과 토비를 활용해 어떻게든 시몬스의 드라이브 앤 킥을 줄이려 노력했습니다. 그리고 얼리 덕인은 여전히 시도횟수를 줄인 상황이죠.

어쩔 수 없이 시몬스의 드라이브 앤 킥이 나오고는 있지만, 4번을 겸한 이후 조쉬가 없음에도 여전히 시몬스의 플레이 스타일은 약간의 변화가 있는 상황입니다.

허나 이 늘어난 와이드오픈 기회를 토비는 제공받지 못했어요. 왜냐하면 조쉬의 빈 자리를 밀튼과 함께 메운 선수가 바로 토비이기 때문인데요.

최근에는 어쩔 수 없이 토비가 메인 볼 핸들러 롤을 수행했지만, 확실히 맞지 않는 옷을 입은 느낌입니다. 이는 토비의 기록만 봐도 명확히 알 수 있죠.

득점은 비슷하지만 효율이 엄청나게 떨어졌고, 특히 턴 오버가 많이 늘었죠. 스태거트 스크린을 제공하면서까지 팀이 열심히 토비를 도와주곤 있지만, 토비는 조쉬처럼 해줄 수는 없는 선수였습니다.

오늘 경기에서 조쉬가 복귀하자 필리는 다시금 토비에게서 볼 핸들러 롤을 점차 줄이기 시작했습니다. 벅스가 합류하고, 조쉬가 주전에 복귀하면 토비의 볼 핸들러 롤은 더욱 줄어들겠죠.

그리고 다시금 조쉬/시몬스/호포드의 도움으로 토비는 와이드 오픈 찬스를 자주 맞이하게 될 거에요. 토비는 이리 써야하는 선수인 것 같습니다.

준맥스라서 크게 기대했지만, 결국 조금 더 간결한 플레이에 집중하게 해주는 게 맞는 선수였던 것 같아요.


  • 돌아온 조쉬. 그리고 벅스의 합류


브라운 감독이 보여준 조쉬 1번은 사실 궁여지책에 가깝습니다. 조쉬는 엘리트 볼 핸들러가 아니죠. 그래서 시몬스와 볼 핸들러 롤을 나누고 있습니다.

또한 조쉬가 1번이 되었어도 여전히 팀에는 슬래싱이 부족합니다. 이 한계는 뛰어난 엘리트 볼 핸들러를 영입하지 않고서는 메울 수 없는 간극인데요.

그럼에도 데드라인에 브랜드 GM은 큰 변화를 시도하지 않기로 결정했습니다. 그리고 영입한 선수가 벅스-글로삼이었죠.

여기에서 주목할 선수가 벅스입니다. 벅스는 앞선 글에서 다룬 것과 같이 조쉬의 롤을 공격에서 흡사하게 해줄 수 있고, 샷 크리에이터로써는 조쉬보다 나은 선수에요.

무엇보다 벅스는 풀업 3점이 된다는 점에서 조쉬만큼이나 다양한 쓰임새를 보여줄 수 있는 선수입니다. 미들존 플레이메이킹은 조쉬가 위라 생각하지만 샷 크리에이팅이 되는 선수라는 점에선 충분히 그 가치를 인정받을만한 선수인데요(샷 크리에이팅, 풀업 3점에 국한하면 조쉬보다도 나을 겁니다).

중요한 건 벅스도 슬레싱에 능한 가드는 아니라는 거에요. 즉 필리는 벅스 영입으로 벤치 득점 강화 및 조쉬의 백업을 확실히 채우는 데 성공했지만, 큰 틀을 깨는 도박은 선택하지 않았다는 얘기가 됩니다.

궁여지책이라 해도 1번 조쉬는 분명 뛰어난 결과로 이어졌고, 무엇보다 4번 시몬스와 3번 토비를 부활시켰다는 데 큰 의의가 있는 변화였습니다.

동기간 성적도 6승 3패로 상당히 훌륭했구요. 원정 성적도 2승 3패로 무난했는데, 특히 변화가 시작된 로켓츠 원정을 제외하면 2승 2패에 넷츠를 이겼을 정도로 나쁘지 않는 모습을 보여줬습니다(로켓츠 전 제외 성적 6승 2패, 원정 2승 2패).

사실 지금의 원정 부진은 모두 조쉬 이탈 이후 나온 성적들이죠. 조쉬 이탈 전 원정 2연승에 넷츠까지 잡을 정도로 기세가 좋았던 팀이 조쉬 이탈 이후 원정 5연패를 당했으니까요. 

