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CP가 트레이드 거부권이 있는 이유
요즘 론도의 부진에 따라 여러가지 레이커스 로스터 보강 시나리오가 나오고 있네요.
심지어는 카일 쿠즈마 트레이드 루머까지 있는데...
워낙 레이커스가 줄 수 있는게 없다보니 트레이드 보다는 미니멈 영입이 더 설득력을 얻고 있는 가운데
왜 KCP가 트레이드 거부권이 있는지에 대해 혹시 모르시는 분들이 참조하시도록 조금 설명 드립니다.
(주요 내용은 영상을 참조했으니 궁금한 분들은 링크를 참조하세요.)
1. 트레이드 거부권?
KCP가 트레이드 거부권이 있다는 소식이 알려졌을 때 많은 팬들이 르브론-클러치 스포츠와 커넥션을 들며 비난을 했는데요, 사실 엄격한 의미에서 현재 레이커스에 트레이드 거부권을 가진 선수는 KCP, 맥기, 카루소, 론도가 있습니다.
약간 개념 정리가 필요한 것이 트레이드 거부권(no trade clause)와 트레이드 동의권(consent to trade)인데, 위 선수들이 가진것은 ‘트레이드 동의권’입니다. CBA 24조 Prohibition of No-Trade Contracts에 의하면 ‘어떤 선수도 트레이드 대상’이며, ‘트레이드 거부권’을 계약에 삽입할 수 있는 경우는 NBA에서 8년 이상, 같은 팀에서 4년 이상 뛰었을 때만입니다. 하지만 KCP를 비롯한 위의 어떤 선수들도 이에 해당되지 않기 때문에 트레이드 거부권을 가질 자격이 되지 않죠.
참고로 레이커스의 핵심 선수인 르브론 제임스 조차 클리블랜드에서 3년 후 옵트 아웃(플레이어 옵션 포기) 했기 때문에 트레이드 거부권을 가지고 있지 않습니다. 실제로 레이커스에서 계약서에 ‘선수 동의 없이 트레이드 불가하다’고 박아 넣은 마지막 선수는 코비 브라이언트였습니다.
‘트레이드 거부권’과 ‘트레이드 동의권’의 개념을 알기 위해선 먼저 ‘버드 권한’을 알아야 합니다.
2. 버드 권한
CBA(리그와 선수간의 협약)에 의해 보장된 버드 권한(Bird Rights)은 선수가 자유계약 신분이 되었을 때다음 계약 체결 시 상승할 수 있는 연봉을 연차별로 정한 것으로, 프렌차이즈 선수를 보호하기 위해 보스턴 셀틱스의 전설 래리 버드의 이름을 따서 만든 조항입니다. 버드 권한에 따른 연봉 최대 상승률은 다음과 같습니다.
Non-Bird(1년 이후): 최대 120%
Early Bird(2년 이후): 최대 175%
Full Bird(3년 이후): 최대 374%
버드 권한은 선수가 트레이드 되어도 다음 팀에서 같은 권한을 가집니다.예를 들어 지난 시즌 카와이 레너드가 계약 1년을 남기고 토론토로 트레이드 되었을 때, 비록 토론토에서 1년만 뛰었음에도 스퍼스에서부터 버드 권한이 이어졌기 때문에 가장 많은 연봉을 지급할 수 있었던건 토론토였죠. 예전 카멜로 엔써니가 FA가 아닌 트레이드를 선호했거나, 앤써니 데이비스가 지난 시즌 트레이드를 요청한 이유를 버드 권한을 보호하기 위함이었다는 분석이 있습니다. 올해 레이커스에서 1년만 뛴 데이비스는 이번 FA에 레이커스와 374% 상승한 연봉으로 계약할 수 있죠.
3. One-Year Bird 조항
CBA의 Trade Rules에 의하면, (Two-Way 계약을 제외하고) 버드 권한을 가질 수 있는 선수가 옵션을 제외하고 1년 계약을 체결한, 트레이드 전 선수의 동의를 받아야 합니다. 왜냐하면 동의를 받아 트레이드가 되는 경우 버드 권한을 지킬 수 없기 때문입니다(player shall be considered as having changed Team). 만약 동의를 하여 트레이드 된다면 새로운 팀에서도 이 거부권은 다시 유효해 집니다. 이를 One-Year Bird 조항이라 부릅니다.
