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카고 불스 19-20 시즌 첫 10경기 감상평
오프닝 경기를 앞두고 시카고 부사장 존 팩슨과 단장 가 포먼(일명 가팩스)은 기자 회견에서 이번 시즌 팀의 목표는 플레이오프 진출이라고 분명히 선언을 하였고, 경쟁력 있는 모습을 보여줄 자신이 있다고 밝혔습니다. 탱킹팀이 나 탱킹할 거라고 이야기하는 경우는 없긴 합니다만, 이번 리빌딩 과정동안 플옵 진출을 목표로 한다고 명확하게 말한 건 이번 시즌이 처음이었는데요.
잭 로우의 개인적인 예상과 홀린저의 성적 예측 프로그램 모두 시카고의 플옵 진출이 가능하다고 볼 정도로 불스는 꽤나 큰 기대를 받았습니다. 그렇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보일런 감독은 가팩스와 교분을 나누는 행위 말고는 감독으로서의 역할을 무엇 하나 제대로 수행하는 것이 없고, 원투펀치가 되어야 하는 라빈과 마카넨은 지난 시즌 문제점들을 고스란히 반복하며 오히려 퇴보한 것이 아닌가하는 장면들도 노출했습니다. 리빌딩의 성패 척도가 되는 젊은 선수들 개별 평가에 앞서 먼저 팀의 주요 지표들을 살펴보겠습니다.
- 오펜시브 레이팅(100포제션당 득점) : 103.6 (리그 26위)
- 디펜시브 레이팅(100포제션당 실점) : 107.4 (리그 17위)
FOUR FACTORS (공격)
- eFG% 49.8% (리그 27위)
- TOV% 14.2% (리그 8위)
- ORB% 24.4% (리그 23위)
- FT Rate 18.3% (리그 22위)
https://twitter.com/Kevin_NBCS/status/1193396264622284800
작년과 마찬가지로 여전히 실망스러운 성적이지만 놀랍게도(?) 올해 팀 공격은 외적인 부분에서 큰 변화가 있었습니다. 미드레인지 점퍼 비중을 최대한 줄이고 3점과 림어택을 늘리기로 결정한 것인데요. (페이스나 야투 비중등을 종합적으로 따지는 것이 맞겠지만 그냥 간단히) RA(제한구역)과 미드레인지 그리고 3점까지 야투수의 순위를 봐도 잘 드러납니다.
그런데 문제는 오펜시브 레이팅이나 eFG%도 리그 최하위권이고, RA에서의 야투율과 더불어 자유투를 얻어내는 지표인 FT Rate 또한 낮다 는 점입니다. 또한 공홈에서 트래킹 드라이브 스탯을 봐도 전체적으로 좋지 못하고, 특히 지난 시즌 가장 위력적인 돌파 옵션이었던 라빈의 성공률이 크게 줄었는데요.
라빈은 여전히 돌파에서 빼스 옵션이 없어서 라빈 공격에 수비수들이 온전히 신경을 쓸 수가 있고, 또 수비수들이 응집해있는 곳으로도 돌파를 많이 했기에 지난 시즌에 이어 올해도 많은 피블락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플로터 옵션도 없고, 미드레인지 점퍼 옵션도 팀 차원에서 억제를 하고 있는 상태에서 3점 라인에 들어오면 상대팀 입장에서는 막기가 너무 쉬워지는 겁니다. 사토란스키는 정지 상태에서 가속 붙이기보다는 움직이는 상태에서 캐치앤고 형태로 진입하는 것이 적합한 선수고, 던이나 코비 또한 온볼 돌파 수행하기에는 힘든 선수들인데요.
선수 개개인의 돌파 능력이 부족하다면 빅맨과의 연계 플레이가 중요할 텐데, 현재 시카고 빅맨들의 연계 플레이는 대부분이 3점 라인에서 하는 핸드오프입니다. 이때 마카넨은 핸드오프로 공을 건넨 후 주로 above the break에서의 3점을 노리며, 웬카쥬는 3점을 잘 안 던지고 공 준 이후에는 림으로 가곤 하는데요.
