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썬더-필리 전 리뷰(2020.0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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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1-08 10:59:11

 

 들어가며

필리 중심의 리뷰인 점 양해 부탁드립니다.

브라운 감독은 최근 두 경기 시몬스의 볼 핸들러 롤을 줄여줬습니다. 


* 시몬스의 볼터치 스텟 변화
직전 34경기: 터치 당 평균드리블 횟수 3.74회, 터치 당 평균시간 4.59초, 엘보우터치 2.4회, 페인트터치 4.9회, 평균볼터치 91.5회, 드라이브 11.6회, 드라이브 야투 3.3회(45.9% 야투율)
최근 2경기: 터치 당 평균드리블 횟수 3.10회터치 당 평균시간 4.11초, 엘보우터치 7.0회, 페인트터치 13.5회, 평균볼터치 114.5회드라이브 12.0회, 드라이브 야투 4.0회(37.5% 야투율)


볼 핸들러로써 볼 소유 시간을 줄여준 대신 간결한 볼터치는 늘려줬습니다. 특히 탑보다 엘보우/페인트 볼터치 횟수를 늘려줬고, 이 변화가 토탈 볼터치 증가로 이어졌죠.

이른바 시몬스를 1번이 아니라 4번/포인트 포워드로 쓰기 시작한 것인데 이 변화 이후 시몬스의 활약이 나쁘지 않네요. 가장 눈에 띄는 건 턴 오버 감소입니다.

드리블하다 범하던 턴 오버(대부분 돌파하다 오펜스 파울 혹은 패스 턴 오버)의 비중이 줄면서 플레이에 안정감이 생겼어요. 시몬스의 온볼 활동 반경을 줄여주고, 오프볼 활동 반경을 늘려준건데 이 변화가 현재까지는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시몬스 턴 오버가 가지는 가장 큰 문제는 팀 전체의 안정감도 크게 해친다는 점이었는데요. 시몬스 턴 오버가 2 경기 평균 2.5회로 줄어들고, 특히 4쿼터에 볼 핸들러 비중이 줄면서 팀의 안정감도 눈에 띄게 좋아졌습니다.

두 경기 턴 오버% 10.9%, 10.2%인데 필리의 평균 턴 오버%가 15.1%라는 걸 감안하면 이는 긍정적인 변화입니다. 시몬스가 메인 볼 핸들러여서 나타나던 가장 큰 문제인 4쿼터 경쟁력 약화가 턴 오버 감소로 인해 일정부분 개선되었죠.

4쿼터마다 더블팀에 갇혀서 답답한 턴 오버를 연발하던 엠비드의 부담도 덕분에 확 줄었습니다. 시몬스 4번 전향으로 인해 필리는 엠비드가 중요한 순간마다 무리한 1 : 1를 일삼곤 하던 문제해결 가능성이 생겼네요.

오늘 경기에선 필리가 원하는 경기력에 도달하지 못한 상황임에도 다양한 변화를 시도해본 것이 인상적이었죠.

이날 경기의 키워드를 꼽아본다면, 


1) 엠비드/호포드의 레딕표 투맨게임(포스트 업 지원), 

2) 엘보우 피딩

3) 하이-로우 게임

4) 로고 픽 앤 롤

5) 엠비드-호포드의 3 : 3 게임


으로 추려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한마디로 투빅 본격활용이라 보면 될 것 같아요.

브라운 감독은 투맨게임 비중을 높이면서도 포스트 업을 포기하지 않겠다 했었는데요. 충분히 예상가능했던 하이-로우 게임 뿐만 아니라 투맨게임을 통해서도 포스트 업 셋업을 적극 지원해줬죠.

썬더 전에서는 마치 레딕과의 투맨게임을 보는 듯한 장면이 자주 나온 것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오랜만에 선보여진 레딕표 투맨게임

브라운 감독의 공언대로 썬더 전에서도 투맨게임을 적극 활용했는 데, 썬더 전 메인 스크리너는 시몬스가 아니라 엠비드/호포드였습니다.

특히 엠비드를 적극 활용했는데요. 스크린 세터 엠비드/호포드는 시몬스와 달리 롤맨이 되기 보다는 볼 핸들러들에게 확실한 슈팅/돌파 찬스를 만들어주는 데 주력했습니다.

