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IL vs TOR 5차전 리뷰
시리즈의 맥락, 흐름을 정리하는 글을 쓸 역량은 못 되고 몇 가지 재밌게 본 포인트만 짚고 넘어가고자 합니다.
토론토의 스위칭 공략
5차전 벅스는 적극적인 스위칭 수비를 했습니다. 로페즈조차 드라핑과 스위칭을 적절히 섞어서 수비했고요.
보스턴 전에서 효과를 본 수비법으로 1패 후 내리 4연승을 따내는 데 주효한 역할을 했죠.
하지만 토론토의 유연한 대처와 카와이 제어 실패, 밴블릿의 폭발로 실패한 전술이 되었습니다. 토론토의 eFG%가 47.6%였으니 야투 억제는 훌륭했다고 볼 수 있으나 턴오버가 6개에 불과했고 파작을 제외한 자유투만 27개를 허용했습니다.
토론토가 벅스의 초반 맹공에 정신을 못차리다가 슬슬 적응하기 시작한 장면입니다.
다음 장면도 실링을 활용하는 장면입니다.
카와이가 맠가의 스크린을 탔으면 쿰보는 자연스레 스위칭을 했을텐데 맠가가 영리하게 미들턴과 몸싸움을 하면서 공간을 확보하고 카와이가 그 빈 틈을 파고들면서 유로스텝으로 앤드원을 만듭니다. 가솔의 실링은 참 명품입니다. 이바카랑 비교되더군요..
다만 실 스크린, 슬립 등으로 공략하는 것도 좋지만 스위칭 공략하기 가장 손쉬운 방법은 미스매치를 만들어서 일대일로 득점하는 장면이죠. 때론 정공법이 더욱 효과적인 법입니다.
로페즈가 전반에 좋은 수비를 몇 번 보여줬고 레너드를 막는 장면은 어찌보면 굿 디펜스 같아 보이지만 4쿼터에 저런 포제션이 연속으로 나오면 웬만한 배짱이 아니고서야 수비 플랜을 유지하지 못합니다. 마지막 장면 뒤로 로페즈는 쉘로우 드랍으로 수비법을 변경하죠.
쿰보의 포스트업
쿰보의 얼리 덕인을 활용하는 패턴인데 레너드가 제아무리 뛰어난 수비수라도 덕인을 허용하면 물리적 높이를 극복하긴 어렵습니다.
하지만 토론토의 재빠른 수축-팽창 수비로 인해 그 이점을 살리지 못하는 모습입니다.
쿰보가 에워싸는 수비를 보고 빠르게 킥아웃 패스를 뿌렸고 블렛소도 받자마자 엑스트라 패스를 건네지만 시아캄과 밴블릿의 X-Out 수비가 미친듯이 빠릅니다. 토론토가 괜히 셋업된 상황에서 극강의 수비를 보여주는 게 아닙니다.
이건 같은 얼리 덕인인데 이번엔 블렛소가 블러 스크린을 걸어주니 미끼 역할도 되고 레너드가 정상적으로 자리를 잡지 못하게 됩니다. 미들턴은 레너드의 위치를 보고 쿰보가 턴하면서 득점할 수 있도록 엔트리 패스를 넣어주죠. 명장들이라 그런지 경기 중 피드백이 상당히 빠릅니다.
덕인이 아니더라도 쿰보가 포스트업을 시도하면 토론토는 빠르게 더블팀을 붙였습니다.
드리블을 시작할 때 가는 것도 아니고 포스트에서 볼을 잡자마자 이바카가 더블팀을 갑니다.
미들턴을 막던 라우리는 적극적인 디나이 보단 어느정도 열어두는데 백컷을 염두해 둔 수비라고 보여지고요.
토론토 선수들이 전체적으로 패싱레인을 끊고자 하는 의지는 별로 없고 더블팀 간 두명 제외하곤 스테이 홈에 가깝습니다.
비슷한 구도인데 볼사이드 윙에 있던 조지 힐이 반대쪽으로 컷하고 윅사이드 코너에 있던 일야소바는 볼 사이드 코너로 이동하죠. 수비에 혼선도 줄 겸 빈 공간을 채우면서 공격하는 장면인데 윗 장면보다 코트 밸런스가 훨씬 나아졌습니다.
마지막으로 4쿼터에 나온 장면인데 토론토는 동일한 방식으로 쿰보에게 더블팀을 가고 벅스는 코너에 있던 선수가 올라가는 식으로 수정이 가해집니다.
이런 식으로 움직임을 교정하면서 더 좋은 구도를 만들 순 있는데 상시적인 위협을 주려면 쿰보가 더블팀이 오자마자 빠르게 스킵패스를 빼주고 더해서 플레어 스크린을 활용해야 되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래야 쿰보의 포스트업 공격을 상수로 활용할 수 있다고 보거든요.