새로운 시도를 할 수 있을지 여부는 당연히 지켜봐야겠지만, 저는 이런 단순한 빅맨 활용에서 벗어나 변화를 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일단 이렇게 3점 라인에서만 맴도는 단순한 핸드오프에서 벗어나서 더 안쪽에서 픽앤롤/핸드오프 하는 비중을 늘리고, 마치 예전에 노아와 가솔이 수행한 컨트롤 타워 역할을 2년차인 웬카쥬한테 조금씩이나마 부여하여야 한다는 생각입니다.
▼ 아래처럼 컷인에 맞추어 빅맨이 패스 빼주는 플레이들 비중도 더 늘려야겠고요.
▼ 또한 마치 빅맨이 일종의 거점처럼 안쪽에서 공 잡고, 핸들러들이 뛰어들면 거기에 맞춰 패스주는 플레이들을 늘려서 온볼 돌파를 조금씩 대체해야 한다고 봅니다.
▲ 위는 저번 시즌 장면인데요. 물론 존 디펜스 상대로 하는 공격이고, 항상 영리하게 스크린을 걸어주고 엉덩이까지 교묘하게 쓰는 로빈 로페즈가 이제는 없지만 저런 식으로 빅맨과 핸들러간의 콤비 플레이를 늘리는 걸 진지하게 고려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현재 가드들로는 이렇게 서로 공 주고받는 플레이 없이 단순하게 핸들러들이 온볼 상태에서 픽앤롤 돌파만 수행하는 건 무리라고 봅니다.
현재 마카넨을 위시한 시카고 선수들의 3점 난조가 이어지고 있는 상황인데, 와이드 오픈과 오픈 3점 찬스가 많이 나오고 있음에도 성공률이 떨어지는 것도 문제입니다. 저는 사실 이 낮은 3점 성공률도 문제지만 이를 보고서도 변화를 주지 않고 계속해서 3점을 쏘게끔 하는 것도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현재 팀 차원에서 미드레인지 점퍼 비중을 줄일 것을 요구하는 기조가 감독부터 선수들의 인터뷰까지 잘 드러나는데, 10경기 치를 때까지 계속해서 3점이 안 들어가면 좀 더 가까이 미드레인지라도 쏘면서 리듬을 끌어올려야 하는 게 아닌가 하고요.
마카넨은 포스트 플레이를 잘 못 하기도 하지만, 팀 차원에서 포스트업을 제어하고 있는 것도 인터뷰로 확인이 되었는데요. 그래서 그런지 어떤 변화 없이 경기 내내 안 들어가는 3점만 반복해서 쏘고 있는 실정입니다. 적어도 상대 가드와 빅맨의 미스매치 상황이 나오면 공 투입이 원활히 되어야 하는데, 이걸 핸들러들이 계속해서 놓치고 있는 건 좀 고쳤으면 좋겠습니다. 사실 마카넨은 그렇다치고 테디어스 영은 포스트업을 잘해왔고 시카고에서도 적은 빈도나마 포스트업 할 때마다 좋았는데 현재로서는 속공 러너에 스팟업 슈터로만 쓰고 있는 것도 마음에 안 듭니다. 작년에 포스트업 많이 한다고 보일런이 욕 먹은 건 진짜 말 그대로 다른 선수들은 가만히 멀뚱멀뚱 서있으면서 (1,2년뒤면 팀에 없을) 베테랑 선수들한테 포스트업을 시키면서 포제션을 보내버리니 그런 거지, 포스트업도 스플릿 액션 섞어주면서 충분히 역동적인 공격을 보여줄 수 있는데 말이죠.
공격에 대한 서술은 여기까지 하고, 수비를 보겠습니다. 지난번에 불스가 픽앤롤 수비 기조로 삼고 있는 더블팀 수비에 대해 글을 쓴바 있는데, 최근 경기에서는 드랍백도 몇 번 쓰곤 하지만 기본적으로 큰 틀은 전번 글에서 논하는 것과 다르지 않습니다. 즉 더블팀을 갔을 때 상대 핸들러가 잘 빼준 첫 패스로 인해서 골밑이나 코너 3점같이 기댓값이 높은 찬스를 너무 많이 내준다는 사실입니다.
