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닉스의 2019 서머리그 로스터 미리 보기
드래프트도 끝났겠다, 이젠 슬 서머리그 이야기가 나올 시기죠. 뉴욕 닉스가 RJ배럿을 영입한 지 얼마 되지 않아 NBA 사무국에서 올 시즌 서머리그 일정을 발표했습니다. 재미있게도 닉스의 서머리그 첫 상대로 뉴올리언스 팰리칸스가 배정되었더군요. 자이온 vs RJ를 이렇게나 노골적으로 부킹 시킨 그대들의 짓궂음에 박수를 보내면서-_- 곧 시작될 2019 서머리그에 참가할 닉스의 로스터를 들여다볼까 합니다. 물론 아직 최종 확정된 로스터는 아닌지라 추후 변동사항이 있겠습니다만...
선배님들
포브스의 토미 비어가 작성한 닉스의 서머리그 관련 기사 중 '측근들에 의하면 미첼 로빈슨이 케빈 낙스, 알론조 트리어와 함께 이번 서머리그에 출전할 예정이라고 한다'는 언급이 있었습니다 (원문을 확인하고 싶으신 분들은 링크 버튼을 클릭하세요). 이것이 사실이라면, 닉스의 2018 클래스 전원이 서머리그에 참가하는 셈이겠네요. 1라운드 루키(낙스), 2라운드 루키(로빈슨), 언드래프티 루키(트리어)까지...
아마 세 선수가 모든 서머리그 일정을 소화할 거 같진 않고, 한두 경기 정도 나와서 가볍게 몸이나 좀 풀면서 RJ나 이기와 호흡을 맞춰보려는 요량 아닌가 싶습니다. 세 선수 모두 닉스 팬들에겐 워낙 익숙한 얼굴들이니 따로 주절주절 이야기할 필요는 없겠죠.
신입생들 (드래프티)
2019 NBA 드래프트를 통해 닉스에 합류한 두 선수야말로 이번 서머리그의 주인공들입니다. 부상이 없다면 당연히 서머리그 로스터에 이름을 올리겠죠. 두 선수 역시 드래프트 전후로 블로그에 이런저런 이야기를 많이 끄적여 놓은지라 따로 길게 이야기하지 않으려 합니다.
따지고 보면 RJ 배럿보다는 이그나스 브라즈데키스에게 좀 더 부담스러울 무대죠. 배럿이야 잘하면 잘해서 좋고, 못하면 '정규 시즌 때 잘하면 돼'하고 넘어가겠지만 브라즈데키스는 이번에 제대로 화력 시위를 해둘 필요가 있을 테니까요. 덕분에 특유의 에너지 넘치는 플레이를 일찌감치 만나보게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신입생들 (언드래프티)
닉스의 언드래프트 루키들인 아미르 힌튼, 크리스 윌키스, VJ 킹에 대해서는 드래프트 직후 루키들을 소개하는 글에서 간단하게 이런저런 이야기를 끄적인 바 있습니다. 그들 역시 이변이 없는 한 서머리그 로스터에 이름을 올린다고 보는 게 맞겠죠? 허나 한차례 포스팅 한 바 있는 선수들이니 자세한 이야기는 패스.
위의 세 선수 이외에 추가로 미시시피 주립 출신의 가드 라마 피터스가 닉스와 함께 서머리그에 참가할 예정임이 확인되었습니다 (선수 본인과 모교의 미시시피 주립 대학의 트위터로 소식을 접했습니다). 드래프트 전 닉스와 워크아웃을 가졌던 아릭 홀먼이 미시시피 주립 출신 선수였죠. 사실 피터스에 대해서는 잘 알지 못했었는데, 홀먼의 플레이 본답시고 찾아놓은 미시시피 주립의 경기를 돌려본 덕분에 희미하게나마 그에 대한 기억이 남아있습니다. 우선 팀의 주전 포인트 가드로 활약했던 선수였는데 그럭저럭 준수한 플레이메이킹 능력을 보였던 걸로 기억합니다. 2:2 플레이를 비롯한 패턴 전개도 괜찮았고, 패싱 스킬/센스도 나쁘지 않았던 거 같구요. 운동 능력도 슈팅도 괜찮았던 거 같습니다. 잘난 거 없고 못난 거 없는 느낌? 다만 사이즈가 작은 편이고, 안정적인 느낌이긴 한데 그렇다고 팀을 확 끌어주거나 쭉 밀어주는 정도의 포스는 느끼지 못했습니다. 서머리그에서 만나게 된다면 어떤 선수인 지 보다 정확하게 알 수 있겠죠.
