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 드래프트 로터리권 선수들 평가와 체크포인트
올해 드래프트가 시즌 개막하고 종료될 때까지 줄곧 별로라는 평가를 받고 있지만 흥미로운 장단점들을 가지고 있는 선수들도 있는지라 선수의 특성과 더불어 개인적으로 생각해본 프로에서의 성장 방향 위주로 적어봤습니다. 타팀 상황은 잘 모르는지라 각 팀의 니즈를 고려하는 목드래프트 형식이 아니라 선수 소개 차원에서 현재의 ESPN 랭킹 순서대로 돔부야를 제외한 로터리 선수들 13명에 대해 써봤습니다.
1픽. 자이온 윌리엄슨 PF 신장 6'7 윙스팬 6'10
신발이 터지고 경기 빠졌을 때 공격도 공격이지만 수비에서 자이온의 공백이 여실히 드러났는데요. 그전까지만 해도 저는 스틸이나 블락을 노리는 도박성 움직임이 단점이라 생각했었는데, 자이온이 빠지고 나서 수비로 속공 기회를 잘 만들지 못하는 듀크를 보니 차라리 수비 미스가 몇번 나더라도 과감하게 스틸 시도하는 것이 더 낫다는 쪽으로 생각이 바뀌었습니다. 빠른 반응 속도도 본능적이고 수비 이해도도 상급이니 프로 와서도 임팩트있는 수비를 보여줄 거라 기대가 되는데요. 다만 언더사이즈에 그리 긴 윙스팬을 갖고 있는 게 아니라는 점이 프로에서 어떻게 발현될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또한 빠른 가드를 수비할 때 뚫리는 장면들이 꽤 있었는데, 워낙 육중하다 보니 순간적인 방향 대처에 대응을 못하는 부분을 자이온과 자이온을 데려갈 팀이 어떻게 조정할지도 궁금하고요.
공격에서도 타고난 점프력과 신체 밸런스를 대단히 잘 써먹는데, 시즌 초반인 12월 달에 나온 분석 영상이긴 하지만 공격 카테고리 별로 잘 정리된 더스테피언의 분석 영상 관련 글로 대신합니다.
2픽. 자 모랜트 PG 신장 6'3 윙스팬 6'7
코트 끝에서 끝까지 던져주는 아울렛 패스라든가 속공 상황에서 템포를 끌어올리는 패스 역량은 최상급입니다. 이목이 집중된 NCAA 토너먼트 1라운드에서 트리블 더블을 기록하며 강한 인상을 남겼는데요. 1라운드 상대였던 마켓은 하프코트에서 모랜트에게 더블팀이 가는 전략을 짜왔는데, 모랜트가 이 빈틈을 상당히 잘 공략하면서 마켓으로서는 자기 꾀에 자기가 넘어가버린 셈이 되어버렸습니다. 동료에게 찬스가 생겼을 때 놓치지 않고 패스를 꽂아줄 시야와 판단력은 대단히 좋으나, 결국 NBA로 와서는 본인의 공격이 충분히 위력적이어야 패스 기회를 창출할 수 있을 겁니다.
슈팅은 3점 성공률도 36%로 시즌 초반보다 끌어올렸고 자유투 성공률도 8할이 넘습니다. 다만 슛폼 자체가 밀어 쏘는 폼이라서 스팟업은 몰라도 풀업에 부적합한 면이 있습니다. 실제로 시즌 통틀어서 미드레인지 점퍼를 9번 밖에 안 던졌고(9개 중 2개 성공) 러너 성공률도 32.3%(10-31)로 별로입니다. 돌파에서는 투풋 점프에 이은 화끈한 덩크 등 몇몇 인상적인 장면들을 만들어냈으나 왼쪽/왼손 마무리를 고집하는 경향이 강합니다. 약체 컨퍼런스 소속임에도 림 근처 성공률이 높은 편이 아니었는데요. 프로 와서는 충돌에 적응하는 데에 시간이 필요할거고, 더군다나 모랜트의 프레임 자체가 얇은 편이라 트래픽 돌파 상황에서 고전할 가능성이 있는데 위에서 말씀드린 것처럼 페인트존 진입하고서 돌파가 막혔을 때 풀업이나 플로터로 공격 마무리 하는 것도 힘든 상황입니다.