홈에선 동기간 썬더-셀틱스-넷츠 같은 강팀도 이겼었죠. 그래서 팀은 1번 조쉬-4번 시몬스 조합이 꽤나 괜찮았다고 평가한 것 같습니다. 무엇보다 조쉬가 1번일 때 팀의 가장 눈에 띄는 변화 두 가지가 원정에서도 수비가 무너지지 않았다는 점과 턴 오버가 엄청나게 줄었다는 점이었는데요.

조쉬1번 구간 필리의 DEFRTG는 106.4로 리그 3위였으며, 원정 DEFRTG도 107.3으로 리그 5위에 이를 정도로 괜찮았습니다. 원정에서 수비가 무너지지 않은 가장 큰 이유는 턴 오버 감소 덕분이었는데요.

필리는 동일구간 턴 오버% 11.7로 리그 4위에 위치했고, 원정에서도 턴 오버% 11.2로 리그 6위에 위치할 정도로 좋았습니다. 줄어든 턴 오버가 팀 경기력의 안정으로 이어져 슈팅 부진에도 수비로 상대를 이길 수 있는 원동력이 되어 주었죠.

동일구간 필리의 어시스트%가 64.8%로 리그 5위, AST/TO(어시스트/턴오버) ratio가 2.30으로 리그 2위였는데, 이 기세는 원정에서도 변함없었습니다(원정 AST% 66.1% 리그 3위, AST/TO ratio 2.31 리그 4위).

즉, 조쉬 1번이 불러온 안정적인 경기운영이 필리가 원정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경기력, 특히 수비력을 보여준 근간이었던 건데요.

조쉬 이탈 이후 필리의 DEFRTG는 112.1(리그 13위)까지 떨어졌고, 특히 원정에서 DEFRTG 119.6(리그 26위)라는 처참한 성적을 기록하고 말았습니다.

이는 급격히 증가한 턴 오버 때문으로 턴 오버%가 14.5(리그 19위)까지 올라갔고, 원정 턴 오버%도 12.8%(리그 9위)까지 올라갔죠. 

늘어난 턴 오버만큼이나 패싱게임도 안 좋아지면서 AST/TO ratio가 1.52(리그 29위), 원정 1.72(리그 20위)까지 떨어졌으니 안정적인 경기운영이 될리가 없고 이게 고스란히 수비실패 및 경기력 약화로 이어졌습니다.

공격에선 슈팅 부진(조쉬가 빠지면서 토비-호포드에게 와이드 오픈이 충분히 제공되지 않은 여파)과 턴 오버가 문제가 되고, 이로 인해 수비까지 무너지니 원정에서 이길리가 없었던 것이죠.

게다가 늘어난 턴 오버는 파울 갯수 증가로도 이어져 더욱 극심한 수비 문제를 불러오고 말았습니다.

그래서 조쉬 복귀와 벅스 합류가 중요합니다. 벅스도 턴 오버가 극히 드문 유형으로, 두 선수 모두 슬래싱보단 점퍼를 기반으로 하는 디시전 메이커라서 턴 오버를 범하는 빈도는 극히 적은 선수들입니다.

이번 시즌 조쉬의 턴 오버가 2.2개, 벅스의 턴 오버는 1.6개에 불과한데요. 조쉬의 Usg%가 21.4%, 벅스의 Usg%가 23.0%인 걸 감안하면 턴 오버가 매우 적고, 안정적인 경기운영을 보여주고 있는 걸 알 수 있습니다.

슬래싱이 약한 대신 안정적인 운영이 가능한 두 선수를 팀이 선택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브랜드 GM은 데드라인 전에 우리 팀은 여전히 수비퍼스트 팀이며, 이 기조를 강화시키는 데 집중할 생각이라 밝힌 바 있는데요.

벅스와 글로삼은 둘 다 턴 오버가 극히 적은 선수들이기 때문에 조쉬 1번일 때 나왔던 장점인 턴 오버 감소 기조를 해칠 선수들이 아닙니다.

그리고 감소한 턴 오버가 결국 수비력 강화로 이어질 것이기 때문에 이 영입은 수비 퍼스트 팀 역량 강화라는 컨셉에도 부합한다 보면 될 것 같습니다.

더욱이 글로삼은 조쉬 외에 불가능했던 맨마킹에 기여할 수 있는 수비수이기 때문에 타이불-시몬스의 부담을 덜어준다는 측면에서도 좋은 선수구요.

