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연 휴스턴은 러스를 잘 활용하고 있을까?
샌안전, 클리퍼스 전의 삽질이 너무 인상적이어서 그런지 러스가 휴스턴에 도움이 되는가에 대해서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수치로 보면 실제로 벽돌을 많이 던지고 있구요 (3점 성공률은 리그 꼴찌에 야투율은 4할을 간신히 넘깁니다 )
러스도 이를 인지하고 있는지 삼점은 완전 오픈 아니면 자제하고 있고 미드레인지, 돌파 위주로 경기를 풀어가고 있습니다. 하지만, 잘들어가는 날과 안들어가는 날의 편차가 꽤 심하고, 잘들어가는 날에도 경기안에서도 기복이 있습니다 (전반에 안들어가다가 후반에 몰아넣는 양상)
아무튼 러스가 휴스턴에 도움이 되고 있는가에 대한 문제는 차치를 하고, 휴스턴이 러스를 잘 활용하고 있는가에 대해서 얘기 해보자면 저는 '아니다'라고 생각합니다.
현재 휴스턴은 러스와 하든을 공존시키기 위해서 둘을 최대한 떨어뜨려놓는 로테이션을 돌리고 있습니다. 선발로는 같이 나왔다가 1쿼터 6~7분 정도 지나고 러스가 벤치로 들어간 후 하든이 1쿼터 풀로 뛰고 러스가 2쿼터 벤치 타임을 이끄는 방식처럼 말이죠. 물론 4쿼터 클러치 타임때에는 하든-러스가 무조건 나옵니다.
초반 10경기 정도는 러스가 벤치 타임에 나와서 페이스를 엄청나게 끌어올려서 빠르게 공격하는 방법이 잘 먹혔습니다. 덕분에 리그페이스 최하위 수준이었던 휴스턴이 올시즌 초반에는 밀워키 다음으로 페이스를 끌어올린 팀이 되었죠. 그러나, 팀들이 이에 적응하면서 언제가부터 러스의 우당탕탕 얼리오펜스가 먹히지 않게 되고, 얼리오펜스 실패 후 상대의 속공득점에 역공을 맞으면서 수비 문제가 드러납니다. 그래서 휴스턴은 하든의 아이솔을 주무기로 삼아 페이스를 완전 내려버립니다. 페이스가 내려가면서 자연스럽게 수비도 안정화되어서 고든, 하우스가 이탈했음에도 휴스턴이 7연승을 달리게 됩니다 (물론 하든의 미친듯한 하드캐리도 한 몫했습니다)
문제는 페이스가 내려가면서 러스가 애매해졌다는 점이죠. 크리스 폴이 있을때에는 페이스가 내려가도 별 문제가 없었습니다. 폴이야 원래 하프코트 게임을 즐겨하던 선수였고, 안정적인 미드레인지 게임이 가능했으니까요. 하지만, 러스는 폴과는 완전 다른 스타일의 선수입니다. 폭발적인 운동능력과 에너지를 바탕으로 빠른 페이스의 오픈 코트 게임에서 엄청난 장점을 보이구요. 거기다 폴과는 달리 돌파에서 모든 공격이 파생되는데, (러스의 미드레인지는 돌파를 위협적으로 만들어주는 보조 수단이라고 생각합니다) 문제는 현재 러스의 돌파가 그렇게 위협적이지 않다는게 문제입니다...
러스가 욕을 많이 먹는 날 경기 양상을 보면: "돌파를 한다 - 상대가 돌파할 길목을 잘막는다 - 어쩔수 없이 킥아웃을 내준다 - 패스가 너무 세서 턴오버 - 흥분한 러스는 갑자기 슛을 쏘기 시작한다 - 멸망" 이런 패턴이 자주 나옵니다. 러스의 돌파가 잘먹히지 않는 첫번째 이유를 꼽아보자면 운동능력의 하락입니다. 예전의 러스는 폭발적인 퍼스트 스텝을 바탕으로 직선적인 돌파가 위협적이었습니다. 하지만, 30대에 접어들면서 운동능력이 하락하면서 퍼스트 스텝이 무뎌져서 직선 돌파가 잘먹히지 않게 됩니다. 이러한 모습은 휴스턴에 와서 더 부각이 됩니다. 퍼스트 스텝이 무뎌지면서 상대수비가 충분히 돌파를 막을 수 있게 된것이죠... 돌파의 위력이 떨어지자 자연스럽게 킥아웃 패스의 질도 떨어지고 턴오버도 늘어나고, 거기다 주무기를 잘 못쓰게 되니 보조 무기인 미드레인지 슛에 의존하게 되는 사태가 벌어집니다. MVP 시즌까지만 해도 미드레인지 슛도 위력적이었지만, 손가락에 문제가 생기면서 2년전부터 미드레인지와 자유투가 망가지게 됩니다. 이러한 모습때문에 저는 러스가 충분히 쏠만한 슛을 쏘는데도 난사하고 있다는 비난을 듣는다고 생각합니다 (개인적 의견입니다 )
첫번째 문제는 사실 선수라면 모두가 겪는 문제이기 때문에 어쩔 수가 없죠 미드레인지 슛을 시즌중에 연습한다고 해서 갑자기 성공률이 올라가는 것도 아니구요.