경기당 5개가 넘는 턴오버 수치도 그리 긍정적이지는 않지만, 득점 리더겸 플레이메이커로서 공격에서 굉장히 큰 역할을 맡았다는 점과 더불어 (가끔씩 나오는 황당한 패스들을 빼면) 시야도 대단히 좋고 핸들링도 유려해서 이 부분은 크게 걱정되지는 않습니다. 제일 중요한 건 본인의 장기인 패스를 살리는데 필요할 자체 공격력이 될 거고요. 돌파 능력도 가다듬으면서 풀업과 플로터를 장착하면 참 좋을 텐데, 사실 플로터는 몰라도 풀업 점퍼 같은 경우는 단순히 골을 넣는다는 의미뿐만 아니라 드리블에서 슈팅을 가져가는 과정과 판단력 그 자체를 숙지해야 하기에 단기간 내에 익히고 실전에서 바로 보여주기는 힘들다고 생각합니다. 수비는 공격에서의 높은 부담을 고려해도 좀 무성의하다싶은 장면들이 여럿 있었습니다. 사실 수비 집중력을 떠나서 프레임이 얇다는 부분 자체가 상대방한테 공략당할 여지도 크고요.
3픽. RJ 베렛 SG 신장 6'7 윙스팬 6'10
부진한 외곽슛 성공률을 끌어올리는 것은 당연히 중요하고 시간이 걸릴 거라 생각하면, 베렛에게 공을 쥐어줬을 때 당장 중요한건 돌파 생산성입니다. 왼손/왼쪽 편향이 강하지만 경로가 열려있는 트랜지션이나 하프코트 돌파 때도 일단 골밑까지 도달했을 시에 수비수와의 충돌에 맞추어 몸을 접으면서 백보드에 공을 올려놓는 감각은 훌륭한데요. 준수하지만 대단하지는 않은 운동 능력과 더불어 부족한 핸들링 때문에 오프핸드의 거친 사용이나 불리볼 형태의 돌파를 고집하는 경향이 강하며, 공을 너무 일찍 두손으로 잡으면서 림까지 가기 전에 도약한다는 문제점들이 겹쳐서 대학에서도 상당히 별로인 림근처 성공률을 기록했습니다.
돌파 과정에서 지나친 공격 본능 때문에 시야가 닫히는 것 또한 주요한 이슈입니다. 수비가 더블팀 붙었을 때 수비 너머로 골밑까지 길게 보내는 패스가 강점인데, 일단 상대가 본인 공격을 경계해야 더블팀을 붙을 테니 공격력을 다듬는 것이 우선순위라고 생각합니다. 전 개인적으로 베렛의 패스 역량을 세간의 평가보다 더 높게(혹은 세간의 평가보다 ‘덜 부정적이게’) 보고 있는데요. 타고난 시야는 나쁘지 않다고 보지만 돌파 전에 본인이 공격할지 패스를 할지 미리 결정하고 들어가는 것은 기본적으로 본인의 돌파 공격 자체에 자신이 없어서 본인에게 익숙한 돌파 패턴을 계속 반복하는 측면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골대 끝까지 들어가서 레이업을 올려놓거나 아니면 자유투를 얻어내는 모습을 보여줘야 할 텐데, 베렛의 제한적인 돌파 패턴이 핸들링부터 스탭까지 얽혀있는 문제고 오랜 기간 반복해온 습관의 결과물로 보이는지라 이걸 개선하는 것이 말처럼 쉽지는 않을 거라 보고요. 풀업 3점 위협으로 수비를 끌어들이는 방법도 있지만 이 부분은 대학에서도 성공률이 상당히 별로였던지라 프로 초창기에는 오히려 풀업 3점 시도를 자제해야 될 것 같습니다. 수비는 오프볼 수비에서 마크맨 놓치는 실수도 많이 나오고 기본적으로 가로 수비 시에 흐느적거리는 느낌으로 상대 돌파를 잘 못 막습니다.
4픽. 다리우스 갈랜드 PG 신장 6'2 윙스팬 6'5
시즌 초반에 반월판 부상으로 아웃되면서 적은 대학 경기 표본만을 남겼는데요. 갈랜드가 돋보이는 부문은 오프더드리블 슈팅(특히 풀업3점) 능력입니다. 드리블 치면서 슈팅 공간 확보가 가능하고 재빠른 원모션 릴리즈까지 슈팅 잠재력은 상당히 높게 평가할만합니다. 이 부분은 올해 드래프트 최고 포가로 꼽히는 모랜트가 지적받는 부분이기에 더욱 두드러지는 면도 있고요. 슈팅이든 돌파든 공격할 때 팀 동료의 스크린을 영리하게 이용한다는 것도 장점으로 꼽을만합니다.