사실 수비 지표에서 턴오버 유도(TOV%:18.8%/리그1위) 같은 수치가 최상위권인건 좋지만, 근본적인 문제는 보일런 감독이 어느 때 블리츠를 쓰고 어느 때 드랍백을 써야하는지 모를뿐더러 선수들 특성 또한 고려하지 않은 채로 무작정 똑같은 전술을 고집 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가령 이슈가 되었던 코넷 같은 경우 7풋터의 느린 빅맨을 밖에까지 나오게 해놓고 수비에서 털리는 게 반복되면 수비 방법에 변화를 줘야하는데, 이걸 계속 고집해서 선수가 계속 욕먹게 만들었고요.
주전부터가 마카넨-웬카쥬 투빅을 쓰고 벤치에서 출전하는 영이나 코넷까지 빅맨을 상당히 많이 기용함에도 불구하고, 상대 ORB%(27.4%/리그23위)가 최하위권이라는 건 심각한 문제입니다. 이는 기본적으로 마카넨은 팔 길이가 짧고 웬카쥬는 언더사이즈 센터라는 것도 영향이 있겠지만, 수비 기조가 드랍백하면서 페인트존에 눌러 앉지 않고 핸들러를 견제하고자 상당히 높은 곳까지 가면서 리바 털리는 것도 영향이 큽니다.
또한 다른 팀들(가령 덴버)이 블리츠를 쓸 때 더블팀 나가는 빅맨 말고 코너쪽에 있는 빅맨은 림프로텍팅이 되게끔 설정하는 등의 조정도 전무합니다. 현재 시카고에서 골밑 몸빵 수비가 되고 블락 능력이 있는 유일한 선수인 웬카쥬 또한 더블팀을 하러 페인트존 밖으로 나가면서 고스란히 골밑이 무주공산이 되는 경우들도 많이 나오는 겁니다. 이걸 시시각각 조정하고 최종적으로 책임지는 자리인 감독 자리에 앉아있다는 사람이 단순히 선수탓하면서 ‘열정’이 부족하다는 인터뷰나 하고 있으니 참 여러 생각이 듭니다.
보일런은 리그 최악의 감독 중 하나이고, 이런 그를 임명한 프런트와 이런 프런트를 신뢰하는 구단주를 떠올려봤을 때 솔직히 경기 챙겨보면서 이 부분을 개선했으면 좋겠다고 글 쓰는 것이 의미 있는 행위인지도 잘 모르겠습니다. 그렇지만 지금까지 본 경기가 있기도 하고, 아직 시즌 초반이니만큼 지금까지의 선수들 개별 평가도 간단히 써봅니다(라빈과 마카넨의 수비도 문제지만 이에 대해서도 많이 써왔기 때문에 이 둘은 공격 중심으로 써봤습니다).
1. 잭 라빈의 공격 정체성
라빈은 작년부터 온볼 핸들러로서 플레이메이커 역할을 맡기에는 여러모로 부족하기에 볼을 쥐어주는 대신에 오프볼 무브를 늘려서 슈팅을 극대화해야 한다고 썼습니다. 실제로 올해 사토란스키를 영입하면서 라빈의 공 소유시간이 많이 줄기도 했는데요. 그런데 쭉 지켜본 결과 제가 이 부분을 너무 쉽게 생각했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는 라빈의 플레이 특성에서 비롯되는데요.
라빈의 온볼 플레이에서 나오는 문제점들은 이전 글들을 참조해주시길 바라고, 오늘은 오프볼 플레이를 다루고자 합니다. 덩크왕 이미지로 대변되는 폭발적인 운동 능력에 더불어 라빈의 슛터치는 최상급입니다. 실제 슈팅 효율도 상당하고 터프샷을 꽂을 능력도 있고요. 그렇지만 라빈은 일반적으로 오프볼 슈터하면 떠오르는 타입이 아닙니다. 이는 핸들러로서의 기능도 어느 정도 가능하다는 것도 하나의 이유지만, 다른 슈터들처럼 오프볼 무브에 이어서 공 잡고 (드리블 없이 혹은 원투 드리블 이내로) 슈팅으로 끝맺는 것이 안 된다는 특성도 큰 이유 중 하나입니다.