필리 수비력이 보다 좋아지기 위해서 반드시 타이불-시몬스는 맨마킹 빈도를 줄여야 합니다. 특히 타이불은 맨마킹 빈도를 줄이고 오프볼 수비에만 집중해야 가진 바 역량을 극대화할 수 있어요(파울 트러블은 줄이고).

이런 측면에선 글로삼 영입도 큰 힘이 되어줄 것 같습니다. 만약 호포드가 벤치로 간다면 전 주전으로 글로삼이 기용될 거라 보고 있습니다. 그정도 역량은 충분히 가진 선수라 생각합니다.


  • 엠비드-호포드의 부조화 문제


3빅에 거는 기대가 컸지만 결국 조쉬가 없을 때 3빅은 실패로 돌아갔습니다. 엠비드 복귀 후 브라운 감독은 엠비드 엘보우-호포드 하이 구도를 선호했는데, 이는 실패로 돌아갔습니다.

일단 엘보우에서 자유롭게 피더/스크린세터로 활약하던 호포드가 하이로 밀려나면서 제 역할을 못하게 된 것이 아쉬웠구요. 엘보우에 위치한 엠비드마저 엘보우 장악에 실패하면서(볼을 계속 흘렸죠) 두 선수가 엘보우와 하이에서 조화되지 못하고 각각 겉도는 상황이 반복되었습니다.

결국 두 선수를 함께 쓰기 위해선 연결고리가 반드시 필요한 상황이었는데요.

호포드는 엘보우에서 토비와 투맨게임을 즐기면서 토비의 역량 강화에도 일조했으나, 엠비드는 그런 플레이를 할 수 없는 선수였죠.

또한 하이에선 토비가 엘보우에서만큼 호포드와 호흡이 맞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두 선수 사이에서 역량을 강화시켜줄 PnR 볼 핸들러가 절실한 상황이었는데 다행스럽게도 오늘 조쉬가 복귀하고, 벅스도 합류하면서 이 문제는 어느정도 해결될 것 같습니다.

필리는 투맨게임이 절실합니다. 투맨게임이 자주 나와야 엠비드도 살고 호포드도 삽니다. 그런데 현재까지는 그게 가능한 선수가 조쉬 뿐이었죠. 

토비는 엘보우에선 투맨게임이 되도 하이에선 안되는 선수였고, 이는 시몬스도 유사했습니다.

허나 이제 필리는 조쉬가 복귀했고, 벅스도 합류했으니 이 부분에서 역량이 강화되는 걸 기대해봐도 좋을 것 같습니다.

물론 조쉬-벅스가 합류해도 호포드가 하이에만 머무는 건 아쉽습니다. 그래서 호포드가 벤치로 갈 수 있다는 얘기가 나오는 것 같은데요.

호포드는 하이/엘보우를 넘나들어야 제 역량이 나오는 선수이지, 하이에만 박아놓는 건 제 역량을 보여주는 데 적합한 선택이 아니에요.

일단 엠비드가 제 컨디션을 찾으면 3빅이 원활하게 딥포스트-엘보우-하이를 넘나들 것이기에 그 때 투맨게임과 하이-로우 게임이 어찌 조화되는 지를 지켜봐야 그림이 그려질 것 같습니다.

조쉬 없이 3빅이 실패하는 건 당연했던 것 같구요. 조쉬가 돌아왔고, 벅스도 합류했으니 이제 다시금 3빅의 효용성을 검증해보면 좋을 것 같아요.

물론 3빅은 위협적이라도 호포드 활용도가 조금 아쉬우면 호포드를 벤치로 보내는 것도 충분히 고려해볼만한 방법같긴 합니다.

전 개인적으로 조쉬-벅스와 함께라면 3빅이 한시적으로는 충분히 강력한 면모를 보여줄 수 있다 믿고 있어요. 어차피 3빅은 길게 쓸수 있는 구성은 아니고, 짧게 쓰더라도 제 위력만 보여주면 되는 라인업이라 한시적으로만 강력해도 충분하다 생각합니다.


  • 3빅 운용에 대해서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3빅은 명확한 단점을 가진 구성입니다. 활동량과 스피드를 포기하는 구성이라 길게 쓸 순 없어요. 대신 3빅은 공수 모두 사이즈로 압박하면서 최대한 사이즈의 우위를 살릴 수 있다는 강점이 있습니다.

손해보는 활동량/스피드 단점을 상회할 정도의 파괴력을 높이와 힘으로 얻는 구성이 3빅인 건데요.

3빅 운용할 때 가장 중요한 게 수비가 안 무너지는 겁니다. 특히 상대의 빠른 백도어 공략/컷인/돌파에 느린 3빅이 흔들리면 끝장이에요.