카와이 킥아웃 패스
개인적으로 1, 2차전 카와이의 플레이 메이킹은 최악이었다고 생각하는데 5차전은 본인의 역량 하에서 최고의 모습을 보여줬습니다.
1차전에 겹겹이 쌓인 수비진들 사이로 꼬라박던 모습과는 판이한 모습이고 토론토 선수들의 움직임도 상당히 좋습니다. 마지막 장면은 가솔의 플레어 스크린이 매우 훌륭했죠. 저런 플레어 스크린은 벅스한테 정말 필요한 움직임이라고 생각합니다.
벅스의 불균형한 오펜스
5차전도 밀워키의 초반 공세는 얼리 오펜스였습니다.
Cleaningtheglass.com에서 가져온 자료에 따르면 이번 플레이오프 밀워키의 트랜지션 빈도가 21.3%로 압도적인 1위입니다(2위인 오클이 16.9%). 컨파에서도 트랜지션 비율이 21.3%로 비정상적으로 높은데 효율도 무려 137.4입니다. 토론토가 밀워키의 속공을 전혀 제어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아무리 속공 빈도를 높여도 경기의 대부분은 하프코트 오펜스이죠.
트랜지션 오펜스와는 전혀 다른 양상을 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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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lf Court | Transition | ||
Pts/Play | Freq | Pts/Play | Freq | |
RS | 100.3 | 78.2% | 126.2 | 18.5% |
PO | 94.8 | 75.6% | 123.6 | 21.3% |
ECF | 83.4 | 74.6% | 137.4 | 21.3% |
벅스의 이번 시리즈 하프코트 오펜스 효율은 83.4에 불과합니다.
정규시즌 벅스의 하프코트 오펜스 효율이 전체 3위였고, 보스턴전만 하더라도 94.5로 나쁘지 않았는데 토론토 상대론 팀 전체가 락다운 당하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벅스의 부진은 돌파 이후에 나오는 패스 퀄리티 문제가 크지 않나 싶고, 이런 문제를 보완하기 위해선 쿰보 외에 블렛소의 반등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블라인드 비전끼가 있지만 의식적으로라도 패스를 빼줄 필요가 있습니다. 5차전에도 블렛소의 킥아웃을 시작으로 좋은 장면이 한 번 나왔거든요. 한 번 나온게 문제지만..
이외에 짚어볼만한 포인트
-2쿼터 중반부터 로페즈가 시아캄을 막았고, 4쿼터에 로페즈가 스위칭을 포기한 시점부터 토론토의 공격이 꽤나 애를 먹었습니다. 다행히 오펜 리바로 아슬아슬한 리드를 지켜냈지만요. 2라에서 이미 엠비드한테 틀어막힌 경험이 있는데 이번엔 로페즈를 극복할 수 있을지 지켜보는 것도 재밌을 것 같습니다.
-토론토가 픽앤롤에서 유일하게 블릿츠를 가는 대상이 미들턴인데 5차전 미들턴의 대응이 다소 아쉬웠습니다. 블릿츠가 들어오기 전부터 공을 잡는 모습이 보였고 심지어 본인이 스크린 거부하고서도 볼을 미리 잡는 버릇이 있습니다. 6차전에선 필름 분석을 통해서 보완해야 할 부분이 아닐까 싶어요. 작은 가드들이야 더블팀에 갇히면 곤란하니 미리 잡고 빠르게 빼주는 게 이해되지만 미들턴은 사이즈도 좋은데 여유가 너무 없더군요. 그나마 미로티치가 터져준다면 픽앤팝/슬라이드 액션으로 대응할 순 있을 겁니다.
-토론토는 대니 그린의 반등이 필요한 시점인데 징하게 안터집니다. 5차전처럼 부진하다 싶으면 벤치에 앉혀두는 게 훨씬 이득인 것 같아요. 반면 노먼 포웰의 돌파가 토론토에게 좋은 변수가 되어주고 있고 밴블릿이 중요한 시점에 터져주면서 그린의 부진을 메꿔주고 있네요.
-라우리의 활약이 돋보이는 시리즈입니다. 만점짜리 플레이 메이킹에 허슬, 스크린, 심지어 야투도 잘 넣어주고 있고 돌파로 자삥도 잘합니다. 악어새처럼 레너드 근처에 붙어다니면서 픽 걸어주고 몸사리지 않고 박스아웃하는 모습까지 보이지 않는 곳에서 최고의 활약을 보여주고 있네요.
너무 좋은 분석입니다. 덕분에 저 혼자서는 볼 수 없었던 면면들을 봐서 그런지 정말 재밌네요! 마크 가솔 진짜 경기때는 잘 안드러나는 데 너무 좋은 선수인 것 같습니다.. 오늘도 덕분에 조금 배우고 갑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