배럿이 비교적 편안한 마음으로 팬들에게 첫인사를 하게 될 것이고, 브라즈데키스는 살짝 부담스러운 마음으로 자신의 기량을 100% 선보이기 위해 노력하게 될 것이라면, 여기에 언급된 4명의 선수들은 죽기 살기로 매달려서 어떻게든 풀타임 NBA 리거로 살아남기 위해 노력할 멤버들입니다 (그나마 two way 계약을 맺은 윌키스는 조금 마음에 여유가 있으려나요...).
이 4명의 선수들은 솔직히 닉스가 아니라도 상관없단 마음일 겁니다. 누구든 내 플레이 장면을 보고 연락을 줬으면 하는 마음이겠죠. 허나 얄궂게도, 보통 이런 선수들이 스스로 주인공이 되고자 날뛰기 시작하면 되레 평가 절하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낄끼빠빠를 못 한다는 이유에서죠. 너무 튀지 않게, 그러면서도 나의 존재감을 확실하게 알려야하는 이들인 셈입니다. 과연 여기에 이름을 올린 4명의 선수들 중 풀타임 NBA 리거로 만나게 될 이는 누구일까요?
복학생들
NBA 서머리그는 이미 팀에 소속된 풀타임 리거나 막 리그의 문을 두드리기 시작한 루키들만을 위한 무대가 아닙니다. 가까이는 G리그부터 멀게는 유럽, 아시아 등 전 세계 농구 코트에서 땀을 흘리고 있는 선수들이 NBA 입성이라는 꿈을 이루기 위한 교두보로 활용하는 무대가 바로 서머리그입니다. 닉스의 서머리그 팀 역시 마찬가지여서, 지금까지 총 3명의 경력자(?)들이 닉스와 함께 서머리그를 치를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 타일러 카바노프는 뉴욕에서 태어난 홈타운 보이입니다. 어쩌면 이름이 익숙하다 싶은 분이 계실지도 모르겠네요. 지난 2017년 NBA 드래프트에 참가했으나 어느 팀에게도 지명되지 못했고, 이후 애틀란타 호크스와 two way 계약을 맺으면서 NBA 무대에 모습을 드러냈죠. 당시 활약이 나쁘지 않은 편이어서 풀타임 NBA 계약을 따내기도 했습니다만, 결국엔 호크스에서 웨이브 되고 말았습니다. 이후 유타 재즈와 다시 two way 계약을 맺고 NBA 무대에 모습을 드러냈으나, 이번에는 풀타임 계약을 따내지 못하고 시즌을 마무리했죠. 이리 베이호크스(호크스의 G리그 산하 팀)에서 뛰던 당시 잠시나마 2019 KBL 플레이오프 MVP에 빛나는 이대성과 팀 메이트였다는 점도 재미있는 이력입니다.
어찌 보면 슬픈 표현인데, 적당히 똘똘하고 적당히 스킬풀하고 적당히 성실한 6-9 빅맨으로 알고 있습니다. 손목이 좋아서 골밑에서의 마무리도 괜찮고 중장거리 슈팅도 시도할 수 있으며 나름 시야나 패싱력도 나쁘지 않으나 운동 능력이 떨어지다 보니 공수 양면에서 아쉬움을 사는 경우가 많은 유형이라 들었습니다 (저도 이 이상은 알지 못해서, 이번 서머리그를 통해 제대로 지켜보려 합니다. G리그와 NBA의 사이에 걸쳐있는, 야구로 따지면 AAAA 레벨의 선수라는 평이 많더라구요).
- 케네스 스미스는 본명보다 스피디 스미스라는 이름으로 더 알려진 선수입니다 (저처럼 스피디 클랙스턴이 떠오른 분이 계신가요? 아재십니다...). 루이지애나 테크 출신의 6-3 가드로 2015년 NBA 드래프트에 참가했으나 어느 팀에게도 지명되지 않았습니다. 이후 꾸준히 G리그에서 활약 중이죠. 지난 시즌에는 디트로이트 피스톤즈의 G리그 산하 팀인 그랜드 래피즈 드라이브에서 활약했었습니다.