엠비드 파트너로는 주로 조쉬와 버크가 나섰는데, 엠비드가 만들어준 찬스를 마치 레딕처럼 잘 활용했습니다. 물론 레딕은 여기서 자신의 슈팅 찬스 뿐만 아니라 엠비드의 롤링 및 포스트 업도 확실히 지원해줬지만 아직 조쉬/버크는 완벽하게 스크리너 엠비드를 활용하는 수준은 아니었죠.

허나 조쉬/버크는 엠비드의 스크린을 타고 적극적으로 공격에 나서는 한 편, 롤링하는 엠비드의 포스트 업도 잘 살려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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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와 같은 DHO 앤 점퍼는 레딕과 엠비드가 자주 애용하던 투맨게임인데요. 이를 조쉬가 완벽히 소화해주는 장면이 나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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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아가 위와 같은 투맨게임도 나왔죠. 이 또한 엠비드가 레딕과 자주 하던 방식인데요. 여기서 레딕은 엠비드의 롤링도 잘 살려줬던지라 조쉬도 이 부분만 더 신경쓰면 좋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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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컨데 위와 같은 장면이 자주 나와주면 좋겠습니다. 썬더 전에선 조쉬/버크가 위와 같이 투맨게임에서 이어지는 포스트 업 셋업을 만들어줬는데, 이것이 레딕표 투맨게임의 핵심이었죠.

이 장면을 정말 오랜만에 필리에서 다시금 본 것 같습니다.
 
조쉬/버크와 엠비드/호포드의 투맨게임은 볼 핸들러의 공격력 살리기 및 빅맨의 포스트 업을 살리는 목적으로 앞으로도 많이 활용될 것 같아요.

아직까지 개인적으로는 조쉬의 PnR 볼 핸들러 역량에 의구심을 가지고 있으나, 두 경기 연속 조쉬의 PnR 볼 핸들러 기능성은 나쁘지 않았습니다. 여기에 수준급 볼 핸들러인 버크가 함께 하니 투맨게임이 꽤나 잘 이뤄졌죠.


* 조쉬 리차드슨의 볼터치 스텟 변화
직전 28경기: 터치 당 평균드리블 횟수 2.66회, 터치 당 평균시간 3.33초, 평균볼터치 52.8회, 드라이브 8.9회, 드라이브 야투 3.8회(45.8% 야투율)
최근 2경기: 터치 당 평균드리블 횟수 3.60회터치 당 평균시간 4.22초, 평균볼터치 66.5회, 드라이브 10.5회, 드라이브 야투 5.0회(40% 야투율)


위 기록변화에서 드러나듯이 조쉬는 볼 핸들러 비중이 최근 크게 늘었습니다. 돌파 비중도 늘었구요. 그럼에도 활약이 괜찮은 편인데요. 

조쉬가 이 정도 역량을 꾸준히 보여줄 수 있느냐가 앞으로의 시즌 운영에 있어 정말 중요한 포인트가 될 것 같습니다(플옵에서 통할 것인가는 또 다른 문제겠죠).

오늘도 조쉬/버크는 메인 볼 핸들러로써 기대 이상의 면모를 보여줬습니다. 다양한 스크리너를 잘 활용해줬죠.

둘은 동시기용되었을 때도 상당히 좋은 전술 소화능력을 보여줬는데요. 한 명이 투맨게임하면 남은 한 명이 세컨푸쉬하는 형식이었는데, 이게 꽤나 잘 먹혀들었습니다.

필리는 심지어 코크마즈가 투맨게임하는 장면도 나왔습니다. 오늘 빅맨들이 핸드오프 피더로써 제 몫을 해주니 코크마즈 쓰임새도 더 커진 건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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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크마즈는 플로터가 좋고, 미드레인지 진입이 가능한 슈터입니다. 이 장점을 오늘 필리 빅맨들(특히 호포드)이 잘 살려준 거죠.

또한 오늘도 스크린 세터 시몬스는 나쁘지 않았습니다. 다만 직전 경기보다는 엘보우 피딩에 조금 더 집중하는 모습을 보여줬습니다. 

오늘 시몬스는 엘보우 피딩과 로고 픽 앤 롤을 주 옵션으로 활용하는 한편, 메인 볼 핸들러일 때는 적극적으로 돌파를 시도했죠.