단점으로는 턴오버가 어시스트보다 많다는 점을 들어 포인트 가드로서의 게임 조립 능력이 의심받기도 한다는 점인데요.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갈랜드가 뛰어난 패서는 아닐지라도 일단 본인 슈팅이 리그에서 통하기 시작하면 상대 수비를 끌어당길 수 있고, 상대 수비에 균열을 만들었을 때 그 틈을 이용할 패스 역량은 충분하다고 봅니다. 또 하나 중요한 우려 포인트는 얇은 프레임&엘리트 운동 능력 부재로 인한 돌파 이슈입니다. 핸들링도 유려하고 양손 마무리도 가능하지만 대학에서부터 충돌에 고전하는 모습이 보여서 이 부분은 몸도 불리고 돌파 기술이나 플로터도 익히는 등 많은 노력과 시간이 필요할 거고요. 수비는 힘도 약하고 따라붙는 발도 느려서 많이 별로입니다.
5픽. 디안드레 헌터 SF/PF 신장 6'7 윙스팬 7'2
3점과 견실한 수비를 보여주길 기대 받는 선수로서 일단 준수한 슈팅력을 보여주는 것이 첫 번째 과제가 되겠고요. 그 다음 단계의 성장 폭이 문제인데, 운동 능력이 상급이 아니라는 점과 더불어 공수 모두에서 순간적인 각도 변환 시에 문제가 있다는 점이 걸림돌이 될 수도 있습니다. 뛰어난 수비 이해도와 상급의 신장& 윙스팬을 가졌으나 운동 능력이 부족하다는 점과 더불어 상대 가드나 윙핸들러의 빠른 돌파에 대응하는 각도 전환 속도가 느리다는 문제인데요. 공격에서는 픽을 끼고 턴할 때 (물론 핸들링도 아직 미숙합니다만) 부드럽지가 않고 좀 질척대면서 빠져나오는 느낌입니다.
헌터에게 기대를 갖게 되는 부분은 시너지 세부 스탯 항목에서 스팟업 다음으로 아이솔레이션 포제션이 많다는 점(비중 13.7% / 포제션당 0.93점 백분위 75%) 그리고 대학 2년차 들어 아이솔이나 오프더드리블 슈팅에서 성장을 했다는 점입니다. 기본적인 어시스트 개수나 패스 질을 이유로 들어 헌터의 패스 역량이 별로라는 의견도 있습니다만 전 개인적으로 그리 나쁘게 보지만은 않습니다. 또한 설사 패스가 다른 선수들에 비해서 쳐진다 하더라도, 슈팅 능력을 더 발전시키고 활용한다면 득점 측면에서 충분히 상쇄할 거라는 생각이고요. 물론 대학에서도 슈팅을 만드는 과정이 단조롭고 뻣뻣한 모습이 보이지만, 어쨌든 본인 슈팅을 만들어서 시도할 수 있다는 점을 프로와서 어떻게 다듬을 지가 실링을 결정하는 데에 있어 중요한 역할을 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6픽. 자렛 컬버 SG 신장 6'6 윙스팬 6'10
공을 가지고 돌파로 어시스트를 만드는 것은 물론이고 대학 시절 에이스 역할을 담당했음에도 공이 없을 때 스크린이라든가 컷인 타이밍 맞추는 영리함과 게임 헌신도를 보여줬기에 다채로운 쓰임새가 기대되는 선수입니다. 프로와서는 일단 고난이도의 풀업슛 비중을 줄이고 스팟업 3점 던지면서 슈팅을 미끼로 클로즈아웃 돌파하는 역할을 할 텐데요. 드리블 패턴이 다양한 편은 아니지만 직선 돌파 능력이 우수하고 양손 레이업도 가능하고요. 전미 최고 수비팀에서 뛰면서 좋은 로테이션 이해도를 보여주었고, 높이와 준수한 발 빠르기도 갖추었으니 수비 포텐셜도 충만합니다. 스팟업 3점 비중을 늘리면 자연스레 대학 시절보다 3점 성공률이 올라갈 거라 생각하지만, 손목 스냅 사용이라든가 균형이나 점프 높이의 교정은 필요해보입니다. 프로 팀과의 워크아웃에서도 일단 좋은 슈팅 능력을 보여주고자 연습하고 있을 것 같은데, 역시 첫 번째 과제는 슈팅이 될 것 같습니다. 차차 핸들링 안정감도 늘려야할 거고요.
