써머리그 베렛 화이트 NAW 헤이즈 윌리엄스 관찰기
저번 시즌부터 대학 경기를 보기 시작하면서 이후에도 써머리그, 정규리그를 거치며 어떤 변화를 보여줄지 계속 지켜보자는 생각을 했습니다. 지금까지는 대학에서랑 써머리그 모습이 비슷한 선수들이 많아서 흥미로운데, 개인적으로 관심이 가는 5명에 대해서 써머리그 감상평을 적어봤습니다(NAW와 헤이즈는 오늘 경기는 못 보고 어제 경기까지 보고 적은 글입니다).
1. RJ 베렛 SG/SF 뉴욕 닉스
대학 때부터 보인 불리볼 형태의 돌파 - 앞의 수비수를 완전히 통과하지 못하고 계속 정면 부근에 둔 채로 힘으로 밀고 들어가는 형상- 가 써머리그 첫 경기부터 그대로 나왔습니다. 부족한 핸들링이 돌파 속도를 느리게 하고, 림까지 스텝 집어넣기 전에 공을 잡는 성향이 계속 이어진 건데요.
▲ 대학에서의 돌파 장면 하나입니다.
▼ 써머리그와서는 3점 라인이 길기에 돌파 경로도 길고, 수비수도 상대적으로 수준이 높을 텐데요.
▲ 베렛이 돌파할 때 보이는 특성 - 대부분 왼손 드리블을 가져가는 와중에 오른손은 휘두르면서 슛 올라가기 전에 몸통으로 상대방을 미는 특징- 은 대학 때와 상당히 흡사합니다. 써머리그에서는 힘으로 미는 과정이 상대적으로 더 힘들어 보였고, 그 결과에 있어서도 대학 때부터 좋지 않았던 림어택 성공률이 그대로 이어졌습니다.
온볼 상태로 바로 돌파하는 것보다도 컬 스크린을 타고 나오면서 1. 움직이는 상태에서 공을 받고 2. 돌파 거리도 줄여준 상태로 돌파를 하는 모습 은 훨씬 나아 보였습니다. 림까지 도달했을 때 상대방 충격 흡수하면서 백보드에 공을 던지는 능력 자체는 써머리그에서도 통했는데요. 피지컬한 림어택을 싫어하고 못하는 선수들이 꽤 많다는 점을 고려했을 때, 이런 터프한 면을 어린 나이부터 받아들이는 점은 특기할만한 장점이라 생각합니다.
그러나 앞에 수비수를 달고 던지는 이런 류의 마무리는 필연적으로 성공률이 떨어질 수밖에 없고, 이런 돌파가 필요한 시기가 분명 있겠지만 평상시에도 빈도가 높다면 당연히 효율은 안 좋을 겁니다. 결국 림어택 성공률을 높이려면 수비수를 확실히 제칠 안정적인 핸들링과 스텝이 있어야 하는데, 마지막 경기에서는 의식적으로라도 림 근처까지 발을 집어넣는 플레이가 나온 점은 긍정적이고요.
팀 공격 있어 돌파 마무리만큼이나 돌파에서 빼주는 패스 또한 상당히 중요한데, 아예 패스를 배제한 채로 공격 들어가는 장면들이 여전히 많다는 단점도 뚜렷했습니다. 다만 대학 시절부터 더블팀이 붙었을 때 패스를 잘 빼주었던 부분은 써머리그에서도 장점으로 발현됐고요. 수비는 몇몇 오프볼 수비 장면에서 헤매기도 했지만, 기본적으로 대학 때보다 더 열심히 하는 모습입니다.
2. 코비 화이트 PG/SG 시카고 불스
저는 화이트의 대학 경기들을 봤을 때 NBA에서 주도적인 플레이메이킹을 하기는 힘들 거라 봤습니다. 일단 써머리그에서는 메인핸들러겸 첫 번째 핸들러 역할을 맡고 있는데 그 결과가 썩 좋지 못합니다.
▼ 첫 번째 경기인 레이커스전에서는 압박에 능한 선수들과 함께 상대 턴오버를 만들면서 리바 잡고 바로 달리는 업텝포 농구를 능숙하게 수행했는데요.
속공을 잘 이끄는 가운데 드문드문 나온 하프코트 장면에서는 활약이 미진했고, 이는 이후 경기들에서 정적인 상황이 많이 나오면서 더욱 두드러졌습니다.
▼ 처음 경기 나왔을 때 트래픽 상황에서 막히니깐 헤지테이션 섞으면서 진입하는 영리함은 보였으나, 자기보다 더 빠르고 큰 수비수를 상대할 때 림어택이 힘들어보였습니다.
패스에 있어서도 살짝 돌파 들어가면서 빼주는 패스라든가 아니면 3점 라인에서 주고 받는 능력 은 괜찮았으나, 트래픽 상황에서 페인트존에 진입할 때는 본인 공격도 미진하고 패스의 판단력과 실행력 모두 안 좋았는데요.
▼ 아래처럼 더 깊숙이 들어가서 수비의 주의를 끌고 패스해야하는 상황에서 너무 뻔한 패스를 함으로써 턴오버 나온 장면이 상당히 많았습니다.