그리고 수비가 안 무너지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게 턴 오버 적은 안정적인 경기운영이겠죠. 

패싱게임도 잘 되어야 합니다. 느리다는 단점을 빠른 패스로 극복해서 패스속도로 뛰지 못하는 단점을 상회해야만 하기 때문이죠.

정리해보면 3빅이 성공하려면,


1) 수비가 무너지면 안되고, 

2) 턴 오버가 적어야 하며,

3) 패싱 게임이 되어야 하는데,


최근 필리는 이 세 가지가 모두 안되었습니다. 특히 늘어난 턴 오버가 파울 증가로 이어지고 이게 수비 붕괴로 이어진 게 가장 뼈아팠죠. 

게다가 패싱게임까지 실패로 돌아가면서 3빅 운용 성공의 핵심인 AST/TO ratio가 크게 하락한 게 눈에 띕니다. 이러니 3빅은 실패할 수밖에 없었던 건데요.

이 세 가지 문제를 해결해줄 선수인 조쉬가 드디어 복귀했습니다. 그리고 이 문제에 도움이 될 벅스/글로삼도 합류합니다.

심지어 수비력 강화에 보탬이 될 노벨 펠도 정식계약으로 합류했죠.

전 이제서야 필리가 드디어 3빅 운용 성공의 근간을 마련했다 생각합니다. 전 3빅을 48분 내내 쓰길 바라진 않습니다. 그저 10-20분만 확실한 위용을 보여주면 좋겠어요.

그리하면 필리는 다시금 반전의 계기를 마련할 수 있을 겁니다.


  • 마치며...


심각한 문제가 불거졌던 팀이 우여곡절 끝에 드디어 풀전력으로 돌아옵니다. 그리고 노벨 펠까지 정식계약 전환되면서 팀은 실질적으로 3명 영입 효과를 누릴 수 있게 되었죠.

허약했던 벤치가 새로 영입된 3명의 선수로 인해 강해졌고, 조쉬-벅스-글로삼의 합류는 탄력적인 주전 운용에도 도움을 줄 것 같습니다.

주전이 고작 15경기만 정상가동될 정도로 힘겨운 시간을 보냈지만 그 덕분에 코크마즈/밀튼의 재발견이라는 성과도 얻었으니, 이제 그 성과들을 풀전력 상태에서 폭발시키기만 하면 될 것 같습니다.

풀전력 필리가 기대만큼의 전력을 다시금 보여주길 바라며 이만 글 마치겠습니다.

읽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6
Comments
1
2020-02-09 12:44:02

사실 팀원들의 시너지가 안맞는다라는 평가가 많았지만 부상이 발목을 잡아서 제대로 호흡을 맞춰볼 시간이 적었죠. ㅠㅠ 제발 이제는 조쉬도 부상에도 돌아왔고 엠비드도 얼른 회복해서 풀전력으로 좋은 모습 보여줄 수 있으면 좋겠네요.
그리고 시몬스야 적극적으로 림어택도 하니까 슛도 던져보면 어떨까

WR
2020-02-10 00:57:10

로스터 밸런스가 안 맞고, 주전 호흡이 안 맞는 와중에 맞춰볼 시간까지 적었던 게 참 아쉽습니다.

 

후반기에는 주전이 부상없이 호흡맞춰가면서 서서히 전력을 끌어올려보면 좋겠네요.^^

1
2020-02-09 20:45:15

이번 시즌 시몬스 제외 주전 전원이 부상으로 출전이 오락가락...덴버나 토론토/클리퍼스처럼 벤치가 강한 팀도 아닌데 주전들이 자꾸 쉬어서 실망스러운 시즌이 이어지고 있네요. 빨리 전원 복귀해서 진면모를 보여주길....

WR
2020-02-10 00:57:54

겨우 풀전력이 되었는데 잘 유지되면 좋겠습니다. 그래도 올스타 브레이크 전에 전원 복귀해서 정말 다행이네요.^^

1
2020-02-10 11:26:32

이제 프런트에서 할 도리는 다했다고 보고, 이제는 감독과 선수들이 답을 내야한다고 생각합니다.

전 이번 오프시즌이 필라에게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되네요. 이번시즌 결과에 따라서 다양한 방안-프로세스 듀오의 해체까지도-검토해봐야한다고 생각합니다.

WR
2020-02-10 12:48:55

이번시즌 결과가 잘 나와야겠죠. 잘 안나오면 큰 변화가 있을 것도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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