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타재즈의 큰 변화, 그리고 드래프트
안녕하재즈, 허슬재즈입재즈.
오랜만에 재즈 소식을 매니아진에 쓰게 되었습니다. 아래 글은 철저한 사견입니다. 많은 피드백 감사히 받도록 하겠습니다. 최근 유타가 갑자기 FA 중 몇명이 선호하는 행선지가 되었는데(유타에게 이 정도 관심은 어마어마합니다) 최근 어떤 변화를 이룬건지 한번 적어보았습니다.
마이클 콘리
데론 윌리엄스 이후로 얼마만에 만나보는 엘리트 포인트가드입니까. 재즈는 지난 시즌 가장 약점이었던 1번 포지션을 트레이드를 통해 강화하면서 새로운 시즌을 맞이하게 되었습니다. 콘리의 가세는 아래와 같은 차이점을 만들어낼 것으로 보입니다.
1. 뛰어난 골밑 마무리 능력
https://www.youtube.com/watch?v=XhH3GoMuHlo
사람들이 콘리에 대해 퓨어 포인트가드라는 인식이 있지만, 사실 콘리는 데뷔 때부터 꽤나 강력한 콤보가드였습니다. 그리고 누구보다 리그 내 포인트가드 중 손에 꼽는 골밑 마무리 능력을 갖고 있었습니다. 실제로 콘리는 지난시즌 60%가 넘는 확률로 골밑 득점을 해냈는데, 이는 돌파의 귀재 카이리 어빙보다 높은 수치입니다. 콘리의 골밑 마무리는 간결한 마무리 슛폼뿐만 아니라 강력한 플로터에서 나옵니다. 위 영상을 보시면 콘리 플로터의 특징이 나옵니다.
콘리는 다른 선수들과 다르게 두발 점프를 통해 플로터를 구사합니다. 그래서 앞으로 치우치면서 공을 던지는 선수들보다 플로터 궤적이 다른 선수들에 비해 높고, 더 빠르게 시작합니다. 기본 투스텝을 기반으로 하는 플로터 스탭은 수비수들이 따라잡기 매우 힘든 타이밍을 가졌죠.
지난 시즌 유타에게 알렉 벅스와 단테액섬의 부상이 치명적으로 작용했던 것은 미첼 이외에 인사이드에서 마무리해줄 수 있는 돌파자원이 없었기 때문이죠. 네토가 중용되었던 이유가 그나마 골밑 돌파를 통한 파생 공격을 창출해줄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유타에 합류한 이후 루비오의 골밑 마무리 능력은 50%를 넘지 못했던 걸로 기억하는데, 이번 트레이드로 장족의 발전을 이룰 수 있을 것 같습니다.
2. 팀 수비능력
https://www.youtube.com/watch?v=1iMl1Vfny3E&t=379s
매 경기 1.3개 이상의 스틸을 할 수 있는 빠른 손이나 대인 수비 능력을 빼고서라도 콘리는 훌륭한 팀 디펜서입니다. 콘리의 영리함은 팀 디펜스에서 발현됩니다. 위 영상을 보시면 멤피스의 주요 지역방어를 분석하고 있습니다. 멤피스가 주로 활용하는 갭 수비를 주로 보여주는데, 콘리의 움직임이 매우 재밌습니다.
콘리는 팀 디펜스 상황에서 빅맨과 트랩을 정말 잘 이용합니다. 본인의 신장 약세를 인지하고, 철저하게 '잘 보내주는' 수비를 시전합니다. 상대 픽 디펜스 상황에서도 롤링에 빠지지 않고 바로 자신의 존을 지키고 인사이드 트랩으로 공격자를 몰아버립니다. 본인은 이 상황에서 무리한 팔로우 디펜스를 하지 않고 이후 나오는 킥아웃 상황이나 픽앤 팝 상황을 대처합니다. 이게 매우 단순하지만, 실제 많은 NBA 선수들은 1선에서 뚫린 이후 자신의 zone을 망각한 채 공의 움직임을 쫓는데 콘리는 공의 동선만 방해하고 자신의 지역을 지키고 턴오버 요발을 해냅니다.
콘리는 특히 마크 가솔이라는 엄청난 센터와 함께하면서 수비 대형에서 인사이더를 사용하는 법에 정통한 선수입니다. 고베어와의 조합이 기대되지 않을 수 없네요.
3. 베테랑, 리더쉽
콘리는 이겨본 적이 있고, 이길 줄 아는 선수입니다. 물론 팀을 챔피언십 레벨로 이끌지는 못했지만 팀의 사령관으로 뚜렷한 창이 없던 멤피스의 사령관으로 팀을 수차례 플레이오프로 이끌었습니다. 또한 콘리는 뛰어난 스포츠맨쉽으로 지금까지 테크니컬 파울을 받기까지 가장 오랜 경기를 뛴 선수이기도 하며, 그의 워크에틱은 팀의 모범이 되고 있습니다. 아직 젊은 선수들이 주축이 되고 있는 팀에 훌륭한 팀 스피릿을 불어 넣어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4. 그 외 불안한 점
사실 콘리가 건강한 선수는 아닙니다. 지난 시즌 철저한 관리하에, 오랜만에 70경기를 소화하기는 했지만 여전히 부상 이력이 있는 32세가 될 노장입니다. 관리가 필요한 선수라는 뜻이죠. 하지만 유타는 늘 그랬듯 올스타 브레이크까지 가장 안좋은 팀 스케쥴을 배정받고 있습니다. 그래서 초반 승률을 5할 이상 지속하지 못할 시 이후 플레이오프 경쟁에서 타격이 크고, 주전 소모도 큽니다. 이런 상황에서 노장이 견뎌낼 수 있을지는 걱정이 되는 포인트입니다.