3점은 성공률이 처참했으나 드리블 치면서 미드레인지 점퍼 올라가는 리듬은 괜찮아보였습니다. 다만 점퍼가 돌파하다 끊어서 올라가는 풀업샷은 거의 없었고 샷컨테스트를 피해서 던지는 스텝백 같은 것들이 많았고요. 슛타점이 낮다 보니 수비가 업그레이드될수록 고전할 수 있기에 계속 지켜보고자 합니다. 수비는 락다운 수비수급은 아니지만 어느 정도 따라갈 수 있고, 로테이션 수비에 있어서도 괜찮은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3. 니켈 알렉산더-워커(NAW) PG/SG 뉴올리언스 펠리컨스
OKC로 간 샤이 길저스-알렉산더(SGA)의 사촌으로 체형도 닮았고, 프로에서의 역할도 비슷하게 생각 되서 서로 비교하는 재미가 있습니다. 저는 NAW도 앞서 말한 화이트처럼 프로와서 메인 핸들러겸 플레이메이커는 될 수 없을 거라 생각했는데요. 적어도 써머리그에서만큼은 화이트랑은 달리 주전 포인트가드로서의 역량을 펼치고 있습니다.
림까지의 진입도 대학시절보다 수월해보였고. 슈팅 핸드가 오른손임에도 왼손 마무리가 많고 오른손 마무리가 잘 안 된다는 점도 나아졌습니다(단 오른손 마무리를 꽤 많이 선보인 것에 비해서 돌파 경로 자체는 대부분 왼쪽으로 치고 들어갔습니다).
▼ 마무리 성공한 것이 몇 번 있었고 패스 또한 의식적으로라도 오른손으로 주는 장면이 보였습니다.
▼ 하이라이트 장면을 노린 몇몇 플레이들을 빼면 멋진 패스들과 더불어 안정적인 경기 운영을 펼쳤습니다.
▲ 저는 프로갔을 때 딱 위 장면을 기대했었는데요. 돌파로 골밑까지 깊게 파고드는 것이 아니라, 3점과 그 앞 라인까지 들어가면서 패스를 빼주는 것과 더불어 캐치앤슈터로서 3점을 넣는 역할 인데요. 써머리그에서는 그 역할을 뛰어넘어서 메인핸들러 역할도 잘 해내고 있습니다.
본인 득점과 경기 운영 모두 잘 하고 있는 가운데 페인트존으로 진입했을 때 솟아올라서 던지는 풀업 점퍼나 플로터 옵션이 부재한 것은 여전했는데요. 돌파나 패스길이 막혔을 때 여기서 슈팅으로 마무리하는 것이 안 되기에 결국 페이더웨이 터프샷을 던지는 것은 대학 때와 마찬가지였습니다.
투석기 형태의 슈팅폼에 비해서 캐치3점과 오프더드리블 3점은 잘 넣어주는 모습이었고, 수비도 대학 때와 마찬가지로 상당히 좋은 로테이션 이해도와 더불어 스틸도 많이 하면서 좋은 압박 수비를 보여주었습니다.
4. 잭슨 헤이즈 C 뉴올리언스 펠리컨스
잠재력을 높게 평가받는 선수이니만큼 대학 때는 잘 안보였던 것들이 써머리그에서 몇 가지 보였는데요. 정규리그가서도 안정적으로 넣어줄 수 있느냐 여부를 떠나서 슈팅 릴리즈랑 리듬이 부드러운 모습이었습니다.또 생각보다 볼 다루는 재주가 있고, 공은 여전히 잘 캐치하고요. 수비는 멋진 블락하면서 하이라이트 장면들도 많이 만들었으나, 전체적인 수비 안정도는 떨어졌습니다.
▼ 일대일/픽앤롤 수비할 때 발과 몸 방향을 완전 잘못 잡아서 뚫리는 장면들이 꽤 있었습니다.
상대 빅맨에게 너무 간단히 골밑 덕인을 허용하면서 연이어 쉬운 득점을 주기도 했고요. 드래프트 전부터 포텐셜 있는 원석 자원으로 평가받았던 만큼 신체 밸런스나 경기 이해도를 차차 쌓아갈 필요가 있을 것 같습니다.
5. 그랜트 윌리엄스 PF 보스턴 셀틱스
대학 때 팀의 에이스이자 중추였던 선수로 써머리그 그리고 정규리그에서도 주인공은 아니겠지만, 대학 시절과 마찬가지로 그 영리함을 유감없이 발휘하고 있습니다.
▲ 위 장면에서는 상대 빅맨이 슬립해서 림으로 갔을 때 골밑에서 미스매치가 날 것을 미리 알고서 마크맨을 교체하라는 사인 을 보내는데, 이런 순간적인 판단력과 소통 능력은 주목할 만하고요.
공격에서도 짧은 길이가 좀 아쉬운 부분들도 있었지만 본인 공격도 간결하게 잘 가져가면서도 좋은 패스들도 해줬습니다. 써머리그 들어서 코너와 더불어 픽앤팝을 통한 45도 3점 시도까지 3점슛을 좀 더 적극적으로 쏘는 모습이고요. 대학 때처럼 스크린을 단단하게 걸어주기도 하고, 또 차징 유도나 박스아웃 그리고 스크린으로 동료 득점을 도와주는 장면까지 경기 기여도가 대단합니다.
▲ 첫 번째 대학 경기 장면은 가드의 돌파를 도와주고 두 번째 써머리그 장면은 빅맨의 골밑 득점을 위한다는 점이 다르지만, 어쨌든 둘 다 동료의 득점을 수월하게 만드는 그랜트의 특성을 잘 보여줍니다.
글을 마무리하며
그 이외의 관심있는 선수들은 1경기를 채 못봤거나 혹은 글 분량이 안 되서 일단 위의 5명을 다뤄봤습니다. 아직 써머리그만 거쳤기에 앞으로 몇 년 간은 정규리그 모습도 지켜보면서 프로 적응도와 더불어 얼마나 발전할지 계속 보고자 합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랜트 윌리엄스 너무 맘에 듭니다.
셀틱스의 디그린이 되어 주길 희망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