아직 러너(애매한 플로팅 뱅크샷)가 불안정하지만 그럼에도 탑에서 볼잡는 비중이 줄어들면서 오히려 돌파가 살아난 건 긍정적인 변화라 할만 합니다. 브라운 감독이 온볼 활동반경을 줄여준 것이 시몬스의 부담을 많이 줄여준 것 같아요.

 엘보우 피딩

오늘 경기에선 엠비드/호포드/시몬스가 스크린세터로 활용되었는데, 이 때 스크리너 외의 빅맨(+시몬스)들은 엘보우 피딩에 집중했습니다. 즉, 하이스크린이 이뤄질 때 다른 빅맨은 엘보우 셋업에 집중한 건데요.

주로 엠비드의 스크리너 비중이 높았고, 호포드/시몬스의 엘보우 피딩 비중이 높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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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와 같은 장면이 많이 나왔습니다. 특히 시몬스의 스킵패스가 이 장면에서 빛났죠. 시몬스의 스킵패스는 오늘 여러차례 오픈찬스를 만들어내었습니다.

허나 엘보우에서 시몬스보다 더 빛난 선수가 바로 호포드였어요. 엘보우 터치를 늘려주자 호포드는 정말 대단한 모습을 보여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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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와 같은 엘보우 피딩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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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HO 앤 롤과 같은 투맨게임도 소화해줬는데요. 하이포스트/엘보우에서 스크린세터 호포드의 위력이 살아나면서 자연스래 호포드의 활동반경이 넓어진 점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시몬스의 활동반경이 줄어든만큼 빅맨(엠비드/호포드)의 활동반경이 늘어난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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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움짤에서도 토비의 슬라이드 액션을 살려주는 호포드의 스크린이 정말 인상적인데요. 혼즈 셋에서 피딩/스크린에 능한 빅맨을 엘보우에 놓았을 때의 이점을 오늘 호포드가 여실히 보여준 것 같아요.

 하이-로우 게임

게다가 썬더 전에서는 하이-로우 게임도 적극적으로 시도했는데요. 투맨게임과 엘보우 피딩이 살아나면서 빅맨이 하이포스트에 있어도 충분히 제 몫을 해주니 자연스럽게 하이-로우 게임도 자주 나왔습니다.

주로 하이포스트 엠비드-엘보우 호포드의 하이-로우 게임이 자주 나왔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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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움짤은 오늘 본 장면 중 개인적으로는 최고로 꼽았던 장면입니다. 앞서 엠비드/조쉬의 투맨게임이 계속 먹히던 상황이라는 걸 감안하고 보시면 되는데요. 투맨게임에 수비수들의 이목이 집중된 상황을 이용해 자연스래 하이-로우 게임이 나왔습니다.

오늘 위와 같은 하이-로우 게임이 자주 나왔고, 하이포스트에 엠비드가 위치하는 경우도 많았는데요. 이처럼 투빅의 위력이 살아나고, 투빅이 계속 공격전개에 관여하면서 자연스래 두 선수의 패싱력과 스크린셋업을 활용한 3 : 3 게임도 연출되었습니다.

특히 하이포스트 엠비드-엘보우 호포드일 때 투빅 활용이 잘 되었습니다. 엠비드는 탑에서 안쪽으로 패스찔러주는 능력이 좋죠. 여기에 호포드의 엘보우셋업이 더해지니 투빅이 원활하게 돌아갔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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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선보인 시카고 액션입니다. 레딕과 샤리치있을 때 시카고 액션은 필리의 전가의 보도였죠. 위 움짤에선 시카고액션을 수행한 선수가 토비-호포드-엠비드라는 점이 인상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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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포드의 DHO 페이크에 이은 엠비드의 피딩입니다. 조쉬의 컷인을 훌륭히 살려내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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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움짤에선 시몬스가 마치 투맨게임할 것처럼 나와주면서 이목을 끌어준 틈을 엠비드의 패스가 정확히 파고들었습니다. 역시나 호포드 엘보우-엠비드 탑에서 나온 공격조립이었죠.

오늘 경기는 시즌 초반 제외하고, 필리가 근래 가장 투빅을 잘 활용한 경기였다고 생각합니다. 결국 키는 투맨게임에 있었고, 호포드는 시즌 초반처럼 엘보우 피딩해줄 때 확실히 좋은 모습을 보여주는 것 같아요.