라빈은 스크린을 타고 공을 잡자마자 아무런 제약없이 곧바로 슈팅을 가져가는 타입이 아니라, 꼭 거기서 드리블을 쳐서 본인 리듬을 맞추고서야 슈팅을 쏘는 타입인건데요. 일반적으로 가장 기댓값이 높은 코너에서조차 공을 잡고 바로 슈팅을 하는 것이 아니라, 꼭 펌프페이크를 한번 섞어준다든가 아니면 뒤에 공간이 별로 없는데도 코너에서 드리블 치면서 자기 리듬을 끌어올리곤 하는 장면이 꽤 나옵니다.
쉽게 말해 오프볼 무브에 이어서 곧바로 슈팅 올라가는 것이 안 되고, 공을 가지면 리듬이든 스텝이든 정돈한 이후에야 슛을 던지는 선수라는 겁니다. 그렇기에 라빈에게 오프볼 슈터 역할을 맡겨도 생각보다는 결과가 안 따르며, 공이 라빈한테 갔는데 슈팅 안하고 그쪽에서 공이 정체하여 온볼 플레이로 이어지면 그대로 라빈의 블랙홀 기질까지 나오는 겁니다.
종합하면 라빈은 온볼/오프볼 플레이를 양쪽 모두 어느 정도 할 수 있으면서도 두 부문 모두 반복적이고 일관된 퍼포먼스를 보일 수 없다는 건데요. 이런 제약점들에도 불구하고 라빈은 본인 리듬을 탔을 때 폭발적인 모습을 종종 보여주곤 하는데, 결국 이 모든 프로필을 고려하면 강팀에서 벤치에이스 역할을 맡아서 마치 축구에서의 ‘조커’ 역할을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시카고는 애초에 강팀도 아닐뿐더러, 그 단점이 있다는 라빈을 빼면 위력적인 핸들러가 없기 때문에 서로 잘 맞을 수가 없는 거였고요.
지금 팀에서 제대로 쓰려면 샷테이커스타일인 마카넨과 최대한 덜 겹치게 하고, 라빈만 남기고 주전 뺐을 때 수비되는 벤치 멤버 붙여주면서 라빈의 슈팅(라빈의 패스가 아닌)을 몰아주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현재로서는 라빈의 공 소유시간만 줄였다가 팀 공격이 막힐 때나 클러치 때 라빈이 폭탄 처리를 담당하게끔 되어있는데, 이는 라빈한테도 안 좋고 팀한테도 안 좋다고 생각합니다. 라빈이 마음대로 자기 리듬에 맞게 마음껏 슈팅 가져갈 수 있는 타이밍을 감독이 적당히 마련해주는 것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봅니다. 라빈의 온볼 공격마저 없으면 시카고는 스스로 득점을 뽑아낼 선수가 없으니깐요.
2. 마카넨은 그저 키가 좀 더 클 뿐인 3점 슈터인가?
최근 오픈이나 컨테스트샷 가릴 것 없이 심각한 3점 부진에 빠져있는 것도 문제지만, 근본적인 문제점은 이렇게 3점이 안 들어갈 때 계속 공격에 참여하고 득점함으로써 경기 감각을 끌어올릴 본인만의 플레이가 결핍 되어 있다는 사실입니다. 즉 3점이 안 들어갈 때 2점 득점을 쌓는 것도 여전히 안 되고 있다는 뜻인데요.
