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의 뉴올리언스와 자이언
갠적으로 멤피스와 더불어 얼마 전부터 재밌게 보고 주목하고 있는 팀인데요. 자이언의 활약에 대해서는 많은 분들이 써주셨기 때문에 저는 최근의 팀분위기와 오늘 경기 이후에 대해 써볼까 합니다.
1. 최근의 뉴올
우선 페이버스 복귀 이후에 팀이 꾸준히 상승세였고 강팀도 여럿 잡을 정도로 경기력이 좋았죠.
공수 상승세의 중심에는 페이버스가 있는데요. 페이버스의 단단한 다운스크린을 레딕이 타고 나와서 한쪽 사이드로 수비를 몰아놓고 이때 반대쪽 45도에서 정면으로 올라오는 선수들이 레딕과 연계하면서 시즌 초에 비해 가드간 오펜스가 상당히 짜임새 있어졌고 많은 선수들이 부수적인 이익을 봤습니다.
가장 큰 수혜자는 론조볼인데 레딕 덕분에 헐거워진 탑에서 마음껏 하이픽앤롤을 하면서 한동안 커리어 최고의 모습을 보여줬죠. 1번 론조볼의 최대 약점은 수비가 바짝 붙어있는 상태에서의 일대일 기술인데 무빙하면서 볼을 잡고 한타이밍 빨리 픽앤롤을 시작하자 약점이 사라졌고 정면에서 점퍼도 심심찮게 꽂기 시작했죠.
론조볼은 정말 절묘한 바운드패스 감각으로 페이버스, 잭슨 헤이즈와 훌륭한 호흡을 보여줬는데 (특히 헤이즈는 론조볼의 직접적인 수혜자인데 클리퍼스 하렐 못지않게 무빙하면서 패스잡는 능력이 좋더군요) 이들과 레딕까지 3~4명이 연쇄적으로 상승세를 타면서 퍼즐 끼워지듯 경기력이 올라오고 있었습니다.
수비에서도 페이버스가 낀 드랍백이 리바운드와 픽앤롤 수비를 극적으로 향상시켰는데 (12월 중순부터 2주 정도 당기간 저실점 1위) 그만큼 페이버스가 공수에서 가져다주는 기능이 많았고 그를 중심으로 스키마를 수정하면서 케미가 잡혀가는 상황이었습니다. 그가 빠진 보스턴전을 제외하면 지는 경기조차 전부 선전했죠.
최근의 경기력에 슈퍼스타가 장점만 갖고 합류하면 (클러치타임에서의 의외성, 분위기 상승 효과, 팀의 슬럼프를 덮는 원맨쇼) 충분히 욕심을 내볼만한 구성과 전력임이 틀림없다고 보는데요. 최근에 멤피스의 상승세도 대단했지만 뉴올도 내실면에서 크게 뒤지지 않는다고 느껴질 정도로 경기력이 괜찮았습니다.
2. 잉그램의 포지션
올해 잉그램의 비약적인 발전은 윙에서 볼을 받는 4번이 되었기 때문에 가능했다고 봅니다.
예전에 쓴 글에서도 한번 기술했지만 (https://nbamania.com/g2/bbs/board.php?bo_table=maniazine&wr_id=197253&sca=&sfl=wr_name%2C1&stx=sonic44&sop=and&scrap_mode=&gi_mode=&gi_team_home=&gi_team_away)= 저는 잉그램은 신장에 비해 기술은 다양하나 2:2 볼핸들러로 적합한 프로필을 가진 선수는 아니라고 보는데요. 레이커스 시절의 경기를 봐도 세트된 상태에서의 드리블이 너무 느려서 탑 픽앤롤이 아주 높은 위치에서의 백다운으로 바뀌면서 오펜스가 느려지거나 전진하다 던지는 슛이 길게 나가서 문제가 되는 경우가 많았죠.
이적 후의 잉그램은 윙에서 볼을 받고 트리플스렛에서 슈팅위협을 가하고 오펜스를 시작하는 선수인데 트래킹 스탯을 살펴봐도 가장 눈에 띄는 것이 스팟업 슈팅의 비율/성공률 급상승입니다. 시도횟수를 50%정도 늘리면서 성공률은 하위 20%수준에서 상위 15%수준까지 끌어올렸는데 프로필 자체가 완전히 바뀐 수준이죠.
드리블이 너무 높고 느리기 때문에 픽을 많이 안쓰고 훼이크와 턴어라운드 점퍼를 섞어서 공격하는 역할이 더 어울리는 선수인데 (스트레치빅+라인 한발 안쪽에서의 일대일) 뉴올에서는 맞는 옷을 입었다는 생각이구요.