7픽. 캠 레디쉬 SF 신장 6'8 윙스팬 7'1
퍼리미터 돌파를 막을 때 상대한테 뚫리는 장면들이 꽤 나왔습니다만, 괜찮은 발 빠르기에 좋은 수비 이해도와 높이를 갖추었고 끈질김도 보여주곤 합니다. 흔히 레디쉬를 두고 소심하고 적극적이지 않다는 성향을 단점으로 꼽는데요. 물론 그것도 일정 부분 원인이겠으나, 공격에서 레디쉬의 발목을 잡는 가장 큰 원인은 기술적인 요인이라고 생각합니다. 클로즈아웃을 공략한 돌파를 포함하여 돌파 들어갈 때 상체를 앞으로 심하게 숙이는 경향이 있으며, 나쁘지 않은 핸들링을 가졌으나 페인트존 침투했을 때 골대에서 먼 지점에서 점프함으로써 돌파 실패하는 경우가 지나치게 많습니다. 흔히 지적받는 점프 폭발력 부재도 돌파가 약한 이유 중 하나겠고, 드리블 중에 나가는 패스는 괜찮습니다만 일단 본인 돌파 공격이 통해야 의미가 있는 부분이라서 지금으로서는 좀 애매합니다. 외곽 슈팅 또한 잠재력은 있으나 현재로서는 성공률이 처지는데, 큰 키를 가지고 있으나 릴리즈 포인트 자체는 이마 아래 부근으로 낮고 슈팅 폼이 일정치 않아서 컨테스트가 강하게 들어올 때 성공률이 떨어지는 문제가 되겠습니다. 굉장히 낮은 2점 성공률은 물론 앞서 다루었던 돌파 문제도 있겠고, 스크린 타고 미들 점퍼를 던지는 오프스크린 슈팅 때도 매끄러움이 없다는 문제도 있고요. 일단 프로가서는 오프더볼 무브 가져가면서 슛찬스 노리는 명확한 롤부여를 해주고, 본인 이외에도 3점 던질 수 있는 선수들이 있을 테니 듀크 시절보다 넓게 코트를 쓰겠습니다만 슈팅과 돌파 모두 기술적으로 다듬을 부분이 많다고 생각합니다.
8픽. 세쿠 둠보야 신장 PF 6'9 윙스팬 6'11
시즌을 거치면서 다른 드래프티 경쟁자들이 실망스러운 모습을 보임으로써 반사 효과를 얻어서 최근에 순위가 많이 올랐습니다. 물론 본인 활약도 주가 상승에 기여했을 텐데, 제가 경기를 하나도 못 본지라 ESPN DraftExpress분석 영상으로 대신합니다.
https://twitter.com/Mike_Schmitz/status/1119404656780668928
9픽. 잭슨 헤이즈 C 신장 6'11 윙스팬 7'4
기동력과 길이 그리고 운동 능력 모두 갖추었기에 트랜지션 상황에서 잘 달리고, 롤맨으로서도 좋은 돌파와 마무리 능력을 보여주었습니다. 롤맨으로서의 슛 시도 표본자체가 많은 건 아니지만, 소속 대학인 텍사스팀에 좋은 패서가 없었다고 생각하는지라 NBA로 와서 괜찮은 가드를 만나면 어떨지 궁금하기도 하고요. 수비에서는 리바운드를 잘 못 딴다든지 상대에게 골밑 자리를 너무 쉽게 허용하는 등 어설픈 장면들도 보여주지만, 공격 시와 마찬가지로 수비에서도 특유의 기동력으로 스위치 수비를 한다든가 림 보호를 위해 헬프 블락 들어오는 타이밍은 좋다고 생각합니다. 2점 3점 가릴 것 없이 현재로서는 외곽슛 옵션이 전무하고 몸도 근력을 더 붙여야하는 등 원석 느낌이 강합니다만, 최근 트렌드에 맞게 잘 달리고 잘 받아먹고 림보호와 퍼리미터 수비 모두 가능한 선수로 성장할 가능성을 보여주면서 어느 순간부터 로터리 안쪽으로 진입했습니다.
