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든과 돈치치의 점프 패스/돌파 비교
여러가지 비교해보려고 했는데 움짤이 너무 많고 더 쓰기 귀찮은 관계로 점프 패스와 돌파 두가지만 비교해 보겠습니다. 종합적으로 누가 낫다를 따지고 싶진 않고 다른 점을 비교하고자 합니다. 한 느바 팬의 시선이니 재미로만 봐주시기 바라요.
점프 패스
둘은 패스 턴오버가 좀 많은 편인데 돈치치는 소포모어 시즌이 되어서 크게 개선된 반면 하든은 커리어 내내 패스 턴오버가 많았습니다. 가장 큰 이유는 발을 움직이기 싫어하는 성향상 수비를 최대한 붙여두고 빼주지 않고 빈 곳으로 빠르게 빼주는 데에 초점을 두다 보니 중간에 짤리는 경우가 많다는 점이겠죠. 다만 돈치치는 사이즈와 유연성 덕분에 하든에 비해 안정적이라 봐요.
주제와 좀 벗어나지만 저는 게임 조립 능력에서 돈치치가 낫다고 보는데 가장 격차가 나는 부분이 트랩 상황에서의 대처력입니다. 앞서 말한 사이즈 차이와 유연성으로 인한 점프 패스의 각도 변환과 속도 차이가 커요. 돈치치는 더블링/트랩핑을 당할 때나 트래픽에 진입시 가속 상태이든 제자리에서든 점프를 하면서 사방으로 패스를 뿌릴 수 있게끔 몸을 비틀고 그 반동력으로 레인지와 속도를 높일 줄 압니다. 반면에 하든은 몸을 굽혔다 펴거나 비트는 동작을 잘 못해서 각도가 제한적이고 거의 대부분 원핸드 패스로 뿌리고요(힘을 보충하기 위해서 가끔 키킹을 섞습니다).
- 돈치치의 점프 패스
- 하든의 점프 패스
둘 다 더블 사이드 공략의 귀신들이지만 점프패스 과정에서 투핸드로 오버헤드 패스가 가능한 돈치치의 패스가 타점이 높아서 짤릴 위험도 적고 더욱 정확하고 빠르기도 합니다. 특히 몸을 비틀면서 빼주는 돈치치와 몸각도가 정면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으면서 Whip Pass로 뿌리는 하든은 후면으로 빼줄 때 정확도 차이가 크고요.
돌파
둘은 가속은 떨어져도 감속이 뛰어나고 오프핸드를 영리하게 활용하면서 전후로 틈을 만드는 능력이 탁월합니다. 또한 진입 도중 풀업이 어려운 약점을 정확한 플로터로 보완한다는 공통점도 있지요.
약점도 비슷한데 위크 핸드 피니쉬가 좀 떨어져서 스트롱 핸드 피니쉬를 많이 선호합니다. 위크 핸드 방향으로 진입해도 스트롱 핸드쪽으로 다시 꺾어서 진입한다든지 리버스 레이업을 시도하는 편측성이 있어요. 물론 둘 다 아예 안 쓰는 건 아니고 돈치치는 하든에 비하면 많이 씁니다.
돈치치는 사이즈가 좋기 때문에 점프 스탑이 더욱 위협적이고(업앤언더로 활용하죠), 보폭을 변화시키면서 골밑에서 공간을 만드는 유연성이 탁월하기 때문에 마무리 성공률에서 많이 앞섭니다. 반면에 하든은 도인의 경지에 오른 암 액션과 충돌을 흡수하고 충돌 과정에서도 비집고 올라가는 파워를 바탕으로 자유투를 유도하는 능력에서 많이 앞서고요.
- 돈치치의 돌파
돈치치의 돌파에는 곡선의 묘가 있습니다. 좌우로 크게 흔드는 글라이드 헤지테이션과 크로스오버를 섞는 타입과는 거리가 멀고 전후로 공간을 만드는 타입임에도 작은 공간을 만들어서 곡선으로 진입하는 유연성이 있어요(그렇다고 어빙, 맥컬럼, 켐바 수준이란 건 아니고요) .
신체 역학에 무지해서 굴곡/신전력 회전력이 어느정도 차이인진 모르겠지만 상체의 기울기만 보더라도 하든에 비해서 허리가 유연하기도 하고(점프패스에서도 차이가 나죠), 하지 관절도 유연해 보입니다. 특히 유연한 발목 관절로 인해 발의 접지면이 다양하고요. 이런 능력이 왜 수비에서 발현되지 않는지는 모르겠지만 공격에선 굉장한 강점으로 발현됩니다.
이것도 상체 기울기와 충돌을 이겨내는 과정에서 밸런스를 유지하는 능력이 눈에 띄는데요. 유연성, 힘, 균형감각까지 뛰어나니 가속이 느려도 리그 최고급 드라이버가 되나 봅니다.
다음은 돈치치의 스트라이드 스탑입니다. 역시나 유연성이 돋보이는 장면인데요.