이 부분은 지난 시즌부터 쭉 지켜봐왔지만, 상체 벌크업을 하고 드리블도 좀 보강했음에도 여전히 미진한 부분입니다. 3점이 저렇게 안 들어가는 와중에도 스팟업 슈팅 시도 이외에 포스트업이나 아이솔 돌파로 2점을 안정적으로 넣을 수단이 없습니다. 팔이 짧다는 신체적 약점은 알겠지만, 림 근처에서의 마무리 기술이나 터치 감각도 여전히 별로고 또 돌파 시에 상체 힘으로 끝까지 밀고 들어가지 못하고 중간에서 애매한 러너로 마무리하는 것이 이어지고 있고요. 힘을 못 쓸꺼면 왜 벌크업을 했는지도 의문인 게 단점은 그대로면서 오히려 더 둔해진 느낌입니다.
패스 역랑은 조금 나아졌다지만 핸드오프로 공주고 받는 과정은 별로고, 3점 라인에서 공주고 받을 때나 픽앤팝시의 3점 성공률까지 떨어져버렸기에 팀 공격에 악영향을 끼치고 있습니다. 한마디로 3점을 더럽게 못 넣는데도 스팟업 슈터로서 밖에 쓸 수가 없고 그렇게만 쓰고 있다는 건데요. 포스트업을 못 하기에 안 시킬 거면 컷인을 늘리든 기브앤고 형식으로 써먹든 해서 공 없이 들어가서 들이 박게는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3. 2년차 웬델 카터 쥬니어(웬카쥬)
자기가 오픈이 되었을 때 슈팅 가져가는 판단이 아직 좀 느리고 3점 던지는 것도 머뭇거리긴 하지만, 저번 시즌보다는 좀 더 적극적으로 본인 슈팅에 임하고 있습니다. 오프시즌에 고등학교 때부터 부상을 안고 있다고 알려진 코어 수술을 진행했는데, 수술도 잘 마치고 몸도 만들어 와서인지 저번 시즌처럼 충돌에 팍 밀리고 이런 모습들도 많이 줄었고요. 초반 경기에서 엄지손가락 부상 여파로 슛터치나 림마무리가 별로였는데, 이 부분도 지금은 많이 괜찮아졌습니다.
현재로서는 주로 롤맨으로서 스크린 해주고 나서 골밑으로 림대쉬하면서 득점을 해주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언더사이즈임에도 공격 리바를 많이 따내면서 투지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글 초반에 언급했듯이 저는 웬카쥬한테 패서 역할을 더 부여했을 때 잘할 여지가 충분 한다고 보고, 탑이나 엘보우에서 공 잡는 빈도를 늘려서 웬카쥬 본인의 패서 역량 개발도 하고 다른 선수들의 공격도 살려줘야 한다고 봅니다.
수비는 미스매치 가드 상대할 때 뚫리거나 반사 신경이 좀 느린듯한 장면들도 나오지만, 여전히 골밑에서의 몸빵 수비가 괜찮고 도움 수비 들어와서 각도 차단하는 감각도 상당히 좋습니다. 보일런의 수비 전술 때문에 페인트존 밖으로 더블팀 하러 나가는 경우가 많은데도 꾸준히 블락 기록하고 있고요. 말처럼 쉽게 되진 않겠지만 쓸데없는 파울만 좀 줄여주었으면 합니다.
4. 1년차 루키 코비 화이트
저는 이 선수를 대학 시절부터 2번 슈팅가드로 인식해왔습니다. 3점 캐치앤샷 괜찮고 속공 핸들러에 클로즈아웃 돌파나 캐치앤고로 코트를 휘저어 줄 수 있는 프로필로요. 드래프트 당시에 불스를 포함하여 포인트 가드를 찾는 팀들이 많던 상황에서 화이트 스스로가 자기는 포인트가드라고 말한 적도 있는데, 사실 지금은 포인트가드(혹은 메인 핸들러)의 플레이메이킹은커녕 슈팅가드로서의 기본적인 플레이도 잘 안 되고 있어요.