2년 안에 승부를 보겠다는 뜻이군
유타 재즈의 주요 계약은 20-21 시즌에 마무리 됩니다. 고베어, 잉글스, 액섬, 콘리 그리고 미첼의 루키 계약이 끝나게 됩니다. 즉 유타는 팀의 키 플레이어인 미첼이 루키 계약으로 묶여 있는 앞으로의 2년 동안 무슨 일이 있어도 승부를 봐야 하겠다고 생각한 것 같습니다. 크라우더를 포기한 이유도 아마 다음 시즌 이후 재계약이 걱정되었기 때문이라고 보여집니다. 이 팀은 근본적으로 1년 이하의 계약자들을 조금 더 계약이 남은 선수로 바꾸는 경향이 있거든요. 콘리의 계약이 1년만 더 길었어도 이번 트레이드는 안 이뤄졌을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합니다.
그렇다면 이 2년 동안 팀이 승부를 보겠다는 걸 어디서 느꼈나?
이번 드래프트에서 2라운드 지명권 3장을 얻어와서 픽한 선수들을 보고 느꼈습니다. 저는 재즈 프런트가 1라운드 픽들과 주요 벤치 로테이션 플레이어였던 제이 크라우더를 트레이드한 것을 보고 무조건 2라운드 픽을 구하거나 언드랩에서 선수를 수집할 것이라는 확신이 들었습니다. 재즈는 이번 2라운드에서 총 3명의 선수를 지명했습니다. 자렐 브랜틀리(50픽, 6-7/포워드), 저스틴 라인 포먼(53픽, 6-2/가드) 미예 오니(58픽, 6-6/가드포워드) 세명입니다.
이 선수들의 특징은 재밌게도 '연차'와 '컨퍼런스'에 있습니다. 예일 출신의 미예 오니는 3학년까지 마치고 나왔고, 나머지 두 선수는 4학년까지 마치고 나온 선수들입니다. 브랜틀리는 찰스턴 대학교, 라이트 포먼 선수는 호프스트라, 미예 오니는 예일 출신입니다. 일반적으로 이 정도 레벨의 대학에서 3-4학년까지 마치고 나오는 선수들은 드래프트 지명을 받지 못하고 프리시즌 로터리에 이름을 올리기 위해 힘쓰죠. 유타가 이런 선수들을 매우 선호합니다.
유타는 전통적으로 즉시 전력감이 될 수 있는 나이와 몸이 된 선수들을 언드랩이나 G리그에서 픽업하죠. 웨슬리 매튜스, 로이스 오닐, 조 잉글스, 조지 니앙 등등. 재즈는 이번 드래프트에서 언드래프트로 즉전감 선수들을 기다리는 리스크 보다는 값싼 계약으로 2-3년 묶어둘 수 있는 선택을 한 것으로 보입니다. 실제로 50번 픽으로 지명된 브랜틀리는 재즈 외에도 15개 팀과 워크아웃을 진행했는데 마음에 들어했던 팀이 있어, 언드랩이 될때까지 기다리기보단 2라운드 픽을 사와 지명하는 것을 선택했습니다. 즉 이번에 픽한 3 선수는 즉전감, 혹은 NBA 벤치에서 최소 5분이상은 뛰어줄 수 있는 레벨이기 때문에 굳이 2라운드에서 픽한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세 선수 모두 득점력과 수비력은 각 대학에서 정평이 나 있는 선수지만, 사실 NBA 팀이 드래프트 픽을 쓰기에는 장래성이 떨어지는 선수들입니다. 느바에서 드래프트 픽은 잠재력을 동반하지 않을 시 사용하지 않으니까요. 유타는 이번 드래프트를 통해 3명을 채워서, 2년 내에 승부 볼 수 있는 단단한 로스터를 이루려고 하는 것 같습니다.
재즈는 2년 안에 승부를 볼 것 같습니다. 아마 이번 오프시즌 팀의 기둥이었던 페이버스를 떠나보내는 한이 있더라두요. 앞으로 새로운 큰 결정이 나오면 다시 글을 적도록 하겠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재즈.
Go JAZZ~! Hustle JAZZ~!
콘리가 건강하게 뛴다는 가정하에 다음 시즌 재즈는 서부에서 한층 더 무서운 팀이 될거라 봅니다. 다만 후보선수들이 크라우드 트레이드로 오닐 외에는 없다는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