오늘 경기를 통해 필리가 투빅 활용법을 어느정도 찾은게 아닌가 생각합니다.

 로고 픽 앤 롤

엘보우와 하이에서 빅맨들이 공격조립에 적극 참여한 것이 자연스럽게 로고 픽 앤 롤 역량 강화로도 이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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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보우 피딩으로 재미보던 시몬스가 저 위치에서 백다운하니 자연스래 수비수들이 패스를 견제하죠. 이 때 로고 픽 앤 롤이 나오면 수비가 이를 막아내기는 상당히 어렵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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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더해서 오늘은 조쉬와도 로고 픽 앤 롤하는 장면이 나왔죠. 조쉬가 엠비드 파트너로써 이 정도의 역량을 보여주었다는 건 정말 고무적인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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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움짤은 로고 픽 앤 롤 전에 나온 장면입니다. 위와 같은 장면이 조쉬/버크 동시 기용의 이점이죠.

조쉬의 패스가 위와 같이 탑에 있는 버크에게 가면 자연스럽게 2차 공격으로 이어지는데요. 이를 견제하다보니 수비수들이 자연스럽게 조쉬-엠비드에게 로고 픽 앤 롤할 수 있는 공간을 열어주고 말았습니다.

 문제점: 빈약한 벤치득점

하지만 썬더 전에서도 문제점은 있었습니다.

오늘 버크가 상당히 잘해줬죠. 허나 역시 버크만으론 벤치 경쟁력을 가져가기엔 좀 버겁습니다. 사실 필리의 벤치 뎁스는 꽤 괜찮은 편이에요. 조합도 다양하게 가져갈 수 있고, 시의적절하게 활용가능한 자원도 많습니다.

특히 에니스-타이불 윙디펜더 조합은 훌륭하죠. 

허나 필리 벤치는 결정적인 문제점을 가지고 있는데요. 그건 바로 득점력이 너무 빈약하다는 겁니다. 지금 필리의 벤치득점 1위가 코크마즈인데 8.2 득점에 불과하죠.

지난 시즌 식스맨이었던 스캇이 극도로 부진한 것도 악영향을 미치고 있구요(3점 성공률 지난시즌 41.2% -> 이번시즌 34.8%).

필리는 벤치득점이 리그 27위에 불과합니다.

강팀 중에서 벤치득점이 약한 팀은 벅스(26위)와 로켓츠(30위) 뿐인데, 두 팀은 원맨 에이스 중심의 운용을 보여주는 팀이라 팀컬러 측면에서 약한 벤치득점이 이해되는 부분이 있죠. 허나 필리는 그렇지 않습니다.

필리는 주전의 득점 분포가 고른 팀이며, 벤치 득점의 니즈도 확실히 있는 팀이기 때문인데요.

오늘 필리는 벤치타임을 조쉬-호포드에게 맡겼습니다. 이는 시몬스-엠비드-토비를 동시 출전시켜 주전경쟁력을 확보하고, 호포드 활용을 극대화하겠다는 심산으로 보였습니다. 시몬스-엠비드를 동시에 쉬게 해주면서 드디어 엠비드가 벤치타임에서 벗어났다는 점을 전 긍정적으로 봅니다. 

허나 이 때 필리는 대량 실점을 하고 말았죠. 결국 필리는 엠비드가 벤치타임을 이끌지 않으면 현 구성으로는 벤치타임 경쟁력이 전혀 안나온다는 거에요. 그걸 오늘 다시금 보여주고 말았습니다.

그래서 오늘 경기와 같은 운용을 하려면 벤치득점을 책임져줄 벤치 에이스가 반드시 필요합니다. 필리의 벤치 뎁스는 얇지 않지만 득점력이 부족한 건 주지의 사실이니까요. 이 부분을 채워줄 선수가 오면 주전경쟁력을 확보하고, 호포드가 벤치타임에 들어가서 호포드까지 살아나는 이중 효과를 기대할 수 있습니다.

조쉬-호포드 벤치 타임때 2점차까지 따라잡혔는데, 시몬스-엠비드 나오자 역전안당하고 버틸 수 있었던 것도 주전 경쟁력과 벤치역량의 차이가 크다는 것을 반증합니다. 