다만 이슈가 되는 (그리고 앞으로 될) 부분이 퍼리미터 수비인데...개인적으로 수비면에서 이 선수의 포텐을 한번도 의심해본 적이 없었으나 얼마전에 테이텀과의 매치업을 보니까 오프 스크린, 픽앤롤 수비가 굉장히 심각하더군요. 한 장면도 제대로 따라간게 없지 않았나 싶을 정도로 당하면서 구멍을 냈는데요.
지금처럼 페이버스가 뒤로 쳐지는 드랍백 수비 옆에서 페인트존을 태깅하는 4번롤은 별 문제가 없겠으나 페이버스가 없거나 스몰라인업의 오프스크린 공격에 직접적으로 노출되면 문제가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앞으로 자이언과의 호흡보다 잉그램의 포지션이 계속 이슈가 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3. 대학시절의 자이언
대학시절의 자이언은 센터로 뛰면서 공격에선 하이포스트에서 페이스업 돌파를 주로 하는 선수였죠.
신장이 작기는 해도 대학시절에는 수비가 문제된다고 느낀적이 거의 없었을 정도로 (자이언은 헬프사이드 블록도 좋은 선수) 당시 접한 경기들에서는 좋은 인지력과 거친 손, 커버리지로 괜찮은 수비를 했습니다.
공격에서도 약한 슈팅이 큰 문제는 아니라고 봤던 것이...팀플감각도 상당해서 핸드오프 플레이도 능숙하고 상대 존디펜스 형태를 가리지 않고 방법을 바꿔가며 공략에 성공하는 모습도 보여줬었습니다. (ex- 버지니아의 1-2-2를 상대로는 윙에서의 빠른 돌파, 시라큐스 2-3를 상대할때는 하이포스트에서의 적절한 피딩...) 정말 보기 드물게 롤맨, 페이스업 아이솔레이션, 하이포스트 패싱을 똑같은 퀄러티로 잘할 선수라고 생각합니다.
다만 대학시절에 이 선수를 보면서 딱 한가지 의심스러웠던게 (정확히 말하자면 본 적이 없음) 퍼리미터-가로수비였는데요. 이 선수가 내내 센터로만 뛰었고 대학은 스위치디펜스가 nba처럼 성행하질 않아서 같은 팀 RJ배럿에 비해 (거의 낙제) 이쪽 능력을 확인할 기회가 전혀 없었는데 갠적으로 이 선수의 프로필에서 유일한 불안요소로 꼽았던게 이 부분이었습니다. 게다가 지금은 막 복귀한 몸상태니까 윙에서의 수비가 더 부담이 되겠죠.
그래서 저는 오늘 경기 선발이 페이버스-자이언-잉그램이 아닐거라는 생각도 했습니다.
(자이언이 센터로 나올거라고 생각했습니다)
4. 오늘 경기와 자이언
선발라인업 3번 잉그램을 슛이 약한 머레이와 매치시켰지만 초반부터 로테이션 미스를 연발하다 공격에서도 버벅거렸고 이 시간대의 자이언은 롤이 뭔지 알 수 없을 정도로 윅사이드로 빠져 있었죠.
4쿼터엔 자이언과 4가드가 나왔고 잉그램,페이버스와 자이언이 1초도 같이 안뛰었는데요. 슛감도 대단했지만 센터로 뛰다보니 올아웃된 상태에서 갑자기 안으로 움직여서 딥 포지션을 잡기도 하고 한참 늦게 넘어와서 3점을 때리기도 하는 등 넓은 공간에서 여유가 생기면서 재능을 살리는 장면이 많이 나왔죠.
긍정적인 부분은 타고난 자이언의 재능이고 우려되는 점은 위에 썼듯이 포지션변화에 따른 퍼리미터 수비 문제 와 잉그램-자이언-페이버스의 교통정리인데 단기간에 다 같이 녹이려고 하기보다는 당분간 오늘처럼 라인업을 아예 분리해서 쓰는것도 괜찮다고 봅니다. 분위기가 너무 달라서 벤치에이스 느낌이 나더군요.
페이버스 복귀를 기점으로 정말 사용하기 어려운 론조볼까지 잠시나마 각성시킨 뉴올인데 (골때리는게 볼과 할러데이 조합은 또 2맨 조합 마진 최하) 지금 실험하다 몇경기 날리면 플옵은 끝이라 머리가 아플것 같습니다.
갠적으로 뉴올이 또한번 교통정리에 성공해서 플옵에서 극한의 재능농구를 보여줬으면 합니다.
정말 오랜만에 써주신 글이
뉴올 관련 글..
감사합니다..
사랑합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