'스피디'란 닉네임을 갖고 G리그에서 활약 중인 가드라고 하면 괜히 우당탕탕 운동 능력을 앞세운 저효율 scoring 1 타입 가드를 머릿속에 떠올리기 쉬운데, 스미스는 차라리 반대 스타일 같았습니다. 제법 괜찮은 패서이고, 안정적인(턴오버가 적은) 가드 같았거든요. 포지션 대비 좋은 사이즈로 수비도 제법 잘 해내는 선수로 알고 있고, 오히려 득점력이 약한 게 아쉬운 포인트로 지적되는 상황인 걸로 들었습니다. '스피디'란 닉네임은 본인의 발이 빨라서 붙은 것이라기보다는, 경기를 풀어가는 스타일이 빠릿빠릿해서 그런 건가 하는 생각도 해봤습니다. 패스 나가는 타이밍이 굉장히 시원시원하죠. 헤어스타일이 독특해서 금방 기억하기 좋은 선수이기도 합니다.
- 잭 어빈은 닉스 팬들에게 익숙한 이름일지도 모르겠습니다. 2018-19 시즌을 웨스트체스터 닉스에서 플레이했었으니까요. 브라즈데키스의 대학 선배이기도 한 어빈은 2017년 NBA 드래프트에 도전했으나 낙방, 이후 G리그를 포함한 북중미 리그를 거치며 커리어를 이어오는 중입니다. 운동 능력 좋고, 나름 off the dribble로 득점을 뽑아낼 수 있는 윙맨입니다. 득점과 관련된 센스는 괜찮은 편이라고 느꼈던 선수인데, 득점 이외의 카테고리에서는 그닥... 슈터로서는 꾸준함이, 볼 핸들러로서는 안정감이 떨어지고 수비에서 많은 공헌을 해주는 타입도 아닌 선수로 기억합니다.
언드래프티 루키들이 죽기 살기로 서머리그에 임할 선수들이라면 카바노프, 스미스, 어빈은 이미 한 번 죽었다 깨어난 선수들이죠. 드래프트에 참가했으나 선택을 받지 못했고, 이후 이 팀 저 팀 떠돌아다니며 NBA의 꿈을 포기하지 않은 선수들. 어떤 이는 NBA와 G리그의 아슬아슬한 경계에 걸쳐진 채 커리어를 이어가는 중이고, 어떤 이는 G리그에서 살아남기 위해 발버둥 치는 중이기도 합니다. 모쪼록 이번 서머리그를 계기로 모두에게 좋은 결과(?)가 있기를 바랍니다.
지금까지 공개된(파악된?) 닉스의 서머리그 로스터를 포지션 별로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 가드 (총 5명)
알론조 트리어, 6-5, 200
아미르 힌튼, 6-5, 190
라마 피터스, 6-0, 185
잭 어빈, 6-6, 215
네스 스미스, 6-3, 180
▶ 포워드 (총 5명)
케빈 낙스, F, 6-9, 215
RJ 배럿, 6-7, 202
이그나스 브라즈데키스, 6-7, 210
크리스 윌키스, 6-8, 215
VJ 킹, 6-8, 215
▶ 빅맨 (총 2명)
미첼 로빈슨, 7-1, 240
타일러 카바노프, 6-9, 238
뉴욕 닉스는 라스베가스 서머리그에 참가할 예정이며, 현재 확정된 경기 일정은 아래와 같습니다 (모두 현지 시각 기준입니다). 해당 일정 종료 후 플레이오프가 추가로 진행될 예정입니다.
- 7월 5일 (금) vs 뉴올리언스 팰리칸스 at 9:30 p.m. ET
- 7월 7일(일) vs 피닉스 선즈 at 9:30 p.m. ET
- 7월 9일 (화) vs 토론토 랩터스 at 9:30 p.m. ET
- 7월 10일(수) vs LA 레이커스 at 9:30 p.m. ET
추가로, 본문 작성 이후 오레건의 케니 우튼이 서머리그 로스터에 합류했단 소식도 전해들을 수 있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