엠비드가 벤치타임을 이끌지 않기 위해선 벤치 경쟁력을 유지시켜줄 벤치 에이스 영입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그리고 그 선수가 호포드의 파트너가 되어주는 게 필리 입장에선 최고의 시나리오겠죠.

하이-로우 게임을 적극 시도한 것과 호포드에게 벤치 타임을 맡긴 시도는 나쁘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하이-로우 게임의 위력은 더없이 좋았으나, 조쉬-호포드 만으로 벤치 타임을 온전히 이끄는 건 힘들었다는 게 아쉬운 부분인데요.

리바 사수는 오늘도 잘 안되었는데, 아담스가 있어서 그랬을 수도 있지만 리바 사수 문제는 2 경기 연속 불거졌기 때문에 필리가 신경을 더 써야할 것으로 보입니다.

 마치며

제가 요즘 필리를 보면서 느낀 점은 필리가 그간 1번 시몬스로 인한 제약이 정말 컸구나 라는 점이었어요. 익히 알고 있던 사실이었지만, 시몬스 롤 변화만으로 팀이 급격히 변하는 걸 보니 그 생각이 더욱 커지고 있습니다.

시몬스같은 장신 가드를 1번에 놓으면 사이즈 우위가 극대화되어야 하는데, 현실은 그렇지 못했죠. 상대팀들은 슈팅 약점을 집요하게 파고들었고, 심지어 존 디펜스로 필리를 괴롭혔습니다.

4쿼터에는 엠비드만 적극 괴롭혀도 팀 공격력이 급감했었구요. 사이즈 우위를 살려야하는데, 오히려 큰 사이즈의 약점만 공략당했습니다.

보통 빅사이즈 팀들은 공격보다 수비 문제로 무너지는 데, 필리는 정반대였죠. 공격 문제때문에 수비가 무너지는 경우가 많았으니까요.

이런 문제들이 결국 시몬스를 1번으로 쓰면서 나온 건데요. 외곽슈팅없고, 돌파에 소극적인 시몬스로는 이 문제를 극복할 수 없었습니다.

허나 시몬스를 4번으로 전향시킨 것만으로도 이리 쉽게 문제들이 해결되는 걸 보니 기분이 묘합니다. 

물론 여전히 팀은 많은 문제들을 안고 있습니다. 조쉬가 메인 볼 핸들러로써 강팀 상대로, 플옵 상대로도 먹힐 수 있느냐가 가장 중요한 이슈겠고, 애매해진 호포드를 살리는 것도 중요한 숙제입니다.

시몬스를 4번으로 써도 여전히 야기되는 스페이싱 문제를 어찌 해결할 지도 관건이죠(코너 3점만 간간히 던져줘도 많이 좋아질텐데요). 시몬스가 4번이 되면 코트활용이 조금 더 좁아지고, 빅맨들은 더욱 더 외곽으로 나갈 수밖에 없으니까요.

일단 엘보우 피딩으로 이 문제에 대한 답을 찾아보려는 것 같은데 아직은 갈 길이 멉니다. 썬더 전에서는 3점이 터지면서 이 문제를 극복했지만, 언제나 3점이 터져주는 건 아닐테니까요. 3점 슈팅이 안 터질 때 코트활용이 좁아진 것으로 인한 문제가 더욱 뚜렷히 드러날 거에요.

약한 벤치득점 문제도 여전히 심각하구요.

허나 그럼에도 시몬스의 4번 전향으로부터 시작된 변화들은 긍정적입니다. 썬더 전에서도 시몬스와 호포드를 엘보우에 놓는 시도가 상당히 좋았습니다. 지난 경기와 마찬가지로 시몬스의 메인 볼 핸들러 롤을 줄이고, 하이보다 엘보우에 시몬스를 배치하면서 시몬스의 돌파 약점은 줄이고 패스를 살린 건 좋은 시도였어요.

지난 경기에선 시몬스를 롤맨으로 써보더니, 오늘은 엘보우 피더로 썼네요. 둘 다 좋은 시도였고 결과물도 잘 나왔다 생각합니다.

게다가 오늘은 투빅 활용에 집중한 모양새였는데, 두 빅맨이 정말 좋은 모습을 보여줬죠. 역시 호포드는 공격조립을 메인으로 할 때 가장 잘하는 것 같습니다.