이 조항은 팀들이 순수한 트레이드 목적을 위해 1년 만기 계약을 체결하는 것을 막기 위함이죠.
이 조항에 의해 레이커스에서 2년 이상 뛰었고, 옵션을 포함해 사실상 1년 계약을 체결한 론도, 카루소, 맥기가 여기에 들어갑니다.
4. KCP 계약
계약년도 |
최대 계약 |
실제 계약 |
비고 |
2017 |
17.1M |
17.7M |
Non-Bird |
2018 |
21.0M |
12.0M |
Early Bird |
2019 |
21.0M |
8.0M |
Full Bird |
2020 |
34.0M |
? |
Player Option |
2017년 KCP는 레이커스와 그해 셀캡 최대 여유분인 17.7M 1년을 계약했습니다. 그리고 바로 다음 해 Non-Bird에 의해 120%(21M)로 계약할 수 있었는데 12M 1년에 재계약 합니다.
다음 해 KCP는 Early Bird 조항에 의해 12M의 175%(21M)에 재계약 할 수 있었는데, 9.3M 2년(2년차 플레이어 옵션)에 재계약합니다. 이 때 약 1.2M/년은 레이커스가 서부 결승에 올랐을 때 받을 수 있는 인센티브니까 실제 연봉은 8.0M정도 보는게 맞겠네요.
문제는 바로 2년차의 플레이어 옵션인데(선수 의사에 의해 계약기간 연장, 반대는 팀 옵션), 선수의 의사결정이 중요함에도 불구하고 CBA에서는 해당 계약을 1년 버드 조항으로 보게 됩니다.
그런 상황에서 만약 KCP가 다음 시즌 옵트 아웃(플레이어 옵션을 포기)하면 받을 수 있는 최대 금액은 샐러리 캡 116M의 30%인 34M입니다. 반면 트레이드 되면 버드 권한을 잃기 때문에 받을 수 있는 금액은 8.0M의 120%인 9.6M밖에 안되는 거죠. 물론 ‘KCP한테 34M이나 줄 팀이 어디 있느냐’고 물으실 수 있지만, 받을 수 있는 연봉의 실링이 그렇다는 겁니다.
여기서 바로 일반적으로 트레이드 거부권이라고 알려진 ‘트레이드 키커’가 나옵니다. 만약 레이커스가 KCP를 트레이드 하기로 하고 KCP가 이에 동의하면, KCP는 트레이드 키커에 보장된 연봉의 15%(1.2M)를 보너스로 받습니다. 즉, KCP의 신규팀에서의 연봉은 8.0M이 아닌 9.2M이 되고, 다음 시즌에 계약할 수 있는 최대 금액은 11.0M(그냥 트레이드 되는것 보다 1.4M 상승)이 되는거죠. (참고로 보너스로 받을 수 있는 최대치가 15%입니다)
참고로 앤써니 데이비스가 레이커스로 트레이드 될 때 샐러리 캡을 비우기 위해 데이비스가 스스로 트레이드 킥커를 포기한 전력이 있죠.
5. 결론
정리하면 현 CBA에 의해 자동적으로 KCP, 론도, 맥기, 카루소는 트레이드 거부권을 가지고 있습니다. 다만, KCP는 다른 선수들과 다르게 트레이드에 동의할 경우 금전적으로 추가 보상을 받을 수 있는 것이죠. 그러므로 예전 코비 브라이언트가 가졌던 트레이드 불가 조항과는 배경이 상당히 다르며, 양측이 의견만 조율되면 (어쩌면 다른 선수들에 비해 더 수월하게) 트레이드 될 수 있다는 겁니다.
약간 사족을 달면 레이커스와 KCP 양측 모두 선수의 시장 가치를 대략 10M 정도로 보고 있다는 걸 알 수 있죠.
간단히 3줄 요약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1. KCP, 론도, 카루소, 맥기는 CBA에 의해 자동적으로 트레이드 거부권(동의권)을 가진다.
2. 트레이드 거부권(동의권)을 가지는 이유는 트레이드 될 시 버드 권한을 잃어버리기 때문이다.
3. KCP가 동의하에 트레이드 될 시 경제적 보상을 받을 수 있다.
고수분들은 이미 알고 계셨겠지만, 혹시 이번 기회에 알게 되신 분들은 트레이드 논의할 때 참고하시면 좋을것 같습니다.
정성이 가득한 글, 너무 감사합니다. 도움이 많이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