10픽. 코비 화이트 PG/SG 신장 6'5 윙스팬 6'4
신장이 딱 리그 슈팅가드 평균으로 슈가 중에서 따졌을 때 준수한 핸들링과 상당히 좋은 시야를 가지고 있습니다. UNC에서 속공 농구하면서 빠른 패스들로 에너지를 끌어올리는 역할을 잘 수행하였고, 하프코트에서도 픽앤롤 패스 중 번뜩이는 장면들이 있었습니다. 드리블 치다가 슈팅을 가져가는 데에 있어 본인만의 리듬도 잘 갖추고 있는데요. 올해 하위권 팀들 중 포가가 급한 팀이 꽤 있는지라 가끔 이 선수한테 포가 역할을 수행해주길 기대하는 매체들도 있는데, 패스 역량이 괜찮다지만 현재로서는 프로와서 메인 핸들러겸 포가 역할을 수행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고 생각합니다. 오프더드리블 슈팅이 발전할 여지가 있다지만 지금 당장 슈팅 효율이 최상급인 것도 아니고, 운동 능력도 한계가 있는데다가 윙스팬이 신장과 비슷한 상황으로 길이도 아쉽고요. 시너지 스탯을 보면 스팟업 상황에서의 점퍼 성공률이 좋은데, 프로오면 메인 핸들러가 아니라 일단 클로즈아웃 공략하는 역할부터 차근차근 수행하면서 살을 붙였을 때 세컨 핸들러로 가동될 잠재력은 있다고 봅니다. 수비는 짧은 길이가 아쉽지만 로테이션 이해도도 괜찮고 적당히 독기도 있습니다.
11픽. 로미오 랭포드 SG 신장 6'6 윙스팬 6'10
핸들링도 안정적이고 몸도 유연해서 돌파할 때의 림근처 성공률이나 픽앤롤 효율은 상당히 좋게 나옵니다만, 공격할 때 본인이 원하는 구도가 아니면 적극적이지 않았던 모습이 그리 높지 않은 득점 볼륨에서 뚜렷하게 드러나는데요. 제약이 있다지만 어쨌든 본인이 선호하는 지점에서 미드레인지 슈팅을 가져갈 수 있는 상황에서 더 좋은 활약 펼치려면 공격 패턴을 더 늘려서 공을 받고 본인 리듬 찾으려고 시간을 끄는 모습을 줄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순속이 빠르다거나 운동 능력이 폭발적인 스타일은 아니라서 근력 붙여가면서 힘으로 공략하는 쪽이 맞지 않나 싶은데(물론 몸도 불리고 추가로 변박을 가져가면서 상대를 속일 수 있는 드리블 발전도 있어야겠지만요) 대학 리그에서는 충돌을 잘 이겨 낸다 기보다는 수비수를 잘 우회해서 돌파하는 타입이었습니다. 돌파와 미들 풀업 역량이 발전한다 하더라도 시즌 초반부터 계속 지적받은 낮은 3점 성공률(27.3%)과 캐치앤샷 리듬 개선은 필수겠고요. 수비는 강점이라고 칭찬할 정도는 아니지만 어쨌든 기본적인 사이즈가 되고 적당히 센스도 보입니다. 다만 돌파에 쉽게 뚫린다거나 오프볼 수비에서 마크맨을 놓치고 컷인을 허용하는 등 신입생들이 자주 보이는 실책들도 꽤 있었습니다.
12픽. 브랜든 클락 PF 신장 6'8 윙스팬 6'10
많은 나이와 더불어 빅맨으로서 언더사이즈라는 점이 아쉽지만 공수 모두에서 본인의 운동 능력과 몸 밸런스를 잘 활용하며 폭발력도 있고 무엇보다 수비에서 보여주는 경기 이해도는 상당히 매력적입니다. 몸으로 비비면서 버티는 수비도 좋고, 일대일 수비할 때의 순간적인 블락이나 골밑으로 헬프 블락 들어가는 감각은 최상급입니다. 공격에서는 롤맨으로서의 역량과 포스트 득점력 모두 좋고 외곽 슈팅도 3점은 무리지만 미들 점퍼까지는 어느 정도 가능해보입니다. 3년차인 올해 자유투가 작년보다 1할 넘게 늘어 거의 70%까지 끌어올리기도 해서 프로 가서도 안정적인 슈팅 능력을 보여주길 기대하고 있습니다. 대학에서 주도적인 패서 역할을 수행한 것은 아니지만 기본적인 패스 장면들만 보더라도 같은 팀 동료인 하치무라보다 패스 감각이 훨씬 더 좋아 보이고요. 픽앤롤 스크린 제공도 좋고 영리한 선수이기에 핸즈오프에서의 활용폭을 더 늘려보는 것도 기대가 됩니다.