오늘도 1차원적인 공격전개만 한게 아니라 숏롤하는 스크리너와 빅맨이 다시 투맨게임을 한다던지(로고 픽 앤 롤), 스태거트 스크린을 선다던지(조쉬 돌파 극대화), 하이-로우게임을 하거나, 코너 3점을 노리는 다양한 변화가 인상적이었습니다.

아직은 코트를 좀 좁게 쓰는 경향이 있어서 아쉽긴 한데, 이 문제는 코너 활용으로 어느정도는 극복가능해 보여요.

특히 시몬스를 앞선 2경기처럼 쓰면 볼 핸들러 부담이 줄면서 공격 운용에 경쟁력이 생길 것으로 보입니다. 다만 로켓츠 전처럼 롤맨 비중을 조금 더 늘리면 좋을 것 같은데, 지난 2 경기의 시몬스를 어찌 조합시킬 지가 감독의 숙제가 될 것 같네요.

두 경기 모두 핵심은 시몬스의 볼 핸들러 비중을 줄이는 것이었습니다. 이제 필리는 시몬스를 1번이 아니라 4번으로 쓰려는 거겠죠(포인트 포워드).

덕분에 엠비드의 Usg%가 썬더 전 28.3%로 줄었고, 조쉬/버크가 각각 Usg% 24% 가량을 가져가면서 엠비드 부담을 줄여줬습니다. 특히 4쿼터엔 조쉬 Usg% 33.8%, 토비 Usg% 33.3%까지 올라갔는데, 이는 마치 지난 시즌 버틀러/레딕을 보는 것 같았어요.

이리 해줘야 엠비드의 4쿼터 부담이 줄어들고 팀이 살아날 수 있습니다. 그래서 4쿼터에 엠비드 의존도를 줄여주는 건 매우 좋은 시도라 생각해요.

물론 조쉬가 계속 이런 역량을 유지할 수 있느냐, 플옵에서도 이 방식이 통하느냐가 핵심이겠지만 일단 팀은 조쉬를 믿고 가보려는 것 같습니다. 사실 트레이드 외에는 선택지도 전무한 상황이구요.

이 변화들로 인해 가장 롤이 애매해지는 선수가 호포드였는데, 오늘은 호포드를 엘보우 피더로 활용하면서 답을 찾으려는 시도가 인상적이었습니다.

엘보우 피딩과 하이-로우 게임을 적극 활용하면 호포드 활용의 실마리를 잡을 것도 같아요.

오늘은 의도적으로 엠비드/호포드 중심의 투맨게임을 운용해본 것 같은데, 워낙 투맨게임에 익숙치 않은 팀이라 엠비드/호포드/시몬스가 차륜전 형태로 스크리너 기능하려면 시간이 좀 필요할 것 같긴 합니다.

허나 그럼에도 스크리너를 적극 활용하려는 시도는 상당히 인상적이었어요. 팀이 점차 스크리너 활용에 익숙해져서 세 선수 중심으로 다양한 투맨게임이 자리잡으면 좋겠습니다.

결국 필리는 세 명의 패스에 능한 빅맨을 적극 활용하는 걸로 새로운 팀컬러를 제시한 건데, 이 시도가 부디 성공하길 바래봅니다.

앞선 2 경기에서 보여준 롤맨 시몬스 + 엘보우 피더 호포드 + 하이스크리너 엠비드를 한 경기 내에서 다양하게 변형/조합시킬 수만 있다면 필리가 지금보다도 좋은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브라운 감독의 새로운 시도가 좋은 결과로 귀결되길 바라며 이만 글 마치겠습니다. 읽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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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1
2020-01-08 11:46:04

 경기 못봤는데 앤써님 덕분에 거의 다 본셈이네요~

 

시몬스는 이제 슛 없으면 자기 롤이 점점 줄어들거란 걸 깨닫고 스텝업하길..

WR
1
2020-01-08 15:25:16

시몬스가 과연 제대로 변해줄 지 궁금하네요. 각성이 정말 필요한 시점 같습니다.