평소엔 호스티지 드리블 등으로 스텝을 잘게 썰면서 진입하는 선수인데 상황에 따라 롱 스트라이드로 진입하기도 합니다. 저런 보폭 조절 때문에 스타라이드 스탑으로 공간 창출하는 데에 도사이기도 하죠.
돈치치가 헷지에 강한 이유 중 하나가 유연성을 활용한 코너링이라고 보기도 하는데요. 하든은 코너링을 돌 때 유연성이 부족하다보니 기울면서 타이트하게 돌지 못하고, 부족한 부분을 스텝을 최대한 쪼개는 식으로 메꿉니다. 그래서 와이드 핀다운이나 핸드오프 같이 미리 수비수 앞에 있는 경우엔 강하지만(쫓아오는 수비수의 충돌을 흡수하는 건 최고라)코너링을 하면서 수비를 벗겨내는 건 다소 약하죠. 반면에 돈치치는 타이트하게 코너링이 가능하기 때문에 헷지류에 더 강해요. 물론 하든이 헷지에 약하다기 보단 헷지를 상대로 하는 턴 더 코너에 '상대적으로' 약하다는 겁니다.
마지막은 돈치치의 시그니쳐 드리블 중 하나입니다.
돈치치는 데론 윌리엄스가 생각나는 풀백 크로스오버도 있지만 저렇게 태핑하면서 렉스루 등으로 방향전환하며 수비수의 타이밍을 뺏는 드리블이 최고라 봐요. 거기다 한 타이밍 빠르게 오프 풋 피니쉬하는 여유로운 모습까지 소포모어가 맞나 의심스러울 정도입니다.
- 하든의 돌파
하든은 돈치치보다 직선적이고 훨씬 폭발적입니다. 낮은 자세로 드리블을 치다가 그 응축된 힘을 폭발시켜 비집고 들어갈 수 있는 힘이 하든의 강점이죠.
충돌 과정에서 팔걸기라는 꼼수를 쓰기도 하는데 저런 식으로 어깨 충돌을 이겨내고 진입하는 능력은 하든이 드라이버 중 최강입니다. 돌파시 짧게 하드 파운딩 드리블을 섞어서 그 반동력으로 꿋꿋하게 밸런스를 잃지 않고 진입하죠. 돈치치는 첫 충돌 과정에서 간혹 밸런스를 잃기도 하는데 하든은 펌블은 있을지언정 밸런스가 무너지는 일은 거의 없어요. 하든이 돌파시에 우위인 점은 퍼스트 스텝과 밀고 들어가는 파워입니다.
퀵니스가 빠르진 않은데 첫 발, 첫 드리블을 굉장히 잘 쓰고 체인지 오브 페이스가 미친 수준이라는 점, 그리고 감속 이후에 방향 전환과 다시 가속을 붙이는 속도가 괴물이죠.
순간적으로 감속하면서 포어암으로 공간 확보하고, 수비수가 따라붙는 시점에 특유의 빠른 핸드 스피드와 가속으로 진입 후 달고 떠버립니다. 이런 폭발력과 충돌에 대한 내성이 하든의 강점인데 아래 짤에 그 강점이 더욱 명확히 나옵니다.
고베어가 뒤로 빠지는 중이었지만 방향을 휙 틀면서 충돌이 발생하는데 그걸 이겨내고 오프 풋으로 떠버려서 앤드원을 만듭니다. 가드가 말이죠.
다음은 하든의 시그니쳐 무브 중 하나입니다.
일부러 속도를 줄인 뒤 쫓아오는 선수와 충돌을 일으키면서 그 힘으로 가속을 붙이고 특유의 암액션으로 파울을 얻어내는 장면입니다. 많은 선수들이 저 암액션을 따라하려고 하지만 하든 수준으로 구사하는 선수가 없어요. 핸드체킹 또는 디깅을 시도하면 팔을 쭉 뻗어서 슈팅 파울 유도하는 영리한 공격이죠.
마지막은 하든의 크로스오버입니다.
하든은 핸드스피드 자체가 매우 빠르고 저기서 속도 변환을 크게 줄 수도 있으며 플로트 드리블로 속임 동작을 주기도 하죠. 맨날 하던 사이즈업 드리블 같지만 원래 연차가 쌓일수록 다양한 스킬 보단 최적화된 기반 스킬을 바탕으로 가지치는 식으로 카운터 스킬을 늘립니다. 마무리는 하든 특유의 롭패스이고요.
꼼꼼히 정독했습니다. 아주 좋은 분석 글이네요. 좋은 글 감사해요. 개인적으로 하든 돌파는 진짜 정석 같아요! 낮은 자세, 감속의 활용, 특히 어깨를 수비자 방향으로 밀고 나가면서 들어가는..이거 되게 중요하죠. 파울겟 + 공간 확보. 말이야 쉽지만 저 밸런스 유지하는게 참 대단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