13픽. 케빈 포터 주니어 SG 신장 6'6 윙스팬 6'9
개인적으로 공격보다 수비가 더 인상적인 선수였습니다. 수비할 때 운동량을 살리면서 민첩하게 움직이고, 스틸도 곧잘 하는 것을 보면 반응 속도도 빠르고 유망주로서의 운동 능력이 엿보입니다. 공격에서는 오프더드리블 슈팅 비중이 눈에 띄었는데, 대학 레벨의 선수가 드리블 치면서 공간 만들고 슈팅 시도하는 것이 결코 쉬운 일이 아닙니다만 너무 제한적인 패턴만 고집함으로써 대학 레벨부터 수비한테 읽히는 모습들이 나왔고요. 본인 드리블 치면서 리듬 타느라 동료들 움직임이 죽기도 하고, 그렇게 시도한 슈팅이 안 들어가기까지 한다면 최악일 텐데요. 프로와서는 온볼 핸들러 역할을 바로 맡길 리는 없겠고, 수비 열심히 하면서 캐치앤슛부터 쏘겠지만 더 나아가서 좋은 벤치 스코어러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한정적인 득점 패턴이나 기본적으로 낮은 슈팅 릴리즈 포인트등 개선해야 될 부분이 꽤 있다고 생각합니다.
14픽. 볼볼 C 신장 7'2 윙스팬 7'8
주가 하락의 결정적인 이유는 당연히 부상과 더불어 부상이 커리어 내내 따라다닐 수도 있다는 불안감일 것입니다. 그렇지만 건강할 때에도 워낙에 키가 커서 무게 중심이 높은 것이 치명적인 약점이 될 수도 있다는 평가를 받았는데요. 성향 자체가 몸싸움을 싫어하고 또 못할 수밖에 없는 프레임인지라 골밑에서 너무 쉽게 자리를 허용하는 모습은 센터로서는 확실한 결점일 것입니다. 미스매치를 집요하게 파고드는 현 트렌드에서 퍼리미터 수비가 부실하다는 점도 문제이고요. 그럼에도 원체 길다보니 그냥 서있으면서 팔을 들기만 해도 높이에서 주는 위압감이 있고, 골밑에서 그리 멀리 나가지는 못한다지만 예상보다는 수비 범위가 넓었습니다. 공격에서도 힘 이슈가 있다지만 실링을 생각해보면 스윙맨같이 재빠른 돌파나 타고난 슈팅 감각으로 터프샷 창출도 보여주는등 굉장히 높다고 말할 수 있겠습니다. 다른 매체에서는 부상 이후로 순위가 확 떨어진 경우도 많은데, 일단 ESPN에서는 아직까지는 로터리 부근에 위치시켰습니다.
글을 마무리하며
로터리 추첨이 2주 정도 남은 시점에서 각 선수별로 중요하게 생각하는 요소들 위주로 적어봤는데요. 기회가 된다면 나머지 1라운드 후보들이나 아니면 로터리 근방 선수들까지 만이라도 더 써보고 싶은데, 이번에는 13명 정도만 써봤습니다.
대학 선수들의 풀경기를 보기 시작한 것이 올해가 처음인지라 이들이 프로가서 점차 어떻게 발전하고 또 대학에서는 발견하기 힘들었던 모습을 보여줄 것인지 기대가 되는데요(반대로 대학 무대에서는 장점이었던 것이 프로의 벽에 막히는 모습들도 꽤나 나올 것 같고요). 원체 약하다는 평을 듣는만큼 자이온 뺀 나머지 선수들이 프로가서 바로 활약하기는 힘들겠지만, 그래도 몇명은 시즌 거치면서라도 차차 성장하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을 가지고 프로에서의 모습도 꾸준히 관찰해보고자 합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모란트 2픽에 점점 의구심이 생기는게 요즘 포가 포지션에 슛 안되는 선수가 점점 플옵이나 정규시즌에 효율성이 떨어지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데...
과연 모란트가 2픽에 어울리는 선수인가 싶네요