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후기] 레이커스 vs 워리어스 (레이커스 입장)
프리시즌에 여러번 경기를 한 골든스테이트를 만났는데, 솔직히 긴장감이 거의 없었습니다. 냉정하게 말해 아무리 AD가 부상이어도 나머지 선수들만 놓고 보면 탤런트에서 레이커스가 훨씬 우위를 차지하고 있거든요. 러셀만 압박하면 골스가 만들어낼 수 있는 오펜스가 별로 없는 가운데 페인트존 득점에서 잘 나타나듯 골밑 높이 차이도 크고(WCS 복귀에도 불구하고) 전반적으로 수비도 헐겁습니다. 하워드나 맥기가 페인트존에서 괴상한 드리블을 할 정도의 여유를 보였는데, 지금 골스의 수비가 얼마나 심각한지 잘 보여줬네요.
1쿼터 끝나고 스티브 커 감독에게 어떤 문제가 있느냐는 인터뷰에서 먼저 속공을 막아야 한다고 답했습니다만 속에선 ‘공격과 수비요’라고 하고 싶은 표정이었습니다. 처음 감독을 맡았을 때 마크 잭슨 감독 지휘하에 기본은 어느정도 짜여진 팀을 맡았기에 (물론 커 감독의 업적을 폄하하는 것은 절대 아닙니다) 지금이 감독 커리어에서 가장 스트레스를 많이 주는 시기일겁니다. 감독하기 전 언론에서 일할 때 영상을 찾아서 볼 정도로 전술 이해도가 높은(말도 잘하고) 사람이기에 커리와 탐슨이 돌아오면 반등할 거라고 믿습니다.
1. 자리 잡은 쿠즈마
오늘 AD가 갈비뼈 부상으로 나오지 못하면서 쿠즈마가 선발로 나왔습니다. 7-12의 야투와 3-6의 3점으로 오펜스에서 폼이 많이 올라왔습니다.
저는 선수들 훈련 영상을 종종 찾아보는데, 그 선수 훈련 내용을 보면 팀에서 어떤 역할을 기대하는지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잇거든요. 레이커스가 쿠즈마를 단순히 스팟업 슈터나 커터 이상으로 쓸 생각이라고 추정하는 이유가 수비수를 앞에 두고 간단한 드리블 이후 슈팅 마무리하는 훈련 클립이 많습니다. 그 중 하나가 포스트업인데요, 경기 초반 우측 연습한 자리에서 포스트업 1:1을 할 기회가 있었습니다. 문제는 훈련때 분명 바로 슛하던가 한번 밀치고 슛하는 훈련을 했는데 공 받을 때 홉도 없고 뇌정지가 온듯 하더군요. 트레블링으로 어이 없는 턴오버를 기록해 버렸습니다. 두번째 포스트업은 자기보다 훨씬 작은 디안젤로 러셀을 상대했는데 들어가지 못하고 킥아웃 패스미스로 턴오버를 기록했습니다. ‘오늘 코치한테 엄청 깨지겠네’라는 생각에 피식 했네요.
그래도 마음에 드는게 그 전에 르브론이 스트롱 사이드에서 볼 핸들링을 할 때 무릎을 잡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오늘은 집중력 있게 슈팅할 수 있는 모션을 유지하더군요. 지금 레이커스에는 반대 쪽 코트로 한번에 패스를 뿌릴 수 있는 르브론이나 데이비스같은 괴물들이 있기에 언제든지 찬스가 날 수 있다는 마음가짐은 정말 중요합니다.
2. 선수 보강의 필요성
더들리는 좋은 3점슈터에 베테랑 리더입니다만 프리시즌때 부터 느꼈는데 너무 느립니다. 때문에 미스매치가 아니더라도 1:1이나 2:2의 희생량이 되는 경우가 많은데, 이에 대한 커버수비를 할 수 있는 AD가 없다보니 쿠즈마가 부상으로 나가 교체로 들어온 상황에서 골스가 계속 공략했습니다. 3점 슈팅으로 보답해 주었지만 강팀을 대상으로는 안정된 출장시간을 가져가긴 어려운 선수입니다. 확실히 레이커스는 3번을 포함한 포워드 라인 보강이 필요하고 가드진은 정리가 필요합니다. 12월 15일 이후부터 트레이드가 가능하니 뭔가 변화가 있을듯 합니다.
3. KCP의 끝없는 추락
KCP는 뭔가 사생활에 문제라도 있나 의문이 듭니다. 외곽슛은 그렇다 쳐도 레이업 마무리가 이렇게 안되나요. 그리고 수비에서 몸싸움에 소극적입니다. 시즌초반 상대를 따라가기 위해 적극적으로 달려들던 모습까지 상실했습니다. 공격에서 아무리 실수가 많아도 수비에서 복구하면 되는데 수비까지 폼이 떨어지면 회복불가입니다. 뛰는 폼만 보면 부상은 아닌거 같고 올 시즌 파슨스 계약이 만료되면 리그 최악의 계약에 등극할 가능성이 농후하네요.
르브론이 2쿼터 마무리하고 3쿼터도 거의 풀로 뛰길래 ‘오늘도 길게 뛰려나’ 했는데 3쿼터 퇴근으로 26분만 뛰었습니다. 백투백임에도 체력 관리가 잘 되었고 AD의 갈비뼈도 음성 판정을 받았기에 다행이라는 생각이 드네요.
다만 2쿼터와 3쿼터 초반 확연하게 집중력을 잃은 모습을 보여준건 정말 실망스러웠습니다. 아무리 골스가 약팀이라 하더라도 끝까지 집중력을 유지해야 진정한 강팀이 된다고 생각해요. 골스의 17개보다 더 많은 19개의 턴오버는 오늘 경기를 복기할 때 코치진이 분명히 언급할겁니다. 긍정적인건 보겔이 적절하게 타임아웃을 부르고 선수들을 추스리더군요.
이제 하루 쉬고 세크라멘토를 만납니다. 월튼 감독이 친정팀을 상대로 칼을 갈았으리라 생각합니다. AD가 복귀할지 모르겠는데, 론도라도 출전해 줬으면 하네요.
Go Lakers!
긴 글 잘 읽었습니다.
우선 KCP의 빠른 회복을 바라고요.
그런데 정말 KCP 미스테리하지 않나요?
오늘 부상 전에도 어떻게 저 정도까지 경기력이 떨어질 수 있는지 궁금해지더라고요.
풀업은 물론이고, 혼자 올라간 레이업조차도 마무리가 다 안되더라고요.
"대체 왜?" 라는 의문이 드는 경기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