하지만, 저는 두번째 문제가 핵심이라고 생각합니다. 휴스턴도 아직 러스를 활용하는 법을 확실하게 못찾은것 같습니다. 러스 OKC 시절 경기를 많이 보지는 않았지만, 가끔씩 보면서 느낀점은 러스가 빅맨을 정말 잘 활용하는 가드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특히 아담스와의 픽앤롤과 그랜트와의 픽앤팝은 예술이었죠. 아담스의 단단한 스크린은 러스의 돌파길을 훤히 열어주었고 러스가 부담없이 돌파 할 수 있었습니다. 사실, 러스가 폭발적인 퍼스트 스텝의 위력이 떨어진거지 퍼스트 스텝 이후 가속력은 아직 살아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아담스의 스크린이 러스의 운동능력 감소를 어느정도 커버 쳐줬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휴스턴에서는 러스를 위한 판을 잘 못깔아주고 있습니다. 스페이싱을 위해서 러스 - 3명의 윙맨 - 1 빅맨으로 벤치 타임을 꾸리고 있지만, OKC 시절만큼의 스크린 플레이가 많이 없습니다. 스페이싱만 해주고 러스가 1:1 아이솔레이션을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특히 샌안전에서 이러한 모습이 자주 나왔는데, 러스 돌파의 위력이 떨어지다보니, 어쩔수 없이 미드레인지 슛을 많이 쏘게되고 돌파가 성공해도 마무리가 안되는 장면이 많이 나왔습니다. OKC 시절이었다면 안풀리는날에는 빅맨과의 2:2 플레이를 통해서 경기를 풀어나갔겠지만, 샌안전에서는 그런 플레이가 거의 나오지 않았죠. 가끔씩 터커나 챈들러, 카펠라가 스크린을 나오긴 했지만 스크린의 질도 좋지 않았구요 (터커는 애초에 프레임이 얇고, 챈들러는 너무 느려서 픽앤롤 위력이 떨어지고, 카펠라는 슬립성 스크린이 많습니다) 저는 샌안 경기를 보면서 러스가 아담스의 철통 스크린이 많이 생각났을거라고 감정이입을 하기도 했습니다.
휴스턴의 모든 공격 셋팅이 하든을 위해서 맞춰져 있기 때문에, 가드들의 아이솔레이션 환경을 만들어주는 것이 휴스턴 공격의 특징입니다. 하든이야 리그 최고 아니 NBA 역사에서도 손꼽히는 아이솔 머신이기 때문에 이러한 환경이 어울리지만, 러스에게는 맞지 않는 옷인것 같습니다. 제가 봤을 때 러스는 1:1 플레이어가 아닌 철저한 팀플레이어라고 생각합니다. 팀플레이어가 1:1플레이어 위주인 팀에 왔으니 겉도는 것처럼 보이는 것은 당연합니다.
휴스턴이 러스를 제대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러스를 위한 제대로 깔아줘야 합니다. 러스도 MVP 출신이고 클래스가 있는 선수인데 이러한 선수를 1:1 공격수로만 사용하기에는 자원낭비이지요.
그렇다면, 휴스턴이 어떻게 러스를 제대로 활용할 수 있을까요? 저는 하트스테인을 적극적으로 활용해봤으면 합니다. 하트스테인이 공격력은 빈약해도 기동력도 있고 사이즈도 괜찮아서 스크리너로써의 역할은 잘 해줄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고든의 복귀도 러스의 짐을 덜어줄수 있습니다. 고든이 나간이후 벤맥, 리버스, 세폴로샤가 같이 나오고 있는데, 고든이 복귀하면 스페이싱이 더 잘될거구요.
휴스턴은 러스를 데려온 이상 어떻게든 활용법을 찾아야 합니다. 계약 규모도 크고 아직 3년이나 남았으니까요. 제가 봤을 때 하든-러스의 조합은 어느정도 시너지가 나고 있지만, 아직 러스가 완벽히 팀에 녹아든 모습은 아닌것 같습니다. 이제 1/4이 지난만큼 남은 60경기동안 댄토니 감독이 러스 활용법을 찾아낼 수 있을거라 생각합니다. 러스가 적응하면 휴스턴도 우승경쟁이 가능해지겠죠...
동의합니다 러스-아담스는 언제나 상부상조의 관계였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