위에서도 한번 언급했는데 트랜지션이든 하프코트든 같은 팀 빅맨과 상대팀 가드의 미스매치 나왔을 때 패스하지 않고 생각 없이 풀업3을 던지는 경우가 화이트한테서 너무 많이 나옵니다. 원체 정적인 상태에서 온볼로 무얼 하기 힘든 스타일인데다가 아직 루키이니 만큼 풀업슛은 최대한 줄이고 속공 때 돌파 들어가고 하프코트에서 캐치앤샷 위주로 가야하는 선수인데, 팀이 이를 맞춰주지 못해서 상황이 더 악화되고 있습니다. 특히 던-아치디아카노-화이트의 3가드 라인업은 수비도 끔찍하지만 공격에서 다른 핸들러들이 찬스를 만들지 못하다보니 폭탄돌리기 식으로 결국 화이트의 풀업슛 혹은 온볼 돌파 마무리되는 경우 가 많았는데요, 안 그래도 화이트 자체가 원체 본인 공격 성향이 강한 선수인데 팀에서 조절을 잘 해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컷인 들어가는 감각은 나쁘지 않은데 차라리 오프볼 무브를 더 가져가게끔 했으면 좋겠고요.
글을 마무리하며
오포쥬나 테디어스 영, 사토란스키처럼 주요 선수들도 한번쯤 짚고 넘어가고 싶지만 글 분량상 젊은 선수들만 살펴봤습니다. 이건 젊은 선수들의 성장에 따라 이번 리빌딩 평가가 갈리기 때문이기도 합니다.현재로서는 웬카쥬 빼면 모두 실망스러운 상황입니다. 사실 웬카쥬 또한 잘해주고는 있지만 플레이스타일상 한 팀의 에이스 역할을 해줄 타입은 아닙니다. 결국 버틀러를 트레이드한지 이제 3년차인 시카고는 아직까지도 팀의 중심이 될 선수를 찾지 못했다는 건데요.
에이스 찾기가 원래 그리 쉬운 건 아니고, 어차피 드래프트 로터리 추첨 확률도 개정되어서 몇 년 전에 비해서는 애매한 성적대를 기록해도 최상위픽을 노리긴 쉬워졌습니다. 그렇지만 감독의 역량을 떠나서 젊은 선수들의 성장도 정체된 것 같고, 또 팀도 요 몇년 간 있는 자원들도 잘 활용하지 못해서 아쉬움이 드는 건 어쩔 수가 없네요. 남은 경기에서는 젊은 선수들의 성장과 더불어 좀 더 다채로운 공격 장면들이 나오길 바라봅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The Athletic 시카고 전담 기자 Stephen Noh 기사에서 보일런이 고작 10경기 치르면서 한 만행(..)에 대해서 정리한 것들도 간단히 정리해서 댓글로 첨부합니다.
1. vs클블전에서 점프볼 상황에서 빅맨 마카넨이 있는 상황인데도 굳이 가드인 크리스 던에게 점프볼 경합을 시킨 것(당연히 점프볼은 졌습니다). 경기 후 인터뷰에서 일부러 그랬냐는 기자의 질문에 보일런 본인은 가드인 던이 상대 파워포워드를 상대로 점프볼을 이길 수 있다고 진심으로 생각하여 그랬다고 답변.
2. vs뉴욕전에서 (상대편 코트에서 아웃오브바운드 패스하는 것도 아니고 3/4지점에서 패스 시작하는 건데도 불구하고) 3쿼터 0.5초 남은 상황에서 작전타임 요청.
3. vs인디애나전에서 3쿼터 샷클락이 얼마 안 남았는데도 자기 바로 앞의 테디어스 영한테 빨리 공격하라고 지시하지 않은 점.
4. vs레이커스전에서 경기 4쿼터에서 16-0런을 당하는데도 선수교체나 타임아웃 없이 계속해서 시간 보낸 것.
이외에도 저번 시즌 애틀랜타와 3차연장까지 갔던 경기에서 1차 연장 마지막 1초가 남은 상황에서 타임아웃이 있는 걸 까먹고 쓰지 않은 것, 4쿼터가 6분이나 남은 시점에서 타임아웃을 따 써버린 점 등등 언급하고 있는데 새삼 대단한 감독이라는 걸 느낍니다. 이런 감독한테 3년 연장 준 프런트도 대단하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