2
2020-01-08 12:04:51

좋은 글 정말 감사합니다.
한 가지 궁금한 점이 하이-로우 게임을 할 때 호포드가 하이 포스트에 있고 엠비드가 로우 포스트에 있는 상황이 더 수월하지 않나요? 엠비드보다는 호포드가 하이 포스트에서 패스 길 찾는 능력이 더 뛰어날 것 같고, 로우 포스트에서는 엠비드가 호포드보다 더 위력적인 빅맨일 것 같은데 경기 보면 제 생각과는 반대로 위치한 것 같아서요. 엠비드가 스크리너로서 더 뛰어나서 그런 걸까요??

WR
2020-01-08 15:29:31

말씀하신 장면은 간간히 나오긴 했었죠.^^

 

원래 호포드 하이-엠비드 로우가 주된 패턴이었는데, 이 경기에선 반대 패턴이 자주 나왔다는 데 의미가 있는 것 같습니다.

 

두 빅맨의 하이-로우 게임이 단순하게 사용안되었다는 데 의미가 있다 봐요.

1
2020-01-08 20:56:46

네 공감합니다
생각보다 엠비드 패스가 좋았고
전 호포드 엠비드 하이-로우 게임은 상대 센터와 포워드 진에따라 바꿀 수 있다는
점이 맘에 들었습니다
특히 아담스를 외곽으로 끌어내는점이 맘에 들었습니다

WR
2020-01-09 10:27:04

여러 가능성을 보여준 상황이라 투빅운용이 이제 탄력받을 수 있는 시점인데, 엠비드 결장이 아쉽네요. 

 

엠비드가 무사히 북귀해주면 좋겠습니다.

1
Updated at 2020-01-08 12:33:09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업무와 근무지가 모두 바뀌어서 적응하느라 최근 경기를 못보고 있네요.

올랜도전 히트전에서부터 리차드슨이 순간적으로 핸들러를 하는걸 본 거 같은데 전 긍정적입니다. 이 경우 오히려 리차드슨이 플옵에서 버틸 수 있느냐가 문제가 될 것 같습니다. 벤 시몬스가 실망스럽지만 계속 지적한다고 쉽게 바뀌지도 않고 스트레스만 싸일테니까요.

하지만 3/4번으로 가면 내 년부터 돈값을 할 수 있냐는 문제가 생길 것 같습니다만, 그건 당면과제는 아니죠.

주말에 기회가 되면 유심히 봐야겠네요

WR
2020-01-08 15:30:41

말씀처럼 리차드슨이 과연 플옵에서 통할 지에 대해 아직 확신이 없는 것이 가장 큰 문제같습니다.

 

리차드슨이 중요한 역할을 맡아서 현재까지는 잘해주고 있는데, 이 기세를 잘 이어가주면 좋겠네요.

1
2020-01-08 12:35:17

좋은 글 감사합니다.
분명 팀 구성원들의 재능은 큰 것 같은데.. 시즌 초 기대에 비해선 성적이 너무 안 나오는것 같습니다. 이 경기를 경험 삼아 앞으로 연승했으면

WR
2020-01-08 15:31:25

힘든 10연속 일정의 앞 5 경기가 1승 4패였는데, 남은 5 경기(썬더전 승리 포함)에선 조금 더 좋은 모습을 보여주면 좋겠습니다.^^

2020-01-08 16:06:12

혹시 엠비드 손가락 부상관련 새 소식 알수있을까요

(앞으로의 결장이라던가 지금 상태 정도)

WR
Updated at 2020-01-08 16:21:21

락커룸에서 X-ray 찍었을 땐 음성이었습니다(골절은 없는 것 같아요).

 

오늘 연습은 빠졌고, 손가락 부상 관련해 추가 진단을 받을 예정이에요. 아마 업데이트는 빠르면 내일쯤 나올 겁니다.

 

선수 본인은 셀틱스 전에 출전을 희망하고 있습니다.

1
2020-01-08 16:27:30

정성글 감사합니다
응원팀은 아니지만
호포드가 있어서 관심가지고 있는 팀인데
정말 양질의 정보를 얻어갑니다.
호포드는 볼의 흐름 중심에 있어야 진정한 힘을 낼수있는 선수죠.
워낙 눈에 보이는 스탯은 약한지라

WR
2020-01-09 10:27:36

말씀처럼 호포드는 볼 흐름 중심에서 빛을 발하는 선수죠. 필리가 앞으로 호포드를 잘 활용해보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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